금요일, 랍비는 늦잠을 잤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135
해리 케멜먼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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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개인적으로 동서문화사에 고마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동서문화사의 동서미스테리북스(일명 DMB) 시리즈는 인기작 위주로만 한정적으로 공급되는 국내 미스테리 출판계에서는 보기드물게 독자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읽게 해주는 참으로 고마운 시리즈입니다. 

현재까지 159권이 출간되었는데 아주 유명한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이 평소 쉽게 접해보기 힘든 미스테리 소설들로 되어 있어 중간중간 사서 읽어볼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약간 매니악한 책 표지와 디자인만 좀 변경되면 더 많은 독자들을 끌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습니다만 앞으로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계속해서 신간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금요일, 랍비는 늦잠을 잤다>라는 꽤나 흔치 않은 유형의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영미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작가로 알려진 <해리 케멜먼>의 첫번째 장편입니다(1964년작). 이른바 지금까지 탐정 중에서 가장 특이한 직업이라 할 수 있는 랍비(유태인의 선생님, 현인 격으로 목사나 신부와 비슷하면서도 다름-작품에 수없이 이러한 차이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데이비드 스몰이 주인공인 작품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면이 많은 걸작입니다.

여러분, 유태인 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제일 먼저 제2차 세계대전 시 나찌 독일이 저지른 끔찍한 홀로코스트가 생각날 겁니다. 이 인종을 향한 뿌리깊은 증오는 실상 나찌 독일 이외 전 세계적인 하나의 반유대주의 사상이었습니다. 뭐 깊이 들어갈 생각은 없구요, 제가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전 세계에 뿔뿔히 흩어져 있는 유태인은 어디서나 별로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편안한 삶을 이룰 수 있었던 곳이 바로 기회의 땅 미국 아니었을까요?

이 소설은 미국의 유대인 주거지역에서 벌어진 한 여인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살인을 둘러싼 미국 유대사회내의 다양한 반응과 이교도(유대인의 입장에서는 기독교,천주교 모두가 이교도 입니다)들의 태도(이를테면 오해, 반목, 의심 등) 등이 가감없이 서술됩니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에서 이를 해결하려는 랍비(그는 유력한 용의자이자 탐정입니다) 데이비드 스몰의 인간적이고도 조용한 추리가 이어집니다. 전반적으로는 잔잔하지만 하나의 살인사건을 이끌어가며 결론을 맺는 작가의 힘은 상당히 볼만하며, 극을 받들어주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미스테리 요소 역시 꽤 뛰어난 편입니다. 마지막 랍비 스몰의 추리로 범인은 밝혀집니다만 작가는 여러명의 용의자를 설정해 범인 찾기에 상당한 혼선을 줍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범인이 밝혀질 때까지 궁금증으로 책장 넘기기가 자연 빨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은 상당히 성공을 거두었나 봅니다. 제가 봐도 솔직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이후 데이비드 스몰 시리즈는 <토요일 랍비는 배가 고팠다> <일요일 랍비는 집에 없었다><월요일 랍비는 여행을 떠나다><화요일, 랍비는 크게 분노하다>로 이어집니다. 제목 센스가...특이하네요.

○ 로스 맥도널드의 단편 <미드나이트 블루>

DMB시리즈의 특징은 이렇게 장편이 좀 짧다 싶으면 마지막에 다른 작가의 단편을 끼워놓는 다는 점입니다.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독자입장에서는 그저 좋을 뿐입니다.

생소한 작가인 로스 맥도널드의 단편인 <미드나이트 블루>는 짧은 분량이지만 상당히 강력한 미스테리 작품입니다. 사립탐정 <루 아처 시리즈>로 꽤 알려진 작가라 하구요, 이 작품에서도 역시 루 아처의 활약으로 소녀의 죽음을 멋지게 해결합니다. 하드보일드 요소와 추리요소가 잘 배합되어 있고, 반전 또한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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