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도 다케루는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으로 2006년 데뷔해 그 해 이 작품으로 <제4회 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차지한 작가입니다. 1961년 생으로 작가데뷔가 45세, 본인이 현직 의사로 치바대학교 의학부 겸임교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 놀라운 데뷔 이후 그는 계속해서 작품을 내놓는데 자신의 경력대로 메디컬 미스테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전에 메디컬 미스테리하면 <로빈 쿡>의 작품을 아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서 조금은 반갑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작풍이나 읽은 느낌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만 이 작품 <의학의 초보자>를 읽고 난 지금 느끼는 감정은 일종의 청소년 성장소설을 읽은 것 같다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중고등학생을 주 대상으로 쓰여진 미스테리입니다. 하지만 대상이 그럴 뿐 정작 작품 자체는 성인이 읽어도 손색없을 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제 자신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으니까요. 굳이 흠을 잡자면 미스테리 소설이라고 불릴 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고, 반전이 가미된 성장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아무래도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 돋보이는 점은 작가 자신이 의사이고 의대 교수이다보니 책 내용자체가 상당히 전문적인 의학지식으로 꾸며져 있어, 어설프지 않는 전개로 인해 작품 자체의 품격을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중학생이 의과대학 병리학 연구에 참여한다는 설정 자체는 다소 황당하지만 어차피 소설은 허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억지스럽지는 않습니다. 주인공 카오루는 완전 중학생입니다. 한 마디로 어린 중학생이 의대교수와 함께 노벨상 도전과제를 연구하면 말 그대로 웃기는 일이죠. 그래서 이 책 도처에는 블랙코미디같은 유머가 존재합니다. 자신을 띄워주면 쉽게 도취되고, 실망하면 펑펑 울고, 급기야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용기를 가진 카오루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아버지의 가르침 대신 스스로 가르침을 얻게 됩니다. 즉 "길은 자신의 눈 앞에 펼쳐쳐 있다" 입니다. 후지타 교수로 대변되는 비열한 어른의 모습조차 블랙코미디로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이 작품은 약간의 반전(하지만 충분히 예상되는 결말)과 함께 막을 내립니다. 다음엔 이 작가의 더욱 미스테리한 작품으로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