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는 두 개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블랙 캣(Black Cat) 1
안 세실리 지음, 우종길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은 영림카디널에서 나온 블랙캣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데 상당히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무엇이든지 처음을 중요시하는 저로서는 이미 블랙캣 시리즈 중 4편(죽은자는 알고 있다, 저주받은 피, 돌 속의 거미, 유리망치)을 읽었지만 아무래도 첫 작품이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 작품을 읽음으로서 이러한 마음은 모두 풀린 셈이 되었습니다. 

이 <천사는 두개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얀 세실리라는 생소한 작가의 생소한 작품이지만 일단 읽는 재미가 있고 임팩트가 확실하다는 것을 먼저 밝히고자 합니다. 

얼마전 재미있게 읽은 코렐리의 호러단편집 <언더베리의 마녀들>과 비슷한 공포의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정작 살인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공포가 혼합된 스릴러의 분위기가 풍깁니다. 무대는 현대의 미국이지만 마치 근세기 유럽의 어느 마을이 배경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음습한 느낌이 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입니다.

앞서도 밝혔듯이 소설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역작입니다. 유럽 권위의 추리문학상인 코냑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재미나 분위기 면에서 일정 정도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신분열증을 일으키고 있는 한 소녀(자신의 머리 속에 자기 여동생이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참 특이한)의 생각을 중심으로 사물을 파악하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모습은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이러한 특이한 설정이 자칫 평범한 스토리로 전락할 뻔한 소설의 수준을 상당히 높여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이 소설의 핵심은 복수입니다. 다시 언급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보여주는 여주인공 프랜(개인적으로 가엾다고 생각합니다)의 복수는 그나마 약간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한 결말임을 감출 수 없는 듯 합니다. 결국 끝까지 비극인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무척 어두운 색채를 띄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