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문
폴 알테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시공사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폴 알테르가 21세기에 쓴 이 추리소설 <네 번째 문>은 그야말로 서양의 딕슨 카, 애거서 크리스티에서부터 동양의 요코미조 세이시, 아리스가와 아리스와 같은 계열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본격 추리소설의 흐름을 멋지게 계승한 보기드문 명작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자칫 한계마저 느껴지던 본격 추리소설이 이런 멋진 형태로 발전해 나갈 수 있겠구나 하는 기쁨마저 느꼈습니다.

이 소설은 피와 폭력, 변태성욕, 유아납치 등 듣기만 해도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소재들이 판을 치는 현 시대의 미스테리 소설들과는 완전 차별화되는 작품입니다. 

그것도 아야츠지 유키토나 아리스가와 아리스 같은 작가들이 본격 추리소설의 매력을 있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일본에서 나온 작품도 아니고 프랑스에서 낯설은 작가(현지에서는 유명작가이죠^^)가 쓴 이 작품은 과거 존 딕슨 카 등이 구현했던 진정으로 추리에만 의존하는 추리소설 본연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스토리나 내용전개, 트릭, 등장인물, 깜짝 결말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단순히 트릭이나 추리에만 의지하지 않고 21세기식 반전까지 적절히 배분해 추리소설 본연의 참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으면서 독자들을 새삼깜짝 놀래키는 결말까지 선보여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우선 이 소설의 배경과 등장인물들은 마치 어두컴컴한 연극무대와 그 등장인물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사건의 모티브는 약각 공포스러운 심령 현상에서 발생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한 추리소설로 전개됩니다.

작가는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도대체 이 많은 트릭들을 과연 어떻게 해답을 내놓을려고 이러나 싶을 정도로 모든 사건마다 완벽한 밀실과 트릭을 설정합니다. 이러다 용두사미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말입니다. 딕슨 카의 <밤에 걷다>에서 너무도 완벽한 밀실을 설정한 반면 결말 부분에서 다소 실망했던 기억이 있었기에 그런 걱정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결말은 이러한 걱정을 말끔히 씻어줍니다. 거기에다 예상치 않은 반전까지...여운을 남기는 결말은 독자에 따라 상당부분 다른 해석이 가능한 여지마저 남겨 놓고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재미있고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추리소설을 읽은 것 같아 기분좋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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