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걷다 노블우드 클럽 4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평소 본격 추리소설에 상당히 애정을 갖고 있었기에 사실상 밀실 살인사건의 대부라고도 할 수 있는 존 딕슨 카의 작품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참 반갑더군요.

책 디자인도 잘 되어 있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이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작품 자체는 현 시대를 사는 사람이 한 번 읽고 바로 이해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더군요. 마치 우리가 구운몽이나 사씨남정기를 읽으며, '재미는 있으되 지금 사는 세상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네 그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나 할까요? 

특히 21세기를 사는 동양사람이 백년전의 서양 상류사회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루는 소설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이질감이 상당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사건자체는 잘 이해되는데 그 외의 사항들(인물들의 심리라 든지, 이에 따른 서로의 반응이라던지 하는 것)이 저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이런 것들이 이해가 잘 되야 작품의 몰입도가 높아지는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물리적 트릭도 제가 기대했던 것 만큼 기상천외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이 소설의 트릭을 쉽게 말한다면 ’눈속임’을 통한 알리바이를 만든 것인데, 현실적으로 과연 이게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작품 초반에 느꼈던 큰 장벽이(처음에는 상당히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작가 스스로가 완벽한 밀실을 구현해 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단순한 속임수 였다는 것 - 그것도 별로 납득이 안가는 속임수 - 때문에 솔직히 김이 좀 새는 결말이었습니다.

요즈음 나오는 미스테리 소설들의 단계가 너무 높아졌음인지 아니면 시대가 변하니 독자들의 시각 또한 달라졌음인지 알수는 없지만, 이 작품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미스테리 마니아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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