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라는 제목은 제가 지금까지 접한 추리소설 중 가장 아름다운 제목이 아닐까 싶네요. 솔직히 이 소설을 고르게 된 이유 중 80%도 제목에 끌려서 였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작가에 대해서도 몹시 생소했고, 아는 것이라곤 이 작품이 일본에서 출간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는 기본 정보 정도. 

참고로 2004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의 작품이기에 이 작품의 재미는 이미 어느정도 검증 되었으리라 생각하기에 부족함은 없었습니다. 

새벽 1시 30분에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느낀 것은 역시 사람들의 평가가 허명이 아니었구나 하는 것입니다. 초중반까지 읽어나갈 때만 해도 읽는 속도가 매우 느려 답답했습니다. 들쑥 날쑥한 사건 전개, 가령 예를 들면 현재에서 과거 그리고 제3자의 현재, 현재, 과거...이런 식으로 독자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작가는 왜 이렇게 돌아 다녀야 하는지 설명 한마디 해주지 않습니다.

미스테리 소설 애호가의 감으로 ’아 이거 뭔가가 있겠구나, 이런 스토리들이 개연성이 있겠구나’ 어렴풋이 감을 잡고 갈 뿐. 그러나 ’이거 나중에 작가한테 크게 한방 먹겠는데’ 하고 느끼는 독자의 즐거움은 읽는 내내 시종 나를 사로잡았습니다. 결론은 완전 KO패를 당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겠다는 것이구요.

이 작품은 신본격이니 사회파니 하는 논쟁을 떠나서 작가가 무척이나 혼신의 힘을 기울여 써내려간 역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각 퍼즐을 맞춘 것 처럼 들쑥 날쑥했던 스토리들은 종국에 하나로 모이게 되고 그 동안 가졌던 숱한 의문들은 한방에 풀리게 됩니다.

게다가 충격적인 반전, 서술자 트릭의 성격이라고 생각되지만 다른 작품 처럼 화가 나거나 속았다는 느낌보다는 서술자 트릭을 이토록 세련되게 구상한 작가의 역량을 더욱 칭찬해 주고 싶은 생각이 앞섰습니다. (절대 내용은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알면 책 읽는 재미가 90% 떨어지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깨달은 것은 제목의 의미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작가가 무언가 멋진 제목을 고심끝에 만들었다던가, 사랑의 요소가 가미된 미스테리 소설인가 하는 생각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그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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