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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ㅣ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평점 :
지로의 아버지 우에하라가 우라비치 숲에서 거대 건설회사와 싸우는 것이 언론의 관심이 되고 국민들에게 주목받는 일이되자 지로는 아버지에게 묻는다. 섬사람들도 개발에 반대하는데, 케이티회사도 포기하지 않을까?라고. 이에 아버지는 답한다.
"지로, 이 세상에는 끝까지 저항해야 비로소 서서히 변화하는 것들이 있어. 노예제도나 공민권 운동 같은 게 그렇지. 평등은 어느 선량한 권력자가 어느 날 아침에 거저 내준 것이 아냐. 민중이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어렵사리 쟁취해 낸 것이지. 누군가 나서서 싸우지 않는 한, 사회는 변하지 않아. 아버지는 그 중 한 사람이야."
지로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입을 통해 작가는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가만히 보고 있으면 새로운 역사를 만들지도 않고, 사람들 구원해 주지도 않는다고. 현실은 정의도 아니고 기준도 아니라고. 사회란 것 싸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안만 해준다고.
30년 전쯤으로 돌아간 것 같은 정치현실, 교육현실, 사회현실에 밥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배운구실도 못하고 근근히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 작가는 말한다. 현실을 잘 살고 싶으면 싸우든지 아니면 이상을 향해 현재의 모든 것을 버리고 깨끗이 떠나라고.
오키나와 현의 히테루마 섬 앞쪽에 지도에 실려있지 않은 작은 섬이 있단다. 아에야먀 비밀의 낙원이라는 섬이란다 본토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여 야에야마 사람들이 모두 비밀로 한단다. 그 섬은 어느 누구의 통치도 받지 않고 자급자족으로 살아가고 전쟁도 없고 세금도 없고 모두가 자유란다. 그 섬의 이름은 '파이파티로마'란다
책을 다 읽고 과연 그런 공동체가 있을까? 바다 한 가운데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구조물을 만들어 일본 섬이라고 도장을 찍는 나라에 가당치도 않지. 그래도 그 섬 있으면 좋겠다. 가보고 싶다. 못 가보아도 있기만 해도 좋겠다하는데... 우에하라씨 눈썹을 치켜뜨며 소리친다.
"이봐 이봐, 껄떡대지마! 싸우지 않는 너희들에게는 과분하고 과분한 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