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어처구니가 산다 라는 작가의 특이한 소설에 반한 이후 그의 소설에 대해 높은 기대가 있다. 신선, 유머, 풍자, 해학등 작가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다보니 여간해서는 만족스럽지가 않다. 첫키스의 날카로운 추억을 두번 세 번 재탕한들 그 맛이 날까마는 그래도 그의 작품이라면 얼른 읽어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다. 또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기대 만땅으로 모기가 피를 빨아 먹고 참새만큼 커졌다는 뻥을 즐기며 읽기는 읽었는데 작가가 보여주고 싶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다 못 알아들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만약 소설이 아니고 영화였다면 영필이 부르는 노래와 지천벽 용소와 강변 세트마을과 아르마니의 깡패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더 풍성해지고 즐거웠을까? 영필이 부르는 클래식 음악을 알았더라면 훨씬 더 만족하며 감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작가는 영상시대에 어울리는 소설을 썼건만 노래를 모르는 독자가 활자로만 읽고 판단하려니 갈증이 가시질 않는다. 뻥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영화를 만들어준다면 그때 정말 그의 노련한 입담과 재치가 빛을 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바람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