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갔다 이제 오우?' '저, 읍내장에 다녀 왔어요.' '당신, 아까 회오리 바람에 날려 갔잖소?' '아니에요. 제 발로 걸어서 여기저기 구경했는 걸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회오리 바람에 날려간 아내를 걱정하고 있던 오소리 아저씨와 부끄러워 시치미를 뚝 떼는 아줌마. 참 재치있고 정겹다. 부끄러운 듯 살짝 웃는 아줌마의 모습. 나도 요렇게만 살아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짧지만 많은 정보와 메세지를 전하는 책이다. 지금은 보기 힘든 동물인 오소리에 관한 이야기, 예를 들면 굴에 살고 40리 밖에서도 같은 종족의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몸길이와 무게 수명 등등. 또 우리 나라의 여러가지 패랭이며 잔대꽃, 도라지꽃 등 들꽃들의 종류와 모양과 그들이 피는 시기, 20-30년 전 삶의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또한 온갖 꽃들이 피는 오소리네집 꽃밭은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