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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 -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백창우 엮음, 굴렁쇠아이들 노래 / 보림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쩌다 이렇게 눈물이 많아졌을까 노래들 때문이었을까 강운구의 사진들 때문이었을까
시가 죽었다고들 한다. 부를 만한 노래가 없다고도 한다. 세상이 온통 유행가 가사천지다.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하다 유행가 가사처럼 헤어지고 우는 것이 우리 시대 삶의 모습들 아닌가.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맘이 없는 것도 아닌데 사랑하면 남녀간의 사랑만 있는 줄 알고 사춘기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사랑의 에너지를 이성에 쏟아 부으며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사는 게 우리들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노래집은 우리에게 사랑할 게 참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은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내 고향 바다','마루에 누워 주무시는 엄마' 노래를 듣고 있다보면 씨감자도 염소도 버들붕어도 미나리도 모두 사랑이 된다. 온통 초월이거나 죽음만 이야기하는 시인들, 그래도 최고의 지성인냥 우쭐대는 사람들 보시라. 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
아이들 정서에 좋겠다고들 한다. 사실 아이보다 어른들 정서에 더 좋을 것 같다. 서늘하고도 따듯한 바람, 노래를 듣고 있으면 30년 전 40년 전 산과 강, 바다에 불던 바람이 오늘 우리 집 안방에도 분다. 이 바람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