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찾아서 창비시선 438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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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따뜻하고 다정한 정호승 시인.
작년, 방과후 수업에서 정호승 시인의 시들을 다루면서 아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소개했었다.
소외된 면면에도 연민과 사랑의, 다정한 시선을 보내는, 그런 시들이 많다고.

이번 정호승 시인의 시집 '당신을 찾아서'는, 사랑과 죽음의 너머에서 들려오는듯 하다.
너무나 사랑하지민 더이상은 볼 수 없는 이,
특히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많이 비치기도 하고.
그리고 그 죽음의 너머에서 시인은 단순히 죽음만을 발견하지는 않고 또 한 차원 너머의 새로운 세계를 엿본다.




똑같이 '어떤 대상'의 죽음을 통해 이야기하지만,
<눈사람>에서는 굴러떨어진 눈사람의 머리를 통해,
누군가를 미워하는 사람이 눈사람을 대신 죽여 목이 잘렸다고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 시간>에서는 '나의 영혼'을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악마를 더 닮았던, 가난보다 사랑의 죄를 짊어졌던, 나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결국 죽음이란, 다시 돌아올 수 없고 돌아갈 수도 없는 단절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과정.

그런가하면 <당신을 찾아서>와 <겨울 연밭>에서는 사랑하는 당신과의 단절.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영원히 헤메는 안타까움과 고통의 소리.
당신을 향한 영원한 사랑의 이야기.

이 죽음을 넘어선 사랑은 <해미읍성 회화나무의 기도>를 통해 종교적 방향으로 승화한다.
나를 용서한 당신에게, 나를 용서하지 말기를.
영원한 사랑의 맹세인 동시에 더는 배신하지않고 당신만을 따르고 순종하겠다는 언약.

사랑과 죽음, 삶과 그 너머의 어딘가까지.
말을 고르고 골라 쓰인 말의 궤적을 통해 나도 나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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