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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20년 1월
평점 :
이남석 작가는 '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라는 책으로 처음 접한 작가이다.
아이들에게 수업시간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책으로도 자주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책 읽는 것을 몹시 어려워하는 남자아이들이 목차를 보고 성적인 내용을 기대하며ㅋㅋㅋㅋ 잘 펼쳐보기 때문에 활용하는 편이다.
사실 이 챡도 표지를 보고 좀 편한 마음으로 잡고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생각보다는 쉽지가 않았다...!
오랜만에 교육심리 때 공부했던 각종 심리학이 쏟아지는 기분...
인지주의와 구성주의, 인본주의, 행동주의... 말만 들어도 조금 어려운 친구들을 차례로 소개해주는 책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딱딱하거나 어렵기만 한 책이 아닌게, 어쨌든 '십대를 위한', '첫' 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해를 돕는 예시들이 너무나 잘 제시되어있다.
프로이트는 사람에게 무의식과 의식이 있고 자아와 초자아와 본능이 각각 있다고 주장했지요.
본능은 생명체로서 가지고있는 기본적인 욕망이에요.
하지만 사람은 사회생활을 해야하니 본능에만 충실하면 안되겠죠?
길거리를 가다가 성욕을 느꼈다고 갑자기 자위를 하거나 성행위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중략)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인간의 존엄성을 고려해서 길거리에서의 자위와 성행위를 사회적 규칙으로 금지합니다.
(중략) 이런 사회적 규범과 관련된 마음의 요소를 초자아라고 해요.
(중략) 자아는 본능과 초자아 중간을 비집고 들어가 싸움을 중재하려고 해요.
무조건 초자아의 말만 듣는게 아니라 본능의 요구도 슬쩍 들어줍니다.
그러니까 성욕이 생기면 잠깐 성적인 상상을 하고 넘어가는 식으로요.
현실에서 사회적 규칙을 어기지 않고도 본능을 조금은 해소하는 방식으로 자아는 움직입니다. (20-21pg)
이외에도 파블로프의 행동주의, 밀그램의 복종실험, 에릭슨의 발달단계 등
유명 이론들을 간략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예시로 설명하고 있고
성격은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행복과 만족 중에서는 어떤 게 더 중요한지 등
아이들이 궁금해할법한, 또 생각해보면 재밌어할법한 질문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곳도 좋다.
사실 심리학은 분야가 참 방대하기도 하고 어휘도 조금 낯설고 어려운 것이 많아 학생들이 처음 접하면 생각보다 복잡하고 까다롭다고 느끼기 쉬운데,
일상의 예시로 참 쉽게 설명하고 있는게 포인트인듯.
또 그러면서도 이게 '십대를 위한' 책이다보니 곳곳에 위로를 주는 따뜻한 메시지가 있다는게 제일 좋았다.
보통 우리가 실수하는 경우를 다시 살펴볼까요? 꼼꼼하게 분석하면 경우가 모두 다릅니다.
(중략) 예전에는 휴대폰 알람 기능만 믿었다가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서 준비물을 까먹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절대 잃어버리지 말자고 미리 다른 가방에 잘 넣어두었는데 그만 그 가방 자체를 잊어버렸다면요?
'똑같은 실수'가 아니라 실수를 했어도 구체적 조건이 다릅니다.
그저 '준비물을 매번 똑같이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매번 다른 방식으로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중략)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아이는 다른 사람 눈에 매번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본인은 지난번에 넘어진 것을 참고해서 다르게 도전하는 거예요.
(중략) 여러분도 걸음마를 배울 때처럼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학습된 낙천성'이 있었는데
그런 자신을 잊어버리고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것이니 과거의 낙천성을 화복하면 됩니다.
(중략) 실수해도 "난 매번 또 넘어지는 사람이구나."가 아니라
"다음에는 다르게 하면 중심을 잡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보세요. (174-175pg)
우선 나는 이 책을 심리학과에 진학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도 보여주고 싶고,
또 지금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 또 나는 뭘 해도 안될거야 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도 권해 주고 싶다.
힘들어하는 친구들은 이 책을 읽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