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전쟁이나 자살, 사랑, 불행 같은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을 때 정중하고 피상적으로 흉내만 냈을 뿐이지요. 가끔, 일상적인 내 생활과 관계없는 사건에 열심인 척 하기도 했지만 이것도 내 자유가 방해받지 않는다면 당연히 끼어들지 않았을 겁니다. 뭐랄까, 이것은 그냥 가볍게 스쳐가는 것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모든 것이 나를 스치듯이 지나갔지요. - P51
무죄란 사지를 맘껏 펼 수 있는 데 있음을... - P106
나는 나 자신의 우월함밖에는 인정하지 않았고, 바로 이것이 내가 친절을 베풀고 마음의 평정을 누릴 수 있는 동력이었습니다. - P50
그러나 우리가 안전하다는 사실은, 댐이 무너졌다는 외침이 들불처럼 퍼져 나갔을 당시 이스트사이드 주민을 사로잡았던 순도 높은 절망과 기괴한 절박감을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 P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