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면서도 부서진 몸은 뻔한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 고통 속의 용기는 아름답다는 것, 상실은 사랑과 탄식을 자극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림의 이런 부분은 성스러운 기능을 수행해서 우리가 이미 밀접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불가해한 것에 가닿게 해준다. - P318
이 불명확한 세계에 대해 읽으며 그리스인들은 죽음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생각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오직 삶에 관해서만 알고 있었고 자신들이 아는 것을 <쿠로스 대리석 조각상>과 같은 작품을 만드는 데 쏟아부었다. - P202
또한 공연장의 불이 꺼지고 무대 조명이 밝아지는 장면을 보며 밖에서 울리는 차들의 경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신성한 놀이가 계속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세상에는 늘 있다는 것을 깨닫던 날들이 생생하다. - P26
종종 맘에 걸리는 번역이 있는데 별 문제는 아니다. 가장 불편했던 건 레퍼런스 표기가 치밀하지 못하다는 점. 맥락 상 주요 논자들! 한 사람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의 레퍼런스가 빠져 있다. 원서의 문제인지 번역서의 문제인지 아직 알아보진 못했는데, 원서의 문제처럼 보인다. 약간 대중교양서처럼 쓴 책이어서일까? 관련 연구자들은 좀 짜증나겠지만, 이 정도 고퀄과 저난도의 책은 너무 소중하다.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그냥 인물 사전 + 심심한 아저씨의 회고록. 초현실주의 그림들은 재밌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