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기쁨을 위해 타오르는 유목민의 불이다. 대충 쪼갠 장작개비들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모든 사고 이전에 존재하는 영원의 상징이며 어린아이의 웃음 같기도 한 불이다. 그것은 하늘에서 내린 선물같은 무상의 불이며, 환멸에 젖은 행인은 더이상 알아챌 수 없게 된 요소들의 생생한 표징이다. 방황하는 눈과 영혼을 덥혀주려고 장작개비들을 태우며 프라하 거리의 구덩이에서 태어난 불이다・・・・・・ - P62
(…) 추락한 천사들이 각자의 지하실에서 일하고 있다. 전투에서 패한 교양인들이다. 한 번도 이 전투에 가담한적이 없지만 세상을 완벽히 설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다. - P39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는 것을 나는 책을 통해, 책에서 배워 안다. 사고하는 인간 역시 인간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것도.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고라는 행위 자체가 상식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 P12
미루기의 거장들이 내게 가르쳐준 게 있다면 그건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대부분 진짜 진짜, 진짜로 어려운 일이라는 거다. - P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