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 덕후에게 선물하려고 산 책. 나는 뜨개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한다. 암호 같았다. 예를 들어 “1인치에 7코 게이지”. 뭐라는 거야. 그렇지만 위트! 그리고 암호를 굳이 해독하겠다고 덤비지 않은 덕분에 단숨에 읽었다. 책 한 권을 단숨에 읽는다는 건 그 어떤 일보다 통쾌하다.그리고, 한 가지 일에 오랜 시간 정성을 들였던 사람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허세 없는 글은 귀하다. 뜨알못에게도 힘을 준다. 그래서 짐머만은 첫 장을 이렇게 시작했나보다. “무언가에 매료되어 본 사람은 내 열정을 알 것이다. 그러니 나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어제 읽었던 <병역거부의 질문들>도 마찬가지ㅡ 이번 주에 운이 좋네.)
그리고 내가 모자를 뜨는 이유.모자를 써야 하는 이유에는 제한이 없으니까. 사람들은 머리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으려 하는데, 내가 보기에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따뜻하고 싶어서 또는 귀여워지고 싶어서. 좋은 실로 뜬 모자는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충족한다. - P167
여러분의 스웨터는 오로지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개성 있는 레시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누구의 것과도 비슷하지 않게.모든 좋은 것들이 그런 것처럼. - P94
그리하여 지루한 시간을 견디기 위해 뜨개가 있다. 인간정신의 버팀목으로서 뜨개는 상당히 효과적이다. - P91
가시나무와 찔레에서 실을 모아 실타래로 만드는 일은 얼마나 기지 넘치는 일인가. - P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