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말하지 말걸. 어떤 말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마법과도 같은 일을 해내지만, 어떤 말은 분명 존재했던 것을 없애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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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실 창문으로 해가 뜨는 모습을 보면서 그날 내게 일어났던 일을 생각했다. 언니가 내게 해주었던 이야기를. 나는 그것이 환상이나 꿈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고 이 이야기를 평생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알았다. 내가 오래도록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사실을, 그리고 다시는 그런 순간이 오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충분했으므로. 더이상 바랄 수 없었으므로.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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