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3
최명희 지음 / 매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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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라, 혼백이여.
부르고, 또 부르고, 다시 부른다면, 몸을 벗고 떠나던 혼백이 어찌 다시 체백으로 깃들어 합하지 않으리오.
"아, 내 냄새."
혼백을 휘어감아 사로잡는 이승의 그리운 몸 애틋하여, 공기 중에 퍼지는 냄새의 길을 따라, 가시던 분 넋이여, 도로 이리 들어오시라고. 마지막 입었던 속적삼을 그렇게 널리 흔들어 부르는 것이다.
죽어서도 못 잊을 정다운 목소리, 내 맘 같은 사람이 부르는 것이다. - P124

기적이 운다.
저 소리의 이름을 ‘기적‘이라 지은 이는 누구였을까.
그는 어떻게 이 시꺼먼 몸뚱이에서 저토록 우람하게 토해 내는 증기의 산더미 구름을 보면서, 쉰 목소리로 토해 내는 저 엄청난 굉음 탁성을 가리켜 기적, 증기의 피리 소리라고 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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