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의 최전선 - 재난의 시대를 항해하는 책 읽기
홍성욱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기획 / 알렙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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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서평하는 시간.

미국과 영국에는 각각 《뉴욕리뷰오브북스》와 《런던리뷰오브북스》라는 '서평 전문지'가 61년, 45년의 역사를 가지고 숨쉬고 있다.

그렇다면 이곳, 대한민국 서울에는 뭐가 있을까?
바로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있다 :)



📖
서울리뷰오브북스는 2020년 12월 창간준비호를 시작으로 2021년 3월에 창간호 발행, 지금까지 총 13호를 세상에 내보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한 번씩 출간되지만,
동시에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매주 화요일 새 글을 받아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내가 이번에 함께한 『읽기의 최전선』은 그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창간 3주년 특별판으로, 3년 간 그들이 만난 77인의 필자 / 198권의 도서 / 156편의 서평 중 21편을 엄선해서 제작되었다.

2024년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그리고 우리가 더 알 필요가 있는 주제들로.



📑
'서평'이라고 부르기 아까울 정도로 깊이 있는, 한 권의 인문학 책이 펼쳐진다. 총 6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 책에는 역시 서평의 주체가 되는 수많은 책과 영상 작품이 따라온다.

언젠가 모두 챙겨보리라 다짐하며 정리 :)

📎 인류세(환경과 사회) : 『녹색 계급의 출현』,『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드라마《체르노빌》등

📎 과학기술(인공지능, 우주, 유전학) :『클라라와 태양』,『2029 기계가 멈추는 날』,『비욘드』,『호모 스페이스쿠스』,『웃음이 닮았다』 등

📎 위험과 안전 :『자동화된 불평등』,『커밍 업 쇼트』
📎 전쟁 :『전쟁과 가족』,『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등

📎 자본주의와 공간 :『감시 자본주의 시대』,『21세기 자본』,『정크스페이스 ㅣ 미래 도시』,『짓기와 거주하기』

📎 차별과 연대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성서, 퀴어를 옹호하다』,『여기는 무지개집입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개인적으로 '차별과 연대'에 관한 책들은 모두 꼭! 읽어볼 예정이다.


-
인스타그램에서 읽는 인친님들의 서평을 넘어
서평을 책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라고 말하는 이들, 서평으로써 사유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펴낸 이야기.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던 책,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읽기의 최전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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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안다는 것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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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안다는 건 무엇일까?

아무리 오래 생각하고, 고민하고, 공부한다고 한들 내가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타인과의 교류가 강제로 단절되었던 길고 긴 코로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사람을 어떻게든 알려고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열여섯 가지로 구분하며 쏟아지는 MBTI 테스트와 그 결과들이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세상에 나온 지 50년 가까이 된 MBTI. 어느 순간 유행한 그 녀석은 아직도 낯선 타인을 만날 때면 기본적으로 묻는 말이, 대화거리가 되었다.

인간관계를 단순화하려는 세상 속에서 395페이지를 할애해 '사람'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책이 있다. 웅진지식하우스 에서 출간한 데이비드 브룩스의 『사람을 안다는 것』이다.



📖
이 책은 간단히 말하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길'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는 종종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돼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가지지 않은 걸 타인에게 바란다면 그건 이기심일 테니까. 아주 가볍게 말한다면 '끼리끼리는 과학이다'라는 말을 조금은 믿기 때문이다.



⚜️
#사람을안다는것 의 1장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 나은 '내'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단순한 이론을 넘어 실용적인 부분까지도. 타인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나쁜 버릇이 있는 나에게 아주 안성맞춤인 기술이었다.

"전문가들이 슬랜트(SLANT)라고 부르는 방법론을 구사하면 좋다. 가만 앉아서 상대방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질문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상대방을 따라가는 것이다. 귀가 아니라 눈으로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 이것이 당신의 100퍼센트 관심을 상대에게 집중하는 방법이다." _p.115


그 외에도
📍 구체적인 질문하기(사람들은 대답할 때 디테일을 생략하는 경향이 있다)

📍 루핑하기(상대가 방금 한 말을 반복하면서 재확인하기. "그러니까 네 말은 A라는 거지? 맞니?"— 말의 속뜻을 얼마나 잘못 해석하는지 알 수 있다)

📍 숟가락 얹지 말기(그런 일이 있었구나. 나도 비슷하게 ~ 일이 있었어, 금지.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대화의 초점을 돌리는 일이 된다. 경청하라) 등이 있다.



📔
395페이지에 빼곡히 들어찬 이 알찬 이야기를 이곳에 다 옮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엄청난 내향인에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면서도 어렸을 때부터 온갖 동아리나 모임을 꾸준히 나가고 있는 나는, 어떤 벽에 부딪힐 때마다 인간관계나 대화법에 관한 책들을 종종 읽었다.

대체로 '머리로는 알고 있어', 혹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유형 외의 사람들은 어떡하지?'하는 의문들이 남았는데,『사람을 안다는 것』이 하는 이야기는 조금 더 근본적이고, 실용적이며, 명확했다.

인덱스로 표시 부분들 다시 읽으며 노션에 정리할 예정 :)


-
타인을 대하는 게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
그럼에도 '관계'를 통해 행복과 즐거움을, 나라는 세계의 확장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 『사람을 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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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 어떤 공주 이야기
연여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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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은 과연 잃어버린 엄지공주를 찾으려 해보지 않았을까. 나중에라도 안부를 듣고 싶지 않았을까. 엄지공주는 생존을 위해 오직 다른 캐릭터의 호의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걸까." _『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p.49


👑
어떤 '공주'들이 있었다.
'왕자님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이야기가 끝나는 공주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 이런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있다.
"과연 그들이 정말 영원히 행복했을까?"
그렇게 <슈렉> 시리즈가, <숲속으로> 같은 영화가,
수많은 잔혹동화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공주' 이야기가 있다.
어떤 SF 세상 속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살아 숨 쉬는 엄지공주, 라푼젤, 신데렐라 등의 여성들의 이야기가.

연여름, 배명은, 모래, 문녹주, 이지연, 류조이 작가님의 앤솔로지,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다.


📖
동화의 '공주'들이 겪는 여러 사건을 메인 플롯으로 하지만, 전혀 다른 옷을 입은 채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작품들이 이어지는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

두꺼비, 그리고 두더지와 결혼할 뻔하다가 결국 요정과 혼인하는 <엄지공주>는 두꺼비에게 납치되었다가 동족에 가까운 이들을 만나 그들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이가 되었고,

탑에 갇혀 마녀에게 착취당하고, 왕자만을 기다리며 살던 <라푼젤>은 자신의 자유를 위해 목소리 높이는 이가 되었다.


✨️
언젠가부터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믿지 않았다.
그 뒤에 펼쳐질 지난한 결혼 생활, 싸움, 투쟁들이 눈에 그려졌다. 동심을 잃은 탓인지,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깨달아 버려서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최근 디즈니에서 보여준 여자아이들의 이야기가 좋았다. 꼭 공주가 아니어도, 자기 삶에 온 책임을 다해 나가는 이들이. <모아나>, <엔칸토>, <겨울왕국2> 같은 작품들이.

하지만 그런 나도 돌이켜보면 '공주'라는 틀에서 그 생각을 확장하지는 못했었나 보다.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그들은 어디까지나 한 명의 여자아이일 뿐이었을 텐데.

여러모로 글에 대한 상상력을, 이야기를 보는 눈을, 세상에 열어놓은 귀를 더 확장할 수 있었던 책.
다채로운 삶을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영원히 행복하게, 그러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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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날 수 있을까
이지은 지음, 박은미 그림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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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자이살메르에는 빅키라는 아이가 살고 있다. 몇 년 전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고기잡이배로 팔려 갔다가 탈출한 아이. 그렇게 만난 어떤 아저씨, 지금은 삼촌이라고 부르는 이에게 거두어져 행복을 꿈꾸었던 아이.

하지만 그 행복은 찰나였음을, 자신의 것이 아니었음을 알아버린 아이.

그냥 학교에 다니고 싶을 뿐인 8살 빅키였다.


📖
"눈물이 마르게 바람이 불면 좋겠는데. 누가 우리를 닦아 주지 않아도 우리가 빛날 수 있을까." _p.52

이지은 작가님이 인도, 캄보디아, 태국 등을 여행하며 만난 아이들을 보고 쓴 책, 『빛날 수 있을까』.

나도 문득 예전에 갔던 캄보디아 여행이 떠올랐다. 무슨 강인지 호수인지를 보라며 가이드님이 내려준 곳에는 초등학생, 혹은 그것보다도 어려 보이는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있었다.

손에는 3개에 1달러쯤 하는 팔찌를 잔뜩 든 채로.

일행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여기저기 막 주기 좋겠다며 팔찌를 잔뜩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조금 멀리 쭈뼛쭈뼛 서 있던 아이가 어른의 부름에 집(으로 보이는 천막)으로 뛰어가더니 이내 큰 소리가 들렸고, 아이가 펑펑 울며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가이드님의 말에 따르면 팔찌를 팔지 못한 아이를 엄마가 혼낸 거라고 했다.

혼비백산한 일행들은 가진 돈을 동전까지 싹싹 모아서 아이의 팔찌를 모두 사주었다. 그리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는 차 안, 누구라고 할 거 없이 이런 말을 꺼냈다.

— 어쩌면 우리의 행동이 잘못된 건 아니었을까. 저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팔찌를 팔게 하려고 아이에게 또 모진 말을 하며 내쫓지 않을까.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인 건 아닐까.


🩶
생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무언가 행동으로 옮기고자 해도 막막한 문제들이.

하지만 빅키같은 아이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세상 그 어디에서도. 아이들에게 굳이 이런 시련을 주지 않아도 세상은 충분히 잘 굴러갈 수 있다. 오히려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출산율, 출산율 노래하기 전에 이미 태어나 살고 있는 아이들이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미혼모/부, 베이비박스, 수많은 보육시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아이들, 가정폭력의 희생자와 생존자들을.


-
『빛날 수 있을까』빅키에게, 빅키의 친구 티티에게,
모든 아이에게 말하고 싶다.

"너희는 충분히, 언제나, 언제든 빛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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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우주 한 조각 - 매일 만나는 우주의 경이로움 날마다 시리즈
지웅배(우주먼지)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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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직접 올라가서 봐도 사진과 같은 모습일까?"

교원에서 출간된 아이작 아시모프의 <우주 이야기> 시리즈와 구체적인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 몇몇 『우주 이야기』들을 읽으며 천문학자와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운 시절이 있었다.

2006년, 이소연님의 이야기를 듣고 꿈꾼 우주비행사는 키 제한이 있다는 말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가끔 천문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의 연구 이야기를 들으며 그 우주를 상상하고는 했다.

그러던 중 더 없이 환상적이고 현실적인 우주 이야기를 만났다. 김영사에서 출간한 지웅배 박사님의 『날마다 우주 한 조각』이다 :)


📖
유튜브를 그리 즐겨보지 않는 나에게는 생소한 채널 '우주먼지의 현자타임즈'를 운영하는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학·석·박에 빛나는 박사, 지웅배님의 '진짜' 우주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 <어벤져스>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수많은 우주 영화들에서 봤던 세계가 SF적 요소 하나 없이 이론과 역사, 그리고 그 우주를 두 눈에 담는 우리들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묘사된다.

우주의 크리스마스트리, 목성 공포증, 연금술, 지금은 행성이 아니게 된 명왕성의 이모저모까지.

365일, 365 페이지. 매일 하나 씩 탐험해 보는 우주의 모습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책이다.


🌌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우주, 혹은 바다, 다른 행성 등 SF적 특징을 가진 작품들의 탄생 비화에는 항상 이런 '진짜' 우주들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상상력이 넘쳐흐르는 수밖에 없는 세계, 흑백으로 관측되는 우주에 색을 더하듯 그렇게 만들고, 확장하고, 선보이는 세계.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 하게 만든 책, 보고 또 봐도 계속 보고 싶은 책. 지웅배 박사님의 『날마다 우주 한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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