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몽골 - 별, 사막, 호수 찾아 고비사막과 홉스골로 떠난 두 번의 몽골 여행,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신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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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푸르른 들판을 가로지르는 썰매 영상을 인스타에서 봤다. 걸리는 것 하나 없이 펼쳐진 초록빛 지평선, 언덕을 따라 내려가는 선로. 몽골 후룬베이얼(Hulunbuir)의 초원 썰매였다.

내가 단톡에 공유한 영상을 시작으로 다 같이 몽골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내년 5월은 어때.", "난 고비사막을 꼭 가야겠어", "내 목표는 은하수야" 저마다 몽골 여행의 청사진을 그렸다.

실은 몽골 여행 이야기가 처음 나온 지는 꽤 되었다.
2018-9년쯤 몽골 여행이 한창 유행했을 때부터 몽골을 노래하던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영부영 5년이 넘게 흘러버렸지만.


🌠
그렇게 몽골 여행을 꿈꾸던 중, 신미영 작가님의 『그해, 몽골』을 만났다. 내년에는 꼭 가라는 운명적인 만남인 걸까?! 기대감에 부풀어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푸른향기 출판사에서 진행한 신미영 작가님의 몽골 여행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 내가 미처 몰랐던 몽골 여행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 수 있었다.

기본적인 예의, 날씨의 변화, 여행 가기 좋은 계절,
지리에 따른 몽골 여행 코스, 음식, 투어,
기념품 구매 팁과 주의 사항까지 매우 알찬 클래스, 매우 알찬 『그해, 몽골』이었다.


🚩
은하수 가득한 몽골 하늘,
그리고 암스테르담 왕복 항공권이 65만 원이라는 말에 혹했던 3월. 그리고 이제는 4월이 되었다.

그래서 과연? 내년에는 갈 수 있을 것인가?
언제나 그렇듯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기에.

하지만 몽골 여행 꼭! 가보리라,
그때 다시『그해, 몽골』을 꺼내보리라 다짐하며 책장을 덮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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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황승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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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일할 사십 대에 조기 은퇴, 퇴직금으로 땅을 사 부모님과 함께 흙냄새 맡으며 밭농사를 짓고 있는 작가, 황승희님의 에세이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작년 즈음에 '귀농'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주택에서 작게 밭농사를 지으면서 마당을 가꾸고 싶다는 아버지의 말 때문이었다.


🌾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는 이 생각의 길을 쭉 걸어 부모님과 함께 귀농한 작가님의 이야기다.

전혀 모르던 농사라는 걸 배우고, 여러 지원 사업을 찾아다니고, 초보 농사꾼으로 좌충우돌 군산 라이프를 보낸다.

귀에는 보청기, 발목에 철을 박은 어머니.
틀니를 한 아버지, 임플란트를 한 딸까지.
어딘가 한 구석 사이보그 같은 세 사람과
고양이 두 마리의 소소하고 따뜻한 힐링 에세이가 펼쳐진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참 복잡하다.
한없이 가깝지만, 가까워서 불편할 때가 있으며, 쌓인 시간들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고 일궈 나가는 작가님의 삶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
언젠가 나도 작가님처럼 귀농하게 될까?
다시 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본다.

아버지는 귀농에 꽤 진지하셨고, 귀농 유튜버들을 열심히 챙겨보시다가 가끔은 나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30대 초반에 귀농한 디자이너라며, 이 사람도 처음에는 엄청 게으르고 벌레라면 기겁을 했는데 지금은 매우 성실한 만능 일꾼이 되었다며 '다른 삶'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요즘은 생태 유튜버들을 보며 작은 연못 만드는 법을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다. 이제는 아예 산으로 들어갈까 한다며 가끔 땅을 보러 강원도를 오가시는 것도 같다.

내가 무언가 도움이 되기는 힘들지만, 안 좋은 무릎과 허리가 더 나빠지기 전에, 아버지가 하고 싶은 걸 해보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
그것이 어떤 삶일지라도,
선택했다면. 꼭 하고 싶다면, 시간을 더 보내지 말고 도전해 보길. 좌충우돌해도 온전히 잘 살아낼 수 있는 당신임을 당신만은 알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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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참치마요
권은중 지음 / 쑬딴스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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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와인이 아니라 선택한 와인을 함께 즐길 멋진 음식과 사람이다." _p.194

디자이너였고, 마케터를 꿈꾸고 있지만
실은 나의 본 전공은 프랑스어다.

그렇다 보니 학과 교양 수업에서 와인을 다루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과 공식 행사나 교수님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와인을 함께하는 경우가 꽤 잦아 어렸을 때부터 와인을 자주 접한 편이었다.

유럽에서도 와인은 꽤 저렴하게, 아무 마트에서나 구매할 수 있었기에 편의점 와인이나 저가 와인에 대한 편견은 없었는데

한 가지 고정관념이 있다면 와인과 함께 먹는 '음식'에 대한 거였다. 화이트 와인은 해산물이나 파스타, 레드 와인은 육류에 잘 어울린다는 편견. 와인은 치즈, 하몽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주는 책이 있었으니, 바로 권은중 작가님의 와인에세이 #와인은참치마요 다.


📖
그렇다면 와인을 치즈, 스테이크, 파스타 말고
무엇이랑 먹으란 말인가?

작가님은 이야기한다.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와인, 편의점 음식과 함께 즐겨라!

그렇게 참치마요 삼각김밥이, 불닭볶음면이, 조금 더 나아가 배달 음식이, 한국의 맛 된장·쌈장·초장까지. 와인을 즐길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 선물 받은 후 '쉬라'라는 와인에 꽂혔는데, 쉬라랑 붉닦볶음면이라니.
상상도 못한 조합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하지만 내일 도전해 볼 예정😊 집 근처에 쉬라를 파는 곳이 있어야 할 텐데..)


🍷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쉬라?
솔직히 나도 완벽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와인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 알려줬던
얼렁뚱땅 와인 고르는 팁 —

와인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줄 사람이 없는
편의점/마트에서는 라벨에 아래처럼 표기해 놓는다.

당도 ●○○○○
바디 ●●●●○

당도는 말 그대로 단 정도로,
당도가 1 정도라면 정말 단 맛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만나본 와인 왕초보러들은 대체로 당도 높은 와인을 선호했다)

바디감은 묵직한 정도인데,
정말 간단하게 설명하면 딱 마셨을 때 입에 끝맛이 얼마나 남느냐다. 바디가 낮은 와인일 수록 입에 남는 느낌 없이 깔끔하다.
(+탄닌을 표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체로 바디감과 탄닌은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얼렁뚱땅 이지만 와인을 전혀 모르는데 편의점 와인으로 시작해 보고 싶다, 하면 라벨의 이 부분을 유심히 보고 골라보길 😉


+
몇 년 전 읽은 #우리가혹하는이유 라는 책에서 와인 가격은 다 🐶소리의 산물이라고 했던 이야기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초콜릿향, 베리향, 담배향.
이런 것도 결국 이름 붙이고 주장하기 나름이라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는데, 전문가나 미식가와 거리가 먼 나이기에 선뜻 판단할 수는 없었다.

그저 기억에 남는 건 그 책을 덮었을 때 『우리가 혹하는 이유』 책이 통째로 🐶소리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했다는 것 정도? ㅎㅎ

아무튼! 오랜만에 와인의 세계에 풍덩 빠질 수 있던,
와인을 다시금, 한층 더 가볍게 시작해 보고 싶게 만든 #와인은참치마요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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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김준녕 지음 / 고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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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두근거렸다. 0번 버스를 탄 것은 온전한 내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내 과거의 선택들이 만든 또 다른 선택이었을까." _p.124

고블 출판사에서 출간한 김준녕 작가님의『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장편'으로 대상을 받은 작가님이 쓴 '단편' 소설집으로, 10편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
책 소개에 보면 '블랙코미디'와 '사회풍자'라는 키워드가 눈에 띈다. SF 소설들은 대체로 사회 풍자적 키워드를 가지고 있지만,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만큼 생활 밀착형 SF는 본 적이 없다.

내가 그동안 읽었던 SF들은 어떤 '가치'의 상실을 풍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대, 감정, 예술, 환경 같은 잃어서는 안될 걸 잃은 세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는 블랙코미디 그 자체다. 그는 #부동산 , #보험 , #유전 , #빚 , #국가 같은 것을 풍자한다.

태양이 폭발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도 부동산 걱정을 하며 무(無)에 투자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는 주인공, 신적인 존재를 만났음에도 보험 규정 걱정에 보상을 잘 받을 궁리만 하는 주인공, 빚의 대물림으로 평생 국가에 부역해야 하는 주인공까지.

"미래를 끌어다가 현재를 사는 그런 어이없는 형태였다. 핍은 관심을 끄기로 했다. 투자에 있어서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믿어야 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사탕발림은 낚싯바늘에 꿰인 미끼와 같았다. 함부로 물어서는 안 됐다. 누구도 대신 투자해 주지 않았다."_p.65

이렇게나 현실적인 SF를 본 적 있을까.


💰
수록작 중 [빛보다 빠른 빛] 이야기만 자세히 덧붙여본다.

"오늘날 산 사람은 죽은 이의 빚을 지고 산다.
빚은 사람이 죽어도 소멸하지 않았다."_p.142

— "가족 보조금, 건강검진 등에 돈이 쓰이고요. 태어나서는 또 어떻습니까? 교육부터 의료 보험 등등 선생님이 성인이 되어 일을 하시기 전까지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그게 전부 그냥 나오는 돈이겠습니까? 전부 빛이에요, 빚. 누군가는 갚아야 할 돈입니다."

— "제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습니까? 그렇게 해달라고 했습니까?" (...)

— "그럼 저희가 태어나라고 했습니까? 그렇게 자랄 때는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지금 와서 갚지 않겠다니 무슨 심보입니까?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아요?" _p.147

빚을 갚지 못하면 죽을 수도 없는 사회. 안드로이드가, 정신체가 되어서라도 끊임없이 노동해야 한다. 자살시도라도 하면 그 구조비와 소생비 조차 빚이 된다.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는 고액 체납자에 대한 풍자 같기도, 국민을 '노동자'로만 여기는 국가에 대한 풍자 같기도 하다.

그 이중적인 해석에 더 인상적인 작품이다.
작가님이 어떤 방향을 의도하고 쓰셨을지에 대한 호기심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
살짝 둥둥 떠 있는, 환상적인 SF에 너무 익숙해졌다면. 현실을 대놓고 쿡쿡 찌르는 세심한 SF가 보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 『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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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파와 현실파 넘어서기 - 새로운 녹색 운동을 위하여 그린풋 문고 3
신승철.정유진.최소연 지음 / 알렙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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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 서울은 최고 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갔다.

만나는 사람마다 '피크닉'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다음 날인 월요일, 12도까지 떨어졌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으며, 다시 뽀글이 플리스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오늘, 금요일. 이른 아침부터 하늘이 노란색이었다. 마치 디스토피아 영화처럼.

황사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이 필요한 건 아닐까,

집 밖으로 나가도 되는 건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이상기후'. 솔직히 이상해진 지 오래돼서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

'기후 위기'. 끊임없이 말하고, 소소하게 실천하지만

대한민국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지, 많은 환경 정책, 강화되어도 모자란 규제들이 오히려 완화되고 있다. 일회용품은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종이 분리수거 시 테이프와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세상에 나왔다.


22대 총선을 위한 눈 가리고 아웅,

그저 민심을 위한 눈먼 자들의 뒷걸음질인 것 같아 한숨이 나왔다.

그리고 마침 이 '녹색 운동'의 근본이 될 것 같은 책을 만났다.

신승철, 정유진, 최소연님의 『근본파와 현실파 넘어서기』다.

 

 

📖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 운동'에도 두 가지 방향성이 있다.

근본파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해결'을 하자 말하고,

현실파는 '현실의 문제'에 집중해 해결하는 단기적 대응을 말한다.


사회 생태주의, 심층 생태주의, 생태 민주주의, 에코 파시즘...

그 안에서도 다양한 이론이 있고, 끊임없이 부딪힌다.


'환경'과 관련된 건 그 어떤 분야보다도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잘 지킨다고 해서 당장 득이 되는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들이 많기에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는 사람들은 쉬이 환경에 관심 두지 않는다.


고려해야 할 것도, 이해관계도 복잡하기에

한쪽을 정답!이라 말하고 밀고 나갈 수도 없다.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이 지금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끊임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조금은 이론적이고, 어떻게 보면 정치적인 이야기여서 어려웠지만,

복잡다단한 녹색 운동의 근본을 들여다볼 수 있던 책  『근본파와 현실파 넘어서기』였다.

 

 

🌱

"국민의 환심을 사는 환경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환경은 민심을 따르는 게 아니라 규제해야 하는 것이다." _3/16 시민단체 와이퍼스 환경 강연 中


나는 몇 년 전부터 한 플로깅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주 가끔 한 번씩 참여하는, 거의 유령 회원이나 다름없지만

내가 신경 쓰지 않는 사이 단체는 플로깅을 넘어 공인된 시민 단체로 훌쩍 자라났다.


또 얼마 전에는 나무를 몇 번 심으러 갔던 

노을공원 시민모임에서 주최한 문화 공연에도 다녀왔다.

노을공원에서 땀 흘리며 삽질하고, 나무를 심는 이들이 남녀노소 한데 모여

환경의 소중함을, 노을공원의 가치를, 그리고 아이들을,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을 말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직접 들은 말이다)

"너 하나 그런다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아무것도 안 변해."

"피곤하게 살지 말고 너도 그냥 남들처럼 대충 해"


플로깅을 하던 다른 분은 나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업무상 지인이 "그러고 다니면 없어 보인다고 남들이 흉본다"라며

조언 아닌 조언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책을 덮는다. 그리고 이제는 묻고 싶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면 세상이 어떻게 될 것 같나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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