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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철학 - 중년의 철학자가 영화를 읽으며 깨달은 삶의 이치
김성환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2월
평점 :
"시간은 시든다 — 신화는 시간이 흐르면 생물처럼 시든다고 본다. 그래서 시간은 주기적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 원시인은 시간을 회복하는 제의를 주기적으로 치른다. 기념일도 시드는 시간을 회복하는 날이다." _p.136
여기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를 두고 위와 같은 글을 써낸 작가님이, 그 글을 담은 책이 있다. 김성환 작가의 『영화관에 간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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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야기'를 품고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저마다의 이야기는 모두 가치 있고, 새로우며, 나의 세계관을 확장하게 만들어 주니까.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문화철학'을 공부한 작가님은 30년 전부터 영화과 철학을 결합한 강의를 하며, 지금은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서비스에서 글을 연재하고 있다.
책에 실린 22편의 영화 이야기 중 무려 12편이 본 영화여서 더 즐겁게 읽은 #영화관에간철학 :)
그중 책을 읽고 다시 보고 싶어져서 영화까지 찾아본, <어벤져스>의 마지막 영화들에 관한 이야기만 잠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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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아무 이해관계도 개입하지 않는 만족이다. 재미도 아무 이해관계 없는 만족이다. 재밌는 영화에 집중하고 몰입할 때 관람료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_p.135
개인적으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를 좋아한다. 그리고 상업영화는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벤져스 시리즈>만큼은 꼬박꼬박 챙겨보았다. 내가 그 시리즈를 '왜' 좋아하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좋아했을 뿐. (안타깝게도 과거형이다)
작가는 그 지점을 콕 짚어서 이야기해 준다. '아무 이해관계 없는 만족' 때문이라고. '재미'에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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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관은 한 낱말로 '지배'다. 파워 스톤이 지배를 대변한다. (...) 로키의 유언("너는 절대로 신이 될 수 없어")은 타노스가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없다는 저주다. 저주는 통한다." _p.132
개봉 당시 이 영화에 대한 수많은 철학적 해석이 쏟아졌던 걸로 기억한다. 특히 타노스가 말하는 그 '필연적 존재', '대의'에 관해서.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다시 영화를 보니 타노스가 하려던 건 '지배'가 맞았다. 통제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걸 지배하려는 통제광적 성격. 결국 모두를 파멸로 이끌 뿐인 방식.
최근 유튜브에서 인상적으로 본 '이은석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통제광들의 사연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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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뿐 아니라 <기생충>, <어바웃 타임>, <매트릭스>와 <다크 나이트> 시리즈 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인상적인 책, #영화관에간철학 😌
밤이 깊었지만, 책을 되새기며 소개된 영화 중 자기 전 볼 작품 하나를 골라본다. 아마 <비긴 어게인>이 될 것 같지만.
이렇게 영화에서, 책에서 오늘도 인생을 배워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