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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마음 - 내 아이의 수학 정서를 높이는 초등부모의 대화법
강미선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5월
평점 :
혹시 여기 수포자 계신가요..? 👀
자문자답해 보자면 그 수포자가 바로 나다.
어릴 때는 수학을 꽤 좋아했었다. 초등학교 시절, 취미가 퍼즐 맞추기였는데(100번도 넘게 완성해 본 커다란 공룡 퍼즐이 아직도 집에 있다), 수학은 그 퍼즐과 같았다.
이렇게 저렇게 맞는 풀이 방법을 대입해서
짜잔✨️ 완성할 때의 그 쾌감이란.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자주 만점을 받고는 했고,
그냥 그게 어느 순간 당연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더 이상 만점을 받지 못했던 순간. 재미가 없어진 순간. 혼이 나기 시작했던 순간.
📖
강미선 작가님의 『수학의 마음』.
수학 교육 에세이로 유명한 『수학은 밥이다』가 인기에 힘입어 무려 4차 개정판을 맞아 새로운 이름으로 푸른향기에서 출간되었다.
핵심은 수학 문제 풀이 능력이 아니라,
수학을 대하는 '정서', '태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양육자인 '부모'의 태도라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
몇 년 전 <문제적 남자>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의 형이 해외 유명 대학 수학과에 재학 중인 모습이 등장했다.
해외 대학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었으나,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 대학에서 '수학을 대하는 태도'였다.
수학 문제를 딱 주면 흰 종이에 빽빽하게 수식을 써 내려가며 문제를 푸는 우리나라 학생들과는 달리, 그곳의 학생들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팔짱을 낀 채 칠판의 수학 문제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머릿속으로 '아 이 문제는 이런 방법으로 푸는 거구나'를 정리하면 다음 문제로 넘어간다.
그들에게는 답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과정'이었다.
🎮
수학뿐 아니라, 교육뿐 아니라 삶의 모든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이거 아닐까.
그에 대한 '좋은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계속하게' 만드는 것. 문제가 생기면 적절히 '해결'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
어릴 때는 수학 점수가 세상의 전부일 수도 있으나, 삶 전체를 놓고 본다면 그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고, 우리는 그보다 더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가며 삶을 살아야 하니까 :)
돌이켜보면 수학 문제 푸는 게 살면서 마주하는 해답지도 정답도 없는 난제들보다 훨씬 쉬웠던 것 같다. 한참이 지난 지금에야 말하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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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평생 우리와 함께한다.
가계부, 대출, 이자, 요즘은 주식, 부동산, 통계 등.
평생 함께해야 한다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걸 '문제'가 아닌 '친구'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만큼 좋은 길이 있을까.
단순한 수학 공부를 넘어 '태도'를 알려주는 책,
초등학생, 혹은 곧 초등학생이 될 아이들을 육아하고 계신 분들이 읽으면 정말 좋은 책, 『수학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