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비치
레이철 요더 지음, 고유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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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Bitch'
놀랍게도 영어권 국가에서 비속어로 사용하는 그 'Bitch'가 맞다. 개가 된 엄마의 이야기다, 어렴풋이 알고 시작했지만 이건 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이야기였다. #레이철요더 의 『나이트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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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도 아주 흔히 일어나는 일이 미국이라고 일어나지 않을 리가 없다.

결혼을 하고 아들을 출산한 후 본인의 직업이던 '예술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던 여자. 아이는 울고, 남편은 무관심하다.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이 희미해지던 어느날 밤, 주인공은 '나이트비치(Night-Bitch)'가 된다.

"예술가이자 여자이자 괴물 엄마가 되고 싶다. 괴물이 되고 싶다." _p.279

사람 취급을 해주지 않으니 사람이 아닌 게 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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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꾸리고자 하는 여성들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만약 그 선택이 가족을 위한 것이라면 여성들은 '신성한' 모성을 가졌다고 칭찬받는다. 하지만,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선택을 한다면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커리어와 가정 사이를 저울질해야 하는 책임은 여성에게만 전가된다." _p.321

몇 년 전, 몇몇 사건들로 인해 '모성애는 타고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공공연해졌다. 하지만 지금 성인이 되어 육아 전선에 뛰어든 많은 여성들이 자라던 시절에는 흔히 하던 말이었다.

왜 여성은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놓아야만 하는가? 왜 그걸 '선택'할 수 없는가?

#나이트비치 의 주인공도 처음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한다. 도와주는 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걸 인지하고 포기하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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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비치』의 주인공 이름은 끝까지 공개되지 않는다. 그저 '나이트비치'인 한 사람일 뿐이다.

이 책이, 주인공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아마 그 주인공은 이 책을 읽는 누구든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었던 것 같다.

세상 모든 사람들(비단 여성만은 아니다. 어떤 집단에 매몰되어 개인의 정체성을 놓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이 나이트비치가 되어서라도 자신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진흙탕을 구르고, 사냥을 하고, 무언가를 잃을지라도 그 끝에서는 분명 더 나은 걸, 많은 걸 얻을 수 있을테니.

양육자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이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게 나의 믿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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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결국 자신의 정체성이던 '예술'을 찾는다.
나도 최근 몇 년 간 잃어버린 나의 정체성을 찾느냐 꽤 오랜 시간을 들였다.

하지만 분명 그 시간은 가치 있었고, 후회하지 않는다. 돌아갈 수 없으니, 돌아가고 싶지도 않으니. 내가 찾은 그 정체성을 믿고 - 미래의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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