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메리골드 시리즈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하는 방법도 모른다던데,
자신은 그 말을 깨고 싶다.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하는 방법을 연습해서 사랑하고 사랑받음에 더 감격할 줄 알게 된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_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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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유독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날이 있다.
눈을 뜬 순간부터 공허함에 몸부림치는 날.
애써 잊은 척하며 살던 아픈 기억들이 눈 앞에 펼쳐지며
나의 발목을 잡고, 가슴을 돌덩이로 누른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무기력함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런 날은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
무언가 생산적인 것 대신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날씨도 부쩍 쌀쌀해진 요즘이기에 따뜻함이 필요했다.

그래서 빠져든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에서
넘치는 따뜻함을 마주할 수 있었다.


📷
“저도 정답을 찾고 있지만, 아마도 인생에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는 물음표를 지닌 채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집니다. 최선을 다해.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어른이라고 부르죠.”

“행복을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행복한 거 아닌가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이유가 있을 테니. 의미 없어 보이는 사소한 것들이 때로는 어떤 신호가 되기도 하듯이. 우리는 그저 오늘 이 삶을 여실히 그리고 생생히 살아가면 된다.”

따뜻하고 공감되는 문장이 너무 많아
어떤 페이지에서는 페이지를 넘기는 것보다 그 문장들을 적는데 시간을 더 오래 썼다.

윤정은 작가님의 이전 작품,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서 이어지는 이 작품은 세탁소가 사라진 마을에 해은이 사진관을 시작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나도 아직 세탁소까지 읽지는 못했지만, 본 책을 읽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었다(하지만 세탁소도 꼭! 읽어볼 예정).)

🏵
메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마치 그 꽃말 같은 책이었다.
세탁소의 주인이었던 지은을 그리워하는 해은도,
여전한 마을 사람들도, 사진관을 찾는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도 결국 '행복'으로 나아간다.

“무엇이 됐건 나의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 내가 옮기는 발걸음 끝에. 그 끝에 꽃이 피건, 빗물이 튀건, 자갈밭이건 상관치 않는다. 걸음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원하는 길을 모두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 길이 어떤 길이건 나답게 걸어간다면 아름답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테니까.” _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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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은은 사진관 문을 여는 매일이
행복하고, 기다려진다.

나에게도 그런 매일이 펼쳐질 수 있을까?
우리 동네에도 마음 사진관이 있었더라면.
아니, 어쩌면 내가 그 사진관을 찾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런 행운은 가만히 있는 이에게는 주어지지 않으니.

책을 덮은 지금, 여러 생각이 오간다.
그래도 조금은 따뜻해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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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행복할 수 있다면. 당신의 슬픔이 안녕할 수 있다면. 얼룩진 마음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꾸어 드립니다. 어서오세요, 행복한 마음을 찍어드리는 마음 사진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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