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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ㅣ 높새바람 43
이여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12월
평점 :
6학년

'6학년‘은
아직은 미숙하고 어리지만,
더 이상 어린애만은 아닌
아이들의 소소하고 솔직한 일상을 담은 이야기책.
달콤하지만 때로는 끈적이는 아이스크림 같은
사춘기의 불안한 심리와
그 앞에 놓여진 현실을 배경으로 엮은 동화책입니다.
‘바람의아이들’ 출판사가 펴내는 고학년 아이들을 위한 책 ‘높새바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기르고
자신의 힘으로 인간과 삶에 대해 알아가는
초등 고학년을 위한 책이며,
일러스트가 적고
내용의 대부분이 글로만 구성되어 있는 이유는
어린 독자들의 상상력을 방해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읽는 힘을 길러주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높새바람’의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해 마지않는 취지인 것 같네요.
출판사의 사려깊음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스크림으로 비유하면
딱~ 적절할 정도로 아이스크림의 여러 맛들과 닮아있어요.
색상은 화려하진 않지만 풍미 깊고 쌉싸름한 녹차 아이스크림이
어른의 맛이라면
동성친구와 우정을 쌓으며 관계를 맺던 아이들이
처음으로 느끼는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두근두근하는 순간의 마음은 어떤 맛일까요??
열세 살은
달콤한 바닐라 크림 맛이고,
6학년은
톡톡 튀는 알갱이가 제멋대로 돌아다녀 정신을 쏙 빼놓고
입안이 얼얼하기까지 한 ‘슈팅스타’라고
비유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야기는
여자아이 진서와 남자아이 민수의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엮어내고,
친구인 우희와 준서와 다양한 사건들로 인한
본인의 속마음과 고민을 나누며 해결해나가는
극히 자연스러운 성장 동화책입니다.

첫 장 시작부터
영어 단어를 못 외워 엄마에게 혼이 난 진서,
엄마의 마음과 진서의 마음을 모두 다 헤아려지는 장면이였습니다.
학원도 다녀 보고 과외도 해 봤지만
영어 실력은 늘 제자리걸음인 진서는 오죽 답답할까요?
일류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엄마가
팔을 걷어붙이고 영어 교육에 나서보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고 엄마의 한숨만 늘어가는 현실 앞에서
엄마 또한 어린 진서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해보이네요.
더구나 단짝 친구 우희가 키우는 강아지의 슬픔소식이 담긴 카톡 메시지에도
엄마가 내준 숙제 때문에 친구 곁에 가서 위로해 주고 같이 있어 주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너무 슬퍼하는 진서.

또 다른 남자주인공 민수도 아빠에게 혼이 납니다.
왜냐하면,
야구장에 끌려와서는 날아오는 공을 잡지 못했다고
마구 화를 내면서 민수에게 화풀이를 하는 듯 야단을 칩니다.
야구공이 갖고 싶으면 직접 잡으면 될 껄
야구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끌려온 민수는 이만저만 속상한 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아빠는 자신에게 매사에 열정이 없다며
시비까지 걸어오는게 아닌가요?
민수의 우직한 성격이 들어나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어린아이같은 아빠의 마음이 고스란히 비춰지는 한심한 부분이였답니다.
또, 여기에 엄마까지 한수 더 뜹니다.
“요즘 같은 경쟁 사회에서는 꿈을 이루려면 욕심을 가져야 하는 거야”라고,
더구나 엄마의 지원사격에 힘입은 아빠는 해서는 안 되는
민수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꺼내듭니다
“우리 아드님은 꿈도 없으시잖아”라고...
비굴하다 이 부부~~~!!
엄마, 아빠를 비롯하여 주변의 학교 선생님 같은 어른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이들을 차별하고 애 취급만 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 속에서도 책 속 주인공들은
친구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첫사랑이라는 예쁜 감정에 다가 서기도 하지요.

그리고 강아지 ‘통통이’의 뺑소니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아이들의 지혜와 놀라운 배려심은
책을 읽는 동안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습니다.
열세 살 여자아이 진서와 남자아이 민수의 일상을
일기로 엮은 이 이야기는
어린이가 청소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겪는
복잡, 미묘한 마음의 변화를 현장감 있게 보여 주고 있어
책 읽는 내내 공감지수 ‘업’ 이였습니다.
진서처럼,
좋아하는 것을 제쳐두고
오직 ‘공부’, 공부에만 집중하라는 부모님의 성화 속에서도,
민수처럼,
아직 명확하게 정해 놓은 꿈이 없다는 이유로
잔소리를 듣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다독이며 마음의 크기를 키워 나갑니다.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라면
모두들 한번 쯤 겪어봤고 고민해 봤을 이야기들이라서
책속 주인공들의 마음에
저절로 공감대가 커지고 귀 기울여 듣게 되었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될까요?

아직은 어려 어수룩한 면이 더 많아 보이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고 경험하며
성장하는 진서와 민수.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며
처음 느껴보는 첫사랑이라는 감정에 어찌할 바를 몰라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그 감정에 조금씩 다가서며
그렇게 그렇게
조금씩 한단계 성장해나갈 것 같습니다.
어른들의 눈에는 여전히 어린 아이 같은 아이들이
힘겹고 서툴러도 스스로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어른들의 걱정보다 더 멋지게 자랄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이 이야기 중 진서와 민수는 힘들고 속상한 마음을 달래보려고
‘달코미 아이스크림’을 찾는 것을 보면서,
우리아이들에게도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는 달콤한 방법 같아서
‘써 먹어야지’ 맘속으로 생각이 들었답니다.
내일 당장,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주며
속상한 일이 있으면
아이스크림과 같이 녹여 버리라고 다독여 줘야겠어요.
많이 서툴고 실수만발이라도
자기 스스로 난관에 부딪혀보고
또한 그곳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해보는 시간들,
이 시간을 지나면서 미숙해보이기만 하던 6학년은
몸과 마음이 단단해지는
청소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어른들의 조바심보다
우리 아이들은 더 멋지게 더 당당하게
꿈과 희망을 품은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어른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원하는 맛을 고르고
다양한 맛을 음미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읽기물이라서 더욱 세세함까지 느낄 수 있어 좋았던 책.
"슈팅스타"를 젤 좋아하는 둘째는 책 읽기는 곧 잘하지만
깊이있는 글쓰기는 다소 부족해서
항상 읽기책을 선택하고 생각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한답니다.
움직임이 많은 몸은 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는 것이 확연히 보이는데
아직 정신세계는
어리버리~
얼렁뚱땅~,
장난꾸러기 소년입니다.
신체와 정신의 부조화 때문일까요?
보여지는 행동으로 보아 내적성장은
서툰 어린이를 벗어나지 못하는데
겉 외형은 쑥쑥 자라고 있어
엄마를 긴장 시키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꿈도 많고, 친구도 많은 우리아이.......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꿈꾸는지 알고 싶었고
1년 후 다가오는 6학년을 알차게 딛고 일어서서
멋진 청소년이 되길바라면서
또한 이 책이 부족한 엄마까지도 성장 시키는 자극제가 될 것 같아
읽어본 책이였습니다.
곧 우리집 아이들의 이야기가 될것 같아
읽는 내내 신중했던 책이기도 했네요
감사하며 읽었고
아이들을 한층 더 이해하게 될
또 다른 마중물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마음이 한결 느긋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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