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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ㅣ 바깥바람 11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2월
평점 :

<<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
- 최윤정 지음
바람의아이들 출판사
‘어린이 책’에 대하여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고 느낀점이나
어린이 책을 읽고 고르고 번역하는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된 시사점을 다룬 비평서이며,
어린이 책들에서 보이는 작가나 출판사의 태만함을 비판하며,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 책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그 관심이 참된 어린이 독서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꼼꼼히 짚어나가며
기록한 책이다.

최윤정 작가는 어린이 책에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우리 어린이문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동안 쓴 책으로 어린이문학 평론집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을 포함하여
100여 권의 어린이 청소년 문학작품을 번역했다고 한다.
저자 최윤정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어린이·청소년 문학 평론가부터 번역가, 평론가, 출판기획자
그리고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대표까지 그 이름들은 저자 최윤정이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기름진 땅을 일구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감히 짐작케 한다.
현재 저자의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로서
어린이 책을 고르는 독자들에게 단단한 믿음인 동시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지표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렇게 잘 알려진 저자가 쓴 책은 내용에 대한 강한 신뢰를 갖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선뜻 구입하고 읽어보기에 머뭇거려지는 게 사실이다.
저자가 오랜 기간 동안 일구어 온 이야기를
문외한인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을 잠시 뒤로 미루고 일단 첫 장을 넘겨보기로 했다.
자신의 아이에게 좋은 책을 선물하고자 어린이 책을 읽기 시작한 한 부모라면
어떤 책을 고르느냐는 문제는 끊임없이 이어져온 질문일 것이다.
급변하는 정세에 발맞추기라도 하듯 어린이 문학을 둘러싼 여러 상황들이 바뀌고 있지만,
독자의 고민과 좋은 책에 대한 열망은 변함없다.
아이에게 책을 매일 읽어 주면
정서적인 면이나 지적 성장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이제는 일반상식처럼 알려져 있다.
그러나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그림책이나 동화책 중에서
좋은 책을 고르기란 쉽지가 않다.
아이들과 부모들의 관심대상이 서로 뚜렷하거니와
아이들을 불량식품으로부터 보호하듯 수많은 책들 속에서
정말 아이들에게 읽힐만한 책을 골라 주는 역할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다분히 부모의 몫으로 남는 숙제라고나 할까?
특히,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전집류와 단행본들 중에서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기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베스트셀러 항목 중에 수록된 책이나
도서전문단체에서 추천하는 책 목록에 의존해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편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이 책의 출간이 더욱 반갑고 고마운 이유가 되었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는
어린이 문학을 다각도에서 살펴보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당연이 느꼈을 낮은 문턱이
이 책을 보다 저 편안하게 보다 더 친근하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 점은 겉으로 보이는 두꺼운 두께와 작고 빽빽한 글자에 겁먹은(?) 독자들을
기만하는 사랑스런 책이라고 생각 든다.



본문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을 열면 빼곡히 들어 선 글자들......바로 1부 ‘내 안의 아이’이다.
현재 우리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조심스런 문제일 수 있는 ‘성’과 청소년 문학의 역할, 아직까지 아무도 고려하지 않았던 독자의 권리에 대한 고찰, 그림책으로 체험하는 성장 그리고 어린이 문학을 향한 근본적인 질문 등이 실려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봐야 할 점은 ‘부모의 역할’의 재조명이라고 생각 든다.
어린이 책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입장이었던 부모를
책을 읽는 독자로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따라서 어린이 문학이 실제적인 독자층을 가지게 됨으로써
한층 더한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생각 든다.


2부 ‘책 밖의 어른’과 3부 ‘책 속의 아이’에는
초판본에 수록되어있던 글을 비롯해,
저자의 다른 평론집 <슬픈 거인>의 초판본에 실려 있었으나
개정판에는 빠진 원고를 가져왔다.
이미 많은 독자로부터 공감을 샀지만
현시대 어린이 문학이 궁금한 독자들에게도 도움 되기 충분한 이야기들이 가득가득하다.


이 책은 평범한 부모이면서,
예리한 통찰력을 지닌 평론가이면서,
한국과 프랑스를 넘나드는 번역가로서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저자의 넓은 시야로 어린이 문학의 전반을
따뜻하고 정교한 안목으로 활짝 열어젖힌다.
그동안 어린이 문학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찬찬이 돌이켜보며,
어린이 문학을 두드리는 부모와 독자들에게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뿐만 아니라 자기 안에 오랫동안 고착되어있던 어린 시절의 문제를 다시 만나도록 돕는다.
그래서일까?
아이를 어른의 과거를 생각하며 키울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항상 생각해 볼 것을 강조하며 부모가 아이들 책을 직접 읽어봐야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가려줄 수 있다는 걸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책읽어주는 엄마로서의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로 활용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한편 한편씩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책을 고르는 기준이나,
책에 관한 주관 같은 것이 없는 독자를 위해
책을 보는 좀 더 넓은 눈을 제시해준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고, 국내의 어린이 관련 책 편집자들이 가진
바람직하지 못한 편견 및 오만 등에 대해서도
볼 줄 아는 안목을 나름대로 갖게 되었다고 생각 든다.
육아교육에 관련 수많은 대부분의 강좌에서
"책이 길이고 책이 정답이다"는 결론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와 관련된 서적도 여러 권 발매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골라주고,
책을 비판해 볼 수 있는 미약하지만
독자들 개개인의 주관을 갖도록 해주었다고 생각 든다.
아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깨우쳐주는 일은
평생을 두고 같이할 동무를 얻게 해주는 일만큼이나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재미있어 하는 것을 보면서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행위는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일을 방해할뿐더러
독자를 상대적으로 불행하다고 할 수 있다고 하니 살짝 무서워지기까지 한다.
문제는 부모들~~??
부모들은 아이들 책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즐기며 평생을 같이할 동무로 여기게 하기보다는
책을 읽으며 교과적 지식을 쌓거나 글을 쓰는 실력을 얻기를 바라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 대학 입학을 위해 논술이니 글쓰기에 중점을 두고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공부처럼 여겨서는 안 될 것이며,
어른들도 아이들을 '보다 낫게' 키우려고 책 읽기를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 말이라서 찬찬히 읽고 또 읽었던 부분이다.
아이들 스스로 책의 재미를 느끼고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먼저 책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 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정보였지만
여기에 한가지 덧 붙여
좋은 동화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아이들의 책을 읽어 보고,
아동문학 비평서들도 읽어 보라는 권고내용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던 대목이다.
종합정리 해본다면,
무언가 배우고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겁기 때문에 책을 읽는 아이들은 분명 행복할 것이고,
아울러 그런 경험을 한 아이들은 누가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책과 가까이 할 것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 스스로
‘생각’의 움직임이 머릿속에 저절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책을 읽는 중이나 읽고 난 후 교훈이나 지식 관련하여 질문을 하려는 행위는
아이들로 하여금 온전히 책 속 이야기와 만나는 일을 방해할 뿐이라는 것이다.
책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스스로 빠져나오는 일을 할 수 있을 때에
어린이는 그만큼씩 성장한다는 지당한 마무리~~~.
“책을 읽고 즐기면 충분하다는 말은 항상 옳다”~~ !
그러므로
아이들 책읽기와 독서 지도를 제대로 하고 싶은 부모라면
책 읽고 난 후의 토론이나 독후감 쓰기 같은 것보다는,
먼저 좋은 책 고르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건 어떨까?
좋은 책 고르기보다는 좋지 않은 책의 공해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니까 말이다.
또한 아이들의 책 읽는 즐거움을 앗는 또 다른 원인으로
편집자로 대표되는 출판사의 과잉 친절을 거세게 비판하기도 하고,
옥석을 가리기 힘들게 난립한 출판사 및 유통구조, 진실한 평론의 부재 등을 꼽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책을 쓰는 작가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읽는 내내 그냥 무심히 지나치던 독자들의 행동을 다소 부끄럽게 만들어줌으로써 앎의 폭을 넓혀주는 부분이었다.
앞으로는 한 권의 책을 보더라도 이리저리 생각해보는 신중함을 실천해볼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선정해 읽히는 것은
만연한 안전불감증 식품들 중에서 안전하고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불안전한 식품이 몸에 병을 일으킬 수 있듯이
바르지 못한 책들이 청소년기를 맞이할 우리아이들에게
정신과 마음의 병을 초래하게 될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확신이 든다.
아이들 책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무조건 책만을 읽으라고 강요할 게 아니라
왜 좋은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여기에서도 찾지 않을까?
좋은 책을 골라 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어
그림책을 선택하기 전에 먼저 비평서들을 읽어보았더니
오히려 어느 면에서는 선입견을 갖게 해주었다.
생각지 못한 곤란함도 느끼고 오히려 더욱 책 선택의 어려움이 가중되기도 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책을 먼저 보고, 비평내용은 그 후에 보기로 결정해 보았다.
모든 책에서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분명한 줏대(판단)를 가지고
비평서들을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된다면 진짜 좋은 책을 고를 수 있으리라.
이 책은 여느 다른 책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는다.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본다면~~
/우선 번역가인 작가답게 어린이 책 번역의 문제점과 기획에서 있을 수 있는 문제를 다뤘다는 점이다.
/국내 창작 동화 보다는 외국 번역물이 더 많이 출간되는 현실상 번역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이 저절로 간다.
/구체적으로 외국번역 그림책들을 비판하면서도 국내 창작물이 비평은 없어서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한 그림책 내용을 한 예로 들어가면서 시대상 따라 변하는 생각의 변화양상을 비교했는데 아주 재미있으며 솔깃한 매력이 좋았다.
‘아이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어른은 그 자체로 풍요로운 어른이지만
자연스럽게 보다 나은 양육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이 책의 미덕은
저자가 직접 아이들을 키우며 느낀 독서 지도에 대한 어려움과 그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나눠서 썼다는 점이다.
내 아이와 내 아이와 어울릴 아이들을 위한 세상이 좀 더 나아지길 바라며
저자의 진심을 차곡차곡 빈틈없이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은 어린이 문학에 다가가는 길이 쉽고도 흥미롭고
또한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른도 어린이 문학에 관심이 많아지며
‘내 아이’와 ‘내 안의 아이’ 모두를 위한 안내서를 자처한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책과 함께, 책을 권해주는 어른과 함께 행복해지길 바라며
길지만 알찬 여정을 마무리 한다 .
늘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길러 줄 책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차에
문학비평서인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가 찾아왔다.
세련된 문장들로 꾸려져있거니와 냉철하면서도 쉽게 이해를 돕는 비평으로
읽는 내내 편안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더불어 어설프고 모호하게나마 세워 두었던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도 확고해지고,
좋은 책을 판별하는 안목도 조금은 생긴 듯하다.
우리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고,
내 아이가 책 읽는 재미와 책 속 감동에 젖어보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엄지 치켜세워 권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