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
히라마쓰 루이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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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 >>

 

작가 히라마쓰 루이는 텔레비전, 신문, 라디오, 잡지, 인터넷 미디어 등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안과 전문의로 10년간 10만 명이 넘는 노인을 진료하면서

주위를 난감하게 하는 고령자의 행동은 성격이나 치매 탓이 아니라

대부분 노화에 의한 신체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은 그렇게 축적된 연구와 경험이 압축되어 있는 책이다.

 

 

 

2018년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지 17년 만이며 일본에 비해 7년이나 빠르다고 한다.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에 맞는 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에는 고령자들이 자주 하는 행동 16가지가 소개되어 있다.

가족들도 이해하기 힘든, 이해하고 싶지 않은 행동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고령자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설명하면서도 예방법이나 대처법도 함께 소개한다.

고령자 관련 책은 치매나 노인 심리에 관한 것이 대부분인 반면, 이 책은 신체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다루며 적용 가능한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해결책까지 담았다.

    

 

특히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꼼꼼히 살펴 읽어볼만하다.

먼저, 고령자 가족이라면......

고령자를 넓은 마음으로 대해라,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라는 일반적 조언들은 가족에겐 상처가 된다. 고령자와 대화가 잘 안 되는 데는 의학적인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면 방법이 보인다.

둘째, 고령자 본인인 경우

갑작스레 찾아온 노화. 고령자도 당황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고의가 아닌데 주변인들을 불편하게 한다, 노력할수록 엇갈린다고 말하는 고령자가 많다. 노화의 정체를 알면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다.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으니 자신감 떨어질 일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령자를 상대하는 사람들, 우리 모두가 해당되지 않을까?

나이 드는 게 죄도 아닌데 노인들의 마음은 자꾸만 굽어간다. 가장 가까이에서 노인을 상대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노화의 정체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여느 다른 책들과는 색다른 특징을 가진다.

일반 성인책보다 큰 글자, 시원시원한 구성은 고령 독자들 뿐 만아니라 중장년 독자들의 책읽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쉬운 설명과 표현, 현실성 넘치는 생활 에피소드, 시원시원한 편집 그리고 전문용어 대신 쉬운 말과 이해를 높이는 표현을 사용해 내용의 전달력을 높였다.

제일 칭찬하고픈 편집은 각 장이 에피소드/본문/요점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단순하고 간결한 에피소드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효과적이며, 한눈에 볼 수 있는 요점 페이지는 필요할 때마다 바로바로 찾아보거나 필요하다면 오려서 따로 붙여 놓고 가지고 다니거나 보기에 수월하게 제작되어 있다.

 

이 책에는 노인이 자주 하는 난처한 행동 16가지에 대해 세분하여 조목조목 나열하고 있다.

/ 본인에게 불리한 말은 못 들은 척한다.

/ 갑자기 "시끄럽다!"고 화를 내고 본인들은 큰 소리로 말한다.

/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고 과거를 미화한다

/ "나 따위 있어 봤자 짐이다" 하고 부정적인 말만 한다.

/ 애써 준비한 음식에 간장이나 소스를 흠뻑 뿌린다.

/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면 오히려 입을 닫아 버린다.

/ '이거''저거''그거'가 많아서 설명을 알아듣기 어렵다.

/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는데도 천천히 건넌다.

/ 입 냄새가 심하다.

/ 약속을 하고 새까맣게 잊는다.

/ 놀랄 만큼 어이없는 곳에서 넘어진다.

/ 돈이 없다면서 낭비가 심하다.

/ 나쁜 병에 걸린 걸까 의심될 만큼 식사를 하지 않는다.

/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심하게 사레들리거나 계속 가래를 뱉는다.

/ 한밤중에 일어난다.

/ 그렇게 계속 나올까 이상할 정도로 화장실에 자주간다.

 

많은 사람들이 갖는 노인에 대한 생각은 다음과 같지 않을까?

'노인은 갑자기 화내기 일쑤이며, 말로는 대화가 안 통하고, 자기말만 고집하고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이해 안 되는 행동을 서슴치 않고, 변덕과 심술이 많아 힘들다.'

 

'노인이 자주 하는 난처한 행동'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 <<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 >>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노화의 정체'와 주변 사람이 해야 할 행동, 고령자 본인이 해야 할 행동을 의학적인 지식을 토대로 알기 쉽고 조목조목 예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주위를 난처하게 하는 고령자의 행동. 그 실제 원인이 노화에 의한 신체 변화에 있다면 그 해결방법과 예방 또한 어렵지 않게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껏 노인공경이란 틀에 매여 참아만 왔었다면 이제는 그들을 이해하면서 행동을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겠다는 여유로운 자신감마저 든다.

 

노인들이 노화에 의해서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는 이 책을 읽고 나면

여러 부분에 있어서 이해의 폭을 넓혀주기에 크나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고령의 가족 뿐 만 아니라 주변 어르신들과 원만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며, 이 책이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장담해 본다.

 

그동안 노인이라 터부시하고 연세가 많으셔서 그러려니 치부했던 말과 행동들이 한꺼번에 반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노인이라서 그런 것이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이 신체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였다고 생각하니 그동안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일상 행동들을 맘속으로였지만 지적하고 무시했던 예전 나날들이 후회되고 반성되었다.

 

이제 나도 중년에 접어들어 보니 다가올 노년이 두렵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노년이라는 시간을 먼저 책으로 준비하게 되면서

주변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이 책을 두고 하는 말이 될 줄이야......

이제부터라도 주변의 많은 노년을 사는 분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새삼 하게 된다.

 

고령자가 살기 편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의도처럼

고령자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면,

지금의 젊은 세대가 고령자가 되었을 때는

더욱 살기 좋은 사회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 된다.

결국 지금의 노년 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니까......

 

결국 내가 살아가야 할 시간들이므로

더 나은 미래의 노년을 위해 지금의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아버지의 병환이 깊어갈 무렵,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을 다 읽을 즈음, 갑작스럽게 악화된 병환으로

아버지는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셨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가슴에 와 닿기고 하고

미리 알고 실천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했었다.

사람은 태어나면 모두 떠나게 마련이란 담담한 말씀처럼

노년과 생의 이별은 점차 다가오지만

우리는 준비하지도 않으면서 노년의 삶 자체를 이해하려고도 않는다.

이 책이 계기가 되어

다가 올 삶을 이해하고

노년을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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