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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도형으로 수학왕이 된 앨리스 - 직육면체.입체도형 ㅣ 초등 5.6학년 수학동화 2
계영희 지음, 오정조 그림 / 뭉치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수학선진화방안’으로 ‘스토리텔링수학’이 도입된 때가 있었다.
그 붐을 타서 사교육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일률적인 암기식 연산수학과는 다른
사고력과 창의력이 요구되는 서술형 수학이 첫 선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아쉽게도
지금은 여러 이유로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가 되었지만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필요한 학습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스토리텔링 수학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수학적 요소를 파악하는 것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체험활동과 독서 활동을 추천하고 있다.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한층 깊어지고 어려워진 교과수학에 대한 부담감 또한 커져가고 있었는데
<초등5,6학년 수학동화시리즈>의 발간으로
학교성적은 물론 융합적인 사고력까지 챙길 수 있을 것 같아 반가움이 앞섰다.
시리즈 중 2번째 도서인 <입체도형으로 수학왕이 된 앨리스>는
개정 수학도서 대비 뿐 만 아니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수학적 공간감각을 재미있게 키울 수 있는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되어 선뜻 손이 갔던 책이다.
<입체도형으로 수학왕이 된 앨리스>는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수학의 원리와 개념을
잘 알려진 명작동화이야기로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가 등장하여
직육면체와 입체도형에 관련된 학습을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동화로 쉽고도 재미있게 담고 있다.
앨리스는 시냇가 옆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언니와 함께 책을 읽다가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깜박 졸다가 깬 앨리스가 고개를 들어보니 옆에 있어야 할 언니 대신 1600년 전 태어난 최초의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가 책을 보고 있다.
바로 그때 갖고 싶어 하던 전동 외발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 말하는 흰토끼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쫓아간 앨리스는 어두운 터널에 빨려 들어가 이상한 수학나라에 도착하게 된다.
키100cm이하만 통과할 수 있는 문에 들어갈 수 없었던 앨리스는 퀴즈를 성공해서 몸이 작아져서 문을 통과하게 된다.
병에 담긴 음료를 마시자 몸이 더 더 작아지고, 퀴즈를 풀자 몸이 쑥 쑥 커지는 등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앨리스는 수학 문제를 풀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히파티아와 동행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토끼를 다시 발견하고 쫓아가다 지친 앨리스는 사흘을 굶은 고양이에게 쫓기는 중인 생쥐를 만나게 되고, 온통 땀범벅인 몸을 말리는 최고의 방법은 코커스 경주를 하는 거라는 생쥐의 말에 호기심 많은 앨리스는 히파티아와 함께 생쥐를 따라간다.
하지만 경주 수업료를 내야하는데 그건 바로 경주로에 잔디를 얼마만큼 깔아야 하는지 넓이를 계산하는 것~!!
앨리스는 평행사변형 모양의 경주로 넓이를 계산해 코커스 경주를 체험하게 된다.
정신없이 뛰었더니 배가 고파진 앨리스가 먹을거리를 찾다가 주변에 각기둥과 각뿔 모양으로 생긴 버섯들이 수북하게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푸른색의 커다란 쐐기벌레가 버섯 꼭대기에서 팔짱을 낀 채 누워서는 버섯을 먹으려면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한다.
앨리스는 단번에 각각의 버섯 모양이 어떤 입체도형에 해당하는지 알아 맞혀 처음 맛보는 신기한 버섯으로 허기를 채운다.
그리고 하트 여왕과 정원사 몸에 그려진 하트와 스페이드의 선대칭도형 문제를 해결해주고, 서로 포개었을 때 완전히 겹쳐져 합동이 되도록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하트여왕의 보답으로 4개의 문제를 다 맞히면 앨리스가 그토록 원하던 전동자전거를 상품으로 받을 수 있는 대회가 열린다.
모자 장수가 낸 주사위 문제, 그리폰이 낸 철사를 이용한 직사각형 문제, 한글의 자음 중에서 선대칭도형이면서 점대칭도형인 것을 찾는 거북의 문제, 한붓그리기가 가능한 도형을 찾는 토끼의 문제를 ‘놀라운 실력’으로 맞히면서 당당히 꿈에 그리던 전동자전거를 갖게 된다.
신나게 자동차를 달리던 앨리스는 어느새 원래 세계로 돌아와 있었고
수학 문제 앞에서 당당해지고 한층 성장한 자신을 느끼고 뿌듯해 한다.

<입체도형으로 수학왕이 된 앨리스> 책은
글밥의 양도 적절해서 여백과의 비율이 적절하고
사이사이 삽입된 그림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밝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림의 은은한 색상 또한 읽는 독자의 눈의 피로도를 걱정해준 배려 때문인지
읽는내내 눈의 피곤함을 몰랐다.
그림이 차지하는 분량이 꽤 많은 편이라 지루함없이 술술 읽혀지는 책이였다.
또한, 제일 중요한 '수학적 읽을거리'가 가득가득 들어 있어
'알아가는 재미'까지 선사하는 책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을 꼽는다면
단연 ‘책 속 부록’으로 제일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1. ‘내용정리’ 각 장의 마지막에 있는 부분으로
교과학습에 꼭 필요한 개념정리를
깔끔한 문장과 다양한 색상의 그림으로 표현하여
여느 참고서보다 훌륭하게 핵심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2. ‘히파티아가 들려주는 생활 속 수학 이야기’에서는
‘역사에서 수학 읽기’, ‘생활 속에서 수학 읽기’, ‘예술에서 수학 읽기’ 로 세분하여
수학이 실제 생활에서 활용되는 예를 알려주는 읽을거리가 실려 있다.
이해하기 쉽게 대화체를 사용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으며
군데군데 삽입된 그림이나 사진 또한
보충 설명으로 부족함이 없다.

<입체도형으로 수학왕이 된 앨리스>에서는 뭉치 출판사에서 만든
『초등 5·6학년 수학동화』 시리즈 중에서
직육면체와 입체도형 부분의 학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잘 알려진 명작을 활용해 수학을 익힐 수 있어
우리 아이들이 수학을 익숙하게 받아들여
신선한 재미까지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학에 재미가 생기고
자신감 있게 문제 풀이를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러 사건들은 ‘직육면체와 입체도형’에 대해
기초부터 익혀 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이어져 있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학습까지 덩달아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명작보다 재미있는 수학동화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수학 공부에 자신감이 생긴다면
이 보다 더 좋은 학습방법은 없지 않을까?
책 읽기 첫 시작지점, ‘작가의 말’ 내용에서
‘수포자’가 아닌 수학을 신나게 하는 ‘수신자’가 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실린
에피소드는 학부모인 독자라면 한번쯤은 공감과 함께 반성의 자세를 하게 만드는 것 같다.
수학 때문에 조급해하는 학부모를 위한 조언으로
중국 국동지방에 있는 ‘모소 소나무’ 이야기를 비유하여,
우리아이도 모소 소나무처럼 깊고 넓게 뿌리내리며 기다리다가
성장점에 이르면 급성장하는 대기만성형 아이일지 모른다는
믿음을 가지고 지켜봐야한다고 설득한다.
미국에서는 부모가 단지 수학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의 수학 성적이 올랐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고 하니
우리 아이들에게는 사랑과 관심
그리고 기다림이 정답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본문 내용 중 앨리스의 독백 중
읽는 이로 하여금 맞장구치며 동조하게 되는 대목이 있어 소개해 본다.
[114쪽, 하트여왕의 대칭과 합동문제를 해결해주면서 혼잣말로 되뇝니다.
“그동안 수학은 일상생활에 아무 필요가 없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상한 수학나라에 와서 퀴즈를 자주 풀다보니 수학에 대한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생겼나봐”]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이 앨리스가 되어
주어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을 때의 감동은 사뭇 뿌듯했다.
우리 아이들도 같은 느낌을 받으며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