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십여 년 전쯤 이 책을 처음 읽었다. 그 후로 아주 가끔, 이 책을 꺼내어 읽는다.

어떤 때인가 하면 마음이 조금 외롭거나, 혼자 있는 시간이 좋으면서도 어딘가 빈구석이 느껴지는 순간이나, 나에겐 없는 어떤 좋은 점을 남편에게서 새로이 발견했는데 이상하게도 내 마음에 긴 여운을 드리운다거나, 그와 나의 결혼 생활이 문득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라든가, 그러면서도 함께하는 시간이 꽤 괜찮다고 느껴지는 때.

때때로 슬프고 대체로 평온한 결혼 생활에서 마주하는 감정을 담담하고 잔잔하게 쓴 글이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아서 좋다. 같이 있지 않는 편이 마음 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이 있는(130쪽) 결혼 생활,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 도착할지 모를, 움직이는 보도 위에 서있는 것 같은(102쪽) 결혼 생활. 내릴 수도 있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도 괜찮을 것 같은 위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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