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정령환상기 01 정령환상기 1
키타야마 유리 지음, Riv 그림 / S노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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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사실 레진에서 발매될 때부터 보려고 했던 작품입니다만, 하도 사람들이 발암 환상기라고 해서, 발암을 싫어하는 필자는 멀리했던 작품이군요. 아닌 게 아니라 진짜 환상적인 발암의 연속을 보여줍니다. 근데 희한하게 눈살이 찌푸려진다거나 거부감이 드는 발암이 아닌 대놓고 발암짓을 해대니까 오히려 시원한 느낌? 주인공이 슬럼가에서 누명을 쓰고 왕궁으로 소환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이유 없이 볼따구니를 연속으로 맞아야 하는 부조리, 납치된 왕녀 찾아 줬는데, 왜 납치범으로 오해해서 두들겨 팰까? 주인공이 슬럼가에서 사는 천민이라서? 신용이 없기 때문에? 주인공 나이 고작 7살, 밥도 못 빌어먹어서 체격은 더 작을 터. 이런 애가 삼엄한 경비를 뚫고 왕녀를 납치했을 거라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그냥 돈 몇 푼 지어주고 보내면 될 걸 굳이 왕궁으로 소환하는 바람에 납치범과 한패가 아니냐고 모진 고문 당하고. 하루아침에 부조리를 몇 개나 겪게 한 히로인은 사과도 없어. 어찌어찌 누명이 풀리지도 않은 애매한 상황에서 이번엔 왕이 딸을 구해준 보답을 해준다네? 야이~ 이병에게 갑자기 별 4개랑 독대하라면 할 수 있나? 여전히 다짜고짜 볼따구니 때린 히로인이나, 왕궁으로 소환한 히로인이나 미안해하는 구석은 전혀 없고, 주인공이 구해준 히로인은 멀뚱멀뚱? 여기는 지옥?



이 작품은 정령 환상기 보다 발암 환상기로 한차례 유행한 적이 있어서 아는 분들이 제법 있을 거라 생각하는군요. 주인공은 트럭과 버스 사고에 휘말려 이세계에 전생하게 되었죠. 동방에서 왔다는 부모에게 태어나 아빠는 일찍이 돌아가시고 엄마는 엄마를 노리는 무뢰배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그런 역사를 가진 아이가 죽을 위기에서 주인공의 인격이 각성한 방식의 이세계물입니다. 주인공(각성하기 전의)은 엄마를 죽인 무뢰배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가고 있었으나 주인공으로 각성하게 되는 동시에 마침 왕녀 유괴 사건에 휘말려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죠. 까지는 좋은데 행운 스탯치가 마이너스 수만은 되는지 온갖 고초를 겪게 됩니다. 납치된 왕녀를 찾아온 4인방 히로인 중 하나에게 볼따구니 두들겨 맞고, 어느 히로인은 왕궁으로 소환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게 하고, 왕은 딸을 구해준 보답이랍시고 마법 학원에 집어넣어 버리죠. 왕족만 다닌다는 학원에 평민 이하 천민을 집어넣는다는 의미. 이 멍멍이 같은 시추에이션은 무엇? 당연히 귀족 학생들은 달가울 리 없는 경지를 넘어 주인공을 아주 짓밟아 버리죠. 볼따구니 때린 히로인은 강 건너 불구경, 왕궁으로 소환한 히로인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구해준 왕녀는 언니(볼따구니 때린女)가 말 섞지 말라고 했다고 4년이나 방관.



그나마 4인방 중 상식인은 있었습니다. 학원 강사이기도 한 약관 12세 히로인. 얘도 뭔가 한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학원에 입학한 주인공을 케어해주고 말동무해주며 주인공이 정신 붙잡는데 일조하게 되죠. 그리고 홀딱 반하는 건 덤. 주인공 때 빼고 광내니까 미남이네요. 역시 남자는 얼굴. 자상한 마음씨는 덤. 5년 동안 이 강사 히로인 덕분에 정신 붙잡으며 학원을 다닙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 주인공을 얕잡아보고 괄시하고 욕하는 아이들. 사실 주인공이 왕의 명령으로 내려온 낙하산이긴 한데, 왕명으로 온 애를 이렇게 밟아도 되나? 싶지만 왕이나 히로인들이나 뒷일 감당은 주인공에게 다 떠넘겨 버리고 나 몰라라. 5년 동안 주인공을 왕궁으로 소환한 女는 끝끝내 코빼기를 보이지 않네. 나와서 사과하라고. 나, 마왕 될 자신 있답니다?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일상 속에서도 저런 놈들이니까 그러려니 하는 주인공이 대인배. 엄마 죽인 놈을 찾아 복수를 해야 하는데, 언제 할 거지? 학원 다니며 힘 좀 키운 거 같던데. 하지만 이 생활도 곧 끝이군요. 애들에게 뭘 시키는 거냐는 생각을 들게 하는 군대식 천리행군(약간 각색)에서 드디어 아이들이 일을 터트려 버립니다. 아무리 온화한 주인공이라도 질색팔색할 일을요. 스포일러라 자세히는 말 못 하지만 이 나라에 미련은 없습니다.



맺으며: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렇게 시원시원한 발암은 오히려 흥미를 마구 유발하는군요. 왜 더 일찍 접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 발암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작가의 능력이 좋습니다. 억지가 아닌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솜씨가 좋더군요. 엄마의 부조리한 죽음, 슬럼가에서 이용만 당하는 삶, 우연찮게 왕녀를 구출하였으나 선입견에 사로잡힌 히로인들에 의한 구타, 왕궁에서의 모진 고문, 지옥 같은 학원에서의 생활, 그럼에도 보답받지 못하는 인생. 4년이나 방관한 왕녀가 마지막에 너 님(주인공) 좋아해요라는 시추에이션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사실 슬럼가 소년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집(기숙사)과 굶어 죽을 일 없는 급식만으로도 보답받았다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죠. 그런 걸 다 흘려버리는 대인배 기질을 가졌긴 한데, 돌려 말하면 되받아처주지 않으니까 카타르시스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술술 읽힐 정도의 필력. 사실 이 작품은 귀족과 왕족이라는 악이 명확하게 그려져 있고 주인공은 그 악의를 받아도 어찌할 수 없는 나약한 소시민의 입장이라는 현실적인 측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당해도 언젠가 대갚음해 줄 거라는 밑 작업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도 있었군요. 시작부터 먼치킨은 아니지만 점점 성장한다는 설정도 있고. 주인공을 알아주는 히로인들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암울한 미래만 기다리는 건 아닌 느낌도 있습니다. 리뷰에선 미처 언급 못한 소꿉친구에 대한 복선이 언제 풀릴지 궁금하고, 그 외 복선에 몇 개 있어 보이던데 무리 없이 진행하는 솜씨가 괜찮은 1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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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막달라에서 잠들라 2 - Extreme Novel 막달라에서 잠들라 2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나베시마 데츠히로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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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늑대와 향신료에서 호로는 늑대의 화신으로서 사람 머리 꼭대기에 앉아 가소롭다는 듯이 세상을 바라봤다면 이 작품의 고양이의 화신 페네시스는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순백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죠. 뭐 고양이 화신이라고 해도 늑향의 호로처럼 정령의 일종은 아니고, 흔히 판타지에서 등장하는 수인의 한 종족에 불과합니다. 특징은 흔하디흔하게 나오는 것이 아닌 매우 희귀한 종족으로서 종교적 입장에서는 늑향과 마찬가지로 이단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이군요. 공통점은 외로움을 억수로 타는 호로처럼 페네시스 또한 자신이 있을 곳을 위해서 의존성 집착을 보인다는 것이고요. 오죽하면 자신의 일족을 몰살시킨 기사단에 의탁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였니까요. 주인공 공방에 파견되어 세상 물정을 너무 몰라 주인공에게 매번 놀림을 당하고, 뒤늦게 놀림당했다는 걸 알아도 되받아치지 못해 인간 불신에 빠져가는 모습들이 흥미롭죠. 사실 주인공 입장에서는 신앙을 위해선 사람 해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연금술사와 상극인 성가대에서 감시를 목적으로 파견된 페네시스가 달가울 리 없었긴 합니다만, 주인공이 그녀를 놀리는 것은 매사 수동적인 데다 세상 경험이 너무 없어서 이러다 사기당해서 팔려가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애가 백치미다 보니 가만히 내버려 둘 수가 없었던 것이죠. 당연하게 돌아오는 건 마이너스 호감도. 하지만 있을 곳이 절실했던 페네시스는 싫어도 같이 동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1권에서 공방 전임자의 사망 사건을 파헤친 끝에 범인을 붙잡으며 기사단을 궁지로 몰아넣는 것과 동시에 기사회생 시킨 주인공은 그 보답으로 페네세스를 받아오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왜 기사단 얘기가 나오고 페네시스를 받아오는 얘기가 되느냐는 설명이 길어지니 패스하고요. 2권 전반부에서는 페네시스가 악의 소굴에서 주인공 공방으로 이전되고 다시 있을 곳을 위해 주인공이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해나가는 모습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연금술사이고, 사실 말이 연금술사이지 주인공이 하는 일은 주로 철광석을 가져와 철로 제련하고 어떻게 하면 고순도의 철을 만들 수 있나를 연구하는 것으로 페네시스는 그의 조수가 되어 철을 제련하는 일을 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여전히 짓궂은 말을 내뱉고 페네시스는 토라지는 일상이 펼쳐집니다. 여기서 유념해야 될 것은 흔히 청춘 러브 코미디처럼 달콤 쌉싸름한 분위기가 아닌, 어디까지나 페네시스에게 사회 경험을 시켜주는, 웃음기 없는 교육 같은 장면들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새 주인공 마음 한켠에 그녀가 자리 잡고 있다는, 남녀가 한자리에 있으면 서로 의식 안 할 수가 없다는 클리셰도 동반하고 있긴 합니다. 이게 어느새 주인공에게 있어서 그녀는 남에게는 못 준다까지 성장시키긴 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 있죠. 그보다는 시급히 해결해야 될게 수동적인 그녀를 능동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고, 이에 따끔한 말과 자상한 말로 그녀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단과의 전쟁이 북쪽으로 확장되고 동시에 최전선도 북상하면서 지금의 도시는 최전선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에게 있어서 연금술은 그의 아이덴티티이자 목숨. 연구야말로 이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기에 최전선을 따라 자기도 북상할 것인지 고민에 빠지게 되죠. 따라가면 되지 않나? 이단과 싸우는 기사단에서 안 끼워주니까 문제죠. 너 님 아니어도 많은 게 연금술사이기에 경쟁도 치열하고요. 그렇담 남은 건? 뇌물이죠. 이 시대는 그래도 돼요. 근데 뭘 바치지? 2권 전반부에서는 페네시스가 주인공 공방에 기거하게 되면서 세상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법을 그리고, 후반부는 북쪽으로 가기 위해 인간의 길을 벗어나는 주인공을 그립니다. 연금술을 위해선 그게 성인(聖人)의 뼈일지라도 용광로에 던지는 걸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망가진 주인공이기에, 뭐 교회에 발각되면 당연히 이단으로 목이 매달릴 일이죠. 1권에서 실제 목이 매달릴 뻔하였으나 교회와 대립하는 기사단 소속이라 겨우 목숨을 건졌고, 그런 일이 있음에도 수단을 찾는 것에서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건 어쩌면 그에게 있어서 당연한 것입니다. 아무튼 기사단이 흘깃할만한 무언가를 찾아야 하고, 마침 좋은 무기가 떠오르게 되죠. 하지만 제조법이 실전(失傳) 되어 이제 이 도시에서 그 제조법을 아는 사람은 단둘. 주인공 눈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죠. 그리고 누가 늑향 작가 아니랄까 봐, 부부 사기단이 등장하는데...



맺으며: 이용당하는 삶이라도 있을 곳을 위해선 밤에 남자들만 있는 공방에 찾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페네시스를 두고 볼 수 없어서 인간의 존엄과 삶의 목적을 깨닫게 해주는 자상함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인간 이하의 짓을 해대는 주인공을 동시에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작가가 그걸 해냅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자 여자를 발가벗겨 용병 집단에 던지겠다고 협박하는 주인공은 이 작품이 처음이지 싶군요. 뭐, 명분을 만들어 여자를 강x 하거나, 뭣대로 이유를 붙여 죽이는 주인공을 둔 작품들 보다야 순한 맛이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사실 주인공이나 페네시스나 둘 다 제정신이 아닌 건 확실하죠. 주인공은 연금술을 위해 악마에게도 영혼을 팔 기세고, 페네시스는 있을 곳을 위해 몸이 더러워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려 하니까요. 물론 진짜 그런 일하는 건 아니고 그만큼 각오가 서려 있다는 의미. 근데 하필 만난 게 주인공이고, 언제나 짓궂은 주인공에 의해 매운맛으로 세상 살아가는 법을 깨우쳐가게 되죠. 이제는 그의 조수가 되어 용광로 앞에서 땀 뻘뻘 흘리며 철 제련에 힘쓰는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없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세상 물정 모르고, 심하진 않지만 대인 기피증에 타인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고(아직도 안 고쳐짐), 어떻게 이때까지 생존할 수 있었는지 주인공도 의아해할 정도. 그런 그녀가 주인공을 만나 조금씩 마음을 완성해가는 게 흥미롭긴 한데, 문제는 주인공도 정상인이 아니라는 것. 그럼에도 온기를 원하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주인공에게 기대는 그녀. 그 이면에는 일족이 몰살되어 혼자가 되었다는 과거가 있다는 것. 좀 많이 칙칙한, 잿빛 같은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3권부터는 조금 더 다양한 감정을 가지게 된 페네시스를 그리지 싶긴 한데, 보고 있으면 숨이 막혀 더 읽을 용기가 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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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 04 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 4
와리나이 타리사 지음, 박용국 옮김, 우카이 사키 그림 / ㈜소미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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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3권에서 기억을 잃은 건 오히려 다행이지 않을까. 흑막에 의해 정신 조작을 당해 기억이 봉인된 주인공은 노예 소녀 마리아를 친동생이라 철석같이 믿고 새로운 출발에 나섭니다. 마리아 또한 흑막에 의해 정신 조작으로 기억이 봉인되어 주인공을 친오빠라 철석같이 믿고 있죠. 하지만 영혼 깊은 곳에 각인된 주인공에 대한 사모하는 진(眞) 얀데레 성격은 기억이 봉인되었어도 마치 본능처럼 이끌려 표면화되곤 하는 장면들은 소름 돋게 합니다. 3권에서 폭주로 인한 후유증으로 지금은 병약해져서 침대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주인공은 그런 일조차 잊어버리고 마리아를 치료해 주기 위해 흑막이 추천한 길드 마스터 일에 도전하게 되죠. 이번 4권에서 주인공은 길드 마스터가 되어 국가를 위해 뼈빠지게 일하는 모습들을 그립니다. 길드원들과 도시의 치안을 도맡아 처리하고, 의뢰를 받아 미궁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부길마 스노우(히로인)인데요. 그녀는 주인공이 정신 조작으로 기억이 봉인된 걸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얘기를 해도 주인공은 믿어주지 않는 건 덤이고요. 워낙에 강력한 저주 타입의 정신 조작이라 흑막을 마치 생명의 은인처럼 여기고 있죠. 사실 주인공에게 있어서 기억이 봉인된 건 차라리 잘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3권에서 일어난 일들이 꽤 충격적인 거 같기 때문이죠. 붕어 머리 3초 기억력인 필자는 3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부분 까먹었습니다만, 이것만은 기억하고 있죠. 진(眞) 얀데레 속성의 히로인들. 얀데레 절정 시기의 마리아는 10층 가디언 아르티(얘도 주인공에게 애정 갈구)의 꼬드김에 넘어가 해선 안 될 일을 저지르는 바람에 두 눈을 잃어야 했죠. 맛이 갔던 아르티는 소멸되었고요. 이걸 주인공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기거하던 대저택도 홀랑 타버리는 뭔가 일이 터진 거 같은데 이건 기억 안 나는군요. 주인공에게 있어서 상당히 큰 충격을 동반하는 거 같습니다만, 모르니까 일단 넘어가고. 흑막은 주인공의 이런 기억을 봉인함으로써 주인공이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지만, 남이 차려주는 행복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집니다. 나아가 흑막은 주인공을 영웅으로 만들려나 본데, 사실 이건 어찌 되든 알 바 아니지만 어찌 된 게 거의 메인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더군요. 하지만 주인공은 그저 아픈 동생(마리아)이 빨리 낫기만 바랄 뿐, 그러나 흑막이 차려준 가짜 행복이라는 평온한 일상은 메인 히로인 '라스티아라'와 '디아블로 시스'가 찾아오면서 깨지게 되죠. 주인공이 갑자기 안 보인다 했더니 노예 소녀를 친동생이라 믿고 딴살림 차리고 있었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흑막은 어찌 된 게 라스티아라와 디아블로 시스의 기억은 봉인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4권 히로인인 스노우의 기억도 조작하지 않았죠. 이렇게 두면 주인공은 당연히 위화감을 가질텐데도요. 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에 대한 단서를 찾기 시작하고 찾을수록 흑막이 악당이라는 걸 알아가죠. 그럼에도 정신 조작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한편으로 부정(기억이 조작되었다는 것) 하는 장면들에서는 약간의 고구마를 먹는 듯했군요. 아니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천상의 미모를 가진 히로인 둘이 찾아와서 너(주인공)는 내 남친이라는 뉘앙스까지 풍기는데도 칼로 위협하는 게 정상인가? 조금은 의심을 하지 않나? 부길마 스노우도 만나자마자 주인공의 기억이 조작되었다는 말을 했었고, 한 명이 그러면 거짓말이겠지만 3명이나 그러는데? 그만큼 흑막이 걸은 정신 조작이 완벽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참 재미있게 돌아간다는 느낌이었군요. 결국 히로인들은 주인공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실력 행사에 나서기로 하는데, 웃긴 게 거기에 결사 항전의 뜻을 내비치는 주인공. 무찔러야 될 건 흑막인데 지들끼리 싸움. 거기에 주인공은 던전에서 '리퍼'라는 생활 밀착형(유령) 히로인까지 주워오는데 얘도 정상이 아닙니다. 부길마 스노우도 어느새 얀데레가 되어 가고, 주인공 전생에 나라 팔아먹었나?



맺으며: 원래 3권에서 하차한 작품입니다만, e북이 보이길래 충동구매했군요. 여기까진 좋은데 3권 리뷰에서 3년하고 4개월이 지나서 3권이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알쏭달쏭하다는 것. 도서도 분명 집안 어딘가에 있을 텐데 찾아도 보이지 않고. 3권 리뷰도 히로인에 대한 것만 언급이 되어 있을 뿐 뭔 일 터졌는지 모르겠고. 다른 분들의 리뷰를 찾아보면 되겠지만, 더 헷갈릴 거 같아 그만두었군요. 어쨌거나 언뜻언뜻 생각나는 걸 바탕으로 해서 4권 리뷰를 써보았습니다만. 기억으론 3권이 꽤나 암울한 상황이었던 거 같은데, 이걸 기억해 내야 4권이 더 재미있었을 텐데 좀 아쉬웠군요. 아무튼 주인공의 잃어버린 기억 찾아 3만 리입니다. 아직 1만 리도 못 갔지만. 어쨌거나 어이없는 건 잡히면 먼지 나도록 털릴게 뻔한데도 주인공의 기억을 봉인한 흑막이군요. 주인공 보고 영웅이 돼라, 그렇게 판을 짰고, 그렇게 흘러가게 만들었다지만 정작 주인공은 영웅이 될 생각이 없는데? 사람 마음을 마음대로 조작 가능하다면 세상은 평화로워졌거나 불바다가 되었을 테죠. 뒷일이 재미있어지는군요. 아무튼 게으름 터진 생활에서 얀데레로 각성해가는 부길마 스노우, 내 남친(주인공) 원래대로 되돌리겠다고 선전포고한 메인 히로인, 미남 같은 히로인 울면 그림이 되는 디아블로, 생활 밀착형(주인공에게 기생) 히로인이 된 리퍼, 여담으로 리퍼는 30층 보스, 10층 보스 아르티 때도 그렇고 마물(은 아니지만 인간도 아닌)에게 사랑받는 주인공. 기억을 되찾으면 어찌 될지 기대되는 마리아, 사실 본 이야기보다 메인은 어째 하나같이 제대로 된 히로인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지구에 슈퍼 얀데레 진짜 친동생도 있는 거 같고. 외에도 더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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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마왕 2099 01 - 사이버펑크 시티 신주쿠 마왕 2099 1
무라사키 다이고 지음, 크레타 그림, 이승원 옮김 / 노블엔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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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세계에 진정한 공포로 몰아넣었던 마왕이 있습니다. 그는 원래부터 마왕은 아니었고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온 노력가죠. 그래서 그런가 힘에 심취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그의 카리스마에 모두가 이끌렸고, 그의 타고난 공포에 모두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하지만 침략 당하는 인간들 입장에서는 공포의 대상일 뿐.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고, 절망이 있으면 희망을 갈구하듯이 인간들을 구하기 위해 나타난 용사. 치열한 싸움 끝에 모든 마왕의 운명이 다 그렇듯 그도 용사가 휘두른 빛의 검에 사그라졌습니다. 그리고 500년이 흐른 후 그는 멋지게 부활하였죠. 부활은 하였습니다만. 너무 많이 잠들어 있었군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500년이나 지났으니 강산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영원을 살아가는 마왕에게 있어서 500년은 찰나의 순간이고, 마왕도 그렇게 믿었죠. 그가 잠든 곳에서 나와 처음으로 본 게 도시의 네온사인이 아니었다면요. 이 작품은 '알바 뛰는 마왕님!' 상위 호환 버전쯤 되겠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알바 마왕이 다른 세계 즉 지구로 도망 왔다면, 이 작품은 마왕이 있던 판타지 세계와 지구가 융합한 판타지온의 세계라는 점입니다. 마왕 부활 100여 년 전, 두 세계의 융합으로 대혼란을 불러왔으며 두 세계는 멸망 직전까지 내몰렸었죠.



그리고 100년 후 간신히 두 세계는 화합의 시대를 맞이했으나 두 번의 전쟁을 거치며 국가라는 개념은 상실되었고, 도시 국가라는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가 생겨났습니다. 그중 신주쿠라는 거대 도시 국가 지하에서 부활한 마왕, 이 작품의 주인공이죠. 그는 부활하자마자 옛 영광을 되찾으러 세계 정복에 나서려 하나, 그의 신체적 성립 요건은 신도들의 신앙심과 피지배자들의 공포심이죠. 그런데 부활하고 보니 이제는 교과서에서도 언급이 되지 않는 구시대 마왕 따위를 생각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있는 거라곤 500년간 그가 부활 하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최측근이자 메인 히로인 '마키나'뿐. 시대는 판타지 마법과 지구인들의 기술이 접목하여 고도로 발전된 근미래. 사이버 펑크의 특유의 네온사인이 인상적인 시대. 이런 시대에 마왕을 추종하는 세력 따위 있을 리 없고, 그를 두려워하는 사람 또한 없을지니. 지금의 마왕의 능력은 일반인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 알바 마왕과 동급이 되어 버렸죠. 당연히 현실을 바로 받아들일 리 없고, 혼란 속에서 방황하다가 시비가 붙어서 피떡이 되기도 하는 처참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시간이지만 딱 하나 그에게 구원이 될 존재가 있었습니다. 옛부하중에 성공한 기업가가 이 도시에 있었다는 것. 그의 도움을 받으려던 주인공은 현실을 깨달아야 했죠.



비참함이란 이런 건가. 알바 마왕이 밝은 분위기였다면 이 작품은 슬럼가를 무대로 하는 어두운 이야기를 그립니다. 기업가 옛 부하를 찾아갔으나 문전 박대를 당했고, 어쩔 수 없이 하나 남은 옛부하이자 히로인인 마키나의 집에 갔으나 그녀도 빈말로도 잘 산다고 할 수 없었죠. 도시 외곽 슬럼가에서 간신히 집이라고 주장하는 양철로 된 허름한 집에서 살고 있었던 그녀. 비정규직으로 벌이도 신통찮았고 전쟁 기간 중에는 배급으로 간신히 연명했던 그녀, 지금은 누군가에게 좇기는 신세였죠. 이 시대는 마왕의 시대의 마족(작중에서는 불사자라 칭함)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입니다. 두 번의 전쟁을 거치며 마족의 위험성을 인지한 인간들에 의해 마족 사냥이 일어났고, 마키나도 숨어사는 처지에 놓였죠. 사실 이건 표면적인 상황이고, 흑막에 의해 마족 사냥은 여전히 이뤄지고 있으며 주인공의 부하들도 상당히 희생된 걸로 나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고, 힘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에게 있어서 그런 것보다 500년이나 기다려주고 지금도 없는 살림에 헌신하는 마키나라는 존재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상황은 500년 전 왜 용사에게 패배했는가를 묻기 시작하죠. 사람은 지킬 게 있으면 강해진다고 했던가. 용사는 지킬 게 있어서 강했고, 마왕은 패배했었습니다.



맺으며: 1권은 근미래에 부활한 마왕이 시대에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한 고군분투와 마족을 없애려는 흑막으로부터 히로인 마키나를 지키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리고 마왕을 토벌한 후 토사구팽 당한 용사의 이야기를 서브로 다루고 있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주인공(마왕)이 500년 전 왜 용사에게 패배하였는가를 묻는다는 것입니다. 찰나를 살아가기에 발버둥 치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인간은 강해진다는 용사의 각오는 영원을 살아가고 힘으로 지배하는 마왕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었죠. 그런데 마키나를 지켜가는 과정에서 그 감정을 깨달아가는 마왕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렇기에 마왕도 강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죠. 그래도 현실적으로 마왕은 신도들의 신앙심과 공포심이 있어야 존재가 성립된다는 것. 지금은 쩌리로도 취급 안 해주는 존재. 그래서 그는 발전된 문명을 이용하는, 처음엔 발전된 문명에 어리바리하였으나 곧바로 적응해서 살아가고 이용하여 신앙심을 키워가는 장면들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작중 누군가가 그를 이렇게 표현했죠. '인터넷 대마왕'. 미남이라는 인상과 마왕 특유의 카리스마로 인터넷에서 일약 스타가 되어 가는 장면들은 희대의 개그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문명을 발전시켰던 흑막이 되레 그 문명 때문에 골로 간다는 소재는 클리셰지만 이 작품에서는 카타르시스가 됩니다. 그리고 토사구팽 당한 용사의 운명도 참 기구하다는 걸 보여주죠. 슬럼가에서 다시 재회한 둘. 거적때기를 걸치고 노숙자로 살아가던 용사. 마왕이 사주는 우동을 먹으면서도 그의 인간에 대한 믿음은 철저하다는 것에서 역시 용사라는 걸 깨닫게 해주기도 합니다. 마왕을 만나 그의(용시) 인생 가치관이 바뀌어 가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사물과 현실적인 슬럼가, 사이버 펑크에 대한 표현력이 상당히 좋습니다. 마치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군요. 필자가 오랜만에 추천하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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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변변찮은 마술강사와 금기교전 01 - L Novel 변변찮은 마술강사와 금기교전 1
히츠지 타로 지음, 최승원 옮김, 미시마 쿠로네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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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여기는 마술 학원. 그중에 선생은 학생들을 바보 취급 하고, 학생들은 선생을 선생 취급 안 하는 막장 학급이 있습니다. 이야! 작가가 사람(독자)이 가진 오기(傲氣)가 어디까지인지 실험하는 듯했군요. 이래도 읽을 거야? 희대의 쓰레기 주인공을 투입해서 사람(독자) 혈압 오르게 하고 도서를 불쏘시개로 만드는 능력이 가히 수준급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빈둥빈둥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걸 낙으로 여기고, 여자가 개과천선하라고 임시 교사로 학원에 취직 시켰더니 의욕은 고사하고 학생들을 바보 취급 해서 난장판 만들어 버립니다. 소개해 준 여자의 얼굴에 먹칠하고, 참다못한 학생과 싸움이 붙어서 져 놓고도 인정 안 하는 희대의 쓰레기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죠. 입만 열면 비아냥대고, 지각을 당연시 여기고, 학생들의 꿈을 짓밟습니다. 그렇다고 교육에 열성적인가? 그럴 리가요. 게으름을 신조로 삼고 있는 주인공에게 일은 사치죠. 맨날 자습만 시킵니다. 사실 여기까지 보면 어디에나 있는 쓰레기라고 치부하면 편하고 개그물이라고 치부하면 여느 라노벨쯤 되었겠죠. 그런데 작가의 글 솜씨가 대단한 게 주인공의 사람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는 것인데요. 그러니까 정말로 사람 깔보고 바보 취급 하는 성격이라는 뜻이죠. 출판사가 용케 서적화했다고 할까요.



하지만 정말로 이런 희대의 쓰레기 주인공을 계속 기용했다면 아마 엄청난 항의를 받았겠죠. 당연하게도 주인공의 이면에는 말 못 할 사정이 숨어 있다는, 마술을 싫어할 만큼 과거에 뭔 일 있었고, 그래서 그것을 쫓는 학생들이 가짢게 여겨졌다는 그런 느낌?을 시종일관 풍겨 댑니다. 주인공도 학창 시절이 있었고, 마술이라는 꿈을 쫓아다녔었죠. 그러다 그는 알게 됩니다. 마술의 본질을요. 마술은 타인을 해치는 도구. 마왕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하는 동화는 동화일 뿐이라는 걸 진작에 알아 버렸죠. 하지만 이런 그의 내막이 있다곤 하여도 어른스럽지 못한 성격은 여전히 마이너스로 다가옵니다. 마술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있는 히로인 '시스티'와 사사건건 부딪히고 결국 싸움까지 번지죠. 져놓고도 정신 못 차리는 게 주인공입니다. 여전히 그의 꿈은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것이고, 임시 교사에서 파면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결국 가족까지 건드리는 패드립으로 히로인 시스티를 울려 버리는 일까지 일어나죠. 진짜 수십 작품을 봐온 필자도 감당이 되지 않을 이런 쓰레기는 처음 봤군요. 그의 본질은 "일찍이 세상을 알아 버려서 염세적인 성격이 되었다"라는 개연성이 있긴 합니다만. 사실 계속되었다면 필자는 1권을 다 읽지 못했을 겁니다.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 히로인을 울린 시점을 지나 조금씩 변화를 주기 시작하죠.



뭐, 히로인 울린 쓰레기라는 이미지가 정착되는 걸 작가도 바라진 않았겠죠. 결국 정신 차리게 만듭니다. 상냥하게(어느새 비아냥이 쏙 들어감) 알기 쉽게 마술에 대한 기초적인 것과 본질(마술은 사람을 해치는 도구라는 것)을 가르치기 시작하죠. 조금씩 이미지 변화를 주긴 하는데(라고 쓰고 세탁), 문득 악당이 99번 악당 짓을 하다가 1번의 착한 일을 하면 착한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의 심리를 보는 듯하였군요. 어제까지만 해도 선생 취급 안 했던 학생들이 다른 선생들은 가르쳐 주지 않은, 그것도 상냥하게 가르치기 시작하니까 눈 돌아가기(하트 뿅뿅)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사람 심리란 참 간사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군요. 하지만 훈훈함도 여기까지. 학원이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하고 제자들이 인질로 붙잡히면서 주인공은 눈 돌아가기 시작한다는 건데요. 언제부터 제자들을 생각했는지? 이제 와 학생들을 위하는 척, 초반 이미지 때문에 위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은 건 필자도 베베 꼬였다는 반증이겠죠. 아무튼 히로인 '루미아'가 납치되어 사태는 일각을 다루기 시작하고, 주인공은 먼치킨인가? 먼치킨은 아닌데 먼치킨이라는 뭐가 뭔지 모를 능력을 보여줍니다. 기본은 변변찮은 범인(凡人) 마술사지만 다른 마술사를 농락하는 능력자? 아니 좀 무능력인지 먼치킨인지 하나만 해주면 안 될까?



맺으며: 기본적인 흐름은 주인공과 히로인 시스티의 물과 기름 같은 티격태격입니다. 서브 히로인인 루미아는 한 걸음 뒤에서 이들을 지켜보는 누나(언니) 같은 존재죠. 1권에서는 이렇게 3명이 메인입니다. 서브 히로인인 루미아를 노리는 악당들이 나오고, 그녀의 출신과 체질로 인해 주인공과 시스티가 그녀를 지켜야 되는 뭐 그런 구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위기를 넘기고 친해지는 클리셰를 답습하고 있죠. 중후반은 정신 차리고 제대로 된 수업을 한다든가, 악당들에게서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을 모습도 보이긴 합니다. 그리고 히로인 시스티를 울린 이후부터 정신 차리고 쓰레기에서 사람이 되었긴 한데, 초반에 워낙 비호감 스택을 쌓아서 좀처럼 이미지 개선이 안 되었군요. 아무리 숨겨진 사정이 있다곤 해도 정도라는 게 있지, 선을 너무 씨게 넘었거든요. 마술이라는 꿈을 좇는 아이들에게 마술은 살인 도구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주인공이 과거에서 마술로 어떤 일을 하며 경험에 따른 이야기였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죠. 그리고 손바닥 뒤집듯 주인공에게 호감도를 올려가는 시스티도 좀 어이 상실입니다. 처음엔 거의 없애 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를 쌓아가더니 한번 좋은 일 했다고 정의의 사도로 보다니 뭔가 좀 이건 아닌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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