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10 - J Novel Next
후지타카 츠요시 지음, 나루세 치사토 그림, 김경훈 옮김 / 서울문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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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아직 4권이나 남았지만(14권 완결) 주인공 일행의 원래의 세계(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같이 전이된 친구들은 거의 다 죽어 버렸고, 이전에 전이되어 현자가 된 지구인들도 주인공에 의해 거의 다 죽어 버리고 얼마 남지 않게 되었군요. 주인공은 건들지 않으면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살의만 느껴도 자동으로 즉사치트가 발동되니 상대 입장에서는 못 해먹어도 정도가 있지 같은 상황이 계속됩니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에서는 이놈 가만히 내버려두면 이세계인들 다 죽겠네 싶어 봉인에 나서는 성직자도 있긴 하지만, 주인공을 봉인해 세계를 구한다면서 봉인에 들어가는 마력 모으겠다고 이세계 사람들을 제물로 바치는 영문모를 일도 일어납니다. 용사가 있고(자주 나옴), 마법 소녀가 있고(3권인가쯤에 나옴), 세상 초월 먼치킨도 나오고(얘도 3권쯤 나오지만), 타노스는 저리 가라 급의 우주를 주무르는 신(神)도 있고(이번에 나옴), 그걸 쌈 싸 먹는 신(神)도 있고(이번에 나옴), 그 신들 서로가 싸우고(우주를 몇 번이나 소멸 시킴), 내키는 데로 살아가는(주로 현자들) 이세계는 그야말로 사파리 약육강식이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해지죠. 아직은 주인공 모르는 곳에서 쌈박질이 일어나고 있는데, 조만간 만날 듯.

이번 이야기는 얼마 남지 않은 현자를 찾아 동쪽 대륙으로 왔더니 쩌리 취급 당하는 주인공이 재미있습니다. 사실 주인공의 능력은 소위 능력자들이 가지는 본질적인 힘이 아닌, 보다 근원적인 자율 신경계(예로 호흡) 같은 것으로 측정이 되지 않죠. 그러니 여전히 허접으로 오인받아 주인공을 어찌해보려는 엑스트라는 계속해서 등장하고 이제 숫자 세는 것도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주인공 앞에서 고꾸라져 갑니다. 아무튼 현자 찾아 동쪽 대륙으로 온 건 좋은데 입국 조건 때문에 동료들과 뿔뿔이 흩어지고, 도착했더니 사람을 공격하는 잡초(글자 그대로 잡초)들이 주인공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붙잡히면 침식되고, 불로불사가 된다는데, 불로는 반겨도 불사는 할 게 못 된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죽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고통인지. 하지만 주인공 앞에서는 무의미. 현자를 찾아야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동료들을 픽업해야 되는데 얘들은 대륙 끝에서 끝으로 뿔뿔이, 견우와 직녀처럼 서로 만날 날을 고대하지만 딱히? 주인공은 히로인 '토모 치마'만 있으면 되니까요. 여기서 압권은 주인공이 레깅스 입은 그녀에게 허벅지 보고 싶다 하니 그녀 왈: 응! 좋아! 이상한 상상은 하지 마세요. 주인공은 별뜻 없이 한 말이니까요.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주인공은 동정이거든요.

운 하나만큼은 억수로 좋아 아직도 살아 있는 중2병 환자는 여전히 취급이 좋지 못하고, 그가 그토록 바랐던 학원 라이프가 지옥이었으니. 여신에 의해 봉인된 여신이 부활해 UEG(ultimate extermination god)라는 영문모를 이름을 짓고는 이세계 멸절을 선언하고 사람들을 학살하기 시작하는데, 이유도 황당하고, 성격도 기분파고, 우주를 몇 번이나 소멸 시키는 힘으로도 없애지 못하는 여신이라니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야 같은 일들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죠. 위에서 열거한 것들과 더불어 이 작품의 분위기가 이렇습니다. 정신줄을 놓고 보면 이보다 재미있는 작품은 없을 거라 자부하는군요. 아마 11권에서 주인공과 조우할 거 같은데, 이 여신의 수명은 앞으로 1권 남았습니다. 어딘가 굴러먹던 뼈다귀 같은 용사도 피래미 취급이고(3권쯤 마법 소녀가 더 강할 듯, 마법은 이미지에 좌우되니까?), 용사 동료들은 위기에 빠지자 자기만 살려고 결계를 치고(대화도 재미있고), 리타이어 되고, 여느 작품에서라면 주인공급 등장인물도 이 작품에서는 그저 한낱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지들끼리 사생결단을 내가는게 일품입니다. 마왕은 통성명도 못하고 가버렸습니다. 그쯤 주인공은 하염없이 걷고 있습니다. 동료를 찾아야 하는데,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맺으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봐야 합니다. 이과로 접근하면 물리법칙이 성립되지 않고, 문과로 접근하면 단어가 성립되지 않는 작품이죠. 그렇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뭐 어차피 주인공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해지니까. 아무튼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주인공의 능력이 무서워 거리를 두기 마련일 텐데, 아무렇지 않게 주인공 옆을 지키는 히로인, 그런 그녀를 지켜주려는 주인공과 그런 감정에 감동해서 호감도가 올라가는 히로인의 이야기는 소소한 재미를 던져줍니다. 주인공이 아무렇지 않게 험한 말을 하거나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면 히로인이 태클을 걸어주는 장면들은 만담 개그를 보는 듯하죠. 협박을 교섭술이라 칭하며, 나 잘했지 칭찬해 줘라는 주인공은 천하태평하기만 합니다. 여신을 비행기 셔틀로 쓰는 사람은 주인공밖에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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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8 - ~최약 헌터에 의한 최강 파티 육성술~, S Novel+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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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이 아직도 살아 있는 게 신기한 8권입니다. 가는 곳마다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대화를 하면 어째서인지 상대를 열받게 하고, 쭉정이 레벨 8이라도 자신의 위치가 제도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이 있는지 자각 없이 내뱉는 말은 일어난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 증폭 시켜버리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을 엄청나게 고생 시키고 있죠. 확대해석하는 주변 사람도 잘못이지만, 자신이 내뱉는 말이 실체가 되어 사건을 복사하고 증식 시킨다면 자각을 하고 조심해야 하건만, 사건이 일어나면 남 탓하기 바쁘고, 그런 주제에 운은 억수로 좋아서 사건에 휘말려도 매번 죽지도 않습니다. 사실 주인공을 죽이려면 세이프링인가 뭔가 하는 즉사 방지 보구 16개를 돌파해야 하는데, 그것으로 인해 더욱 고평가 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죠. 사람들은 설마 보구를 이만큼이나 장착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이 작품은 이런 식입니다. 눈치 없고, 분위기 파악 못하는 주인공에 의해 주변이 휘말려 고생하게 되는 개그물이죠.

주인공에겐 적이 많습니다. 그는 자각 못하지만 그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그리고 싸이코 동료들 때문에 범죄조직과 범죄인들은 일망타진이라 쓰고 심심풀이로 궤멸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주인공에게 현상금이 붙는 것도 당연하고, 암살이 시도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입니다(주인공이 우두머리니까). 현상금 걸렸다고 하니까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방구석 폐인을 자처하지만 붕어 대가리 3초마냥(3초 지나면 잊는다는 조크) 그새 까먹고 클랜 라운지로 내려갔다가 이마에 커다란 화살이 박히는데... 세계 평화를 위해 이렇게 죽어주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을까 싶죠. 이번 8권에서는 제도를 박살 내버릴 수 있는 저주(주술)가 시작됩니다. 세계를 방랑하는 동료가 보내온 보구를 감정해서 저주 템인지 아닌지를 알아보지도 않고 남에게 선물로 보내버리는 멍청이(주인공) 때문에 그걸 받은 쪽의 검도장이 초토화되어 버리죠. 그래놓고 주인공은 오히려 너 님들 약해서 이렇게 된 거 아니냐고 적반하장, 상대는 반박도 못하고 미치고 졸도할 노릇.

그런데 주인공 때문에 일어났지만 주인공 덕분에 해결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져서 질이 더 나쁘다 하겠습니다. 사실 정확히는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친구에게 지우개 빌려주듯 생각 없이 행동하니까 사건사고가 벌어지는 것이고, 그걸 자각하지 않으니 주변은 더 미치고 졸도할 일이 되죠. 거기에 거대 범죄조직이 껴들고, 그걸 예언하듯이 말을 뱉어내니까. 주인공은 의미 없이 내뱉은 말임에도, 주변은 확대 해석하고, 대처하면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니 주인공의 가치는 더 올라가고, 그런데 주인공은 주인공대로 범죄조직?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그 뜻으로 말한 게 아닌데? 하지만 영악하게도 좋게 흘러가면 입 싸악 닫는 치밀함은 누구에게서 배운 건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주변도 잘못이긴 합니다만. 주인공은 모르는 범죄조직 사건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죠. 근데 주인공이 습격 받고 동료들이 범죄자 소탕 겸 보복한답시고 제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가는 게 더 재미있건만 작가는 저주(주술)에 더 비중을 둡니다.

아무튼 연쇄적으로 주인공에 의해(자각은 없더라도) 저주 템이 돌아다니게 되면서 이쪽은 이쪽대로 도시는 초토화되어 가고, 그럴 때마다 주변인들이 해결해 하지만, 어째서인지 심증은 있은데 물증이 없는 범죄처럼 주인공 때문에 일어난 사건인 건 확실한데 뭐라 하지 못해서 주인공을 상대해야 하는 주변 사람들은 위장약과 혈압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지경이죠. 그렇다고 줘팰수도 없어요. 왜냐면 자기들이 쓸데없이 주인공을 고평가 중이고(이쪽은 이쪽대로 주인공이 강하고 지력가라 철석같이 믿고 있음), 그의 말을 확대 해석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니 결과적으로 보면 사건 해결의 1등 공신은 주인공이거든요. 고생은 자기들이 하면서, 원인 제공자에겐 독설을 퍼붓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분하죠. 사실 주인공발 사건사고도 있지만 범죄조직에 의한 사건사고도 있고, 주인공을 평가하자면 마치 고기 한점에 청양 고추 열댓 개 들은 쌈마냥 뱉을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는 존재가 주인공이죠.

그리고 저주(주술)의 종착점은 교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최악의 재앙이라 일컬어지는 봉인된 저주를 정화하는 자리에 주인공 입장... 필자 같으면 주인공부터 없애버리고 정화 시작하겠습니다. 주인공 참가부터가 재앙의 시작이거늘. 그리고 그쯤 여동생 여우(마물에 해당하는 팬텀)가 세계에서 첫 번째로 최악의 재앙이라는 정령석(주술)을 들고 제도에 입성하는데... 여동생 여우는 오로지 주인공 입에서 졌다는 소리 듣기 위해, 이것도 별 의미 없는 주인공의 행동으로 인한 나비효과. 여우(마물 팬텀) 본진에 쳐들어가 순식간에 엄마 여우(8권까지 기준으로 인류 역사상 최강의 팬텀)를 말빨로 이겨버린 주인공을 말빨로 이길 수 없자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죠. 이것도 상당히 재미있는데 9권을 보라네요. 절판이던데 구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엄마 여우가 절대 밖으로 내가지 말라고 할 정도로 강력한 저주가 봉인된 정령석을 들고 주인공이 사는 제도에 입성했으니, 제도는 그야말로 풍전등화. 이렇게 항상 사건의 중심엔 주인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맺으며: 사실 주인공은 불쌍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동료들은 하나같이 인류애가 사라진 싸이코들이고, 그들로 인해 적들은 만리장성만큼이나 쌓여져 있어 밖으로 편히 나갈 수도 없죠(주인공이 우두머리니까). 주변은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그가 저질렀을 거라 지목해서 규탄을 합니다. 왜냐면, 그 중심에 주인공이 있거든요. 근데 주인공은 그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거나 우연히 혹은 자각 없이 사건에 연결되는 말만 했을 뿐인데, 그가 뭔 말만 하면 주변은 경계부터 해댑니다. 그러니 그의 신뢰, 신용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은행 대출받으러 가면 신용 10등급 나와서 대출 불가 뜰걸요? 주인공으로 인해 하루도 편할 날이 없으니 그에게 악감정을 품게 되는 건 당연하겠죠. 결과가 좋아도 본전 밖에 안 되는 게 주인공 인생입니다. 사실 이번 8권에서도 도시를 박살 내는 저주 템을 주인이 만든 것도 아니고, 그저 동료가 보내온 선물을 다시 써먹어 선물로 보냈을 뿐인데... 필자라면 마상을 입어 절대 방구석에서 나오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주인공의 감성은 붕어 기억력 3초라서 금방 다 까먹습니다. 이게 좀 웃기고 슬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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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5 - S Novel+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이소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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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프란과 주인공은 신급 대장장이의 부탁인지 의뢰인지 뭔지를 받아 마법 학원에서 선생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쪼그마한 애가 선생 한다고 뭔가 깔보는 학생들에 의해 트러블 일어날까 했습니다만, 이미 프란의 소문(진화)이 널리 퍼져 있는 상태라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바보는 없군요. 오늘은 학생들을 대리고 야외학습에 나섭니다. 웬일인지 학원장인 '위날렌(엘프)'도 동석했습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인물이 둘 붙습니다. 프란에게 있어서 거의 친할머니나 다름없었던 '키아라'를 사망에 이르게 했던 '제로스리드'와 프란이 속한 흑묘족의 조상 '뮤렐리아'가 그토록 아끼고 보호하고자 했던 '로미오'라는 소년이 어째서인지 학원장 위날렌에게 구속되어 있었습니다. 뮤렐리아는 그 옛날 신(神)의 노여움을 사 흑묘족들의 진화를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린 장본인이죠. '로미오'는 그 뮤렐리아가 사랑했던 남자의 자식(해당 에피소드 본지 오래되어 가물가물)으로, 현재의 로미오는 그 남자의 후손격(아마도)입니다.

이 둘이 어째서 학원장의 손에 들어가 있는가가 이번 이야기의 핵심이 됩니다. 프란의 입장에서는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제로스리드를 처치하고 싶지만 학원장의 방해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리고 아마 십여 권 전이지 싶은데, 그때 프란과 주인공이 사생결단을 내며 싸웠던 '제라이세'가 다시 등장하여 2차전을 치르려 합니다. 시작부터 이야기가 농밀하게 전개되는데, 초반부 시작은 야외 학습 장소로 정했던 커다란 호수의 이상 현상입니다. 호수를 지키는 가디언들에게 이변이 일어나 지나가는 상단을 공격하며 피해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었죠. 프란과 주인공은 호수를 조사하면서 무언가가 호수에 봉인되어 있다는 걸 알아 가게 되고, 학원장이 왜 야외학습에 따라왔는지, 제로스리드와 로미오를 왜 구속하고 있었는지 조금씩 밝혀지죠. 이야기가 방대해서 어느 부분을 차출해 리뷰에 언급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그 옛날 대륙을 궤멸 시킬 뻔했던 대마수가 호수에 봉인되어 있고, 학원장 위날렌은 로미오를 재물로 삼아 무언갈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15권 진행 방식은 롤플레잉 게임처럼 이상 현상을 감지하고 마을과 주변을 탐색, 조사하는 형식으로 해서 궁극적으로 보스급 마물과 싸운다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마수를 "봉인" 하기 위해 인신공양 같은 헌신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그 인신공양된 이를 잊지 못해 수많은 세월을 슬픔 속에서 살아온 어느 인물을 그립니다. 그 인물은 위날렌이죠. 그리고 이제 그만 그 슬픔에서 해방 시켜주고 싶은 이가 있습니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저 호수 아래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 가려는 위날렌과 그 슬픔에서 해방 시켜주고 싶은 이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상황에서 프란과 주인공이 해야 될 일은? 결국 이들이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하는 시추에이션입니다. 애틋한 마음을 알았으니 만나게 해줘야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대마수가 부활하는데? 약간은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럼 내가 해결해 줄까?(약간 각색함)라며 '제라이세'가 난입하여 깐죽 거리고 봉인을 불안정한 상태로 풀려고 하는 통에 상황은 많이 꼬여만 가죠.

이번 15권은 그동안 악연이었던 등장인물들과 관계를 청산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미치광이 과학자 제라이세를 그냥 둘 수는 없고, 원수 제로스리드와도 결판을 내야만 하죠. 하지만 로미오의 보호자 역할을 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그를 보며 프란은 망설이게 됩니다. 더욱이 대마수와 결전을 치르기 전, 자신은 어떻게 되든 로미오를 고아원(아마도 아만다가 운영하는 곳인 듯)에 맡겨 달라는 그의 말에 프란은 독기가 완전히 빠져 버립니다. 이번 15권에서는 위날렌이 로미오를 재물로 삼아 무언갈하려는 이유 등 인간적인 면이 상당히 부각됩니다. 하지만 제라이세와 대마수로 인해 상황은 파국으로 치달아 가고, 프란과 주인공으로 하여금 대마수 부활이라는 파국을 피하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같은 물음을 던집니다. 사실 선택지는 없습니다. 무엇을 선택해도 파국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죠. 그래서 프란과 주인공(울시 포함)은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합니다. 그에 못지않게 처절한 싸움이 벌어지죠.

맺으며: 점점 인간의 감정을 잃어가는 주인공과 변해가는 주인공을 보며 슬퍼하는 프란이 위기를 넘겨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이야기와 시공 마법으로 평행세계를 연결하여 유대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까지 언급하면 리뷰가 한없이 길어져서 뺐습니다. 이번 15권은 작가가 분량 조절에 실패했다고 이실직고한 그대로 이야기가 타이트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상하로 나눠서 내놔도 될 이야기를 한 권에 다 넣어 놨으니 여유가 없고, 그러다 보니 읽는데 많이 지치게 되더군요. 유대를 위해서라지만 평행세계에 있는 프란과 주인공이 어쩌고저쩌고, 대마수를 봉인하기 위해 누굴 인신공양 했는지, 그 봉인 관련으로 마음이 흐트러진 위날렌의 현 상황에 로미오와 제로스리드를 끼얹고, 제라이세가 난입하여 깐족 거리니 눈 돌아간다는 게 이런 건가 싶더라고요. 거기에 이야기 진행 방식이 뭔가 수수께끼를 내놓고 "알고 싶나? 하지만 안 알려줌"식으로 독자 가지고 노는 듯한 진행은 도서를 찢어버릴까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군요. 아무튼 리뷰는 도서 절반도 언급 못 했습니다. 무얼 하나 언급하면 그게 곧 중요 스포일러라서 이거 빼고 하니 두루뭉술해졌군요. 언급할 수 있는 건 이세계 전생 먼치킨답지 않게 참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유대란 무엇인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슬픔을 참 잘 표현하고 있죠. 다만 이야기를 너무 농밀하게 넣어놔서 음미하며 읽기엔 부담 된다는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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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 13 - 카니발 플러스
휴우가 나츠 지음, 시노 토우코 그림, 김예진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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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황후의 고향 서도에서 1년 만에 도성(수도)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딜 가나 정치권력이란 머리가 아픈 법이었습니다. 마오마오와 진시 사이도 머리가 아픕니다. 계속 신경 쓰이는 놈 포지션이었던 진시는 마오마오에게 자신의 마음을 줄기차게 들이밀었고, 마오마오는 결국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처럼 진시의 키스를 피하지 않게 되었을 정도로 마음을 열었습니다. 독자들은 생각하겠죠. 이것들이 초등학생만 한 자식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뭘 꽁냥꽁냥 거리는 거냐고. 이제 이대로 신데렐라처럼 왕자와 이어져 행복한 나날을 보낼 일만 남았네? 그렇지가 않습니다. 본 작품은 러브 코미디가 아닐뿐더러 신데렐라 같은 동화도 아닙니다. 티비 드라마는 더욱 아닙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의 왕의 동생, 전하와 의녀 정도의 사이이고, 이 작품에서 마오마오는 양반의 서자로서 원래는 숨기거나 어릴 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야만 되는 입장이죠. 이번 13권에서는 이런 관계를 참으로 리얼하게 표현합니다.

서도에서 진시를 둘러싼 큰 소동이 있은 후여서 그런지, 아님 슬슬 엔딩에 다가가서 그런지 이번 초반은 쉬어가는 에피소드 성격입니다. 마오마오 주변 사람들의 시각으로 진행되며, 그들의 삶을 풀어 놓고 있습니다. 귀족들이 정치 관련으로 싸워도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서민들의 삶은 그래도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하지만 도성으로 돌아오자마자 살인사건을 접하는 건 좀. 이 작품도 추리 성격을 띠고 있다 보니 주인공 격인 마오마오가 가는 곳은 늘 사건이 따라다니죠. 이번엔 곧 죽어도 아버지라 부르지 않는 '라칸' 아저씨의 집무실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마오마오 입장에서는 가자미눈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뼛속까지 의학에 목숨을 거는 마오마오는 시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라칸'과 마주하게 되지만 먹을 것으로 길들여 떨어트리는 장면은 한편의 코미디가 됩니다. 중후반 일상 이야기가 끝이 나고 고대하던 진시와 마오마오와의 관계가 드디어 한 발짝 더 전진합니다.

대망의 진시와 마오마오와의 관계. 사실 마오마오는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으며, 진시의 진짜 정체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은 가도 줄 수는 없게 됩니다. 왜냐하면, 정치 세력의 판도가 바뀌어버릴 수 있거든요. 그녀는 평민으로 살고 있지만 아버지가 태위라는 지금의 국방장관급 되는 인물이니 핏줄로는 모자람이 없으나 엄마가 기생이었다는 점, 유곽(창관)에서 자랐던 점등으로 인해 정치판에 내놓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표면적인 것이고, 만약 진시의 아이를 낳는다면 어떻게 될까가 최대의 문제점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여느 동화라면 경사 났네로 끝나겠죠. 하지만 본 작품은 우리나라로 빗대보면 조선시대 정치판을 현실적으로 풀어 내고 있습니다. 진시는 표면적으로 왕의 동생으로 되어 있으나 진실은 좀 더 근원적인.. 진시 본인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핵심 스포일러라 언급은 못하지만, 그래서 진시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는 마오마오가 갈등하고 고뇌하고 결단을 내려가는 장면들이 굉장히 안타깝게 다가오죠.

왜 안타깝냐면, 차기 황위 자리를 놓고 정치권이 요동치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황후는 이국(요즘으로 치면 중앙 아시아나 유럽쯤 됨)의 출신으로 왕자를 낳았으나 그 외모가 서양에 가깝다 보니 황위를 잇는 것에 신하들의 반발이 심하며, 상급 비인 리화가 낳은 왕자를 추대해야 한다는 둥, 나아가 황위 계승권을 가진 먼 친척들을 찾아 물밑 경쟁이 심화되고 있죠. 그런데 여기서 진시의 진짜 정체가 들통나고 마오마오가 진시의 아이를 낳았다면? 새로운 세력이 되어 뭐 그냥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죠. 결국 마오마오의 혈통의 문제가 아니라 진시+마오마오의 자식은 이 둘의 마음과 상관없이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사이좋게 지내왔던 황후와 리화 비 하고 황위 계승권 문제로 적대 관계가 될 테니까요. 그 싸움에서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죽어 나갈지. 진시는 야밤에 마오마오를 부릅니다. 마오마오는 일단 높으신 분(진시)이 야밤에 여자인 자신을 부르는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높으신 분(일단 진시는 왕의 동생이니)이 야밤에 여자를 부른다는 것은 수청을 들라는 것이고, 마오마오는 각오를 다지죠. 이제 서로 고백하고 맺어지는 일만 남았네?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진시에게 가기 전에 마오마오는 진시의 친엄마를 만납니다. 그 자리에서 마오마오는 진시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밝히죠. 하지만 자신은 장밋빛 인생보다는 전쟁을 피하는 길을, 아이를 가지게 된다고 해도 절대 낳지 않는 길을 선택합니다. 마오마오는 결국 진시의 마음을 받아주는 동시에 솔직한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하죠. 정말 순애물이었다면 가슴 먹먹해지는 장면이 아닐까 했군요. 그런데 진시는 그것도 모르고... 마오마오가 얼마만큼의 각오를 다졌는지 안기 직전에야 알게 됩니다. 자신이 바랐던 사랑은 이런 것이었나? 그저 여자를 안는다고 해서 여자의 마음을 얻는다고 생각했나. 마오마오가 얼마만큼의 각오로 수청을 들려 했는지. 자,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진시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같은 과제가 던져집니다.

맺으며: 엔딩은 어떻게 끝이 날까 하는 복선이 좀 나왔습니다. 마오마오는 바람(윈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약초와 약이 있다면 어디든 가려 하죠. 만약 진시에게 마음이 있지 않았다면 서도에서 도성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해서 서쪽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았을까. 진시의 친엄마와의 대화에서 비슷하게 언급되는데, 참 먹먹하게 하더군요. 하지만 진시에게 마음을 열고 도성으로 돌아와 보니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걸 알아 갑니다. 벌써부터 차기 황위 자리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잠들기 전, 문득 라칸(아버지)의 집무실에서 죽은 사람이 궁에서 무엇을 하려 했는지 알게 되었죠. 진시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하는 장면은 그녀가 파국을 피하기 위해 얼마만큼 마음을 크게 먹었는지 알게 해줌과 동시에 서글픈 감정을 들게 해줍니다. 결국 진시도 앞 날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정치권은 이들의 마음과 행동과는 별개로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복선도 나왔겠다, 둘이서 머나먼 길을 떠나는 것이죠, 일명 야반도주라고도 하는데, 티격태격하며 길을 떠나는 장면으로 끝맺음 해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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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4
추공 지음, 이백 그림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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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작중 언급은 없습니다만. 던전 시스템이 주인공에게 무언갈 시키기 위해 디메리트는 소거하고 메리트만 잔뜩 있는 시스템을 부여함으로써 주인공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고, 이탈 시키지 않으려 한다로 접근한다면 위기감 없이 무쌍을 찍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아직 E급일때 2중 던전에서 죽을뻔한 이후 던전의 무서움을 알아버린 주인공에게 필요한 건? 힘이었죠. 그래서 한번 각성하면 능력치가 고정되어 버리는 헌터 세계에서 던전 시스템은 성장이라는 미끼를 던지고, 도망치지 못하게 일일 퀘스트를 부여하여 종속 시키고, 성장하면서 체감이 되도록 힘을 갖게 함으로서 중독되게 한다. 작가 후기가 없어서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느낌이 그렇더라고요. 악마의 성 입구를 지키던 케르베로스에게 죽을 뻔은 하였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위기에 빠지는 일 없이 이제 한국에서만큼은 누구도 상대되지 못할 정도로 성장하였죠. 그래서 던전에 들어간다 -> 몬스터를 처치해 레벨 업을 한다 -> 스텟을 받아 성장한다를 반복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4권쯤 오니까 조금은 식상하게 되는군요. 식상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건 마치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성장시킨 캐릭터가 아까워 그만두지 못하는 중독성 같은 그런 게 있다고 할까요. 사실 단순한 면이 있어서 빨리빨리 읽히는 것도 한몫합니다.

이번 4권에서는 100층짜리 악마의 성을 클리어해서 받은 보상으로 엄마의 병을 낫게 하고, 일본 헌터들과 연합하여 제주도를 탈환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한번 발병하면 절대 고칠 수 없다는 수면병을 낫게 하고 4년 만에 엄마와 마주한 장면은 제법 뭉클하게 합니다. 제주도 탈환 에피소드는 혐일이라고 일본에서 악플 달던데, 일본 우익들 작품들에서도 우리나라 표현한 것들 보면 딱히 누가 잘했네 할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튼 던전 게이트가 열리고 10년, 제주도가 개미들에게 함락된 지 8년 만에 무늬만 한일 연합팀은 제주도 탈환에 성공하였습니다. 이거 중대 스포일러 아닌가 싶지만, 그 정도로 비중 있는 에피소드는 아닙니다. 주인공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경험치 벌이에 지나지 않는 통과 지점일 뿐이죠.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20대 중반이 되어도 아직 여친 하나 없는 주인공이 불쌍하다는 것이고, 제주도 탈환을 거치면서 그 이전부터 주인공에게서 좋은 향기 난다던 그 히로인과 연이 맺어지나 이게 더 중대 스포일러가 되겠죠. 히로인은 팀에 합류하여 개미 여왕 잡으러 갔다가 핀치에 빠지거든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타나는 건 누구? 근데 영화 스피드에 보면 액션씬 찍다가 만난 인연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하던데 어찌 될는지. 이 작품에서 이런 설정은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아서 조금은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맺으며: 제주도 탈환하면서 주인공은 이제 국제적 관심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죠. 사실 이런 이야기는 한창 꿈 많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꾸게 해주는 좋은 소재가 아닐까 합니다. 인생 성공 가도를 달리고, 스카우트 제의는 쿨하게 거절하고, 하렘에는 관심이 없는, 중2병식 폼을 잡게도 할 수 있지만 다행히(?)도 주인공은 그런 나이를 지났다는 것이고요. 아는 동생과 길드(회사)를 차리고, 길드명을 무엇으로 할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현실에서 불경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대리 만족도 느끼게 해주는 아주 고마운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제주도를 탈환하면서 이야기는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전에 나왔던 주인공 아버지에 대한 복선, 던전이 다른 세계와 이어졌다는 걸 이번에 밝혀진 걸로 보면 사실 아버지는 다른 세계 사람이고, 다른 세계에서 뭔가의 트러블로 인해 이쪽 세계에 던전이 생기지 않았나 싶은 느낌을 들게 합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주인공을 플레이어로 선택하고 육성 시킨다 같은? 뭐 8권까지 다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필자도 차츰 알아가면 되겠죠. 마지막으로 작가가 일을 크게 벌이는 걸 좀 주저한다고 해야 하나, 예로 주인공 엄마를 치료한 치료제는 전 세계가 원하는 것이고, 당연히 치료제의 존재가 밝혀지면 큰 소동이 일어날 테지만 그만큼 이야기가 확장될 텐데 컷트 시켜버리는 건 못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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