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화질]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02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2
후키노 토우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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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물 레이더인 슬라임 소라 덕분에 마물의 기습을 용케 피했긴 한데 아무런 방보(방어, 보호)가 없는 여주 입장에서는 스쳐도 중상인 거죠. 어찌어찌 도망은 쳤는데, 아이고 빈혈이? 작가는 그래도 명색이 여주인데 쥐고기 말고 좀 여러 가지 먹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뱀에 물린 개구리처럼 얼마 못가 쓰러져 정신을 잃고 일어나 보니 글쎄 소라가 여주를 먹고 있군요. 원래 마물은 사람을 잡아먹으니까요.는 아니고, 여주를 치료 중이었습니다. 사실 여주도 잡아먹힌다고 생각한 거 보면 소라가 치료하는 건 전대미문 사건에 해당되겠죠. 마물이 주인인 테이머, 나아가 다른 사람(아직은 예상)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 게다가 마물 레이더 역할도 해주네? 기존 슬라임과 비교해도 색상이 투명해서 이쁘고, 뭔가 좀 똑똑해 보이는 게, 들통나는 날에는 보험가 세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싶은데, 문득 이세계에 전생 했더니(전생슬)~의 그 슬라임은 아니겠지? 막 이런 생각이 든단 말이죠. 다행히 여주가 잘 숨겨서 아직까진 들통나지 않았긴 합니다만. 근데 진짜 소라의 정체는 무엇일까. 폐기된 포션(파란 것만 먹다 빨간 것도 먹기 시작)만 주식으로 삼아서 연비도 나쁘지 않죠. 매번 쓰레기장에서 폐기 포션 주어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요.



여주는 소라와 여전히 여행 중입니다. 이 마을 저 마을을 들려 잡은 쥐고기를 팔고, 소라에게 포션을 먹이는 일을 반복 중이죠. 부모와 촌장의 만행으로 인간 불신에 빠질만 한데도 마을과 사람들을 찾는 건, 인간은 사람과 어울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거 아닌가 했습니다. 온기를 찾고, 있을 곳을 찾는다 같은 외로움을 타는 여주를 표현했을 수고 있겠습니다만, 사실 아빠 선물을 고르며 엄마와 이야기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여주의 표정은 많은 걸 느끼게 해주었죠. 세상에 혼자 남겨진다는 것은 상상이상으로 힘들겠죠. 그러나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여주를 문전 박대하지 않고 받아주었고, 여주가 가져온 쥐고기를 제값에 매입해 주는 등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하지만 노예제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큰맘 먹고 구입한 텐트를 빼앗으려는 불량배도 있다는 것에서 세상은 이제 7살인 여주가 살아가기엔 무척이나 위험하다는 것도 알려줍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 아이를 지켜야 되는 건 어른이라는 듯이 여주를 도와주는 사람들 또한 있다는 것을. 여주가 좌절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건 이런 요소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했군요.



맺으며: 아마 이 작품도 인간들에게 버림받고 마물에게 사랑받는 여주 계열인 듯하군요. 뭔가 특별해 보이는 슬라임 소라와의 만남. 이번 2권에서는 매우 사납다고 여겨지는 야수형 고양이 마물과 만나게 되죠. 다쳐서 다 죽어가는 고양이를 소라가 치료해 주자 주인인 여주를 향해 내 집사가 되어줘라는 듯 아양 떨어대는 게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몰라도 여주의 정체가 발각되어도 지금처럼 사람들이 자상하게 대해줄까. 소라의 정체가 발각되면?라는 문제를 안고 있죠. 만화에서는 여주가 궁지에 몰리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데, 애니메이션에서는 여주를 쫓아오는 현상범 사냥꾼도 있는 거 같으니까요. 그래서 한마을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는 장면도 있었는데, 만화에서는 이런 것들이 생략되었군요. 그래도 뭐 몇몇 장면들에서는 만화니까 표현 가능한 부분도 있어서 만화화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소라가 통통 튀며 굴러가는 장면이라든지, 여주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장면들도 라이트 노벨에서는 볼 수가 없는 것들이죠. 볼 수는 있지만 텍스트 특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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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라포 현자의 이세계 생활 일기 14 아라포 현자의 이세계 생활 일기 14
코토부키 야스키요 지음, John Dee 그림, 김장준 옮김 / L노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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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14권은 쉬어가는 이야기 같습니다. 주인공인 아저씨 분량은 전체의 1/3도 안 되고 대부분 주변 인물들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군요. 아저씨가 이세계로 온 후 만나고 인연을 맺은 귀족 자제들의 연애 이야기라든지, 한창 젊은이들의 관심사하면 이성이죠. 누가 누굴 좋아하네, 집안 사정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약혼을 해야 한다든지 같은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문제는 이런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먹히느냐인데, 적어도 필자는 그런 거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필자 같은 사람을 위해 개그로 승화 시키려 했나 봅니다만, 코드가 맞지 않습니다(뭐 어쩌라는 건지). 이 작품에서 내놓은 개그는 주로 일본식 만담 개그이고, 필자의 경우 아무리 봐도 적응이 되지 않더군요. 굳이 필자 심정을 표현 하라면, 풋풋함보다는 사나이들 질 낮은 주먹다짐 같은? 실제로 할아비들은 젊은이들 모임에서 치고받고 싸우기도 했으니까. 사실 애초에 이 작품은 판타지를 끼얹은 일본식 예능 프로그램 같은 거라 면역이 없는 독자가 본다면 좀 당황스럽죠. 사회에 문제가 되는 책임 없는 쾌락도 존재하고, 걸리지만 않으면 도둑질이 아니라는 얘기도 들어가 있기도 하고.



그래도 그런 얘기만 있으면 당장 불쏘시개로 던져질 거 같은지, 본 내용을 찔끔찔끔 식 넣어 놓기도 했습니다. 사이비 종교 국가에서 원시 총을 개발하여 전장에 투입 임박이라는, 이세계물에서 빠질 수 없는 신문물 전파도 들어가 있죠. 당연히 소동이 일어나고 혁명이 되고, 누구나 스나이퍼가 되어 주로 위정자들 목숨이 위태로워졌네 어쩌네. 근데 이 사이비 종교는 아저씨가 자근자근 밟아 주었는데도 잡초처럼 참 끈질기게도 살아 있군요. 지구에서 용사들을 마구 소환해서 별의 기력을 박살 내는 바람에 종말을 향해 갈려가도 아랑곳하지 않다가 아저씨에게 개박살나고, 뒤처리된 용사들이 원념이 되어 똘똘 뭉쳐서 교회들을 박살 내고, 영문모를 일들이 벌어지지만 아저씨는 강 건너 불구경, 그 불난 곳이 아저씨 집이어야 했는데. 이 아저씨도 신문물을 마구 개발 해대는 주제에 전파할 생각 없다며 사람들 약 올리고. 기생충 누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서 도시 하나가 궤멸되어도 나 몰라라. 작가는 뭔 억하심정인지 누나를 리타이어 시킬 듯 말 듯 기승전결 마렵지? 안 하지롱(이게 이 작품에서의 개그 코드) 같은 만담식 개그성 집필을 해가는 통에 보는 이는 어이 상실.



그러다 문득, 젊은이들의 연애는 꾸준히 내놓으면서 아저씨 연애는 왜 하다 마냐는 겁니다. 누나 때문에 여자 혐오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긴 한데, 40 넘은 아저씨는 연애하면 안 되나? 제일 처음에 크리스티나? 아니 세레스티나인가, 히로인 이름을 거의 비슷하게 지어 나서 막 헷갈리는데, 게다가 히로인들 일러스트는 바키(검색 요망) 어머니삘이고. 아무튼 세레스티나와 이어주려다 40 넘은 아저씨와 16살 여자애는 너무 했나? 싶었겠죠. 로리콘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요. 근데 로리콘을 당당히 표현하면서 왜 아저씨는 안 될까? 어딘가 망가진 히로인들만 나오는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아니 교회의 루..루셰리스인가는 빼고, 하여튼 이세계 히로인들이나, 지구에서 폭사하고 날아온 히로인들이나, 맛이 가버린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상식인으로서, 사실 맛이 가버린 건 아저씨도 매한가지라서 이어주기엔 힘들었겠죠. 그래서 제자가 되어 엑스트라로 전락해버린 게 안타까운. 이후 교회의 루셰리스(이름 맞나 모르겠네)와 이어주려고 호감도 작업을 했으면 밀어 주던가, 요즘은 그녀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맺어지면 완결 시켜야 하는 강박증이라도 있나?



맺으며: e북 중독에 걸려서 하차한 작품도 다시 보는 폐해랄까요. 본 작품의 경우 12권에서 하차했는데, 한 달 구매 금액 맞춘다고 구매했다가 고문 당하고 있습니다. 발매사인 L노벨은 우리나라 라이트 노벨 출판계에서 메이저 회사니까 이런 작품 발매도 가능하겠죠. 자금 여유를 떠나서 리스크 관리도 그만큼 잘 하실 테고, 다른 출판사였으면 진작에 절판 시켰을... 필자도 뭐 대충 읽고 내버려두면 되겠지만 인터넷 서점에 리뷰 올리고 받는 포인트 700점은 꽤 크거든요? 뭔가 목적을 위해 수단이 잘못된 느낌인데, 보고 있으면 오글 거리고, 내가 다 창피하고, 이런 낮은 수준의 개그를 용케도 쓴다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용기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런 작품이죠. 본 내용인 사신과 4신의 이야기는 질질 끌며 하다 말다 하다 말다, 귀여운 호러 정령들 이야기는 재미있었는데 왜 계속해 주지 않는 걸까, 엑스트라 출연진들 연애는 만담 개그 열혈물로 변질되어도 심혈을 기울여 하면서 아저씨 연애는 도외시되고, 가만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면 손에 가시가 돋는지 독자(적어도 필자)들을 티벳 여우 일자 눈섭(티벳 여우로 검색하면 이미지 바로 나옴)으로 만들어 버리는 제주가 남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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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01 최약 테이머는 폐지 줍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1
후키노 토우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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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둔 만화(코믹)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만화(e북)가 먼저 소개되었고, 2월에 원작인 라이트 노벨이 발매될 예정이라는군요. 작년 1월에 애니화 되기도 하였죠. 주 내용은 스킬 지상주의 세계에서 최약의 스킬을 받아 집에서도 마을에서도 쫓겨난 소녀(이하 여주)의 이야기입니다. 최약의 스킬이라도 별의 갯수에 따라 대우받기도 하나, 여주는 '별 없음'이라는, 그러니까 현실에 빗대보면 음식 리뷰에서 별 하나 짜리도 받지 못한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신세라는 것이죠. 게다가 원래 스킬 두 개를 발현되는데 여주는 테이머 하나로 끝이었습니다. 그동안 다정했던 부모는 눈 돌아가서 여주를 방임하기 시작했고, 밥을 주지 않게 되었고, 급기야 아버지는 여주를 마구 두들겨 패고 집에서 좇아내버립니다. 이것으로도 성에 안 찼는지 여주를 죽이려 들기까지 하죠. 마을 사람들은 신(神)에게서 버림받은 존재네 어쩌네, 이제 5살 된 여자애에게 못할 말을 쏟아냅니다. 당연히 더 이상 여기엔 있지 못하게 되죠.



작품 자체가 상당히 암울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쫓겨난 여주는 산에서 나무 열매를 따먹으며 근근이 연명하고, 쓰레기장을 뒤져 필요한 생필품을 얻습니다. 5살 여자애가 살아갈만한 환경이 아님에도 그나마 살아갈 수 있었던 건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여주에겐 전생의 기억이 있기 때문인데, 완전치는 않고 애매한 기억을 가진 다른 인격? 약간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과 자상한 마을 점술가로부터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점술가는 여주를 도왔다는 이유로 병을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게 되는 비운을 겪기도 합니다. 여주는 부모에게서 받은 이름을 버리고 '아이비'라는 이름으로 정한 뒤 마을을 떠나 홀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쥐를 잡아 팔고, 쓰레기장을 뒤져 생필품을 얻습니다. 이 과정에서 암울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 다른 마을에서는 여주를 아무렇지 않게 대해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주의 정체를 모르기에 가능한 것이어서 여주는 한곳에 머물지 않게 되죠. 그리고 여행의 동반자 슬라임 '소라'를 만납니다.



바람 불면 날려가고, 너무나 연약해 태어나고 다음날이면 소멸하는 덧없는 생을 살아가는 슬라임. 별 없음으로 마력이 거의 없어 테이머지만 테이머를 못하는 여주가 쥐어짜낸 마력으로 어떻게 테이밍에 성공하는 장면은 서글픔과 동시에 가능성이라는 미래를 보여주었습니다. 소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포션을 줘봤더니 잘 받아먹습니다. 포션은 쓰레기장에서 주운 것이죠. 소라는 의외로 대식가입니다. 매일 쓰레기장을 뒤져 먹이인 폐포션을 줍는 것도 일과가 되었습니다. 귀찮을 만도 하지만 친구가 생겼고, 대화 상대가 생겼다는 의미에서 여주에게는 크나큰 기쁨이죠. 1권에서는 태어난 마을을 떠나 여행길에 오르고 여러 마을을 들리며 잡은 쥐 고기를 팔아 돈을 버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암울한 상황을 기본 바탕으로 깔려 있지만 정체만 탈로나지 않는다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5살에 인생 나락으로 떨어지고, 흐물흐물 슬라임 소라와의 만남으로 여행길이 즐거워진 어느 여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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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단칸방의 침략자!? 26 단칸방의 침략자! 28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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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래서 이 작품 안 볼려 했던 건데. 오글거려서 볼 수가 없어요. 아무튼 프로트제 쿠데타 진압 작전도 막바지입니다. 주인공 일행은 한때 궁지에 몰리기도 했으나 사랑과 정의라는 미명 아래 야금야금 활약한 끝에 주도권을 되찾아 왔습니다. 여기에는 황제 대리로 나섰던 히로인의 역할도 컸고. 웃긴 게 쿠데타 주모자가 바지 사장으로 내세운 대리가 역으로 칼을 들이밀었다는 것이군요. 거기에 더해 사실 2천 년 전 영웅(외전 7.5권, 8.5권 참조)인 주인공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모자는 운이 다한 것이죠. 그때(2천 년 전) 그 황녀가 그때부터 주인공에 대한 각종 특례에다 종교로 승화 시켜 놓았고, 그 열기는 아직도 식지 않은 상황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에 발을 올린 순간, 이것이야말로 모든 청소년들이 바라는, 영웅의 귀환이라는 꿈이 실현되는 그런 열기가 있었죠. 물론 필자는 오글거려서 빨리 넘겨 버렸지만요. 원래는 이런 영웅 대접을 받기 싫어하는 주인공이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 2천 년 전 영웅이 공식적으로 살아 있다는 게 밝혀짐으로써 그에게는 특례로 쌓인 막대한 재산과 원한다면 황제의 자리에도 오를 수 있는 권한까진 아니어도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에게 그런 욕심이 있었으면 애초에 히로인들이 들러붙진 않았겠죠.



근데 이대로 끝내긴 아쉬웠는지 범인(주모자)이 발악을 한다는 클리셰가 등장하는군요. 곱게 안 죽는다 이거죠. 처음엔 금방 잡힐 거 같았던 주모자는 황제(히로인 엄마)와 황녀(황제 대리)를 납치해서 협박하기 시작하는데,이야~ 흥미를 끌겠다는 작가의 사명감이 너무 앞섰는지 그래도 은하(약간 과장)를 관장한다는 제국의 황제 경호가 이리도 무 쓸모라니 같은 일이 벌어지죠. 잡혀간 히로인(유부녀지만)을 구출하는 건 용사의 사명. 마침 주모자가 타고 도망간 건 사악한 용 모습의 티라노. 배경은 스케일 크게도 우주. 용사는 만인의 추앙을 받는 주인공, 파티원들은 9명의 히로인들과 엑스트라 황녀들. 청소년들이 바라는 꿈과 희망이라는 소재가 한가득입니다. 비하 아니고요. 필자가 한 10년만 젊었으면 가슴 웅장해지는 그런 장면들이 연출됩니다. 금방 죽을 거 같았던 주모자도 마왕이 되어 없던 힘이 생깁니다. 호랑이 기운? 주인공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영웅이고, 주모자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무우라도 썰어보고 싶은 영웅 갈망 같은 뭐 그런 마음이 있었나 본데, 그래서 영웅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에게 질투를 느꼈고, 힘이여 솟아라 했더니 진짜로 힘이 솟아 주인공을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전개가 참 희한하더군요. 그리고 지금 주인공에게 필요한 건?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맺으며: 옛날 한 10권쯤 읽었을 때 이 작품의 끝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포르트제에서 황제로 등극하고, 메인 히로인인 '티아'를 본처로 해서 '클란'을 두 번째로 두고 나머지를 제3부인, 제4부인 이렇게 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군요. 하지만 마왕을 무찌른 용사를 두러워 하는 사람들에 의해 용사도 마왕으로 몰리는 상황은 판타지물에서 간혹 적용되는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가능성은 높아도 실현 가능성은?라고 접근하면 회의적이긴 하죠. 이번 사태에 모든 사람이 한마음 한뜻이 아니라는 모습도 보여 주었고. 그래서 주인공이 도주를 선택한 점에서 현실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아무튼 포르트제 편은 이걸로 끝이 나고 지구로 돌아가 다시 일상생활이 이어진다고는 하는데, 이 작품에서 일상생활은 솔직히 무료하고 오글거림의 대명사인지라. 거기에 9명이나 되는 히로인에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더 불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작품에서 작품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한 서로 배려하고 아끼고 하는 건 좋으나 그로 인해 지리멸렬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겠습니다. 판치라를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이만큼이나 되는 히로인을 모아 놓고도 긴장감이 없는 게 아쉽죠. 아무튼 우주를 오가는 과학과 사랑과 정의의 마법 소녀(악의 마법소녀들도 있음)라는 특이한 조합을 메인으로 해서 이번엔 주인공을 돕기 위해 엑스트라 황녀들이 몰고 나온 전함의 웅장함(일러스트는 없지만), 2천 년 전 황녀의 유령(환생체지만 존재가 유령과 비슷)까지. 이번 26권은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총평을 하자면, 이거저거 섞음으로써 자칫 한 발짝만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이야기를 절묘하게 잘 섞는 작가의 능력은 좋으나 결국 사랑의 이름으로로 귀결 시키다 보니 손발 간수를 잘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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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정령환상기 01 정령환상기 1
키타야마 유리 지음, Riv 그림 / S노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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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레진에서 발매될 때부터 보려고 했던 작품입니다만, 하도 사람들이 발암 환상기라고 해서, 발암을 싫어하는 필자는 멀리했던 작품이군요. 아닌 게 아니라 진짜 환상적인 발암의 연속을 보여줍니다. 근데 희한하게 눈살이 찌푸려진다거나 거부감이 드는 발암이 아닌 대놓고 발암짓을 해대니까 오히려 시원한 느낌? 주인공이 슬럼가에서 누명을 쓰고 왕궁으로 소환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이유 없이 볼따구니를 연속으로 맞아야 하는 부조리, 납치된 왕녀 찾아 줬는데, 왜 납치범으로 오해해서 두들겨 팰까? 주인공이 슬럼가에서 사는 천민이라서? 신용이 없기 때문에? 주인공 나이 고작 7살, 밥도 못 빌어먹어서 체격은 더 작을 터. 이런 애가 삼엄한 경비를 뚫고 왕녀를 납치했을 거라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그냥 돈 몇 푼 지어주고 보내면 될 걸 굳이 왕궁으로 소환하는 바람에 납치범과 한패가 아니냐고 모진 고문 당하고. 하루아침에 부조리를 몇 개나 겪게 한 히로인은 사과도 없어. 어찌어찌 누명이 풀리지도 않은 애매한 상황에서 이번엔 왕이 딸을 구해준 보답을 해준다네? 야이~ 이병에게 갑자기 별 4개랑 독대하라면 할 수 있나? 여전히 다짜고짜 볼따구니 때린 히로인이나, 왕궁으로 소환한 히로인이나 미안해하는 구석은 전혀 없고, 주인공이 구해준 히로인은 멀뚱멀뚱? 여기는 지옥?



이 작품은 정령 환상기 보다 발암 환상기로 한차례 유행한 적이 있어서 아는 분들이 제법 있을 거라 생각하는군요. 주인공은 트럭과 버스 사고에 휘말려 이세계에 전생하게 되었죠. 동방에서 왔다는 부모에게 태어나 아빠는 일찍이 돌아가시고 엄마는 엄마를 노리는 무뢰배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그런 역사를 가진 아이가 죽을 위기에서 주인공의 인격이 각성한 방식의 이세계물입니다. 주인공(각성하기 전의)은 엄마를 죽인 무뢰배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가고 있었으나 주인공으로 각성하게 되는 동시에 마침 왕녀 유괴 사건에 휘말려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죠. 까지는 좋은데 행운 스탯치가 마이너스 수만은 되는지 온갖 고초를 겪게 됩니다. 납치된 왕녀를 찾아온 4인방 히로인 중 하나에게 볼따구니 두들겨 맞고, 어느 히로인은 왕궁으로 소환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게 하고, 왕은 딸을 구해준 보답이랍시고 마법 학원에 집어넣어 버리죠. 왕족만 다닌다는 학원에 평민 이하 천민을 집어넣는다는 의미. 이 멍멍이 같은 시추에이션은 무엇? 당연히 귀족 학생들은 달가울 리 없는 경지를 넘어 주인공을 아주 짓밟아 버리죠. 볼따구니 때린 히로인은 강 건너 불구경, 왕궁으로 소환한 히로인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구해준 왕녀는 언니(볼따구니 때린女)가 말 섞지 말라고 했다고 4년이나 방관.



그나마 4인방 중 상식인은 있었습니다. 학원 강사이기도 한 약관 12세 히로인. 얘도 뭔가 한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 아무튼 학원에 입학한 주인공을 케어해주고 말동무해주며 주인공이 정신 붙잡는데 일조하게 되죠. 그리고 홀딱 반하는 건 덤. 주인공 때 빼고 광내니까 미남이네요. 역시 남자는 얼굴. 자상한 마음씨는 덤. 5년 동안 이 강사 히로인 덕분에 정신 붙잡으며 학원을 다닙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 주인공을 얕잡아보고 괄시하고 욕하는 아이들. 사실 주인공이 왕의 명령으로 내려온 낙하산이긴 한데, 왕명으로 온 애를 이렇게 밟아도 되나? 싶지만 왕이나 히로인들이나 뒷일 감당은 주인공에게 다 떠넘겨 버리고 나 몰라라. 5년 동안 주인공을 왕궁으로 소환한 女는 끝끝내 코빼기를 보이지 않네. 나와서 사과하라고. 나, 마왕 될 자신 있답니다?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일상 속에서도 저런 놈들이니까 그러려니 하는 주인공이 대인배. 엄마 죽인 놈을 찾아 복수를 해야 하는데, 언제 할 거지? 학원 다니며 힘 좀 키운 거 같던데. 하지만 이 생활도 곧 끝이군요. 애들에게 뭘 시키는 거냐는 생각을 들게 하는 군대식 천리행군(약간 각색)에서 드디어 아이들이 일을 터트려 버립니다. 아무리 온화한 주인공이라도 질색팔색할 일을요. 스포일러라 자세히는 말 못 하지만 이 나라에 미련은 없습니다.



맺으며: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이렇게 시원시원한 발암은 오히려 흥미를 마구 유발하는군요. 왜 더 일찍 접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 발암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작가의 능력이 좋습니다. 억지가 아닌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솜씨가 좋더군요. 엄마의 부조리한 죽음, 슬럼가에서 이용만 당하는 삶, 우연찮게 왕녀를 구출하였으나 선입견에 사로잡힌 히로인들에 의한 구타, 왕궁에서의 모진 고문, 지옥 같은 학원에서의 생활, 그럼에도 보답받지 못하는 인생. 4년이나 방관한 왕녀가 마지막에 너 님(주인공) 좋아해요라는 시추에이션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사실 슬럼가 소년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집(기숙사)과 굶어 죽을 일 없는 급식만으로도 보답받았다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죠. 그런 걸 다 흘려버리는 대인배 기질을 가졌긴 한데, 돌려 말하면 되받아처주지 않으니까 카타르시스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술술 읽힐 정도의 필력. 사실 이 작품은 귀족과 왕족이라는 악이 명확하게 그려져 있고 주인공은 그 악의를 받아도 어찌할 수 없는 나약한 소시민의 입장이라는 현실적인 측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당해도 언젠가 대갚음해 줄 거라는 밑 작업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도 있었군요. 시작부터 먼치킨은 아니지만 점점 성장한다는 설정도 있고. 주인공을 알아주는 히로인들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암울한 미래만 기다리는 건 아닌 느낌도 있습니다. 리뷰에선 미처 언급 못한 소꿉친구에 대한 복선이 언제 풀릴지 궁금하고, 그 외 복선에 몇 개 있어 보이던데 무리 없이 진행하는 솜씨가 괜찮은 1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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