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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의 침략자!? 11 - L Novel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겨울이 지나가고 3월달에 접어 들었습니다. 어느덧 침략자 소녀들이 106호실에 온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방을 빼앗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가던 나날이 지나가고, 공통의 적을 만나 의기투합하여 위기를 넘겨 왔습니다. 웃고 떠들고하는 사이에 정이 들어 버렸습니다. 남자 하나를 두고 여러 소녀들은 좋아하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루미는 5~7권 사이에 뭔가 떡밥을 흘려놓고건 이후 좀처럼 전면에 나서지를 않습니다. 해가 바뀌어 3학년이된 그녀는 두가지 걱정꺼리가 생겼습니다. 하나는 내년에 졸업해야 된다는 것, 두번째는 졸업하기전에 새로운 부원을 들여야 되는데 뜨개질 특성상 필시 여학생이될 것이고 부실에 코타로랑 여학생이 같이 있게되는 것이 못마땅 합니다. 물론 1년동안 지내온 바로는 코타로가 여자에게 손대는 짓을 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기에 그점에서는 문제가 없지만(아니 하루미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쾌하지 짝이 없는데...), 그녀는 코타로가 졸업하기까지 1년동안 자신이 잊혀지지 않을까 그게 더 걱정 입니다. 그리고 11권에서의 출연은 끝...
티아는 꽃집 쇼윈도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습니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건 '튤립' 그녀가 처음 106로실에 와서 사나에의 영능력으로 치마로 감싸졌을때 마치 튤립같다하여 그렇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티아는 튤립이 무엇인지 몰랐고, 코타로가 단순히 비꼬는 투로 사용 했으리라 짐작 하였습니다. 오늘 꽃집에서 처음본 튤립은 화사하고 이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코타로는 그런 티아와 루스에게 튤립을 선물을 합니다. 티아는 한없는 기쁨을 느끼지만 경박스럽게 호들갑을 떨지 않습니다. 됐으니까 진도좀 나가자...
오늘도 106호실은 북적 거립니다. 키리하와 시즈카는 저녁준비에 들어 갑니다. 시즈카는 자기 집에 돌아가지 않고 아예 106호실에 눌러살기로 작정한 듯 합니다. 사나에는 코타로에게 레슬링 기술좀 가르쳐 돌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나에는 유령이라서 컨트롤이 힘드니 대신에 유리카를 희생양으로 삼어 레슬링 기술을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침략자 소녀들이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가 들어 납니다.
줄곧 침략자 소녀들이 느껴왔던 위화감과 이질감은 이것 입니다.
"나는 너를 정말로 좋아하는데. 너는 왜, 내 손은 고사하고 안아주지 않는 것이냐."
(물론 이 대사가 나온게 아닌 종합하면 이런 뜻이 된다는 것 입니다.)
자기들에겐 스킨십은 물론이고 뭔가를 부탁도 하지 않으면서 왜 유리카에게는 스킨십과 뭔가를 부탁을 하느냐가 대두 됩니다. 이것은 이미 5권에서(5권 이전에도 언급된 거 같지만 기억이 안남) 코타로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나온적이 있기에 독자에겐 그리 큰 수수께끼는 아닙니다. 코타로에게 있어서 침략자 소녀들은 자기들의 임무가 끝나면 돌아가야 되는 존재이기 때문 입니다.
키리하는 지저인에다 침략자 사령관이기에 106호실을 점거하든 못하든, 티아와 루스도 시련을 끝내든 못 내든, 유령인 사나에는 언젠가 성불해야 되기에, 하루미는 먼저 졸업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소원해지기에, 처음 그녀들이 106호실에 처들어 왔을때 기한을 잡은게 3년 입니다. 코타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모든게 끝나는 걸로... 그렇기에 코타로는 이별이 확정된 사람들에겐 정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10년전 코타로가 6살때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교통사고로 사망 하였습니다. 아들은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고, 자신이 부주의하게 차도로 뛰어 들었던데 화근이었습니다. 6살 아이에겐 엄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행동으로인해 상대가 비참해지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다시는 소중한 사람을 잃는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해, 두렵기 때문에, 소중한 어머니가 죽은건 자신의 부주의이기 때문에, 그래서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쓰며 타인의 접근을 거부하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작가는 이것을 사랑에서오는 행동이 아닌 상실에서오는 행동이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떠나야될 침략자 소녀들에게 정을 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잃었을때처럼 아픈 마음을 느끼지 않기 위해, 하지만 유리카는 달랐습니다. 코스프레라는 취미 빼고는 평범한 인간이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계속해서 같이 지낼 수 있기에, 무한한 정을 쏟고 있었습니다. 그게 비록 유리카에겐 고통 밖에 없는 레슬링 같은 것이라도요. 키리하는 10년전 코타로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광경을 목격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일먼저 알아 챕니다. 그에게는 이별이 확정된 타인의 접근을 거부하는 높은 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가 길어지는군요. 본론은 이게 아닙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내용은 그동안에 나왔던 내용들의 종합편에 해당 합니다. 11권은 그동안 유령으로 지내오며 코타로 등짝에 붙어서 아양떨고, 새침해지기도하던 사나에의 최종 엔딩편 입니다. 그동안 지박령으로 지내오다 어느순간 코타로에게 씌인 빙의령으로 변한 사나에 때문에 코타로는 영력이 다 빨려나가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그와 동시에 사나에의 본체가 최초로 언급이 되는데요. 3권 고스트 헌터를 매수한 키리하의 사주로 사나에의 본체를 찾아 다녔던 결과 사나에의 본체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동안 106호실의 지박령이었던 사나에는 더이상 지박령을 그만두고 빙의령이 되면서, 한정된 영력을 가지고 있던 코타로의 영력을 단숨에 빨아 먹으면서 코타로를 위태롭게 하였던 것 입니다. 그로인해 코타로는 물론이고 더이상 영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사나에도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고 덩당아 사나에의 본체까지 영향을 끼칩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유령 사나에를 본체로 되돌리는 것뿐...
하지만 문제점이 발생 합니다. 유령일때의 사나에의 기억을 몽땅 잃어버리게된다는 것... 유령일때의 기억은 손바닦에 떨어진 물과도 같습니다. 본체가 격지 않는 기억은 뇌에 각인되지 않습니다. 손 바닦에 떨어진 물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 나갈뿐... 목숨도 중요하지만 1년동안 지내왔던 기억도 소중해서 갈피를 못 잡습니다. 이대로는 코타로와 사나에 본체는 1시간 뒤 사망...
'고스트 스위퍼 미카미'를 보신분 계실려나 모르겠군요. 90년대 초반 영능력을 기반으로한 만화 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오키누'가 딱 이러 합니다. 300년전 재물로 바처져 죽고 유령이 되어 돌아 다니다 '타다오'와 만나고 이후 미카미 제령 사무소에 직원이된 유령 소녀, 작품 후반에 작가는 후기에 '그녀에게 자그마한 보답으로 인간이 되게 해주고 싶었다.'는 구절은 필자가 이 작품을 읽은지 15년이 지나도 아직 머리속에 남아 있습니다. 모티브를 여기서 따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나에와 오키누는 매우 유사한 에피소드를 보여줍니다.
공통된 사항은 유령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이때 오키누가 좀더 극적이었던 듯), 인간이 되면 유령일때의 기억은 모두 소멸, 인간이 되어도 유령일때 가졌던 막대한 영력을 노린 악령에게 쫓기는 것, 그리고 악령에 쫓기면서 유령일때의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받고 기억을 되살리는 것까지... 필자는 사나에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미카미라는 작품을 읽을때의 향수를 떠 올렸습니다.
결국 요점은 '어서와!(오카에리)' 입니다. 중반 사나에가 본체로 되돌아가는 것까지는 극적인데 이후는 많이 식상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결과가 빤히 보이기도 합니다.
이로써 두명이 엔딩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이성으로 왜 자신들을 돌아봐 주지 않을까 했던 침략자 소녀들은 코타로가 안고 있는 벽의 실체를 알게되고 침략자 소녀들은 그걸 뛰어넘고자 합니다. 이미 최종엔딩은 여기서 완성 되었다고해야겠죠. 코타로를 차지하기 위해선 임무를 끝내도 돌아가지 않으면 그만이라는걸요. 여기서 한가지 특징이 있는데 예전에도 언급했던 거 같은 느낌이 들지만, 여튼 침략자 소녀들이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남자 하나 두고 피박 터지게 싸우는 것이 아닌 자기에게 걸맞는 행동을 하여 남자로 하여금 돌아봐주게 하겠다는 것 입니다. 바꿔 말해서 삐딱선타면 그걸로 끝인지라 코타로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은 절대 못한다고 할까요.
그동안 주인공 코타로가 보여줬던 암걸리는 듯한 행동은 11권에서 그 이유가 들어나기 때문에 이쯤해서 남자 주인공에 대한 선호도가 반전 됩니다. 비호감에서 호감형으로요. 절대 책임지지 못할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것으로인해 소녀들의 몸은 애간장이 타지만요.
부제목이 생각이 안나서 저렇게 적어 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적절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