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 2 - S Novel
와리나이 타리사 지음, 박용국 옮김, 우카이 사키 그림 / ㈜소미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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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권 리뷰에서 주인공을 소시오패스라 정의했는데 이번 2권에서는 많이 엷어진다. 아마도 작가가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전략을 짠 듯 한데 이번 2권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한번 노선을 정했으면 그대로 밀고 갈 것이지 왜 성격을 바꿔서 불쾌하게 만드는 것인가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이용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이든 이용하려 했던 주인공이 이번 2권에서는 타인을 구하기 위해 근본 없이 무작정 뛰어드는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된다. 이것은 효율과 합리성을 따지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이물질이나 다름없다. 물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인 건 맞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고, 구해준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예측을 하지 않아 불필요한 요소들을 양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욱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미궁에서 구해준 인물들이 차후 주인공과 인연을 맺을 거라는 복선을 투하한다는 것이고, 이런 흐름은 사실 주인공의 성격은 매우 이타적입니다. 하는 기믹과도 같아서 도서를 읽는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읽는 내내 이물질이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는 느낌이 장난 아니게 된다.


어쨌거나 주인공의 성격보다도 이 작품에서 매우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맹목적이 되어가는 히로인들을 들 수가 있다. 1권 히로인이었던 '디아'는 어릴 적 신체적 결함 때문에 집에서 버림받고, 교회에서 이용당하다 도망친 끝에 주인공을 만난다. 세상 믿을 놈 하나 없는 상황에서 밥을 주고, 손을 내밀어 주는 주인공이 매우 고마웠을 수는 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은 것과 목숨을 거는 것은 별개다. 미궁에서 몸을 던져가며 주인공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몬스터와 싸워 가는 모습은 광기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주인공이 미궁 클리어를 위해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걸 알아도 그녀는 분명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다. 어릴 적 교회에서 그토록 이용당했으면서, 주인공에게 또다시 이용당하는 모순을 작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서 주인공이 '디아'의 헌신을 고마워하고 평등한 동료로서 대해준다면 문제없을 것이다. 그런데 20층 보스 몬스터와 전투에서 '디아'는 한쪽 팔을 잃고 만다. 이세계는 마법이 있지만 만능은 아니다. 없어진 팔이 뚝딱 생겨나진 않는다. '디아'는 당분간 리타이어 된다. 주인공은 '디아'의 헌신을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고 있다.


그다음 히로인은 '아르티'다. 10층 보스 몬스터로서 인간과 완전히 똑같은 외견과 감정과 언어를 가지고 있다. 간간이 여타 작품에서도 몬스터가 히로인이 되는 일은 많았으니 크게 놀라운 점은 아니다. 주인공이 20층 보스 몬스터와 일전을 벌일 때같이 등장해 방관자 모드였다가 이후 느닷없이 나타나 주인공에게 몬스터 주제에 '사랑'을 알고 싶다며 협조 해달라고 조르게 된다. 주인공으로서는 보스라는 강력한 몬스터의 폭주를 우려해 협조는 하나 경계를 늦추지 않는 점에서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아르티'조차 왜 주인공 앞에 서서 미궁 몬스터를 쓰려 트려 가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을 낳게 한다. 주인공이 그녀의 허점을 노려 일부러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아르티'는 몸을 날려 주인공을 구해준다. 이쯤 오면 주인공의 정체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한다. 전생에 여자를 후리고 다녔던 기둥서방이었거나, 세계를 구한 영웅이었거나, 아주 잘 생긴 미남이었거나, 1천 년이나 살아온 '아르티'는 주인공과 면식이 있다는 복선이 투하되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 이후 아르티는 '사랑'에 집착해 주인공의 주변을 어지럽히면서 골칫덩어리로 다가온다.


'아르티'와 미궁 모험 중에 위기에 빠진 '프랑류르'라는 히로인을 구해주게 된다. 그녀는 4차원적으로 정신 나간 포지션인데 한번 도움받았다고 주인공을 아주 남편으로 대하는 모습에서 작가는 여자에 대해 뭔가 환상을 품고 있나 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아닌 게 아니라 '프랑류르' 포함 그녀의 파티 중 3명이 여성이다. 아주 그냥 주인공 주변에 여자들이 우굴우굴 거린다. 좀 알아보니 1회성 만남도 아닌 듯하다. 그녀의 파티원 여성하고도 미래에 어떤 만남이 있는 듯하고. 예사롭지 않은 등장인물 하며 건성으로 읽으면 자그마한 복선을 놓치기 십상이라서 어떤 면으로 독자들의 정신을 갉아먹는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다음 히로인으로 이세계물에서 빠질 수 없는 노예 소녀다. 이름은 '마리아'인데 주인공이 미궁 협력자를 구하기 위해 노예 경매장에서 구입하게 된다. 이 쉐키 돈으로 사람을 사는 것에 거부감이 전혀 없다. 그래서 그런가 여난(女亂)이 시작된다. 고분고분할 줄 알았던 '마리아'의 거침없는 언변은 주인공 치부를 적나라하게 까발려 버린다. 약자를 도와주는 것으로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는 변태 취급을 당하니 이보다 고소한 경우는 없을 것이다.


이제 문제의 히로인 '라스티아라'다. 1권에서 죽을뻔한 주인공을 구해주게 되면서 안면을 트게 되는데, 그녀는 주인공처럼 타인의 능력(스테이터스)을 알아볼 수가 있다. 그래서 주인공이 이세계 전생자라는걸 간파하게 되고 이후 자신의 인생에 '전환점'을 불어 넣어줄 사람으로 주인공을 택한다. 여기엔 배려와 허락은 필요치 않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주인공을 꽁꽁 묶어 차가운 바닥에 방치해서 만 하루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한 일도 있다. 그러니 거절하는 주인공을 언변으로 찍어 눌러서 찍소리 못하게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기 보다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함으로써 타인이 겪는 불합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야 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해야 할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그녀의 모습에서 만약 수명이 오늘 하루뿐이라면 그 하루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그녀는 모험가를 동경하여 주인공과 함께 미궁에 들어가 모험을 하고 싶어 한다. 현재 주인공과 접점에 매우 큰 히로인이라 할 수 있으며, 미래 진히로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매우 많이 뿌리고 다니는 중이다. 


이렇게 여러 개성이 매우 강한 여러 히로인들을 만나게 되면서 주인공의 소시오패스적인 성격은 많이 희석되고 약자(여성)는 도와줘야 된다는 이타적인 성격으로 바뀌어 가게 된다. 물론 약점을 잡혀서 히로인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점도 있긴 한데, 라스티아라의 말처럼 이런 건 말주변으로 얼마든지 타파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인공의 이타적인 성격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점들이 상당히 불쾌하다는 것이다요약해서 표현하자면, 주인공은 못된 놈이지만 사실은 매우 착한 놈이에요랑 같은 거니까 독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주인공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캐릭터가 '마리아'다. 주인공의 행동은 약자를 도와주고 안심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주인공의 내면을 정확히 보고 있다. 아무튼 주인공의 주변의 히로인들은 정상인이 하나도 없다. 모두가 주인공을 위해 뭔가를 하려 하고 몸을 던져서 주인공을 지키려 하는 맹목적인 광기를 보여준다. 주인공의 본질을 보고 있는 '마리아'는 한층 더 집착에 가까운 광기를 보여주게 되는데, 등장하는 히로인들마다 왜 이러는지 작가는 시원하게 밝히지를 않아 더욱 불쾌하게 한다.


맺으며: '라스티아라'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분위기가 어째 파국으로 치닫는 느낌을 준다. 이전부터 주인공은 이세계에 여러 번 온 게 아닐까 하는 복선이 투하되고 있고, 일부 히로인에게서 주인공을 이전부터 알고 있는 듯한 복선 또한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설정에서 매우 치밀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매우 언짢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람을 철저히 이용하든지, 용사처럼 약자를 구하고 보호하던지,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감정 기복이 왔다 갔다 하는 주인공도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고, 타인의 감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나대는 몇몇 히로인들도 상당히 불편하다. 뭐 사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다. 조신하고 헌신적인 히로인 보다 자기 할 말 다하고, 인생을 즐기기 위해, 뭔가를 찾기 위해 주인공을 이용하고 그런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돼서 얀데레가 되어가는 히로인들은 여느 작품에서는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문제아 히로인들이 다 모였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에겐 여난이 따로 없고. 아무튼 필자와 맞지 않아 하차하려 했는데 어느새 3권을 구입해둬서 3권을 마저 읽고 하차하든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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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의 소환사 3 - NT Novel
마요이 도후 지음, 쿠로긴 그림, 유경주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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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 나이 23세, 전생에서 뭘 하다 이세계로 왔는지는 모른다. S급 스킬을 얻는 댓가로 여신에게 기억을 받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세계 전생 치트물이다. 주인공은 전생하면서 여신으로부터 스킬을 받게 되고 이걸 기반으로 해서 엄청나게 강해진다. 그리고 이런 작품의 전통적인 클리셰로 하프엘프 '노예' 소녀, 사역마로 '슬라임과 늑대', 여타 히로인들이 등장한다. 히로인도 한두 명으로 그치지 않는다. 하프엘프 소녀 '에필'부터 해서 마족 소녀 '세라', 당돌하게도 이세계 소환되면서 여신에게 부하가 될 것을 요구한 주인공이 유쾌하여 그의 본처를 자처하게 되는 여신 '메르'에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병약 미소녀 '리온'이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집안 메이드로 모녀(母女)까지 들어온다. 이 작품은 덕후 세계의 염원과 갈망과 뇌내 희망을 그대로 담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히로인 동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늘어날 거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암흑 기사 할배도 꼽사리 껴준다.


2권 리뷰를 두루뭉술하게 써버려서 3권 리뷰 쓰는데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2권 나오고 3권 발매까지의 텀이 1년 8개월인데 기억력이 붕어 3초 머리인 필자로서는 앞의 내용이 기억이 안 난다. 어떻게 알아낸 바로는, 날 때부터 노예 생활을 해오며 화룡의 저주를 받아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에필'을 주인공이 구입해서 저주를 풀어주고 연인 관계가 되었다는 것. 이후 주인공과 같이 마물을 퇴치하며 얘도 엄청나게 강해진다. 여느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주인공 하고 엮이기만 하면 주변 인물도 능력이 뻥튀기 되는 불가사의가 이 작품에도 있다. 사령화인지 마물화인지 원통함에 성불도 못하고 있던 암흑 기사 '제라르(할배)'를 퇴치하고 계약하여 소환체로 만들어 동료로 영입. 그전에 이 작품에서 귀염의 대명사가 된 슬라임 '클로토'가 있다. 얘도 주인공과 계약하여 소환체가 되면서 마왕급으로 성장한다. 클로토는 옛날 남쪽 나라를 반파 시킨 슬라임과 동급으로 진화, 여기까지 성장하는데 두어 달도 안 걸렸다.


마족 소녀 '세라'는 당대 마왕이 숨겨놓고 키운 딸이다. 용사가 쳐들어 왔을 때 던전에 봉인 시켜 둔 걸 주인공이 해제 시킨다. 마왕이 꼭꼭 숨겨 키운 탓에 세상 물정에 어둡다. 어렸다면 귀염성이라도 있을 텐데 다 큰 처녀에 그냥 술고래일 뿐이다. 여신 '메르'와 맞짱 떠서 무승부 할 정도로 강하다. 근데 얘는 왜 소환체가 된 건지 모르겠다. 슬라임이나 제라르 할배(사령 비슷)는 마물 계통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세라는 인간족처럼 마족이라는 하나의 종족일 텐데 이래도 되나? 아니 악마라고 했으니 마물이라고 해야 하나. 구분이 애매하다. 여신 '메르'는 주인공이 전생 단계에서 부하가 되라는 말에 예스를 날리고 본처를 자청한다. 이 작품에서 제일 영문모를 캐릭터다. '리온'은 주인공이 소환한 지구 소녀다. 병으로 14살 나이에 요절하고 주인공이 불러내 이세계 용사로 키우게 되는데 이쯤 오면 뭐가 뭔지 모르게 된다. 아주 그냥 작가가 브레이크 없이 온갖 설정을 리밋 해제하고 막 갖다 붙인다.


그러고 보니 메이드 모녀도 있었네. 엄마 나이가 주인공 하고 5살 차이 밖에 안 난다. 딸은 어려서 힘들겠고, 엄마는 언젠가 주인공 하렘에 들어가지 않을까도 싶다. 참고로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자가 아니다. 다만 에필 일편단심이라서 다른 히로인이 끼어들 여지가 있을지 모겠다. 이 작품엔 용사도 등장한다. 얘도 여자 3명을 동료로 두고 있다. 이세계에 가면 누구나 다 이성을 만날 수 있나 보다. 그러니 현실에서 이성 친구 하나 없는 분들은 이세계 전생을 해보길 권해본다. 아무튼 용사는 개뿔도 없으면서 성선설(사람은 본디 착하다)을 기본 장착하여 싸돌아다니다 주인공에게 참교육 당하고 지금은 마왕 찾아 길을 떠났다. 근데 당대 마왕은 다른 용사가 처치했는데? 그냥 무녀가 심심해서 소환한 건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제법 있다. 여신 메르의 말로는 마왕은 누구나 될 수 있다니까 지금쯤이면 새로운 마왕이 탄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주인공이 용사보다 더 강하다.


이번 이야기는 이세계로 온 지 3달 만에 A급 모험가가 된 주인공이 저택을 구입하고 동료들과 수련하는 이야기로 절반을 소비한다. 이건 뭐 크게 건질 이야기는 없으니까 넘어가자. 누군(이세계 사람들) B급이 성장 한계라는데 얘들은 뭘 처먹었기에 이렇게 강한지 모르겠다. 집도 사고, 지하에는 연습장을 만들어 드래곤 볼을 찍는다. 언젠가 우주로 진출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중후반부는 A급에 만족하지 않고 S급 승급 시험을 보는 이야기를 그려간다. 하지만 이런 시시한 이야기로는 작품이 팔리지 않을 거라 여겼는지 작가는 여기에 세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호전적인 녀석들을 끼얹는다. 용사들을 참교육 해주고 쌀밥 먹으러 다른 나라에 가던 주인공 일행이 도적떼를 퇴치한 일이 있다. 근데 도적 두목이 하필이면 군사 강국의 이웃나라 '트라이센'에서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던 놈이다. 영웅이라는 놈이 도적질에 인신매매까지 하고 있다고 주인공에 의해 까발려졌으니 그 나라의 얼굴에 먹칠이 되어 버렸고, 먹칠한 주인공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는 시추에이션이다.


여기서 군사 강국 트라이센 편에 선 환생자가 나오는데, 이 작품은 은근히 전생자와 환생자가 있다고 서술한다. 그래서 이세계 전생 룰(전생하면 강해진다는 것)답게 환생자도 엄청나게 강하다는, 변태 쉐키(환생자)가 등장하여 에필을 매료하려는 되지도 않는 짓거리를 시도하게 되는데... 뭐랄까 어디서 많이 본 장면들이라서 좀 식상하다. 주인공은 당연히 에필을 빼앗기지 않으려 싸운다. 여기서 작가는 혼자 다 해 먹는 주인공에게 드디어 적수가 나타난다는 요소를 집어넣으려고 했나 본데 피어나지도 못하고 침몰하고 만다. 대체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이런 변태 놈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아무튼 주인공을 노리는 패거리가 등장하게 된다는 새로운 분기점이 되겠다. '트라이센(나라國다)'이 도적 영웅 때문에 사면초가에 빠지자 타개책으로 주변 나라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주인공이 휘말리게 되는 그런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주인공이 워낙 강해서 적수가 되려나 모르겠다. 이쪽엔 여신(女神)도 있다고.


맺으며: 그냥 그런 이야기들이다.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스킬 이야기로 분량 많이 잡아먹고, 솔직히 이런 정성으로 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는 못 꾸미는 걸까. 히로인들의 근본 없는 호감도 상승과 성(性)적인 이야기들을 가미하여 흥미를 끄는 대목에서는 작가의 한계를 보는 듯하다. 이런 이야기로 15권(완결 아님)까지 용케도 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러스트가 작중 몰입도를 방해한다. 적어도 코미컬라이즈(만화)급으로 일러스트 작화를 끌어올렸다면 반은 먹고 들어갔을 거라 생각한다. 뭐 이런 것들은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들인지라 보는 사람에 따라 관점은 다를 거라 본다. 아닌 게 아니라 뭔가 인기 요소가 있으니까 15권까지 발매되었을 테지. 그건 그렇고, 돈이 안 된다 싶으면 알짤없이 손절하는 NT노벨이 웬일로 후속권을 내주는지 모르겠다. 가끔 보면 이렇게 뜬금없이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살아 돌아온 느낌으로 발매해주긴 하는데 너무 텀이 길어 어색하다 못해 누구세요?라는 느낌이다. 아이가 아빠를 못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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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전설이 된 영웅의 이세계담 2 - L Novel
타테마츠리 지음, 미유키 루리아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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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권 리뷰에서 정정할 것이 있다. 마족 안 나온다고 했는데, 이번에 나온다. 다만 판타지에서 주인공(용사)이 무찔러야 될 마왕을 숭배는 적이 아니라 이 세계에 사는 평범한 종족 중 하나라는 것이다. 종족을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인간, 엘프, 드워프, 마족이 공존하는 세계다. 그 외에도 또 뭐가 있는 거 같은데 딱히 중요치 않다. 정령도 있고, 뭔가 세계관이 좀 복잡하다. 어쨌거나 여러 종족이 부대끼며 살다 보니 당연히 내가 우월하네, 네놈들은 하등하네 어쩌고저쩌고 쌈박질 해대는 세상이다. 주인공은 1천 년 전 전이로 이쪽 세계에 떨어져 인간들 편에 서서 전국시대 같은 세상을 평정한 영웅 뭐시기로 추앙받고 있다. 1권 리뷰에서 다른 나라 침공하고 멸망 시키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놓은 주제에 무슨 영웅이야라고 했는데 이것도 2권을 읽고 나서 정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본적으로 주인공이 속한 그란츠 제국을 우선시하지만, 적국의 백성들을 챙기고 무고한 희생을 막으려는 착한 놈이었다고 말이다.


아무튼 주인공은 변경으로 좌천되어 가는 리즈를 따라 베르크 요새까지 오게 되었으나, 왕위 계승권을 하나라도 줄여야 하는 오빠들이 사주한(사실 명확하지가 않다. 이번 2권에서 황제의 꿍꿍이 에피소드를 보자면 딸을 위해 황제가 꾸민 짓이 아닌가 의심도 든다) 이웃나라 리히타인 공국군의 대규모 침공을 받게 된다. 리즈가 가진 병력은 거의 전무, 마찬가지로 오빠가 동생 죽이라고 보낸 아우라(히로인)가 이끄는 소규모 부대로 맞서나 중과부적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주인공이다. 작가가 주인공을 밀어주는 게 예사롭지가 않다. 1천 년 전의 영웅, 2대 황제를 지냈고, 후대에서 군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주인공이 위기에 빠진 히로인을 구해준다는 약속된 전개가 펼쳐진다. 혼자서 1만이 넘는 적병을 다 때려잡는다. 이렇게 적국의 침략을 물리치게 된 주인공을 당연히 나라에서 가만히 둘리도 없고, 주인공으로서도 이세계에 왔으니 무우라도 썰어야 되지 않겠냐며 왕도로 향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내가 1천 년 전 2대 황제다라고도 할 수 없어서 2대 황제의 후손이라고 밝히게 된다. 그리고 인정받게 되면서 제4황자라는 직함까지 받게 된다. 어쨌거나 지금의 사람들이 보기엔 주인공이 왕족의 피를 이은 건 사실이고(2대 황제 본인이지만), 1대 황제가 2대 황제 후손이 등장하면 대접하라는 유언도 남겼으니 어쩔 수 없다. 뭔가 일사천리고 거져먹는 느낌이 장난 아니다. 근데 주인공에게 있어서 고난은 지금부터다. 이 작품의 배경색은 파스텔톤이 피어나는 무지갯빛 세상이 아니다. 권력욕들이 충만해서 암살이 횡행하고, 대귀족이라고 안심하고 있다간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피 튀기는 세상이다. 히로인 '리즈'도 정령검에 선택받지 못했으면 일찌감치 죽었겠지. 그러니 2대 황제의 후손(2대 황제를 국민들은 추앙하고 있다)인 주인공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잖은가. 사실 주인공이 먼치킨을 찍던 말던 그런 것보다 이런 사람 사는 냄새가 더 흥미진진한 게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다라고 이번 2권을 읽고 느낀 점이다.


그 절정이 리즈의 언니이자 제3황녀인 '로자'다. 나라의 중추 대귀족 가문에 시집은 왔는데 애를 만들기도 전에 남편이 암살 당하고 만다. 이렇게 황제 직계 황녀의 남편도 하루아침에 암살로 골로 가는 게 이 세상이다. 과부가 된 로자는 주인공에게 눈독을 들인다. 리즈 바로 위 언니니까 나이차는 얼마 안 나겠지만, 그래도 시가에 몸담고 있고 남편이 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주인공에게 눈독을 들이는 정조 관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모르겠다. 아닌 게 아니라 현실 중세 시대에서도 뭐 남편/부인이 살아 있어도 불륜이 판쳤다고 하니 고중에 충실하다고 받아들이면 될 것도 같다. 아무튼 '로자' 나름대로 필사적이라는, 대귀족을 먹고 싶어 하는 어중이떠중이부터 해서 남편을 죽인 경쟁 대귀족까지 로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과부에게 새로운 남편 들이라는 거다. 권력의 소용돌이 결정판에 주인공이 껴여서는 결국 로자에게 붙잡힌 주인공에게 19금 동인지 같은 일이 벌어진다.


이번 이야기를 1부와 2부로 나누라면 1부는 주인공이 2대 황제의 후손으로 밝혀지면서 제4황자라는 직함을 손에 넣어 입지를 공고히 하고 로자라는 우군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로자의 철두철미한 성격은 작가가 준비를 많이 했다는 티가 묻어난다. 주인공의 씨를 얻어 2대 황제의 후손을 잇는 집안이라는 간판을 거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낳은 주인공 자식을 시가의 자식과 연결하여 시가의 피도 잇게 한다는 계략으로 적대 세력을 일소해버린다는 보통내기가 아닌 모습을 보인다는 거다. 하지만 한가지 오산은 주인공이 '고자'라는 것이고. 이 쉐키 차려준 밥상을 차버린다. 사실 주인공은 리즈를 무척 신경 쓴다. 1천 년 전 어떤 여성과 인연이 있었던 모양인데 리즈에게서 과거와 뭔가 겹쳐보는 듯 하는 복선이 나온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하나만 하자. 어쨌거나 리즈 오빠이자 제3황자의 사주로 리즈를 죽이러 군대를 이끌고 왔던 아우라도 조만간 주인공 진영에 올 거 같고, 누가 영웅물 아니랄까 봐 히로인이 점점 불어난다.


2부는 이웃나라 리히타인 공국을 혼쭐내러 가는 주인공을 그린다. 황제는 주인공에게 공적을 쌓으란다. 그러면 왕위 계승권을 올려줄게 한다. 1대 황제가 분명 2대 황제 후손에게 대접을 후하게 하지 않으면 저주를 내리겠다는 유언을 해놨는데 지금의 황제는 간이 크다. 이 세계는 정령이 있고 정령에 의해 진짜로 저주를 내릴 수도 있다. 아무튼 선행한 리즈를 도우러 가야 하는데 이미 리즈는 리히타인 공국에 진입해서 싸움 중이다. 문제는 리즈가 사령관이 아니라는 것이고, 혼쭐내러 가는 부대의 사령관은 2차원적인 돌대가리 같은 놈이다. 히로인 리즈의 고생이 눈에 훤하고 실제로 고생 많이 한다. 말빨도 안 돼서 황녀임에도 신하인 사령관에게 비아냥 들어도 반론을 잘 못하는 모습에 조금은 짜증을 불러온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주인공이다. 이성 관계에 있어서 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고, 사령관을 혼쭐 내주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서 아양 떠는 모습은 조금 더 짜증을 불러온다. 


리즈도 싸울 땐 잘 싸우는데 대인관계에서 괴멸적인 모습은 때에 따라 귀엽기도 하지만 한심하게도 보인다. 그럼에도 병사들이나 국민들 지지는 높다는 영문 모를 히로인이 바로 리즈다. 강적을 만나 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은 대견하기도 해서 미워할 수 없는, 싸우는 히로인은 위대하다는 필자의 관념(觀念)에 따라 높은 점수를 줄만한 참으로 알쏭달쏭 한 캐릭터이기도 하다는 것인데. 오빠들이 자신을 죽이려는 걸 알면서도 제대로 된 대응을 준비하지 않거나, 주인공이 전술을 알려줘도 오늘은 카레다 같은 남일 같은 반응하며(비유 적임, 본문에는 카레 언급 없음)몇 개의 인격을 가진 듯한 작가가 참으로 희한한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알몸을 보이는 건 괜찮고, 간접키스에는 얼굴 빨개지고. 말은 또 잘 들어서 저기 가서 저 애 좀 구해와라 하니까 냉큼 달려가서 구해오는, 마치 막데기 주워온 개처럼 주인공과의 케미가 장난 아니다.


어쨌거나 이번 2권에서 주인공의 목적과 그의 성격의 윤곽이 드러난다. 목적은 스포일러니까 언급은 힘들고, 사실 리즈의 언니 로자와의 거래 중 하나가 리즈와 관련이 있다. 도서 제목이기도 한 영웅이라는 정의(定義)는 단순히 나라를 구하는 것이 아닌 백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거라 할 수 있다. 이번 2권에서 주인공은 적국의 백성들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아울러 상대가 마족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죽이지 않는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사로잡은 적군들도 포로로 대우해주고, 포로를 학대하는 병사를 엄히 다스리는 등 법과 평등에도 솔선수범한다. 이게 영웅으로서 가져야 될 덕목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영웅이 될 수는 없다고 서술하기도 한다. 결단을 내릴 때는 과감히, 이용할 수 있는 건 뭐든지 이용하는 모습에서 조금은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도 보인다. 리히타인 공국과의 전쟁에서 주인공은 온화하면서도 냉철한 두 가지의 성격을 보여준다.


맺으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주인공의 활약보다 권력욕에 찌든 귀족들의 에피소드가 더 재미있는 작품이다. 갑자기 나타난 주인공을 두고 정치권은 격변을 예고하고, 황제는 주인공을 이용해 자신의 아들(제1 황자와 제 3황자)의 추태(리즈를 죽이려 했으니)를 무마하는 동시에 황자들을 비호하는 귀족들의 원성을 잠재우는 실력을 보여줘서 여느 판타지의 무능한 왕과 다른 모습에 몰입도가 제법 장난 아니다. 황제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딸(리즈)도 이용하려는 복선에서 주인공과 대립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있고. 특히 로자의 파격적인(몸으로 말해요) 대시에서 싸구려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마치 범과 사자의 싸움처럼 코믹 요소는 쏘옥 뺀 진지함 그 자체다. 하지만 주인공은 고자. 주인공은 1천 년 전에 자신이 입었다는 옷을 꺼내 입었는데 그 모습은 안대까지 어우러져 중2병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고. 이런 장면 장면 있어서 작가가 거침이 없다. 1권 읽었을 때는 안 좋은 의미로 뭐 이런 게 있나 싶었는데 2권을 읽고 나니 좋은 의미로 이거 물건이네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선입견은 좋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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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 악명의 태도 中 - L Books
카규 쿠모 지음, 칸나츠키 노보루 그림,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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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 작품은 본편으로부터 1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특이하게 '당신(君)'이라는 이름으로 지칭되며, 창을 쓰는 여전사, 하프 엘프 척후, 주인공의 육촌이자 마법사 종누이, 미르미돈(개미 수인) 승려, 그리고 10년 후 물의 도시에서 검의 처녀로 칭송받고 있는 여주교와 파티를 짜고 미궁 탐색을 벌인다는 이야기를 그려간다. 이들은 사실 좋게 보면 혼돈의 시대에 세상을 어지럽히는 마신들을 타도하기 위해 [죽음의 미궁]에 몰려드는 모험가들 중 하나고 좀 거식하게 표현하면 먹고살기 위해 몰려온 모험가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거창한 건 없다는 것이다. 본편은 주인공이 어느 정도 성장한 상태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지만 이번 외전에서 등장인물들은 처음부터 시작한다. 혼돈의 시대답게 죽음은 늘 곁에 있고, 오늘 보이던 모험가가 내일은 보이지 않는 일이 흔하다. 주인공 일행은 죽음의 미궁에 내려가 마물을 쓰러트리고 재물을 얻고 성장을 거듭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궁 밑바닥에 있다는 마신을 쓰러트리는 걸 목표로 하게 된다.


上권에서 주인공은 혼자 쓸쓸히 살아가는 여주교를 영입했다. 이때의 여주교는 이미 첫 모험에 실패하여 크나큰 상처를 안고 있다. 그녀는 고블린이라고 하면 치를 떨고 두려워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미궁의 도시에 있다. 지금은 이 길 밖에 없으니까. 그녀의 인생을 말하는 대목은 가슴을 먹먹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전에서는 고블린은 거의 나오지 않아 불안에 떠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의 다행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트라우마는 그녀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었고, 미궁을 탐색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를 여전사와 종누이가 헌신적인 보살핌으로써 그녀로 하여금 다시 걷게 해주게 된다. 주인공은 그녀의 과거를 묻지도, 동정하지도 않는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옆에 내가 있다는 안심감을 그녀에게 심어주게 되면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어느덧 웃을 수 있게 된 그녀에게서 잔잔한 여운을 느끼게 해준다. 암흑과 죽음투성이인 이 작품에서 주인공과 히로인들이 서로 의지하며 보살피는 모습은 또 하나의 흥미 포인트가 되겠다.


착실한 모험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소문이 났다. 유명세라는 거다. 미궁을 공략하는 최일선 파티를 바짝 쫓아가면서 실력에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게 된다. 하지만 아직은 솜털이 뽀송한 초보자들이라는 건 사실이다. 미궁 저층에서 이들을 반겨주는 건 대량의 슬라임이다. 베어도 베어도 끝이 없고, 사람을 오물투성이로 만들어 버리는 통에 고블린보다 더한 트라우마를 심어주게 된다. 그래서 시종일관 슬라임을 경계하는 이들의 모습은 제법 유쾌하게 다가온다. 초반은 이렇게 긴장감 없이 흘러간다. 그러다 주인공은 방심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실력이 늘어서 자만을 했던 것일까. 정신은 차렸는데 함정에 빠져서 죽을뻔하기도 하고, 다시 정신 차리고 진행하다가 이번엔 몬스터에게 '혼자' 호되게 당하게 되면서 있는 쪽 없는 쪽 다 까게 된다. 주인공의 수난 시대가 따로 없다. 어쨌거나 혼자 거의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되살아난 주인공에게 이것도 하나의 경험 아니겠나 싶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파티를 꾸려 미궁으로 내려간다.


이 작품(외전)의 또 다른 흥미 포인트를 찾으라면 이것이다. 늘 죽음과 이웃하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먹히지 않게 서로를 다독여 주고, 때론 놀리면서 긴장을 이완 시켜주려는 예를 들어 종누이가 입만 열었다 하면 누나 행세를 하며 주인공을 동생 취급하는 모습을 들 수가 있다. 그럴 때마다 주인공은 육촌 녀석이라며 발끈하게 되는데 이게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전사도 은근히 츤데레 같은 모습을 보인다. 주인공을 좋아하는데 티를 내지 않으면서 발끈하는 타입이랄까. 여주교는 아직 트라우마 때문인지 잘 녹아들지 않는다. 하지만 종누이와 여전사의 보살핌으로 차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스킬을 배우려는 자세에서 성장하는 캐릭터는 이런 건가 싶은 느낌을 들게 한다. 언제까지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자신의 발로 걸으려는 장면 장면들은 주인공 보다 더 눈부시다고 할 수 있다. 근데 미래에서 고블린 이야기가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는 모습에서 지금의 모험은 말짱 꽝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번 中권을 1,2부로 이야기를 나눠서, 1부는 주인공의 맨땅 헤딩을 그렸다면 2부는 여주교를 찾아오는 파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째서 여주교는 주인공이 거둬들이기 전까지 미궁 도시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어야 했는가. 보살핌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이 작품은 이야기한다. 하나는 너무 소중해서 상처받지 않게 혼자 놔두는 것, 하나는 세상 밖으로 대려 나와 자신의 발로 세계를 여행하게 하면서 위기가 닥치면 같이 싸워주는 것. 새장의 새는 보호받는 것보다 세상을 꿈꾸게 된다. 보다 자유로운 삶을 원하고, 내 스스로 걷고, 위험은 내 스스로 지켜가는 것, 찾아온 이들은 여주교의 옛 파티들이다. 이제 걸음마를 떼며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여주교를 다시 자신들의 파티로 데려가려는 옛 파티들의 이기심을 담담히 그려간다. 당사자 여주교는, 지켜주고 보호받는 것보다 자신의 발로 걷는 길을 택한다. 한번 그렇게 정한 마음은 그녀에게 망설임을 없게 한다. 성장이라는 틀에서 보자면 그녀의 성장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맺으며: 고블린은 언급은 되는데 안 나온다. 트라우마를 안겨주는 건 슬라임이다. 어쨌거나 외전2는 여주교를 바탕으로 해서 그녀의 성장과 인간관계를 그려간다. 파티를 위해 밤낮으로 마법을 배우고, 전선에서 자신의 몫을 다해 가는 모습들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지도 작성을 배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것도 인상적이고, 미궁에서 파티가 길을 잃지 않게 여러모로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그런 여주교를 살갑게 대해주는 종누이와 여전사도 인상적이고. 주인공은 내색하지 않지만 마음에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그녀의 곁에서 묵묵히 말을 들어주고 고블린 슬레이어처럼 그런가 등등 단답형식으로나마 공감해주게 되면서 그녀를 지지해주는 등 사람의 유대란 이런 건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에서 주인공은 없는 걸 보니 여주교의 짝사랑으로 끝나지 않을까도 싶다. 아무튼 착실하게 성장하는 정도의 길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위기에 빠지기도 하고, 연계를 펼쳐 그걸 떨쳐내면서 성장해가는 모험의 정석 같은 게 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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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드 월드 1 - 상 - 유혹하는 망령, Novel Engine
나후세 지음, 긴 그림, 이승원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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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 작품은 고도의 문명을 자랑하던 세계가 멸망하고, 시일이 흘러 옛 문명의 유산(유물)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유적을 떠도는 헌터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리빌드는 재건을 의미한다. 유적이란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옛 시대의 도시를 말하며, 유산(유물)이란 과학의 정수 문명의 이기를 가리킨다. 옛 시대의 물건이라면 때묻은 손수건도 가치를 지닌다. 헌터들은 유적으로 떠나 각종 유물을 주워와 헌터 오피스(길드 같은 곳)에서 오늘 일용할 양식을 구입할 돈으로 바꾼다. 이렇게 모인 유물은 기업에 의해 옛 시대를 재건하는데 이용된다. 이런 설정들은 케빈 코스트너의 영화 워터 월드와 유사하다고 할까. 주인공이 바닷속에서 유물이나 흙을 채취해와 판매하고 물물교환을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헌터들이 그런 일들을 한다. 그런데 워터 월드 바다에 괴물이 살듯, 당연히 이쪽 세상도 거져먹는 일은 없다. 유적(도시)에는 옛 시대 사람들이 도시를 방어할 목적으로 만들어둔 생물, 기계 병기 통칭 몬스터가 잔뜩 깔려 있다. 세계가 멸망하면서 사람들은 도시를 방어하는 몬스터의 설정을 그대로 두었고, 그 몬스터들은 도시(유적)으로 접근하는 헌터들을 사냥한다.


주인공 '아키라'는 슬럼가 출신이다. 부모가 누군인지 모르며, 뒷골목 허름한 구석이 주인공 보금자리다. 학교 같은 배움이 없어서 글자를 모르며 그 누구에게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주인공에겐 꿈이 있다. 헌터로 성공하여 부를 축적하는 것. 하지만 헌터가 된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유적엔 도시를 방어하는 몬스터가 있고, 몬스터는 접근하는 모든 걸 거부한다. 또한 헌터를 노리를 헌터들도 있다. 그래서 이 세계는 늘 죽음과 공존하는 세상이다. 오늘 보이던 사람이 내일 보이지 않는 건 흔하다. 주인공은 지긋지긋한 슬럼가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헌터로 등록하고 낡은 권총 한 자루를 들고 유적으로 향한다. 권총 한 자루로 몬스터를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주인공은 세상을 쉽게 보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주인공은 생활이 궁핍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몬스터의 습격으로 주인공은 위기에 빠져 간다.


히로인 '알파'는 사람을 찾고 있다. 그녀는 인간이 아니다. 유적(도시) 유지 기능 중 하나로 대상(인간)에게 시각과 청각에 직접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확장 인식, 요컨대 VR 뭐 그런데 나오는 NPC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나만이 볼 수 있는 VR처럼 기기가 없으면 그녀는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 '아키라'는 유적을 배회하는 알파를 만나게 된다.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 알파를 주인공은 어떻게 인식하게 되었을까. 여기서 주인공 보정이 들어가는 동시에 복선이 된다. 알파를 보려면 특수한 기기가 필요하고 머리에 칩 같은 걸 심어야 한다. 그런데 작가는 얼렁뚱땅 주인공 머리에 뭐가 있어서 그녀를 인식할 수 있다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설정을 만들어 버린다. 작가 스스로 주인공 정체 궁금하지?라며 독자로 하여금 의식해서 찾아내게 하는 복선이 아닌 대놓고 복선을 투하 한다고 할까. 이미 주인공 정체가 심상치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잘한다). 알파는 주인공에게 어떤 의뢰를 하게 된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주인공이 의뢰를 수행하기엔 무리로 판단하여 알파는 주인공을 단련 시키기로 하는 게 1권의 주된 내용이다.


시작부터 주인공 시키 땡잡았네?라는 설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헌터란 다른 사람에게 배워서 들어서는 직업이 아니다. 판타지의 모험가처럼 맨몸으로 뛰어들고, 부딪혀서 노하우를 쌓는 더럽게 힘든 직업이다. 거기에 유적을 지키는 몬스터는 초보라고 봐주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주 많이 갈려 나간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알파라는 교관을 얻게 된 것이다. 주인공 보정 죽이는데?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깊이 파고들면 그게 또 아니다. 세상에 공짜 없고, 무료엔 댓가가 따른다는 진리를 1권 내내 밑밥으로 깔아 나간다. 알파는 쌩초보 주인공이 뭐가 좋아서 리스크(금방 죽을 수 있는)도 크고 단련에 시간도 많이 잡아먹는 일을 하려는 걸까가 두 번째 복선이다. 알파는 특정 기기만 있으면 다른 사람도 인식이 가능하다. 실제로 주인공 외에 알파를 인식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런데 주인공을 고른 이유는? 아무튼 첫 번째 복선에서 주인공 머리에 뭔가가 들어 있는 것과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알파는 자기의 목적을 위해 특수한 능력이 있는 주인공을 이용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인데, 주인공을 단련 시키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주인공을 제어하거나 다른 생각으로 유도하는 솜씨가 주인공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이뤄진다. 주인공이 의문을 표하면 얼버무리는 솜씨도 뛰어나다. 하지만 이런다고 주인공에게 해가 되는 것도 아니어서 혼란을 부추긴다. 즉, 알파는 주인공이 헌터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이러고 보면 악의적으로 주인공을 이용하려는 것만은 아닌 듯한데 2(下)권이 나와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듯하다. 이렇게 알파가 합류하게 되면서 주인공은 손쉽게 유적에서 유물을 주을 수 있게 된다. 알파는 구 시대 기능답게 내비게이션 역할도 제대로 해주어 주인공으로 하여금 몬스터와 조우할 확률을 낮춰주면서 생환율이 부쩍 오르게 된다. 그러니까 주인공 바람대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간다고 할 수 있다. 


알파를 만나게 되면서 주인공은 인간관계도 넓어진다. 같은 헌터들을 도와주고, 무기 상점에 눈도장을 찍게 되는데 왜 전부 여자(알파, 헌터, 무기상 주인)들인지 꽤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도 주인공 보정인가? 나중에 슬럼가 조직을 와해 시키면서 오갈 데 없어진 어떤 여자애도 거둔다. 이게 또 처절하다. 살기 위해 주인공을 어떻게든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소녀가 애처롭게 다가온다. 이런 일상을 보내며 주인공은 알파를 통해 글도 배우고, 세상 살아가는데도 조금식 배워간다. 이 모든 게 다 알파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복선도 가미하면서 스릴러 같은 분위기도 낸다. 그러니까 지금의 주인공 삶은 알파가 조종하고 있다는 뭐 그런 이야기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쪽쪽 빨리는 것도 아닌, 어떤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하던데 아닌 게 아니라 생각의 영역을 자극하는 제법 충실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그러는 한편 라노벨이 가진 특성 가령 하렘 등등도 충실히 가미하면서 10대들의 입맛에 맞는 전개가 제법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렇게 주인공은 시종일관 알파에게서 교육을 받으며 실력을 키워간다. 당연히 실력이 늘면 두각을 나타내게 되고 그러면 다른 헌터들에게 노림도 받게 되는 수순으로도 이어진다. 이런 건 판타지에서도 흔히 있는 클리셰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싫든 좋든 주인공은 제법 인지도를 쌓아가고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어 간다. 이렇게 놓고 보면 뭔가 차분한 판타지 같지만, 필자가 글 쓰는 재주가 없다 보니 잘 표현을 못 하겠는데 이 작품은 세계가 멸망한 아포칼립스를 기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람들이 쉽게 죽고 피가 낭자하고 헌터가 다른 헌터 뒤를 치는 무서운 세계를 그리고 있다. 당연히 주인공도 의심병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남을 돕기도 하고,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사람들을 죽이는 등 제멋대로 살아간다. 이걸 또 알파는 신기하게 여겨 주인공의 정신세계를 연구하려 하는 등 이야기 소재가 참으로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주인공 성격이 세 번째 복선이지 싶은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맺으며: 표지를 보고 나서 선입견 생겨버린 것 때문인지 알파의 이미지(느낌)가 필자 뇌내에서 제대로 정립이 되지 않는다. 표지와 작중 이미지(느낌)와 조금 괴리감이 생긴다. 그래서 몰입도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 소재로서는 독특한데 몰입이 되지 않는 이상한 현상을 일으키고 말았다. 아무튼 이야기 자체는 판타지 -> SF, 모험가 -> 헌터로 바꿔놓은 이미지가 강하다. 몬스터는 글자 그대로 판타지에 나오는 몬스터와 유사하기도 하고. 몬스터 이미지(그림)는 SF에 나오는 기계 병기 딱 그짝이지만. 어쨌거나 슬럼가에서 오늘내일하던 주인공이 고도의 문명(지식과 능력)을 끼고 있는 알파를 만나 개천에서 용 난다는 이야기를 그려 간다. 흥미로운 것은 둘이 페어가 되어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게 아닌, 알파의 손아귀에 놀아나며 성장하는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이게 독일 될지 득이 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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