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의 창조소환사 2 - Lezhin Novel
이쿠이 소라 지음, 류케이치 안드로메다 그림, 정홍식 옮김 / 레진노벨(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을 읽다 보면 골 때리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판 무덤에 자기가 들어간 다는 것인데요. 주인공 츠구나는 전생할 때 기본적인 마법 가령 흔히 판타지에서 등장하는 엘레멘탈 마법은 필요 없다고 자기 입으로 선을 그었더랬죠. 거기다 환생하는 나라는 이 엘레멘탈 마법이 주류라는 걸 알면서도 거부했고요.

 

그리고 신이 권유 했음에도 외모마저 고치지 않아 환생하고 나서는 무능력, 저주받은 아이, 재앙 덩어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7살까지 아주 개고생을 하게 됩니다. 사실 이건 자기가 판 무덤이니까 자기가 감당해야 될 일이죠. 근데 여기서 문제가 뭐냐면 자기가 무덤 파놓고 '나 죽을 만큼 고생했어'라고 떠들고 다닌다는 겁니다.

 

이런 삽질로 인한 고생을 마치 세상의 부조리처럼 여기고 성장하는데 밑거름으로 이용해 강해지니 자기 살 뜯어먹고 배부르고 살이 찐다는 해괴망측한 일이 벌어집니다. 물론 이번 2권에서 신의 농간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복선이 드러나면서 어느 정도 주인공의 삽질이 희석되긴 하지만 주의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주인공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여기에 더욱 주인공을 두둔할 수 없는 게 2권이 끝날 때까지 이런 부조리를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군요. 가령 전생할 때 망할 신이 가르처 주든 안 가르처 주든 내가 눈치 챘다면 고생은 안 했을 텐데..라는 자기 성찰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개고생 덕분에 릴리안과 실비라는 가족과 소알라라는 동료를 얻었지만요.

 

여튼간에 이번 2권은 1권 후반에 언급되었던 칠황교회가 본격적으로 대두됩니다. 그들의 교리는 인간 이외의 종족 말살과 무지갯빛인 일곱 색을 찬양하고 흑색(검은색) 배제, 칠황교회는 한마디로 종족 우월주의에 빠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뭐 앞으로의 이야기는 예상이 되죠. 소알라는 여우 족이고 릴리안과 실비는 엘프, 츠구나는 흑색이니까 부딪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마의 숲에서 나와 처음 들렀던 마을에 정을 들이면서 인간에 대한 애착이 생긴 츠구나로써는 무고한 희생을 보고만 있을 순 없게 되었고요. 여담으로 츠구나가 이세계로 환생했을 당시의 부모가 이 교회의 골수 신자였던지라 츠구나 갈구기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합니다.

 

뭐, 라이트 노벨에서 이 정도면 무난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동료들과 힘을 합쳐 사람들을 지킨다. 같은 흔한 영웅물, 그런데 이 작품엔 문제점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우선은 저 위에서 언급한 자기가 판 무덤에 자기가 드러누워 놓곤 세상을 원망하는 주인공이 있겠고요. 그 담으로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도라에몽 주머니 같은 주인공 스킬입니다.

 

적과의 전투에 있어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질 않아요. 모험가 수십 명이나 달라붙어도 좀처럼 꿈쩍을 하지 않던 키메라를 언제 만들었는지도 모를 거대 칼을 꺼내서 단독 격파하는 것이나 서너 시간을 달려가야 도달하는 마을에 갈 일이 있었는데 느닷없이 전이 게이트를 꺼낸다던지...

 

또 설명은 어찌나 좋아하는지 '너 님 이거 모르지? 내가 친절히 가르쳐 줄게'같은 진행 방식은 학을 떼게 합니다. 전투 때는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뚝딱 만들어낸 무기라든지 저번에 릴리안에게 배웠어라며 무쌍을 찍어대는 통에 긴장감이라곤 눈 씻고 찾을 수가 없습니다. 주인공은 뭐든지 배우면 다 쓸 수 있나? 쓸 수는 있습니다.

 

배우는 이유가 실전에서 쓸려고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작가 사전엔 카타르시스라는 단어는 없나 봅니다. 그냥 썰듯이 해버려요. 뭐 보통 이세계 전생물은 성장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닌 치트를 얻어서 무쌍을 찍어대는 것이니 이런 작품에서 카타르시스를 찾는 건 잘못되었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늘 이런 작품을 보고 있자면 마법이라던가 스킬 기술명이 반드시 일본식이라는 겁니다. 이 작품은 유독 더 심한데요. 주인공은 일본인이니 그렇다 치지만 이세계 인간들까지 일본명으로 마법이나 스킬을 쓰는 건 국x 수준이 좀 심각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었군요. 아니면 작가의 지식수준이 딱 여기까지인가 싶기도 하고요.

 

몇 번 쓰면 부러져서 몇 자루나 들고 다녀야 했던 일본도(刀) 찬양이 좀 거식합니다. 것보다 중세풍 이세계에 일본도가 당당히 존재하는 것부터가 에러고요. 그 외에도 뻔한 무능력자의 먼치킨 루트라든지, 위에선 동료들과 힘을 합친다고는 했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문제점은 주인공 혼자서 95% 다 해 먹는다는 겁니다.

 

맺으며, 좋아질 건더기가 없는 작품이었군요. 물론 필자 개인적은 느낌이지만 수백 권을 읽어온 필자에게 있어서 이 작품은 두 번째로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졸작이니 쓰x기니 그런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 작일 수 있겠고, 이 작품을 집필한 작가는 혼신의 힘을 다하였을 테니까요. 그 노력은 치하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닙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들을 지킨다는 사명에 눈을 뜨긴 했지만 일상이든 전투에서든 의미를 찾을 수 없었어요. 주인공은 뭣땜시 살아가고 있는 건가요?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내용에 두서가 없었다고 하면 확인사살을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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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의 창조소환사 1 - Lezhin Novel
이쿠이 소라 지음, 류케이치 안드로메다 그림, 정홍식 옮김 / 레진노벨(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인물도에 낚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뭔가 좀 퓨어(?) 한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며칠을 고심했더랬죠. 특히 히로인이 수인이라면 뭐 90%는 먹고 들어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서 덥석 물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교훈이었군요. 일본에서는 9권인지 10권인지 출판된 거 보면 그럭저럭 먹히고는 있는 모양이지만 일단 이세계물입니다. 고등학생이 신의 실수로 죽고는 치트를 받아 이세계로 전생해서 살아간다는 이야기인데요.

 

필자는 더 이상 이세계물은 늘리지 않으려 했는데 저 여우 귀 소알라의 귀여움에 그만 낚이고 말았습니다. 근데 도서 내 일러스트가 한두 장 밖에 없고 그것도 수묵화같이 뭉개지는 화법이다 보니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어 필자는 비참한 기분을 맛봐야 했군요. 저 인물도는 광고용이거나 독자가 새롭게 그린 게 아닐까 합니다. 여튼쌩돈, 2권도 한꺼번에 주문해버려서 지금 강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뭐 어떡합니까. 읽어야죠. 내용도 필자의 기분은 배신하지 않더군요. 전형적인 이세계 전생물답습니다.

 

좌우당간 이 작품은 멍청함과 총명함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요. 이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 신을 갈궈서 내 입맛대로 유니크에 해당하는 창조소환 마법이라는 치트를 얻은 건 좋았지만 이세계에서 태어날 나라의 정보와 풍습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 선택하는 바람에 하필 검은색은 재앙과 저주라 믿는 나라에서 흑발흑안으로 태어나버린 것입니다. 신이 외모에 대해 언급했지만 주인공은 무시, 그 결과 7살까지 지하에 갇혀 썩은 밥을 먹으며 두 살 터울의 형의 무술(&마법) 수련용 허수아비가 되어야 하는 비참한 생활을 해야만 합니다.

 

내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닌데, 현세에서 집에서 티비 보다가 들이닥친 차에 치여 죽은 것도 억울한데(그것도 신의 실수), 이세계에서도 7살까지 비참한 생활을 강요하니 미치고 졸도할 노릇이죠. 하지만 주인공은 긍정스럽군요.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기회를 찾고 드디어 7살이 되던 해에 형과 부모를 몰살하고 길을 떠납니다. 이세계에 와서 단 한 번도 부모의 정을, 가족의 화목함을, 따뜻한 손길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주인공은 길을 떠난 것입니다.

 

그리고 마의 숲에서 엘프 릴리안과 실비를 만나 가족이 무언지 알아가며 5년의 시간을 지내는데요. 릴리안과 실비는 주인공 츠구나를 친자식처럼 돌봐주며 그를 수련 시키고 세상 살아가는 법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5년 뒤 츠구나가 12살이 되던 해. 한 달이라는 기한을 주며 세상 밖으로 나갔다 오라는 특명을 내립니다. 그리고 만납니다. 12살이라면 길드에 모험가로 등록이 가능하다는 말에 들렀던 츠구나 앞에 소알라가 나타나 나랑 파티할래? 이럽니다. 긍정맨과 어딘가 백치미가 있는 소녀의 만남, 그리고 여왕님 유디스와의 악연

 

1권은 길드에 모험가로 등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현세에서 억울하게 죽고 이세계로 전생하고 태어나 비참한 삶을 살고 엘프로부터 가족의 따스함을 배우고 소알라로부터는 동료라는 걸 배워갑니다. 이 과정에서 딱히 반전이나 역경 같은 건 없습니다. 이세계로 와서 부모와 형에게서 받은 수치와 굴욕 그리고 썩은 밥으로 인한 비참함 삶이었다곤 해도 이것은 그에게 앞으로 살아갈 밑거름으로 작용합니다. 현세의 기억과 경험이 있어서인지 삐딱하게는 나가지 않는군요. 사실 흔직세의 나구모처럼 초반엔 걸리 적 거리는 건 모두 다 사살이라는 노선을 타는 것도 괜찮을 법 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소알라의 만남도 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녀도 모험가 등록을 위해 들렀던 길드에서 여자라는 입장과 수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노림을 받고 있다는 걸 본능으로 깨우치곤 그렇지 않을 거 같은 주인공에게 말을 걸어 강제로 파티를 맺어버리는 통에 이야기는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그녀가 주변 외세(?)로부터 츠구나를 방패로 이용하는 좋은 말로 하면 처세술이 뛰어나고 나쁘게 말하면 그를 이용한다고 할 수 있겠죠. 그 뒤 모험가 등록 시험에서 주인공과 페어가 되어 손발이 척척 맞는 게눈여겨볼만합니다.

 

맺으며, 대체적으로 1권은 프롤로그에 해당되어 1권 가지고 그 작품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말이 있긴 합니다. 이 작품 또한 그렇고요. 그런데 이 작품은 좀 심각한 면이 있는 게 작가가 설명을 아주 좋아합니다. 이런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화폐 단위는 그렇다 치더라도 가령 앞으로 별 필요도 없을 1년 단위 날짜 계산이라던지 기초적인 마법과 스테이터스 세세한 설명과 자질구레한 것까지 걸핏하면 세세하게 설명하다 보니 아주 짜증 나 죽습니다. 성장할 때나 남의 스테이터스를 훔처보며 정성스럽게 꾸민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서 열거하며 설명하고 이거는 뭐다 저거는 뭐다...

 

초반 죽어서 신을 만나 스킬을 정하는 장면도 자그마치 40여 페이지나 소모해서 설명을 해댑니다. 저는 50페이지 정도 읽는데 1시간 정도 걸리는데요. 누군 한 권 읽은데 두어 시간이면 된다지만 필자는 느리게 읽으며 그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 음미하는 부류인지라 매우 느린 편입니다. 40여 페이지를 그런 설명으로 채워 놨으니 책을 덮기를 수십 번이었군요. 거기에 주인공의 무속성이면서 먼치킨이 되는 클리셰도 어찌나 잘 따라가는지 신선한 게 없어요. 단지 있다면 자신이 생각해서 디자인한 소환수 정도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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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2018-06-11 10:05   좋아요 0 | URL
뭐랄까 자세하게 써주셔서 어떤 느낌인지 알겠내요 구입해보겠습니다.
 
코믹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4
히무라 키세키 지음, abec 그림, 카와하라 레키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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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선인(仙人)의 도발에 넘어가 원래는 칼잡이로 인생을 달리려 했으나 본의 아니게 채술도 배우기로 한 아스나, 강화 사기에서 뼈아픈 경험을 하고 이제 좀 어른의 계단에 올라가나 했더니 이렇습니다.라는 게 3권에서의 이야기였고요. 키리토는 아스나가 빠진 채로 2층 공략전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는 여전히 비터의 존재에 달가워하지 않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쫄따구나 잡는 포지션에 만족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어느 때고간에 그 사람의 진가라던가 됨됨이를 반드시 알아주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죠. 하필 그게 대머리 에길이라던지... 지금은 안 나오는 머리띠(클라인)라든지...

 

여튼 그렇게 2층 보스 공략에 들어가면서 베타 때는 없었던 새로운 보스의 등장으로 공략반은 위기에 빠져들고 키리토는 사람들의 희생을 두려워하여 쫄따구 처리반에 배정되어 있었음에도 앞으로 나선다는 흐름입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은 없는 아스나를 찾는 그에게서 친구 하나 없는 이 세계에서의 외로움이 조금 전해져 오기도 했군요. 버려진 에길과 머리띠에게 묵념을, 농담은 이 정도로 하고 보스를 공략하면서 네즈하에게 강화 사기를 시켰던 본진을 유추해 가면서도 사람들이 희생되는 걸 막으려 동분서주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군요. 새로운 보스에 의해 본진이 위기에 빠져드는 걸 그저 바라봐야만 하는 그때...

 

아스나의 등장

 

이것이 코믹만의 특전이자 즐거움이라 할 수 있겠죠. 멋지게 등장해서 전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이쪽으로 바꾸는 힘, 그리고 그걸 보는 독자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아아 그런데 드래곤볼의 피콜로처럼 멋지게 등장은 하였지만 어찌할 수 없는 적 앞에서 바로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수련을 쌓으며 2층 공략법을 알아오긴 했지만 역시 힘의 차이를 메꿀 수는 없는 것이죠. 그 와중에 아스나의 등장으로 동요하는 키리토, 이 얼마나 알기 쉬운 감정이란 말인가 싶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그녀의 곁에 서고 싶고 그녀와 호읍을 맞춰 싸우고 싶고 또 그리고... 그는 손이 바들 떨릴 지경입니다.

 

아스나의 위기, 마음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키리토

 

온 거냐고 다그치면서도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에서 사실은 아스나도 키리토의 곁에 있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아스하의 난입과 키리토의 도움으로 조금은 호전이 되었지만 보스전은 여전히 긴장감 백배로 흐르고 이대로는 사망자가 나올듯한 그때... 작가가 깜짝 쇼를 좋아하는군요. 네즈하가 난입해옵니다. 아스나랑 같이 변태 선인 밑에서 수련을 쌓았던 네즈하의 난입으로 역전의 기회를 잡은 키리토와 아스나, 또다시 둘만의 1층 보스전과 같은 난타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둘의 호흡은 이전보다 더 좋아 보였습니다. 언젠가 아스나는 혈맹 기사단에 들어가야 할 텐데 이 분위기를 어찌 끊고 갈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요.

 

맺으며, 사실 본편(라노벨 SAO든 프로그레시브든)보다 코믹 쪽이 더 잘 뽑혔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여전히 좋은 움직임과 감정 표현을 보여줍니다. 필자가 이전부터 숱하게 언급하지만 라노벨을 원작으로 한 코믹이 이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은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요. 특히 아스나의 기쁠 때와 슬플 때 그리고 쑥스러워할 때의 표정은 가히 압권이라고 할 수 있죠. 이건 원작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기도 합니다.(물론 필자 개인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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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침역 : 클로즈드 에덴 2 - Enemy of Mankind - 하, L Novel
이와이 쿄우헤이 지음, 시라비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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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후 <크리티컬 에어리어>라 명명되는 갑자기 도쿄 중심부에 나타난 타원형 보라색 장벽 속에서 수백만 명이 EOM <하멜른>에 의해 실종되는 전대미문의 사태로부터 2년, 오늘도 주인공 렌지 이웃집 누나 '오사토 유이'를 찾기 위해, 파트너 카나타 동생 소타찾기 위해 <크리티컬 에어리어>에 숨어듭니다. 목표는 오직 하나 원흉 EOM <하멜른>을 쓰러트리고 소중한 사람을 구출하는 것,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며 2년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훈련을 받고 59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겨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60번째로 <크리티컬 에어리어> 침입하여 이번에야말로 <하멜른>을 쓰러트리고 구하고 말 것이라고...

 

모든 것을 거부하고 모든 것에 죽음을 공평하게 내리는 곳 <크리티컬 에어리어>, 그런 곳에 숨어드는 자가 있었으니 그들을 [레이더]라 부릅니다. 실종된 소중한 사람을 찾기 위해 혹은 버려진 도시에 값나가는 물건을 훔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침입하는 자들. 렌지와 카나타도 [레이더]입니다. 세간에서는 실종된 사람들의 물건을 훔친다 하여 악의 축이 되어 있는 그들, 그리고 이들을 단속하는 구무청(국가 기관)이라는 단속반과의 목숨을 거는 전투가 이어지고 이들을 노리는 미확인 생명체 EOM과 크립티드들의 습격, 지옥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이곳에서 렌지와 카나타는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해 몸을 던졌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하멜른>이 머물고 있는 구역까지 알아내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에어리어>에 침입하였지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들을 가로막는 구무청과의 싸움에서 카나타는 빈사상태에 놓이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이전부터 렌지를 노렸던 의문의 [레이더]가 또다시 내습하면서 좀처럼 <하멜른>에게 접근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니편 내 편 없는 의문의 [레이더]로부터의 막강한 광역 공격, 그 과정에서 느닷없이 이전에 렌지가 구해줬던 키무라라는 여고생이 나타나 렌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사태는 왜? 어째서 여기에?라는 의문 부호를 띄우며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뭐랄까 소재는 좋습니다. 인류 멸망 아포칼립스를 잘 표현하고 있죠. 그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렌지와 카나타의 모습은 눈부십니다. 거기에 현실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란다.라는 듯 이들을 가로막는 구무청과 의문의 [레이더]와의 싸움은 처절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온통 적 밖에 없는 곳에서 의지할 거라곤 파트너 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난관을 돌파하여 <하멜른>을 처치하고 실종된 사람들을 되찾으려는 렌지에게 들이밀어지는 가혹한 현실, 인간과 EOM의 대결에서 인간 VS 인간이라는 구도가 되어 가고 감정이라곤 인간을 죽이는 것 밖에 없었던 EOM에게서 새로운 희망이 싹트면서 이야기의 향방은 중구난방이 되어 갑니다.

 

필자는 이 작품의 가치나 재미 부분은 상당히 높게 쳐주고 있지만 진행 방식은 단호하게 0점을 주고 싶습니다. 마치 클라이맥스 때 광고를 트는 예능 프로그램처럼 좀 흥미진진해진다 싶으면 여지없이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로 넘어가서 맥을 끊어놓은 건 예사고 이야기에 필요한 부분이었다곤 해도 양다리를 넘어서 네 다리를 걸치는 주인공 형의 난봉꾼 기질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이거 보고 있자면 여자들은 눈치가 그렇게 없나 하는 선입관을 심어주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요. 더욱이 이야기 진행에 있어서 중요한 나세 마리오라는 구무청 여자 요원도 네 다리의 희생양이 되어 있다는 것이군요.

 

그런데 다 떠나서 이야기 진행이 중반부터 상당히 빨라집니다. 애니메이션 총집편 보는 것처럼 <하멜른>을 넘어서서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버리니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군요. 물론 렌지는 <하멜른>과 싸웁니다. 하지만 목적은 그게 아닌 <하멜른>은 그저 수단에 지나지 않고 진짜는 주인공 렌지의 정체와 이용 가치에 맞춰간다는 것이군요. 갑자기 왜?라는 느낌, 그리고 <하멜른>을 잡고 끝낼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는 작가의 미온적인 대처는 짜증을 불러옵니다. 대체 뭣 때문에 그 애들이 그 고생을 했는데?라는 씁쓸한 입맛만 있었군요.

 

맺으며, 안타까웠던 건 오사토 유이를 쏘옥 빼닮은 '히마와리(표지 모델)'의 존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군요. 1권에서 중요한 포지션일지도 모른다는 복선이 투하되고 2권에서도 중반까진 키포인트로 부각되어 갔는데 후반에 느닷없이 정체가 드러나면서 그동안 쏟아부었던 복선을 말끔하게 말아 드시는 모습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꽤 흥미진진합니다. 마치 잘 여문 배추처럼 속이 알차게 들어가 있다고 할까요. 하지만 중간중간 맥을 끊어버리는 통에 그걸 살리지 못합니다. 특히 후반은 거의 LTE급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따라가질 못하겠더군요. 거기에 추리력을 요구하지만 정작 추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지 않습니다. 이게 가장 짜증 났군요. 물론 뒤에 가서 해답을 내놓긴 하지만 읽는 내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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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3부 2 + 로제마인 공방 실버 참 세트 -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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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지금 마인의 인생이 요동치는 건 다 자기가 저지른 일 때문입니다. 책에 목숨 걸었다가 체력적이나 주변 환경 등에 의해 진짜로 죽을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죠. 거기다 주변에서 필사적으로 그녀에 대한 정보 통제에 나선 걸 비웃듯 싸돌아다니는 바람에 빵빵한 마력과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고 결국 노림을 받게 되어 가족과도 생이별을 해야만 했었죠.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여전히 책 책하며 빨빨빨 거리며 돌아다니는 통에 주변 사람들의 위는 빵꾸가날 지경입니다. 뒤치다꺼리하느라요. 그래도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온다고 우여곡절 끝에 영주의 양녀라는 신데렐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손익 계산에 의해 이뤄진 일인지라 딱히 마인이 구원받았다고 할 수는 없죠.

 

그녀는 지금 신전장의 일, 고아원 원장의 일, 공방의 일, 다가오는 수확제의 대응과 자기중심적 개똥같은 오래비 때문에 마음이 타들어가기만 합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다 자기가 판 무덤이라서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요. 언제나 충동적으로 돌진하는 성격 때문에 정신 차리고 보니 일이 벌어져 있고 주변은 그 대응하느라 솔직히 이용 가치가 있는 그녀의 능력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일나도 일났지 싶군요. 그런 상황에서 또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수확제와 새로운 공방 문제로 들린 근처 핫세라는 마을에서 마인이 충동적으로 고아들을 대려 오면서 또 사태가 커져 갑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이전까지는 가족 간 유대가 테마였다면 지금부터는 이세계에서 사람이 지녀야 할 상식과 지위에 따른 책임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인이 고아들을 데려온 이유는 인간적으로 사람을 사고파는 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인데요. 그런데 문제가 발생 합니다. 핫세에서 마인이 고아들을 대려오는 과정에서 항명과도 같은 촌장의 행동과 마을 사람들에 의한 신전 습격이 벌어집니다. 이것은 곧 영주에 대한 반역이라는 결론으로 넘어가는 건 자명한 일이고요.

 

페르디난드(신관장, 마인의 양아버지와 이복형제)도 같이 있었지만 그는 둘째 치고라도 영주의 명을 받고 온 영주의 양녀(마인)에 대한 불손, 그녀(마인)의 소유인 신전에 대한 습격, 이 정도면 마을은 멸족을 피해 가지 못할 터이지만 이번엔 마인을 귀족으로써의 책임과 상식을 공부를 시킨다는 명목하에 이 사태를 해결하라는 숙제가 페르디난드로부터 내려옵니다. 마을 전체를 멸족 시킬 것인가 원흉만 골라내고 죄 없는 마을 사람들을 살릴 것인가... 이세계 상식 결여인 그녀에겐 내가 이러려고 영주의 양녀가 되었나 싶은 일이죠.

 

그녀는 우라노 시절의 상식과 이세계의 상식이 충돌하면서 괴리감에 빠져들게 됩니다. 사람은 평등하다는 이전 세계와는 다르게 이세계에선 계급에 따라 물건 취급하고 내가 살기 위해 고아들을 팔아서 겨울을 나는 행동이 과연 옳은가 하는 걸로 끙끙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신전의 일과 고아원의 일을 처리하고 양아버지인 영주를 찾아가 이거저거 보고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데요. 그런 그녀의 고생은 생각도 안 하고 자기중심적인 오래비가 자꾸만 시비를 걸어옵니다. 여기서 오래비란 양아버지인 영주의 친자식을 말합니다. 이게 참 사람 사는 맛을 살려준다고 할까요.

 

영주의 아들이 되어 놓으니 다이아 수저도 이런 다이아 수저도 없는 것입니다. 아비인 영주는 물론이고 주변에서 오냐오냐로 키워 놓은 통에 내가 왕이로소이다.랍니다. 공부는 죽어도 싫어하는 데다 내가 하고 싶은 거 다하고 농땡이 필거 다 피다 보니 귀족 아이들은 물론이고 동년배(참고로 오래비는 마인과 동갑)의 고아들도 벌써 글자를 깨우쳤는데 아직도 가나다라도 못하니 마인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거기다 질투심은 뭐가 그리 큰 지 일 때문인데도 마인만 아빠와 만난다느니 마인이 뭘 좀 하면 심통이 나서 만날 때마다 트집을 잡는 통에 결국 마인은 뚜껑이 열리고 맙니다. 여담으로 이후 일어난 에피소드는 두세 번 읽게 할 정도로 흥미진진했군요. 자세한 건 지면 부족으로 생략...

 

난 도망치지 않아요. 체력이 없어서 조금만 걸어도 정신을 잃고 사경을 헤매는 주제에 일 처리 능력은 정말로 기가 막혀서 어떻게든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원래는 영주는 물론이고 오래비에게 함부로 말하는 건 사형감이지만 애가 겁도 없이 자기주장을 펼치고 아닌 건 아니다라고 직언하고, 사실 겁이 없다기보다 이전 생의 상식 때문에 이러는 거지만요. 더욱이 주위에서 잘못되었다고 지적을 안 하니 문제는 없겠죠. 그것보다 빨빨거리며 싸돌아다니지 말라는데도 하고 있으니 이게 더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눈만 뜨면 일을 저지르는 통에 뒤치다꺼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앙이 따로 없죠. 그 역할은 신관장인 페르디난드로써 그녀의 고삐를 잡느라 죽을 지경입니다.

 

이 정도 써놓으면 마인이 무슨 문제 덩어리 아이인 걸로 비칠 텐데 꼭 그렇지마는 않습니다. 주변 사람에겐 재앙이지만 작가가 이러려고 마인을 7살로 맞춘 거 같은데 행동 하나하나가 상당히 귀엽습니다. 특히 레서 버스 꺼내서 타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표현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합니다. 여튼 그녀가 지금 벌이고 있는 일들은 주변에 나쁘게 피해 가는 게 아닌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잘 살기 위한 몸부림인지라 수긍할 수밖에 없어요. 최종적으로는 자기 취미 때문이긴 하지만 뭐 꿩 먹고 알 먹고라고 하면 되겠죠. 주변은 또 얼마나 살뜰하게 챙기는지 한번 품에 들어온 사람은 기필코 지키려는 그녀의 마음은 빛나기까지 합니다.

 

맺으며, 사실 이 작품의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보면 모두가 손익계산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인은 책을 만들기 위해 주변을 이용하고 주변은 삶의 질을 높이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거나 징세를 위해 마인을 이용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건 현실에서도 응용되고 있는지라 속이 시커먼 내용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 안에서 선한 사람들의 희생이 따르지 않는 이익을 계산 해나가고 악인만 제거되고 있으니 딱히 어둡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인의 귀여움은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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