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흉의 버퍼 화술사인 나는 세계 최강 클랜을 이끈다 2 - S Novel+
쟈키 지음, fame 그림, 박정철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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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아르마(히로인 2호, 정상적인 성장 과정을 거치지 않아 맛이 갔음)와 코우가(사무라이, 역시 성장과정이 순탄치 않아 인생이 비굴모드)를 동료로 영입하고 랭크 업도 하면서 파티는 구색을 갖춰 갔지만 주인공은 이에 만족할 성격이 아니었죠. 동료를 노예로 팔고 폭력단 하나를 궤멸 시키면서 원하는 데로 안 좋은 의미로 일약 스타가 된 주인공은 누군가를 발판으로 삼아 더욱 도약하기로 마음먹고 다음 희생양을 찾습니다. 본 작품의 주인공은 견실하게 마물을 쓰려트려 가며 차곡차곡 성장하여 최강이 되기보다는 누군가를 이용해서 빛을 얻으려는 성향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자기보다 강한 시커(모험가)나 폭력단 두목에게도 시비 터는 걸 마다하지 않죠. 그렇게 도발하여 상대가 발끈하면 상대는 이미 주인공 의도에 말리게 됩니다. 주인공 의도에 말리면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말빨이 매우 좋습니다. 근데 주인공은 자기가 이기지 못할 거 같으면 상대가 바라는 이익을 던져 관심을 끌기도 하고 약점을 잡아 협박하기도 합니다.

이익을 얻은 쪽은 주인공을 찬양하고, 약점이 잡힌 쪽은 찍소리를 못하고 이용당하기만 하죠. 이번 2권에서는 더욱 위로 올라가기 위해 도시에서 제법 인지도가 있는 클랜을 함정에 빠트려 궤멸 시킵니다. 이 클랜은 범법자도 아니고, 누구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인지도가 있다는 이유로 이들과 시합해 이겨 자신(주인공)의 가치를 드높이려 하죠. 근데 그냥 싸워서는 상대가 안 되니까 내부에서 붕괴 시키려 동료들 간 서로 이간질 시키고, 그렇게 작은 구멍에서 시작된 누수는 시합 때 큰 구멍이 되어 주인공이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아도 상대 팀은 알아서 붕괴해버리고 맙니다. 이 과정이 상당히 악랄하죠. 리더가 배신할 거라는 둥 사람 심리와 정신적인 공격은 그렇다 치더라도 시커 협회 소속 공무원을 매수하고 공문서를 위조해서 상대로 하여금 어떻게든 시합에 나오게 유도를 하고 고기 방패로 이용하는 장면들은 어떻게 봐도 좋게 비치지만은 않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커의 세계는 냉혹하고, 미리 대비하지 않은 쪽이 잘못이라고 하죠. 공무원 매수에 공문서까지 위조했는데 이걸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패배한 팀은 파티가 해산되고, 악랄하게 당했는데도 세상은 승자만 찬양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왁자지껄 평범하게 생활했던 파티가 한순간에 주인공 때문에 풍비박산이 나버렸죠. 그러나 주인공은 내부 문제로 언젠가 붕괴할 파티를 내가 써먹는 게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해댑니다. 그렇게 붕괴한 파티에서 그 파티의 리더를 흡수하여 전력을 보강한 주인공은 더욱 위로 가기 위해 이번엔 나라 최강이라는 레갈리아에 도전하기로 하죠. 레갈리아는 7팀에게만 주어지는 칭호로서 강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침 운 좋게도 1년 뒤, 등장했다 하면 기본으로 세 개의 나라가 궤멸하는 사상 최강의 비스트(마물)가 출현할 거라는 예측이 뜨면서 주인공은 공포를 느끼기 보다 이걸 이용해 최강의 길에 오르려 합니다.

그냥 이런 식으로 흘러가요. 주인공에게 있어서 시커(모험가)란 서로 경쟁하며 잡아먹는 존재이고, 그러해서 이용한들 죄책감은 개미 눈곱만큼도 없다는 주의죠. 약자가 도태하는 건 진화론에 근거할 수 있지만, 주인공이 하는 짓은 약자를 도태시키는 걸 떠나 악랄하게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먼저 도발 해놓고 상대가 발끈하면 '뭐? 신발롬아?' 이런 식이죠. 여기엔 남녀노소가 없습니다. 이렇게 도발이 성공하면 그걸 이용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려 하죠. 악랄하다는 의미는 여기에 있는데, 약자에겐 약자의 방식이 있다며(주인공은 화술사로 최약체) 정보원을 이용해 상대의 약점과 정보를 철저히 모아 상대를 지옥으로 떨어트려 버리죠. 여친 임신한 것까지 까발려 난처하게 해주겠다는 놈은 주인공밖에 없을 것입니다(패드립이자 가족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협박). 그래서 주인공에게 찍히면 누가 되었든 그걸로 끝이 됩니다. 아무리 강한 비스트(마물)라도, 아무리 강한 파티라도 주인공에게 농락당할 뿐이죠.

뭐, 경쟁 사회에서 타인을 끌어내리고 이용해서 내가 위로 올라가는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주인공이 최강의 클랜 중 하나를 꼬드겨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려 작업하는 것이나, 황제까지 들먹이며 이용하려는 행동들은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바보 같지만서도 한편으로는 사나이라면 이 정도 배포는 있어야지 같은 가슴 울리는 것도 있죠. 상대가 누가 되었든 기죽지 않고, 상대가 비아냥 대면 그 몇 배를 돌려주고, 그러다 싸움으로 번지면 밟아주고, 질 거 같으면 이익이 되는 말을 던져 현혹하는 말 솜씨를 보고 있으면 이 쉑기 곱게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죠. 그러나 작가는 주인공을 나쁜넘으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승자만이 웃는 세계를 만들어 가죠. 진 쪽에게는 비참함이 남습니다. 주인공에 의해 와해된 파티는 다른 파티에 들어가면 그나마 양호하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걸로 끝을 맺죠. 그걸 또 수긍하는 세상이고요. 다음 차례는 자기가 될 수도 있는데...

맺으며: 드럽고, 치사하고, 비겁하게. 인간은 남을 이용할 줄 알아야 돼. 죄책감은 나약한 자나 갖는 것, 공포는 최대한, 사과는 먹는 것, 어른 공경은 어른 공격으로, 상대의 약점을 잡는 건 최고의 공격, 도덕이나 윤리는 애초에 배우지도 않았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근데 그 하룻강아지가 범을 잡아먹는다. 주인공을 표현 하라면 이렇습니다. 악당물로서는 손색이 없습니다. 정의에 익숙한 독자라면 거부감이 상당하지 않을까 싶군요. 문제는 이제 주인공을 밟아줄 캐릭터가 한정적이 되어 간다는 것이고, 그럴수록 주인공은 더욱 폭주하는 경향을 보이죠. 이게 재미있나로 접근하면 재미없다고 하겠습니다. 한 번의 실패도 없고,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성장하는 캐릭터에 무슨 의미를 찾아야 할까. 뭐, 픽션에서 의미를 찾아봐야 소용없겠습니다만. 아무튼 소재는 좋은데, 진행에서 즉흥적인 장면이 꽤 많습니다. 진행 과정을 일절 보여주지 않았으면서 마치 준비했다는 듯이 꺼내고 보여주고 등장시키는 통에 주인공 띄워 주려는 작가의 노력은 알겠는데 좀 어이가 없더라고요.

아무튼 주인공이 그렇게 바랐던 인형술사 동료도 영입하고 이로써 5인 체재가 된 주인공은 이제 어느정도 인지도를 올렸으니 다음 스텝으로 레갈리아를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1년 뒤 찾아올 최강의 비스트를 맞아 싸울 연합군 지휘권을 손에 넣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그리고 할아버지의 원수가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이에 대한 대처도 해야 합니다. 근데 말빨로 황제까지 끌어들여 무투대회를 열겠다느니, 최강의 레갈리아 클랜들을 동요시킬 수 있는 경지까지 올랐으면 이게 최강이 아니면 뭐가 최강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군요. 그리고 주변은 머리가 근육으로 채워져 있는지 주인공 말빨에 농락 당하는 걸 보면 이건 전형적인 주인공은 똑똑, 주변은 멍청하다라는 이세계 전생물 같은 느낌도 듭니다. 이외에도 새로운 세력을 등장시켜 주인공과 대결 시키려나 본데, 너무 강한 모습들을 보여 드래곤 볼 찍을 작정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언제부터 마법물이 이능력 배틀물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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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기사단의 노예가 착한 모험가 길드에 스카우트 되어 S랭크가 되었습니다 2 - S Novel+
지오 지음, 유우야 그림, 박정철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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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어릴 적 부모님 따라 마경에 들어갔다가 졸지에 늑대의 아이를 찍게 된 주인공, 마경에서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유년기를 마경에서 보내다 기사단에 구출되어, 되지도 않는 이유로 노예로 살아가던 주인공은 길드의 로리 할망(길드장)에게 구해져 S랭크 모험가가 되었습니다. 모험가가 되자마자 국제적 관심과 사건에 휘말려 용사 기구(단체)를 파멸 시켜 버리고, 노예로 몸담고 있었던 기사단은 궤멸, 그 여파로 나라는 반 토막, 성녀가 몸담고 있었던 아스테라 여신교는 평판이 나락. 길드 의뢰를 흡수하고 다녀서 모험가들 배를 쫄쫄 굶게 만들어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 주인공은 그냥 마경에 처박아 두는 게 인류를 위한 일이 아닐까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지경이죠.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인간의 심리라고, 제발 좀 가만히 있으라는 길드 로리 할망의 처절한 호소에 알았다고 해놓고 1초도 안 돼서 까먹는 붕어 대가리 마냥 또 호기심이 발동해서 이번엔 길거리에서 포교하는 전단지 소녀에 관심을 보입니다.

의뢰 흡수 머신이 된 주인공 때문에 의뢰를 받으러 멀리 출장 가야 하는 처지가 된 히로인1(쿠에나, 얌전한 고양이 언제 부뚜막에 뛰어오를지 모름)과 히로인2(실라, 본인 주장으로는 주인공 정실), 주인공 때문에 어수선해진 국경에 마족이 출몰한다 하여 응원 병력으로 출발하죠. 그리고 길을 가다가 히로인3(성녀, SM 성질이 다분함)을 호위하는 히로인4(검성, 히로인3을 흠모하는 백합녀)를 만나 흠씬 깨지고 맙니다. 흠모하는 히로인3을 주인공이 홀렸다는 이유로 주인공과 같은 편인 히로인 1,2를 구타하는 히로인4, 그 단초가 된 히로인3은 국경에서 다친 병사들을 치료하는 중에 전단지 소녀와 조우, 서로 같은 여신을 모시는 종교 단체지만 히로인3의 종교에 의문을 품고 있었던 전단지 소녀는 히로인3에게 돌직구를 날립니다. 너의 종교 괜찮나? 하지만 다친 병사들을 치료가 우선이기에 히로인3보다 더 성녀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다 마족이 침입해오고 요격에 나섰던 히로인4는 진흙탕에 처박히는 위기일발, 그때 멋지게 등장하는 주인공. 주인공이 끼어드는 바람에 또 할 일 없어진 히로인1,2.

이번 2권에서는 두 가지의 일들이 벌어집니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믿고 있는 종교, 아스테라교에서 불온한 이변을 알아차린 전단지 소녀가 아스테라교의 진실을 파헤쳐 가며 마족과 연루되었다는 걸 밝혀내는 과정과 주인공이 히로인1의 언니(3권에서 히로인6으로 격상 시킬 예정)에게 찍혀서 동정 상실이 눈앞이라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악의에 대항하는 전단지 소녀의 절대 꺾이지 않는 마음을 들 수가 있군요. 아스테라교에 대항해 새로운 종교를 세워 포교하며 아스테라교의 이변을 호소하지만 사람들을 들은 체하지 않죠. 오히려 사람들은 짝퉁 종교라 욕을 하고, 위해를 가하는 걸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단지 소녀는 절대 폭력으로 되받아치지 않죠. 오히려 사람들을 도우고 이번에는 전장에서 병사들을 치료하며 사람들을 구하려는 성녀 같은 모습들을 보입니다. 거기서도 짝퉁이라는 매도의 말을 듣지만 굴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죠.

뭔가 좀 난잡하지만, 본 작품의 본질은 이렇습니다. 여러 곳에서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게 주인공이죠. 그리고 전단지 소녀에게 호기심을 느꼈던 주인공 때문에 히로인3의 나라 신성 공화국은 큰 위기를 맞아 갑니다. 거기서 또 활약하는 게 전단지 소녀. 진짜 작가가 캐릭터 하나는 잘 만들었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활용을 안 해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참, 오해하실까 봐 변호하자면, 사실 주인공 때문에 사건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는 곳에 주인공이 있다고 해야 하겠군요. 그리고 멋지게 해결, 전단지 소녀 에피소드도 해결. 사실 본 작품에서 악당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티키타카 같은 게 재미있죠.

사실 본 작품은 하렘물입니다. 히로인1~3은 이미 주인공 하렘이 되었고, 히로인4도 오해가 풀려 주인공 하렘에 동참하게 되죠. 히로인5(목적을 위해선 몸까지 바치길 마다하지 않는 닌자)는 길드에서 밀고 있는 카리스마 파티의 파티원으로 스카웃 되지만, 그 실상은 전세계를 침략해 통일하고 싶어 하는 히로인1의 언니가 다스리는 나라 출신이라는 것인데, 적이 될 수 있고, 아군 될 수 있는 미묘한 히로인이 되겠습니다. 이번에 히로인1의 언니가 이웃나라와 전쟁을 벌일 때 출진해서 히로인1,2를 죽이려 하죠. 전단지 소녀는 주인공을 용사라 믿고 대대로 가보로 내려오는 성검을 주인공에게 주려고 기회를 엿보는 중이고요. 길드장 로리 할망은 로리 포지션이고, 히로인1의 언니는 미혼이지만 연애 시뮬 게임에서 유부녀 포지션에 가깝습니다. 이로써 연애 시뮬 게임은 완성이 되었죠. 이제 누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갈 것인 것만 남았습니다. 그 첫 스타트로 히로인1의 언니가 찍었죠. 주인공의 첫 키스를...

여기서 흥미로운 건 히로인이 이렇게 떼거지로 나온다고 해도 여느 판치라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히로인들의 호감도가 제멋대로 올라가는 진행을 본 작품에서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히로인 1,2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매워 주인공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 합니다. 히로인3은 어릴 적에 주인공에게 크나큰 은혜를 입었죠. 정작 주인공은 기억에 없지만요. 전단지 소녀는 성검이 가리키는 대로 주인공을 찾지만, 사실 전단지 소녀는 히로인3과는 다르게 이성으로서의 호감보다는 성녀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느낌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에게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요. 그래서 그 어느 히로인보다 안타깝고, 잘 되길 바라는 유일한 캐릭터라고 할까요. 그런데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은혜를 갚고 싶다 등등 다들 목적은 있지만 최종 목적은 하나같이 주인공과 그렇고 그런 행위를 바라는 발정 난 것도 사실이죠. 특히 히로인2는 틈만 나면 기정사실을 만들려고 하니까요.

맺으며: 설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게 안타까운데, 재미있습니다. 판치라가 판을 치지만 싸구려 같은 느낌은 없습니다. 왜냐면, 그럴 자격이 있는 히로인들이니까요. 길드장 로리 할망은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끌죠. 마법 능력도 좋아서 정체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주인공은 그런 히로인들에게 손을 대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고자인가? 그렇지만도 않는 게 판치라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나무아미타불을 외며 번뇌를 쫓아내려 안간힘을 쓰죠. 조만간 누구 하나와 맺어지지 않을까도 싶긴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도 높게 평가 중입니다. 사람은 솔직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주인공이 무쌍을 찍어 재미없다는 분들도 계실 텐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전단지 소녀가 성검을 내민다는 것에서 그의 정체는 용사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 곳곳에 나옵니다. 이쪽 세계는 마왕이 있고, 여신이 있고, 용사가 있습니다. 대대로 용사는 여신의 신탁에 의해 정해지고, 마왕과 싸워 왔죠. 인간은 마족과 대립 중이고요. 그래서 주인공의 능력에는 개연성이 있습니다. 이것도 무척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사족을 더 쓰자면, 히로인1,2의 눈물겨운 분투기를 들 수가 있습니다. 주인공 때문에 S랭크가 되지 못한 히로인1은 주인공과 대립각 세우다 그의 성품에 이끌렸고, 히로인2는 기사단에 있을 때부터 주인공을 챙겨 주었고 기사단장인 아버지의 폭주 때문에 죽을뻔했을 때 구해준 게 주인공이다 보니 은혜를 엄청 크게 느끼고 있는데요. 문제는 은혜 갚는 걸 이상한 방향(기정사실 만들기, 아이는 100명이 목표)으로 표출하고 있어서 항상 주인공의 눈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죠. 그런 히로인들이 주인공과 같이 하기 위해 떼쓰고 아양 떨기보다는 강해져서 같이 걸어가려는 모습들이 상당히 눈부십니다. 그걸 또 작가는 코믹하게 풀어놓기도 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유연하게 만드는 재주도 상당히 좋습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허울좋은 말보다는 진정으로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을 전한다는 것인데, 히로인들 호감도 올리는데도 개연성이 있어서 이점도 높이 처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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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이 어둠이 아늑했다 2 - L Books
호시자키 콘 지음, Nio 그림, 박춘상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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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근 한 달 만에 신(神)에 의해 이세계로 보내진 1천 명 중 300여 명이 리타이어 했습니다. 여기서 리타이어란 물리적으로 사망한다는 뜻입니다. 신(神)은 자신이 이세계에 보낸 이들의 삶을 지구로 송출해 하루 내내 일거수일투족 생중계하고 있습니다. 이세계로 보내진 사람들은 자신의 채널에 시청자가 늘어날수록 각종 혜택을 받습니다. 주인공 '히카루'는 원래 1천 명에 포함되지 않았었습니다. 주변에서 선택된 건 소꿉친구 '나나미'였죠. 어릴 적부터 같이 지내온 이들은 이제 가족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주인공은 '나나미'가 이세계에 가서도 무사하게끔 정보를 모아주는 등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세계에 가고 싶었던 괴한에 의해 '나나미'는 목숨을 잃었죠. 마침 그 현장을 목격한 주인공도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주인공은 이세계에 소환되어 있었죠. 그리고 그런 그에게 도착한 메시지 '소꿉친구를 죽이고 이세계로 전이한 살인자'. 이것은 그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로 작용합니다.

이번 2권을 한 줄로 표현 하라면, '어느 날 갑자기 내 마음속에 들어온 너'. 1권에서 나나미가 살해당한 것에 대한 충격과 그 죄를 뒤집어쓴 충격, 살인자 주제에라는 매도의 말을 퍼붓는 지구인들(지구에서는 생중계를 보며 해당 전이자에게 메시지 보낼 수 있음)에 의한 대인기피증,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받을 가족들. 주인공은 마음이 망가져 버리죠. 그리고 그의 삶에서 안주할 곳이 되어 주고 싶었던 '리프레이아(히로인, 이하 리프)'. 리프는 자신을 구해준 주인공에게 한눈에 반해버리죠. 그리고 그날 저녁에 고백으로 이어지는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올라가는 기행을 펼칩니다. 주인공은 거절하려던 찰나 고약하게도 신(神)은 이때라는 듯이 시청률 경쟁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1등 상품은 "소생의 비약". 사망한 사람 중에 진정으로 소중한 사람 중 딱 한 사람 살릴 수 있는 비약이죠. 주인공은 무슨 짓을 해서든 1등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고 눈앞에 여신이라고 해도 믿을 미모의 '리프'를 이용하려 하죠.

시종일관 시청률 1위를 하기 위해 주인공은 리프와 '푸르'라는 고양이 수인을 고용해 던전에 들어갑니다. 사실 이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1권 후반부터 그랬지만 2권은 리프가 얼마나 주인공을 사모하는지, 그리고 그런 마음을 이용한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절절한 마음들을 굉장히 흥미롭게 풀어 냅니다. 리프는 항상 주인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따라가려 하고, 던전에서 그의 지시라면(탐험자 계급은 리프가 더 높음)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르려 합니다. 주인공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이용해 필사적으로 시청률 1위를 만들어 가죠. 그래서 초반에는 여자의 마음을 이용해 파렴치를 일삼는, 지구인들이 매도했던 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어서 꽤 나쁜 인상을 받게 합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며 리프의 마음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부분들은 꽤나 가슴 아프게도 하죠. 이 시청률 이벤트가 끝나면, 리프는 빛의 세계로 자신은 어떻게 되든 좋다고 진심으로 바랄 정도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하나 우려되는 것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소꿉친구 '나나미'를 소생 시키려 하죠. 그런데 지금 그의 곁에서 마음을 표현했고, 그 마음을 알게 된 주인공이 '리프'가 사망한다면 어쩔? 설마 이젠 개도 안 물어갈 소재를 쓰진 않겠지? 결과는 직접 확인들 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본 작품을 다크 판타지 작품 순위에서 최상위에 올려두고 있습니다. 설정만 놓고 본다면요. 하지만 인간관계와 진행을 놓고 본다면 최하위에 놓겠습니다. 결과를 본 필자의 소감은 '엄청 상냥하면서 역겹다'. 경우에 따라 본 작품은 출판사의 메인 작품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설정들이 우수합니다. 유x브를 모티브로 해서 각종 특전을 받기 위해서는 시청률을 올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되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죠. 주인공은 마음이 망가져 홀로 어둠에 묻혀 살아가길 희망합니다. 그런 어둠 속에서 끌어내는 역할이 '리프'였고요. 리프는 빛 속성으로서 주인공에게 늘 빛을 선사하려 합니다. 주인공은 어느새 그녀가 마음속에 들어와 있다는 걸 깨닫죠.

그래서 마음이 망가진 주인공을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리프'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 예로 리프는 주인공을 도시 밖으로 이끌며 하늘이 이렇게 푸르다는 것을, 들판이 이렇게 녹색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그 행동이 결실을 맺어 처음으로 주인공은 웃을 수 있게 됩니다(비유하자면).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주인공이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이해하기보다는 그저 좋아한다며 겉몸이 달아가기만 합니다. 그런 그녀를 떼어 놓기 위해 주인공을 자신의 정체와 그녀를 이용했다는 것까지 밝히지만 리프는 '그래서요?' 얼핏 용서한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으나 리프는 주인공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다른 집에 불이 나도 내 집이 아니면 관심이 없듯이, 그런 행동을 보이죠. 나아가 또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던전에서 마왕(던전 보스 같은 거)과 일전을 벌이며 주인공의 지시를 깡그리 무시하고 닥돌해서 주인공의 염원을 박살 내버리는 장면은 대체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모르게 만듭니다.

이래서 설정은 좋은데, 인간관계와 진행은 꽝이라는 뜻이 여기에 있습니다. 뭐 사실 막판에 리프의 발암적인 행동으로 인해 주인공이 짊어지고 있던 짐의 무게가 낮춰지기도 했고, 진짜 소중한 건 눈앞에 있다는 걸 깨닫는 계기도 마련했으니 리프의 명령 불복종은 나쁜 행동은 아니었긴 합니다만, 문제는 그걸 보고 있는 독자들이 이해를 하느냐는 별개죠. 그동안 소꿉친구를 살리기 위한 고생은 그냥 이벤트를 위한 퍼포먼스였나?라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었습니다. 엔딩 스포일러 안 하려니 리뷰가 두루뭉술해지는군요.

어쨌거나 필자의 주관입니다만, 히로인 선택을 잘못해서 다 말아먹는 2권입니다. 사람들에게 상처받아서 홀로 살아가려는 주인공의 애잔한 마음은 자칫 고구마가 될 수 있었으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를 절절히 표현하고 있어서 답답함은 없었군요. 소꿉친구가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장면을 봐야 했고, 자신도 죽임을 당해 이세계로 넘어온 것도 모자라 사람들이 살인자라고 매도한다면 보통 정신을 유지하기 힘들겠죠. 그래서 '리프'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한다면, 주인공이 왜 이리 필사적으로 사냥에 나서는지에 대한 이해를 하고, 주인공이 정체를 밝혔을 때 그를 포근히 감싸주며 이제 괜찮다는 말이라도 건넸다면 주인공은 구원받았을 테죠.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치유받는다는 이 작품에서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정체를 밝혔는데 그녀는 관심 없다는 듯이 와닿지 않는다는 듯이, 남의 나라 얘기하듯 관심 없다는 듯이, 그보다 '너 좋아해'. 그 자리에서 이 말이 왜 나오지?

맺으며: 다크 판타지로서의 설정은 꽤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이제 앞으로의 관건은 지구에서 보내온 메시지를 주인공이 읽느냐 계속 읽지 않느냐군요. 메시지 창 앞부분에는 살인자라는 매도의 말로 도배되어 있어서 트라우마 작렬 중인 주인공은 절대 읽으려 하지 않고 있죠. 이후부터는 주인공이 누명을 벗었고, 응원의 메시지만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주인공은 양지로 나올 수 있을까. 3권에서 새로운 만남이 있을 예정입니다. 아마 이 만남이 주인공에게 있어서 리프는 해내지 못했던 주인공의 인생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주인공에게 지구에서의 반응과 메시지를 보여준다면, 주인공의 인생은 지금부터 달라질 것인가. 그리고 그 인물에 의해 주인공이 바랐던 염원도 이루어질 수 있을 듯한 예감이 들었군요. 그런데 고양이 수인 '푸르'는 왜 나오다 마는 건가요. 푸르도 1권에서 주인공이 구해준 고양이 수인으로 던전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죠. 일러스트도 잘 뽑아놓고, 성격도 매사 긍정적인 집고양이 같아 호감이 엄청 가는데 중반부터는 아예 언급조차 안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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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피크닉 5 - 팔척귀신 리바이벌, S Novel+
미야자와 이오리 지음, shirakaba 그림, 심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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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언제부터였을까. 저 아이가 내 마음속에 들어온 것은". 이번 5권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이것입니다. 호러물에서 순애물로 간다 이거죠?라는 느낌이 장난 아닙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고, 내성적이었던 '소라오'가 무심결에 들어간 곳은 이세계였죠. 친구도 없고, 가정사도 불우했던 거 같았던 그녀는 나만의 세계를 찾은 것에 기뻐했으나, 하필 그 이세계는 사람을 현혹해서 잡아먹는 마굴 같은 곳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다 이세계에 존재하는 무언가에 의해 위기에 처한 그녀를 구해준 게 토리코. 처음엔 지산만의 세계가 침범 당했다고 분개했으나, 이세계의 위험과 그녀(토리코)가 여기서 누군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라오는 차츰 그녀와 어울리게 되죠. 이후 이세계에서 가져오는 물건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소라오는 이세계에서 누군가를 찾으려는 토리코와 동행하여 탐험을 개시하였습니다만, 우리가 아는 판타지 이세계처럼 룰루랄라 하며 놀러 갈 세계가 아니란 말이죠.

매사 부정적이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많은 소라오, 밝은 성격에 누구하고도 잘 어울릴 거 같지만 엄청난 낯가림쟁이 토리코, 둘 다 이런 성격이다 보니 친구를 사귀는 건 애초에 불가능. 둘 다 대학생인데도 친구 하나 없는 아싸의 생활을 해나가다 우연히 같은 곳을 발견하고 다른 이유(돈벌이와 지인 찾기)로 어떻게든 의기투합해 탐험을 시작은 했습니다만. 이세계 탐험하면서도 둘의 관계는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이었죠. 하지만 괴이 현상을 겪으며 목숨이 왔다가 갔다 하면서 의지할 곳이라고는 서로의 등 밖에 없다는 걸 알아 갔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서로 의식할 수밖에요. 그런데 둘 다 여자란 말이죠. 뭐 이런 말 한다고 동성애를 반대하는 건 아니니 오해 없길 바라고요. 그저 보다 많은 만남을 가지지 못했던 그녀들의 사회성 부족이 안타까울 따름이죠. 그렇게 의식하던 게 쌓이고 쌓여 이번엔 러브호텔에서 여성 모임을 주최하는 등 잘 가다 삼천포로 빠질까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세계에서 폐허의 러브호텔에서 하룻밤 보낸 그녀들은 현실로 돌아가 진짜 러브호텔에 들려 요즘 유행한다는 여성 모임을 가지려 하죠. 여기서 오해 없길 바라는 게 백합적인 그런 부분은 전혀 없으니 기대는 하지 마세요. 이세계에서 진정으로 위험한 건 야간으로서 그녀들은 목숨을 걸고 하룻밤을 보낸 것이고, 이걸 바탕으로 더욱 심층으로 나아가려 하죠. 현실에서 러브호텔 모임은 그 반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소라오가 마음속 깊이 들어와 있던 토리코는 둘이 있고 싶다고 응석을 부려대죠. 낯가림이 심하지만 한번 마음을 열은 상대에겐 가차 없이 직진하는 성격의 토리코는 소극적인 소라오를 보며 애가 타들어가는데 정작 소라오는 그 마음을 몰라주니 환장합니다. 둘이서 가는 줄 알았는데 3명을 더 부른다 하니 삐져버리는 토리코. 소라오 또한 토리코를 이성적으로 좋아하지만 성격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상대가 쫓아오면 도망가고, 상대가 멀어지면 다가가는 본의 아니게 밀당을 해대는 중이죠.

이런 관계를 이번 5권에서 정립 시킵니다. 미성년 애들도 아니고 술을 좋아하고, 총으로 무장한 어른들이 언제까지고 질척질척하게 질질 끌 수는 없으니까요. 이세계와 현실을 연결하는 중간 영역에 갇히게 된 소라오는 토리코의 시각으로 과거를 봅니다. 언제부턴가 지인을 찾는 것을 그만두고 자신(소라오)만을 바라보는 토리코의 애틋한 마음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되죠. 그래서 둘이 같이 있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을 접한 소라오는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필자는 여기서 그녀들이 이세계에서 얻은 능력에 대한 고찰을 해봤습니다. 소라오는 사물의 본질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죠. 토리코는 그 사물의 본질을 비트는 손을 얻었고요. 여기서 소라오에게는 상대를 보라는 뜻으로 눈을, 토리코는 상대를 붙잡고 싶다는 마음에서 손을. 소라오는 늘 타인을 배척했죠. 토리코는 늘 누군가(소라오와 지인)를 붙잡고 싶어 했고요. 그런 마음들이 능력으로 발현한 게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세계를 신봉하는 단체가 운영하던 농장을 급습해 빼앗아 이세계로 갈 수 있는 게이트로 쓰고, 이세계를 연구하는 연구소와 협상해 돈을 뜯어내는 등 그녀들의 이세계 탐험은 제법 체계를 갖추었습니다. 소라오의 눈과 토리코의 손만 있으면 웬만한 위협은 이제 헤쳐 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정신 공격에는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럴 때마다 둘이 손을 꼭 잡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게 인상적이죠. 이번 5권에서도 작가가 필력이 올랐는지 그녀들의 탐험하는 장면 장면들의 디테일이 제법 살아 있습니다. 아무튼 현실에서 이세계와 연결된 괴이를 일으키며 소라오와 토리코를 공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던 우루미 루나가 눈을 뜨면서 또다시 이세계를 신봉하는 집단과 싸우게 되지 않을지하는 복선이 떴습니다. 루나를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 건 다름 아닌 토리코가 그토록 찾아 헤맸던 지인 '사츠키'였죠. 이세계는 사람을 현혹해 잡아먹습니다. '사츠키'는 이세계 사람이 되어 있었죠.

맺으며: 이번 5권은 소라오와 토리코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이야기입니다. 비로소 본 작품의 제목에 왜 피크닉이 들어가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죠. 둘이서만 가고 싶다는 의미에서의 피크닉. 이거와 별개로 백합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이야기로 꾸며져 있긴 한데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긴다거나 홀딱 벗고 집단으로 춤을 춘다거나. 이세계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현실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인간관계도 파탄 내버리려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이야기가 제법 있습니다. 보통 연애물에서 이들의 관계를 방해하는 건 같은 사람이라면 본 작품에서는 이세계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그만큼 이들의 인간관계가 빈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해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 외의 이야기라면, 이세계에서 어떤 꼬마 소녀를 구해오게 되는데,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꼬마 소녀의 정체가 나름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아직은 섣부른 판단이지만 이세계의 존재와 인간의 아이가 아닐까 하는... 다행인 것은 출판사가 계속해서 후속권을 내주고 있다는 것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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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2 - ~최약 헌터에 의한 최강 파티 육성술~, S Novel+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김정규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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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의 입버릇, 은퇴해서 도망가고 싶다. 처음엔 주변 동료들이 나만 놔두고 성장하는 것에 대한 좌절에서 비롯된 도망인가 했죠. 그야 제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굴지의 헌터로 성장한 동료들을 보고 있으면 지나가는 개에게 물려도 죽을 거 같은 주인공으로서는 좌절할 만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파티 연합체인 클랜을 설립해서 나 대신 새로운 동료를 찾고, 동료들의 사회성을 길러 주인공에게 의존하지 않는 인격체로 성장시키려 한 것이죠. 그 목적은 얼추 달성하는가 싶었는데 말입니다. 파티도, 클랜도 나라에서 주목받을 정도로 성장도 했고요. 그런데 주인공이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면 동료들이 주인공을 무척이나 아낀다는 것입니다. 같은 마을에서 자라 뜻을 함께해서 도시로 나와 헌터가 되었고, 영웅이 되자는 다짐에 따라 이들은 무럭무럭 자랐죠. 그런데 주인공만 소질이 없어요. 죽었다 깨어나도 지나가는 개에게도 지는 형편이죠. 보통 여기서 두 가지 길이 생기잖아요.

동료들은 주인공을 추방할 것이냐, 품을 것이냐. 주인공이 실수를 한 것이 있다면 클랜을 만든 것이겠죠. 그리고 동료들이 자신을 얼마나 끔찍이 아끼는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 클랜을 만들면서 주인공이 나서지 않아도 아랫것들에게 다 시키면 되고, 동료들은 주인공이 빠진다고 붕괴할 파티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버린 것에서 주인공은 도망갈 길을 잃고 말은 것입니다. 여기까지라면 놀고먹을 수 있는 인생 만만세일 수 있겠습니다. 거대 클랜 수장 자리에 앉아 하는 건 하나도 없고, 주변에서 보내오는 영광의 눈빛은 다 차지하면서 클랜 운영은 부 마스터에게 다 떠넘기고 있으니 이보다 인생 꿀은 또 있을까 싶죠. 그런데도 주인공은 도망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내뱉는 것에서 이놈 복에 겨워 미쳤구나 싶은데, 그 이유가 이번 2권에서 드러납니다. 동료들은 주인공을 추방하는 것이 아닌 품었죠. 이보다 눈물겨운 동료애가 또 있을까 싶지만요. 그것도 동료들이 제정신일 때나 축복받은 것이죠.

강한 놈이 있으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쫓아가서 시비 털고, 온 도시를 쏘다니며 지나가는 사람마다 시비 털고, 나보다 약한 놈은 살 가치 없다며 두들겨 패고, 몬스터가 보이면 두들겨 패야 직성이 풀리고, 어른 공경은 어른 공격으로 읽고, 공권력에 대항하고, 연계 플레이에서 협조성은 개나 줘버렸고, 말은 뒤지게 안 듣고, 위아래 없이 욕설을 섞은 독설에, 7살에 시작되는 인생 반항기를 20살 언저리가 되어도 그칠 줄 모르니, 그런 주제에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실력자라는 것에서 피곤하기 그지없는 것입니다. 일단 2권까지 주인공이 속한 [비탄의 망령] 파티에 소속된 동료가 두 명(두 명 다 히로인) 등장합니다. 그중 하나는 1권 후반에 등장하였죠. 등장하자마자 그녀의 성격은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리즈.' 뭘 먹고 자랐으면 성격이 이리도 호전적에다 남을 깔보는 성격으로 자랐을까, 부모가 누구인지 상당히 궁금해지는 히로인이죠.

이번 2권에서는 리즈의 여동생 '시트리'가 등장합니다. 언니가 물리적으로 개차반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다르게 동생의 첫 이미지는 그나마 인격체의 느낌을 받게 하였습니다만. 이미 1권에서 주인공에게 풀어 놓으면 세계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슬라임을 맡겼다는 것에서 그녀의 성격은 언니를 초월할 거라는 복선을 낳았었습니다. 이번 2권에서 메인 히로인으로 등장하여 근처 던전에서 일어난 이상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선두에 서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나라에서 내로라하는 파티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듯했으나, 실상은 자신의 연구를 위해서라면 사람 목숨 따위 파리 목숨에 지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미치광이 과학자라는 게 밝혀지죠. 연구를 위해서라면 어린아이도 재료로 쓰길 마다하지 않는 흉악성에서 걸리지 않으면 장땡이라는 준법정신이 더해져 이 세상에 악(惡)이 있다면 바로 그녀가 아닐까 하는 장면들은 소름을 돋게 하죠.

2권을 읽고 주인공이 은퇴해서 도망가고 싶다는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약해서 도움이 되지 않으니 은퇴하고 싶은 것이지만 실상은 인간의 탈을 뒤집어쓴 악마(동료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은퇴하고 싶은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곳곳에 숨에 있습니다. 고삐를 잡고 있지 않으면 피아 구분을 하지 않는 리즈와,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시트리를 보고 있으면 아무 힘도 없는 주인공으로서는 공포 그 자체겠죠. 그나마 그녀들이 맹목적으로 주인공을 보호하고 따르려 해서 지금은 괜찮지만, 문제는 그녀들이 아직도 성장 중이라는 것이죠. 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는 건 아닐까. 이미 도적(리즈의 직업)이 전위가 되어 모든 걸 다 때려 부수고 있으며, 연금술사(시트리의 직업)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이긴 하지만 네크로맨서(사령사)가 할 짓을 해대고 있으니 이보다 공포가 또 있을까요. 그녀는 세계가 멸망할지도 모를 슬라임을 만들어 주인공에게 맡겼고, 주인공은 1권에서 그걸 잃어버렸습니다.

주인공도 알고 있는 것이죠. 시트리는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고 어딘가 인격적으로 결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요. 다름 아닌 그녀가 만든 슬라임이라서 결사적으로 찾으려 합니다. 이점에서도 시트리가 인간들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에 대한 단서이기도 하죠. 부록으로 껴있는 외전을 보면 주인공은 몇 년 전부터 이미 그녀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이고, 결국 주인공도 너무나 비현설적인 그녀들(언니와 동생)의 모습에서 현실을 외면했던 게 지금의 현실도피로 이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녀들이 무슨 말을 하든 건성으로 넘기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번 던전 이상을 해결하면서도 주인공은 꼬치꼬치 캐묻지 않습니다. 제도에서 내로라하는 헌터들 100여 명을 동원한 대규모 작전에서 자칫 몰살 당할뻔하였는데도 주인공은 눈 감아 버리죠. 결국 주인공은 무능해서 은퇴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은퇴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느낌을 받게 합니다.

맺으며: 만악의 근원은 바로 근처에 있다는 진실을 보여준 2권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본 작품은 주인공 일행이 반드시 선(善)의 진영이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금기를 깨트리길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죠. 그런데 주인공 동료들이 왜 이렇게 금기를 어겨가면서까지 일을 저지르는 이유가 뭘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그것은 주인공이 무능해서 그렇다는 게 필자 나름대로의 분석입니다. 요컨대 추방물의 반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무능한 주인공을 대신해 우리들이 힘내자 했던 게 일그러짐으로 이어졌고, 그 일그러짐은 집착으로 변해버린 게 아닐까 하는, 리즈가 주인공에게 엉겨 붙어 온갖 아양을 떨고 그의 말이라면 무엇이 되었든 지키려 하고, 주인공 이외에는 인간 취급 안 해주는 광기는 정말로 호러 그 자체였습니다. 시트리에게 인간은 그저 연구 재료에 지나지 않다는 섬뜩함, 그러니 주인공으로서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어쩔 수 없겠죠. 그런 느낌입니다.

아무튼 호러(?)로서는 손색이 없으나 내용은 사실 지리멸렬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하나의 장면을 놓고 설명을 너무 많이 하고,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건 좋은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같은 장면을 리플레이 해서 감정이입을 방해합니다.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그러면 짜증 나잖아요? 그런 장면들이 제법 있습니다.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를 넣어 페이지를 낭비하고, 시트리를 이용해 독자들을 농락하는 후반부는 좀 어이가 없었군요. 던전 이상 사태를 일으킨 범인의 정체에 대한 나름대로 추리할 수 있는 재료를 넣었으나, 그것을 소용없게 만드는 진범의 정체, 그 진범을 도왔던 흑막들은 450여 페이지나 할애할 정도 임팩트가 있었나? 그 흑막들은 시트리의 정체와 성격을 밝히기 위한 장치적 요소로 이용되긴 했지만 거의 잡범 수준으로서 형편이 없었습니다. 이런 형편없는 인물들로 450여 페이지나 잡아먹다니 너무한 거 아닌지. 살짝 이 도서를 구매한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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