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13 - Extreme Novel
카와구치 츠카사 지음, 한신남 옮김, 카타기리 히나타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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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슈타인의 대군을 물리치고 왕도로 개선하던 티글과 에렌은 가늘롱의 부하 글레어스트가 이끄는 1만의 오합지졸에게 기습을 당해 훈련받은 3만이라는 대군은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한 채 와해되어 버렸습니다. 아무리 기습이고 독공격이라지만 1만이 넘는 막대한 사상자를 내면서 패퇴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는데요. 여기서 더욱 믿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혼전 속에서 티글과 에렌은 행방불명이 되어 버렸고, 남부 무오지넬은 또다시 15만의 대군을 이끌고 침공을 시작하여 항구도시를 차례대로 공략하면서 브륀은 2년전 내란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전란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번 13권은 꽤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데요. 여느 작품은 10권이 넘어갈수록 늘어지거나 다소 숨 고르기를 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반면에 이 작품은 끊임없이 일들을 벌여 두어서 나중에 어떻게 맞춰 갈려는지 오히려 걱정이들 정도군요. 여튼 우선 에렌의 실종을 언급해보자면, 그녀는 글레어스트가 이끄는 군대에 맞서 부하들의 후퇴를 돕고자 적진으로 뛰어들었다가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2년 전부터 에렌에게 끈적끈적한 시선을 보내왔던 글레어스트는 그녀를 붙잡은 것을 공표하지 않고 그동안의 욕망에 따라 할짝할짝 거리며 그녀를 자기 것으로 만들 생각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중세 시대 판타지를 주제로 하고 있습죠. 이런 시대에 여자에 대한 처우가 어떤지는 조금만 관련 지식이 있다면 대부분 아시리라 봅니다. 바나디스 힘을 봉인 당한체 글레어스트의 손아귀에 떨어진 에렌의 신변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고, 그쯤 에렌과 마찬가지로 행방불명 처리되었던 티글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지만 도저히 어찌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에렌을 가둔 막사에는 그 누구도 접근이 허락되어 있지 않았고, 그녀를 구출한다고 해도 기력이 다했을 그녀를 업고 어떻게 전장을 빠져나와야 될지도 문제였습니다.

 

두번째 이야기로는 그동안 간간이 나왔던 마물의 최종 목적으로 '밤과 죽음의 여신 티르 나 파'의 지상으로 현현이 언급되었다는 것이군요. 몇 권인지는 까먹었지만 '티르 나 파'는 예전 티타의 몸을 빌려 현세에 잠깐 얼굴을 비춰서 티글과 대면한 적이 있습니다. 마물에 의해 티글이 가지고 있는 검은 활과 연관이 있다는게 조금 더 밝혀지고, 티글을 이용하여 티르 나 파를 현현 시키려고 하는 거 같지만 지금은 티글이나 다른 바나디스는 이것을 모른다고 밝혀 졌습니다. 이 떡밥으로 유추하자면 최종적으로 마물의 오랜 숙적인 바나디스가 티글과 힘을 합쳐 마물이 저지르려는 일들을 저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군요.

 

세번째 이야기로는 드디어 티글의 왕위 승계입니다. 이건 바나디스 전설이라는 떡밥에 기인하기도 하는데요.(1) 자신은 그렇지 않게 여기고 있는 듯하지만 대외적으로 명실공히 실력을 인정받은 티글을 브륀의 왕으로 앉혀서 정세를 안정 시키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덩달아 하렘의 구도도 정립되어 가게 되었습니다. 필자의 예상으로는 왕녀 레긴을 본처로 하고 바나디스(일곱 전원은 아니더라도, 에렌+류드밀라) 그리고 티타가 애첩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인데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이렇게 밖에 길이 없을 것이다라는 복선이 깔려 버려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렇게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였군요.

 

네번째로는 발렌티나입니다. 지스터트의 일곱 바나디스중 한 명으로 그녀는 왕의 명령으로 전쟁터로 변한 브륀을 돕고자 티글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열의는 보이지 않은 채, 적은 병력으로 브륀을 농락하며 얻을 수 있는 건 얻고, 발을 담그는 척만 하는 책사 기질을 가졌는데요. 이전부터 가늘롱과 내통하며 뭔가 꿍꿍이가 있을 것이다라는 복선을 깔아 왔지만 지금은 딱히 브륀을, 티글을 곤경에 처할 마음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글레어스트와 싸우면서 그녀가 추구하는 이상이 드러나면서 티글에게는 결국 위협으로 다가오기 시작하였습니다.라고 해도 작가가 17권으로 완결 시킨다 했고, 지금 15권까지 나온 시점에서 떡밥만 풀어 놓고 회수는 못하는 거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다섯번째는 티글과 에렌이 서로에게 향하는 마음이 드디어 발현되었다는 것이군요. 에렌을 탈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그때 류드밀라가 합세하면서 솟아날 구멍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티글 앞에서 능욕해주겠다며 마지노선만 남겨 놓은 채, 능욕을 일삼던 글레어스트는 날이 갈수록 자제심을 잃어가고 있었고, 티글도 그 생각에 자제심을 잃어가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류드밀라가 아니었다면 자폭을 했을 만큼 티글은 정신적으로 코너에 몰려 있었지만 그것은 동료로서가 아닌 이성으로서 품고 있는 사모하는 마음이었기에, 이 마음은 방금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이전부터 티글은 에렌을 향한 마음을 품고 있었고, 에렌도 4권쯤부터던가 티글을 향한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 때문에 표면적으로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 했는데요. 백작이라도 영지를 가진 귀족 티글과 공녀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지만 평민이나 다름없는 에렌, 애초에 귀족 사회에서 귀족과 평민이 맺어진다는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티글은 브륀을 포함하여 주변국 모두가 인정하는 영웅 반열이고 왕녀 레긴 또한 반려를 찾는다면 주저 없이 티글을 선택할 만큼(필자 예상) 티글은 평민이 바라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죠.

 

하지만 댐에 가로막힌 강물은 방수(放水) 하지 않으면 언젠가 넘치기 마련입니다. 신분의 차이가 뭐 대수인가, 글레어스트에게 구출되고도 PTSD에 괴로워하는 에렌은 자학으로 그 끔찍했던 흔적을 지우려는 듯 밤마다 술에 절어 있기를 반복하였고, 티글은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본심을 내비치며 그 흔적을 지워 주겠다고 합니다. 신분의 차이를 넘어 귀족과 평민이 맺어진다는 건 귀족계에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후첩이나 애첩이라면 몰라도, 지금 티글은 엘리트로서 약속된 길을, 경우에 따라 왕이 될 수도 있는 길을 마다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버리기로 합니다. 남자라면 당연히 이래야죠. 뜸 들이지 않고 기승전결로 후딱 거사(?)를 치러버립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13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티글과 에렌이 맺어질 수 있게 하려는 개연성 부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남녀 연애의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렘은 형성하였지만 그 누구에게도 눈길 주지 않고 오로지 에렌만 바라보며 그녀에게 연심을 품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고백을 하였고 그녀는 대답을 해줬습니다. 이럴 때 질질 끌지 않고 할 땐 하자며 밀어줘버리는, 초반과 후반은 이런 마음으로 점철되어 있어서 이때까지 어느 에피소드보다 흥미로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뀌고 나서 일취월장하는 일러스트가 눈을 사로잡습니다. 작가도 어느 정도 기대에 찬 모습이고요. 여튼 회수하는 떡밥보다 풀어버리는 떡밥이 많아서 조금은 걱정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흘러가고 있는지라 이번 에피소드는 몰입감이 상당했습니다. 이세계물에 찌들어서 좀 신선한 작품을 찾는다면 이 작품도 괜찮을 듯하군요. 

 

 

  1. 1, 검은 활을 가진자와 일곱 바나디스의 전설, 검은 활을 가진자가 일곱명의 여자와 같이 나라의 위기(아니 창건 했다던가)를 구하고 일곱의 여자에게 용기(用器)를 주어 바나디스에 임명하고 자신은 왕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자세한건 생각 안나지만 대충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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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마츠리 1
오타케 마사오 지음, 이기선 옮김 / 길찾기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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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만화(코믹)이고 우리나라에는 6권까지 정발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는 대부분 옴니버스식으로 한개의 에피소드에서 확실하게 끝을 내는 기승전결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필자 멋대로 풀이하자면, 마츠리는 다들 아시다시피 축제를 의미하는 일본어 입니다. 학원물이나 하렘 같은 일상물에서 빠질 수 없는 연례행사로 등장하는 게 마츠리이죠. 19금에서는 거기에 더 나아가는 에피소드도 있는 거 같지만 일단 생략하고요. 그리고 히나는 병아리 혹은 작고 귀여운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둘을 합치면 작은 축제?가 되겠는데 이것만 놓고 보면 이 작품은 전형적인 일상물이지 않을까 하겠습니다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가 않고... 아니 어떤 의미에서 보면 맞다고도 해야겠군요.

 

그야 잘 나가고 있는 야쿠자의 집에 느닷없이 예쁜 여자애가 난입해서 일어나는 소동이니 야쿠자에게 있어서 축제는 축제죠. 여자애 이름이 히나입니다. 작중에서 중학교에 입학했으니 나이는 13~4살이 아닐까 합니다. 히나라는 이름이 어울리는군요. 그리고 야쿠자의 이름은 닛타 입니다. 조직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기도 한데요.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 작품은 일상+비일상+크로테스크를 겸비하고 있습니다.

 

축제? 축제는 축제죠. 그것이 기분 좋은 축제가 아닌 지옥의 향현이 펼쳐지는 축제라는 게 문제이지만요. 어느날 집에서 고가의 미술품을 감상중에 느닷없이 원추형의 기묘한 물체가 머리 위로 떨어지고 그 속에서 홀딱 벗은 여자애가 튀어나오더니 옷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닛타의 집에 눌러 앉아 버렸습니다. 사람을 물로 보나 나가라고 꽥꽥거려보지만 소녀가 내지른 염동력에 나가떨어지면서 닛타의 집은 소녀에게 접수 당해버렸습니다. 은근슬쩍 표현하긴 했는데 소녀는 염동력, 흔히 초능력을 씁니다. 그것도 재해급(1)으로...

 

소녀의 이름은 히나, 어디서 왔는지 모릅니다. 알려주지 않으니 알 방법이 없습니다.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도 않고, 반협박으로 고가의 옷을 싹쓸이하면서 지갑을 거덜 내지 않나, 먹는 것도 고급이어서 연어알 마니아가 되어버렸습니다. 히나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돌아다니다 또 뭔 바람이 불었는지 닛타 스스로가 밥을 사주기도 하고, 그러다 조직에서 일을 소홀히 한다고 찍혀서 만회조로 상대 조직을 찾아가 조지고 오라는 명령에 히나가 따라가고 망설이는 닛타 대신 히나가 조직을 와해 시켜버리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그러곤 한다는 말이 '나 학교에 가고 싶어' 그래서 보내 놨더니 하루만에 등교거부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야쿠자와 소녀의 기모한 동거가 날로 승화합니다. 거기에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서 히나 덕분에 조직의 보스를 지켰다는 명예(?)를 얻어서 승승장구하질 않나, 개발 관련으로 어찌할 바 몰라하는 닛타를 거들어 염동력으로 산을 밀어 버리고 연어알 밥을 얻어먹기도 하고, 결혼도 안 했는데 학교에서 전화가 와 딸이 등교거부하고 있다는 말에 기겁하고, 학교에 억지로 보내 놨더니 하루 종일 잡니다. 그리고 친구 겟...

 

이 작품의 압권은 친구(히나)를 잘못 만나서 바텐더가 되어버린 히토미가 되겠습니다. 같은 반에서 옆자리라는 이유로 히나와 강제적으로 친해진 이후 어느 날 히나와 닛타 찾아서 어슬렁거리다 자주 가는 카페(?)에 안 보이자 히토미를 카페(?) 바텐더에 꽂아놓고 지는 나가 버리는 통에 손님 접대하느라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술을 셰이크 셰이크 섞으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장면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웃겨 줍니다. 그 시각 히나는 타코야키를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상적으로 웃겨주는 이면에 히나의 정체를 간간이 알려주는 복선이 깔려 있습니다. 그야 평범한 소녀가 염동력을 쓰지 않잖아요. 상대 조직을 조지러 갈 때 히나는 자신에게 명령을 하지 않는 닛타를 의아하게 바라봅니다. 그러곤 다른 어른들과 다르다는 혼잣말에서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오고 그녀의 탄생의 비밀에 다소 그로테스크한 면이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언제나 무표정으로 닛타를 조종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도 악의는 보이지 않는 히나, 그런 일면을 알고 있는지 히나를 심하게 대하지 않고 가끔은 비싼 밥을 먹여 주지만 그만 히나가 딸 포지션으로 굳혀지는 바람에 꼭지가 돌아 버려서 눈에 뵈는 게 없어지는군요. 그야 장가는 가고 싶은데 자꾸 히나가 곁에서 알짱 거리니 데이트 신청이 제대로 되지 않아 뿔이 나버린 닛타는 매일 히나의 밥을 통조림으로 때워버리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근데 또 웃긴 게 통조림이 맛있다고 주섬주섬 먹는다는 것이군요. 대체 어떤 삶을 살은 것인지...

 

세상 물정을 모르고 염동력을 쌓아두면 폭주해서 간간이 풀어줘야 되는(무슨 엄한  생각이 미쳐버린 필자), 악의는 없는데 상대는 악의로 비춰지는 언행의 귀여움과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지만 어딘가 정을 그리워하는 모습에서 오는 갭(모에?), 고급 음식만 찾지만 정작 구분은 못하는 얼빵한 모습은 짠하게도 합니다.

 

야쿠자이면서 이런 히나의 능력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닛타의 인성은 착합니다. 가끔 발정을 해소하지 못해 삐딱하게 행동하기도 하지만 히나를 바리바리 챙겨 주기도 하고, 어떨 때는 히나와 개그콤비가 되어 잘 나가다가 여기가 헬이지 같은 상황을 만들어 땀 뻘뻘 흘리는 게 귀엽기도 합니다. 히나가 자기 딸이라고 의심받지 않게 하려면 성을 다르게 했으면 되었을 텐데 이게 또 쓸데없는 곳에 충실해서 자기가 자기 발등을 찍어 버립니다.

 

뭔가 더 있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군요. 일단 1권은 가볍게 읽을만합니다. 만담 보는 거 같아 씁쓸하거나 이게 뭐가 웃기냐고 하실 분 계시겠지만 일단은 웃겨줬습니다.

  1. 1, 원펀맨 참조, 일단 재해급이라고 언급했지만 능력을 측정할 방법이 없어서 어디까지 가능한지는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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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식당 1 - L Books
이누즈카 준페이 지음, 에나미 카츠미 그림, 박정원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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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먹는 것을 주제로 해서 그동안 숱한 작품이 나왔습니다. 만화로는 식극의 소마나 토리코를 비롯해 미스터 초밥왕과 요리왕 비룡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작품이죠. 근래에 들어서는 던전밥도 차츰 인기를 얻어 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라이트 노벨에서 음식을 주제로 한 작품중에 필자가 알고 있는건 도시락 전쟁과 데스 리드 라운드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도시락 전쟁은 접하지 못했지만 데스 니드 라운드에서는 음식의 맛에 대해 잘 표현하고 있어서 기억에 좀 남아 있기도 하군요. 이렇게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에서 간간이 나왔던 현실적인 세계에서 맛을 표현한 작품이 발을 넓혀 근래에는 유행하는 트렌드에 맞춰 이세계물에서도 요리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데요.

 

필자가 여러 작품을 접하지 않아서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래에 풍문으로 접한 이세계 주점 노부와 이세계 요리의 길이 이세계를 바탕으로 한 요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부터 소개할 작품인 '이세계 식당'도 이세계에서 요리를 주제로 한 작품인데요. 사실 시각적으로 도움을 받는 만화(코믹)과는 다르게 글자로 이뤄진 라이트 노벨에서 요리라는 장르가 독자로 하여금 얼마만큼 몰입을 하게 할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 작품을 구입할 때 많은 망설임을 했습니다. 글자로 된 맛의 표현을 어디까지 승화 시켜 놓았을까 하는 두려움, 이전에 데스 니드 라운드라는 작품을 접했을 때 거기서 표현한 맛은 침이 고일 정도여서 이 작품도 그런 향수를 해소해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과감히 구입을 했습니다. 여담으로 두려움은 있었습니다. 작가가 출판해도 과연 잘 팔릴지 하는 걱정을 하더라는 소리를 들었던지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작품은 옴니버스로 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까지 해서 총 22개의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는데요. 현실 세계에 있는 식당 '양식당 네코야'는 2대째 내려오는 조그마한 식당으로 토요일마다 이세계로 통하는 문이 나타나 저쪽 세계의 사람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찾아오는 사람은 제국의 공주부터 해서 엘프, 드워프, 리자드맨, 소인족, 드라큘라, 기사, 검사, 상인, 수녀, 하프엘프, 사냥꾼 등 매번 등장인물이 바뀌고 나오는 음식도 다릅니다.

 

찾아오는 사람마다 네코야에서 내놓은 음식의 맛에 찬사를 쏟아내고, 단골이 되어가고 골수 마니아가 되어 갑니다. 한 술 떴을 때는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다 먹은 뒤에는 허전함이 몰려옵니다. 서로가 자기가 먹은 음식이 최고라 목청을 높이고 그렇게 맛있냐?며 상대가 먹던 음식을 시식하는 등 소란스러운 일상을 그리기도 합니다. 때론 모두가 네코야에 갈 수 없어 용사를 선발하여 대리로 먹으러 간다는 희한한 룰까지 생기는 등 네코야의 인기는 날로 치솟아 갑니다. 그리고 이들은 일주일 뒤 토요일을 기약합니다.

 

그래서 정해진 주인공은 없습니다. 있다면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점주가 되겠군요. 음식 주문을 받고 만들어서 내주고, 때론 추천하며 소란스러운 이세계 사람들에게 기죽지 않고 스무스하게 대하는 것에서 관록이 묻어납니다. 점주는 돈을 벌려는 게 아닌 취미에 가깝게 토요일 장사(1)를 할아버지 대부터 물려받아 운영해오고 있었고, 딱히 이렇다 할 성격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장점은 역시 음식을 세세하게 표현한 필력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일본식 음식을 세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고 먹는 사람들도 세세하게 양념이라던가 육질 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점은 거기까지입니다. 처음 두셋 에피소드까진 나름 입에 침이 고이고 먹어보고 싶네 하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무덤덤해집니다. 맛 표현도 더이상 승화가 되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매번 같은 음식이 아닌 다른 음식이 나오면서 그에 따른 반응도 제각각이긴 합니다만... 등장하는 인물도 전부 다르게 나오지만 몇 번 지나다 보면 하나같이 사연 없는 무덤(?)이 없다는 것처럼 비슷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22개 에피소드 대부분이 이렇다는 것입니다. 이세계 주점 노부는 좀 더 인간적인 삶을 같이 표현하면서 사람 사는 맛이라는 개연성을 부과한 반면에 이 작품은 음식을 주문하고 맛을 보고 천상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간다.라는 틀에 박힌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겁니다. 물론 후반 아렛타가 등장하면서 2권부터는 이 작품도 사람이 살아가는 분위기를 풍기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투척하였으니 1권만으로 이 작품을 평가하긴 아직 이르긴 할 겁니다. 그래도 상업지에서 1권의 인상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 중인 필자로서는 1권의 영향으로 2권의 구입 여부를 점치는 독자들에겐 적잖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튼 심각한 에피소드도 없고 분위기를 녹여주는 훈훈한 장면, 가령 음식 덕분에 기운을 차린다던지 구원받는다던지 하는 에피소드가 소소하게 들어가서 전혀 무미건조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세계에서 제대로 된 양념이나 재료가 없을 테니 네코야에서 내놓은 음식이 신의 음식으로 다가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라서 이게 또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에피소드가 진행되면서 다음 에피소드에 누가 나오는지 간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해서 집중하면 다음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기도 합니다. 또 마법과 전쟁의 시대가 자주 언급되면서 기묘한 복선이 몇 개 투척 됩니다. 미리 설정에 대해 알고 있다면 오! 이거군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도 한 게 요상한 느낌을 들게 한다고 할까요.

 

 

  1. 1, 식당이 비지니스 구역에 있어서인지 원래는 토,일엔 장사를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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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Q HOLDER 1
아카마츠 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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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히나, 마법선생 네기마로 유명한 아카마츠 켄의 작품으로 '마법선생 네기마'에서 74년이 흐른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작인 네기마의 스핀오프겸 시퀄(1탄, 2탄 같은 후속)이라는 소리입니다. 여기서 74년이 흘렀다는 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1), 10년전부터 마법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벽 뚫고 퓨처(2)에서처럼 차량이 날아다니기도 합니다.(처음엔 누가 던진 줄) 멀리 궤도 엘리베이터가 보이기도 하고요. 이로보아 세월이 상당히 흘렀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습니다.

 

어쨌건 이 작품은 전작에서 네기마가 담당했던 2-A반 26번 '에반젤린 A.K 맥도웰'이 유키히메라는 가명으로 시골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녀는 전작에서 고스로리라 불리었던 거 같은데 여기선 20대 중후반의 모습이 되어 신분을 숨긴 채 생활하고 있었고, 그녀의 제자이자 주인공인 '코노에 토타'는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언제나 그녀를 노리고 있습니다. 한대라도 유키히메를 때린다면 수도(도쿄)로 보내준다는 그녀의 말에 따라 오늘도 도전하지만 도착지는 언제나 땅바닥이군요.

 

작품이 시작 되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건, 도입부의 유키히메가 과거 네기마의 시대 때 쌓았던 인연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의 인연과 만나는 장면은 울컥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화딱지 난다는 게 아니라 상당히 애잔하게 다가오는데요. 나이를 먹지 않는 종족과 평범하게 늙어가는 종족이 서로 얽혀 살 수 없는 주제는 이제까지 끊임없이 있어 왔습니다. 마치 시침과 분침이 한순간 마주할 순 있어도 같이 갈 수 없는 것처럼, 그래도 종을 초월하여 같이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찰나의 시간일 뿐입니다. 떠나가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흔들어 주고,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가며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인연은 보통 사람으로는 견뎌내기 힘들 겁니다. 이런 건 언제 봐도 울컥하게 합니다.

 

여튼 네기마를 안 보신 분들은 74년이나 흘렀는데도 그녀는 나이를 먹지 않은 것인가? 하시겠는데요. 그녀는 불로불사 흡혈귀입니다. 이미 네기마에서 정체가 까발려진 듯하니 여기서 쓴다고 해도 딱히 욕먹지는 않을 듯하군요. 지금은 그녀에게 고액의 현상금이 걸려 있어서 고스로리를 벗어나 성인의 모습으로 시골에 짱박혀 있는 중입니다. 덤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있고요.

 

주인공 코노에 토타는 마이페이스에 굉장히 긍정적이고 사교적입니다. 언젠가 수도로 가서 거기에 있는 궤도 엘리베이터에 올라가 8년만에 한번 열린다는 스페이스(?) 올림픽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입니다. 그래서 수도로 가기 위해선 유키히메를 쓰러트려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나이 12살... 그리고 1권에서 드러난 그(토타)의 이력중에 '네기 스프링필드(전작 주인공)'의 손자라는 것, 할아버지(네기)는 일찌감치 사망, 2년전 유키히메가 몰던 차량에 토타 가족이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양친 사망, 그때의 사건에 유키히메가 모종의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토타는 개의치 않습니다. 지금은 유키히메가 거둬서 동거 중이군요.

 

그리고 언제나 여행은 갑자기 찾아옵니다. 유키히메를 찾아온 현상금 사냥꾼의 덫에 걸려 토타와 유키히메는 위기를 맞아 갑니다. 막 썰려 갑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런 소년물에서 다 그렇듯 주인공 보정은 일어나게 마련이라며 유키히메의 도움으로 다 죽어가던 토타는 훌륭하게 흡혈귀로 각성, 상황 종료를 이끌어 냅니다. 그리고 토타의 진성 과거가 드러나지만 이건 또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고요. 뭐, 이미 11권인가 정발 되어 있어서 보신 분들은 토타의 정체를 아시겠지만요.(언급 금지)

 

이젠 위치가 들통나서 있을 수 없게 된 유키히메는 토타와 같이 수도로 향합니다. 그리고 친구도 만나고 동행자도 만들어 가면서 미래 새로운 파밀리아 두목의 탄생을 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필자는 벌써부터 하렘을 만들어가는 토타에게서 겁이 났습니다. 12살짜리라고요? 그런데 도서는 15세부터 보라고 합니다? 이게 아니라 전작인 네기마가 만화계에서는 꽤 유명한 작품임에도 굳이 보지 않았던 건 어마금 넘어설 거 같은 엄청난 하렘 때문입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이러면 곤란해요. 그래서 간간이 유키히메가 통칭 에바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건 하렘에 동참하는 여성들에게 대항 의식 같기도 한 게 또 웃겨줍니다.

 

여튼 도입부에서 유키히메가 보여줬던 이별의 쓸쓸함에서 벗어나 토타의 합류와 앞으로 같은 체질의 인간들을 영입하게 되면서 더이상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전체적으로는 소년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혈+드래곤볼 형식인지라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작품을 찾는다면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토타의 감정이 왔다 갔다 정신도 없고, 막무가내로 친구 먹자, 본심은 나쁜 사람이 아닐 테니 꼬셔보자 같은 게 상당히 웃겨줍니다. 근데 12살짜리가 밝히는 건자중해줬으면 좋겠군요. 들리는 말로는 전작에 비해 판치라가 줄었다고는 합니다만...

 

마지막으로 네기마를 보고 이 작품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근데 굳이 안 봐도 되긴 합니다.

 

 


  1. 네기마가 완결될때의 시간적 배경이 2012년, 주인공 토타의 아버지가 2040년에 탄생, 이 작품에서의 연도는 2086년
  2. 2, 백투더퓨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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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2 - L Novel
시라코메 료 지음, 타카야Ki 그림, 김덕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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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배신당해서 오르크스 대미궁 나락으로 떨어졌던 나구모 하지메, 거기서 자기를 죽이려는 마물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를 깨닫고 '너희들이 나를 부정한다면 나도 너희들을 부정해주겠다'라며 악귀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길을 막고 해치려고 한다면 그게 누가 되었든 다 죽이겠다며 씩씩거리다가 던전 귀퉁이에서 300년이나 봉인되어 있었던 '유에'를 동반자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던전 밑바닥까지 도착한 이들은 그곳에서 7대 미궁중 하나인 '오르크스 대미궁'을 설계한 '오스카 오르크스'가 남긴 족적을 통해서 하지메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단서를 잡고 남은 6개 미궁을 클리어하기 위해 유에와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의미 있는 이야기가 네 개정도 들어가 있습니다. 첫번째가 새로운 캐릭터 '시아'(표지)인데요. 그녀는 '하루체나 수해'에 모여 살고 있는 아인족​(1)중 토끼족으로서 격세유전(마물에게만 있는 마력 보유와 마력 조작이라는 고유 마법)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아인족은 이런 마물에게만 있는 고유 마법을 불길하다 여겨 배척하고 있었고, 토끼족은 태어나자마자 죽을 운명이었던 시아를 숨겨 키워 왔더랬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아인족 장로들에게 들켜 토끼족은 야반도주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토끼족 3/4이 인간들에게 잡혀가거나 죽임을 당했습니다. 남은 부족(토끼족)을 지키기 위해 시아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하지메를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 되는데요. 다짜고짜 하지메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게 상당히 웃겨주지만 사실 이 부분에서 시아가 가진 정신적 충격은 상당했을 겁니다. 자기 때문에 부족이 거의 멸절 하였으니까요. 이런 자신이 뭔가를 해야된다는 필사적인 마음 때문에 하지메에게 두둘겨 맞으면서도 그의 바짓가랑이를 놓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만...

 

사실 시아가 버틸 수 있었던 특유의 능청함과 뻔뻔함 때문이었을 겁니다. 물론 가족(토끼족)의 보살핌도 있었지만, 매사가 긍정적이고 남의 말을 가벼이 흘리고 뻔뻔하게 달라붙은 좋게 말하면 친화력 상당히 높은 캐릭터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필자는 그녀의 성격은 표면적일 뿐이고 이면에 감춰진 그녀의 본모습은 상당히 여리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자신의 일 이외엔 관심이 없던 하지메가 이런 뻔뻔함으로 똘똘 뭉친 시아의 부탁을 끝내 거절하지 못 했던 것도 이런 뻔뻔함과 이면에 감춰진 아픔에 기인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하지메가 어쩔 수 없이 토끼족을 도와주는 대목에서는 악귀가 되었다곤 해도 근본은 어쩔 수 없이 남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착한 애라는 걸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두번째로는 코우키를 위시한 하지메의 옛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어느새 오르크스 대미궁 90층까지 내려갈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세계로 소환되고 몇 달이 지난 지금, 이들도 그럭저럭 용사에 걸맞은 실력을 쌓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이고깽이라고해도 판타지성 용사물이 정도의 길을 간다면 이런 식이다.라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는 것이군요. 물론 전부 다 그런 건 아니다라고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클래스 모두가 이세계로 소환되었고 이중에 상당수는 히키코모리가 되어 있는 대목에서는 이고깽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 거 같아 씁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지메를 나락으로 떨군 원인으로 작용한 카오리는 클래스에서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행동으로 기인하는 잘못을 전혀 인지 못한 채, 자신이 하지메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었는지 뒤늦게 깨닫고는 전날 그에게 했던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괴로운 몸부림을 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그녀를 몰아붙였는지도 모릅니다. 마을 변두리에서 잡 몹을 상대로 자신의 몸을 혹사 시켜가며 훈련에 매진 중인 그녀가 안타깝다면 안타깝고 말암이라면 발암으로 다가오기도 하였습니다. 친구들은 하지메가 죽었을 거라 여기지만 그녀만은 반드시 살아 있을 거라 믿고 있는 부분에서 다음 하지메를 만나게 되었을 때 또 어떤 풍파를 일으킬지 기대와 우려가 됩니다.

 

그런데 하지메의 무쌍만 보다가 코우키와 그의 친구들 에피소드에 들어가니 괴리감 같은 색다른 맛이 났습니다. 하지메가 나락 100층(미궁 100 포함하면 도합 200층)을 클리어하면서 삶은 계란 으깨듯 몬스터를 죽여가는 그에게 익숙해져 있다가, 미궁 90층과  마을 근처의 몬스터에 쩔쩔매는 카오리의 모습에서 오는 괴리감은 상당히 흥미로웠군요. 그래서 하지메와 친구들이 조우했을 때 파워 밸런스 괴리감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는 매우 크지 않을까 합니다. 비록 이런 유는 방패 용사라던가 여타 작품에서도 있는 클리셰이긴 합니다만... 그건 그렇고 코우키 전신 일러스트는 분위기를 읽는 건지 못 읽는 건지 애매하더군요.

 

세번째로는 오르크스 대미궁을 클리어 한 하지메가 두번째 대미궁인 라이센에 도전하면서 치르는 전투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하지메의 무쌍에 맞춰져 있어서인지 '아직은' 상대가 얼마나 강하든 어렵지 않게 클리어하는지라 라이센 대미궁 보스전은 흥미진진하면서도 어딘가 밋밋함을 동반합니다. 파워 밸런스 조절에 실패한 듯한... 그래도 하지메 파티에 참여한 '시아'의 폭풍 성장과 거대한 망치를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는 괴력하며 그녀 특유의 능청함이 더해져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하지메에 의해 종종 미사일이 되어 날아가기도 하고요.

 

사실 시아는 특이점으로 인해 아인족 장로들의 결정으로 시아를 비롯해 토끼족 전부가 사형에 처해질뻔하였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부족 모두가 야반도주하였지만 인간들에게 3/4이라는 동족을 잃어버렸습니다. 자신 때문에, 거기에 같은 아인족에게도 버림받았습니다. 사실 발랄하고 뻔뻔한 시아 덕분에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지만 시리어스가 따로 없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운명 앞에서 그녀와 부족을 구해준 건 하지메, 하지메는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같은 특이점으로서 동족들에게 배척을 당했다는 공통점은 시아로 하여금 하지메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게 하였고 지금은 동료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메는 문득 정신 차려보니 저거 뭐야 같은 기분...

 

네번째는 꿈틀거리는 어둠과 진정한 용사의 첫걸음입니다. 이 직품의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라고 하듯이 라이센 대미궁 끄트머리에서 결국 하지메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걷지 않으면 안 되는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하지메의 옛 친구로 보이는 어떤 인물의 사도화가 시작되고, 카오리를 비롯한 하지메에게 운명적인 적대 세력이 생성되었습니다. 이것도 카오리가 등에 매단 나비  날갯짓으로 인한 태풍이 되어간다랄까요.

 

어쨌건 이번 2권은 상당히 흥미로운 게 많았습니다. 특히 시아가 보유한 격세유전으로 인한 에피소드는 배꼽 잡게 하기도 하고, 안타깝게 하기도 하고, 애잔하게도 합니다. 4차원 속에 살고 있는 시아의 덕분에 시종일관 밝게 진행이 되고, 유에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죽이 맞고, 아닌 척하면서도 시아에게 은근히 무기와 옷을 챙겨주는 하지메에게서 부드럽고 따뜻한 일면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처음엔 이름도 불러주지 않는 데다 죽자고 떼어내던 하지메와 유에였지만 어느새 이름을 불러주고 손을 잡아주는 등 동료로서 받아주는 장면은 흐뭇하게 하였군요. 


 

  1. 1, 토끼족, 곰족같은 수인을 전반으로한 종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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