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세계에서 부여마법과 소환마법을 저울질한다 3 - S Novel
요코츠카 츠카사 지음, 신동민 옮김, 마냐코 그림 / ㈜소미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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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전조도 없이 이세계로 전이된 사립 학원(중,고등부)의 학생들은 추악한 오크떼를 맞이하여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된 이래 2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2일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났는데요. 카즈히사는 아리스와 타마키를 비롯해 오크에게 유린 당하고 있던 중등부를 해방해 많은 여학생들을 구해 냈습니다. 하지만 여느 영웅물이나 일반 모험물처럼 해피한 상황은 아니었는데요. 남학생들을 비롯해 남자들 대부분은 이세계로 전이되자마자 오크들에게 무참히 죽임을 당했고, 여학생들도 대부분 오크들에게 강x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이젠 카즈히사의 연인이 된 중등부 여학생 아리스도 그가 아니었다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짓을 당할뻔하였고요. 역시 카즈히사의 연인이 된 타마키는 숨어 있다가 그에게 구출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미아(중등부 여학생)와 시키(고등부 여학생)가 합류를 하였고, 엑스트라 여학생 다수가 참여를 하였습니다. 이는 카즈히사가 구해낸 학생들의 숫자는 학원 특성상 몇백 명이나 되는 학생들 중 극히 일부분일 뿐이었습니다. 대부분은 끔살을 당하고만 것이죠. 이 작품은 아포칼립스와 시리어스가 공존하는 세계입니다.

 

하지만 마냥 당하고만 있으라는 것이 아닌 RPG 게임처럼 시스템이 존재했고 학생들은 이대로 당하고만 있는 것이 아닌 오크를 죽여 경험치를 얻어 레벨업을 할 수 있는데요. 주인공 카즈히사는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 시바를 죽이려 파놓은 함정에 오크가 걸려 죽으면서 레벨업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누구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빨라 적극적으로 오크를 섬멸하며 저항세력을 만들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 때문에 오히려 누구보다 빠른 기회를 얻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씁쓸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카즈히사는 레벨업을 하며 거점으로 마련한 중등부로 오크가 떼로 밀려오면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고, 다른 건물에 살아남은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덧없이 죽어간 학생을 봐야만 했고, 오크에게 강X 당하고 마음이 무너진 아이들도 봐야 하는 등 지옥이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는 것마냥 처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생지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복수를 다짐하는 여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차츰 전력 면에서 우세해지기 시작하며 이제 공수 교대가 시작됩니다.

 

그쯤 일진 시바가 이끄는 고등부가 부각되기 시작하는데요. 아포칼립스적 재앙에서 살아남기 위해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자신만의 세력 구축에 열을 올리던 시바는 그렇지 않아도 얼마 남지 않았던 학생들 무리를 사욕에 휩싸여 궤멸로 이끄는 등 천하의 개쓰레기 인증하며 곱게 죽지 못할 것이라는 플래그를 세워 가던 중 드디어 카즈히사는 시바와 마주하게 됩니다. 아픈 과거를 떨쳐 내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바를 넘지 않으면 갈 수 없다는 걸 카즈히사는 알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전날에 아리스가 시바에게 납치된 줄도 모르고 그와 같이 있는 걸 목격 후 심한 좌절을 겪어만 했는데요. 한마디로 자격지심과 섣부른 오해가 그를 몰아세우는 등 모험물의 틀을 깨는 모습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다 자포자기한 그를 타마키가 일으켜 세워 주면서 다시 일어서고 아리스를 탈환하기 위해, 숙적이자 만인 공통의 적 시바를 쓰러트리기 위해 그는 지금 대지에 섰습니다.

 

이세계로 전이되기 전엔 공포의 대상이었던 시바, 이를 갈며 레벨업 작업을 했던 카즈히사에게 그는 상대가 되지도 않았고 그냥 엑스트라로 전락하고 맙니다. 마치 흔직세의 나구모처럼 덧없는 인생이야 같은 도를 터득하는 일이 벌어지고만 것이죠.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은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 최강이라는 작품과 비슷합니다. 갖은 고생으로 누구보다 빠른 레벨업으로 힘을 손에 넣고 자신을 가로막는 건 무엇이든 배제하는, 그러나 자신의 품 안에 들어오면 그게 누가 되었든 반드시 보호해주는, 그래서 지금은 약 서른 명에 가까운 여학생들이 그의 곁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흔직세의 나구모처럼 참지도 않습니다. 비록 가상 세계(1)에서 몸을 섞는 것뿐이지만 하렘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기도 한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참 알다가도 모를게 살아남기 위해서라지만 자신은 뒤에서 부여마법(버프)을 걸어주고 소환 마법으로 소환수로 싸울 뿐 전위가 되어 싸우지 않으면서 여자들에겐 싸우는 방식과 스킬 구성을 짜 맞춰주며 전위에 내세우고 있어서 주인공은 솔직히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이용하고 있다는 것, 그런 그에게 홀딱 빠져서 2일 만에 몸 섞는 걸 주저하지 않는 히로인들...

 

어쨌든 카즈히사는 평생 트라우마가 될 거 같았던 시바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겐 이제 새로운 챕터가 다가옵니다. 왜 우리들이 이세계로 전이되었고, 왜 오크들에게 유린 당해야만 했나, 그리고 그들(오크)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가 하는 철학적인 이야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조금식 그 해답을 찾아가는 도중 많은 여학생들이 어디로 납치되었나 하는 장면도 보게 되는 등 철저하게 아포칼립스적인 상황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로...

 

맺으며, 이세계 전생물과 아포칼립스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잘 섞어 놨습니다. 오크에게도 같은 인간 남자들에게도 유린 당하는 여학생들, 지옥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아 독기 밖에 남지 않은 여학생들(아쉽게도 엑스트라), 그 모든 과정은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이자 사람이 모든 걸 잃게 되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진다는 것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씁쓸하게도 합니다. 그 와중에 호적에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았을 중등부 여학생들과 몸을 섞는 등 윤리관은 얻다 팔아먹었는지 모를 상황을 웃프게 합니다. 카즈히사는 살아남기 위해 여학생들을 이용하고, 여학생들은 그런 그에게 기댑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놓지 말아야 될 뭔가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아무리 픽션이라지만 이래도 되나 싶은 장면도 더러 있습니다. 3권은 좀 덜했긴 합니다만, 어쨌든 초반에 죽을 정도로 개고생 했지만 이젠 빠른 레벨업으로 인해 이제 오크와 파워가 역전되는 파워 인플레가 일어납니다. 2일 만에 이렇게 진도가 나가도 되나 싶은 게요. 작가가 완급 조절에 실패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들이 겪어야 했던 일련의 일들의 진상을 밝히는 대목으로 서둘러 넘어갔지 않나 하는... 후반부는 급전개랄까요. 


 

  1. 1, 레벨 업하면 자칭 정신과 뭐시기 방처럼 흰색으로된 방으로 이동하는데 거기는 현실과 단절이 되어 있어서 흰색의 방에서 무엇을 하던 현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 그러니 몸을 섞어도 현실로 돌아오면 그런 일 없었다는 것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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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좋아 이딴 세계는─퀄리디아 코드─ - 합본판, Novel Engine
와타리 와타루 지음, saitom 그림, 이승원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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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왕고 작가의 사가라 소우가 집필한 '그런 세계는 부숴버려(도쿄편)'와 데어라 작가 타치바나 코우시가 집필한 '언젠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카나가와편)'에 이어 내청코로 유명한 와타리 와타루 작가가 집필한 '아무래도 좋아 이딴 세계는(치바편)'입니다. 한때 이 작품만 정발 되지 않아 의문을 자아내긴 하였지만 이로써 퀄리디아 코드 시리즈는 모두 국내에 정발이 되었군요.

 

우선 앞서 언급한 작품도 포함해서 이 작품은 작년 3분기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작중 시간대)에서 1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프리퀄에 해당된다고 이해하셔도 됩니다. 세 작품은 공통적으로 30년 전 지구를 침공한 언노운을 맞이하여 아이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여 대항한다는 이야기를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란 자신이 꿈꿔왔던 이야기 혹은 트라우마가 현실이 되어 힘으로 발현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이 바라는 <세계>가 강하면 강할수록 발현되는 힘도 강해지는 원리, 하지만 모두가 평등한 힘을 손에 넣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힘의 차이에서 서열이 생겨나는 건 필연적으로, 힘 있는 애들이 모여 언노운과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투과]는 엘리트로써 중세 시대에 빗대면 고위 귀족이 되고, 그 이하는 상인과 농민 그리고 천민으로 나눠집니다. 그래서 힘의 서열에 따라 전투과 위주로 돌아가는 세계, 학교를 졸업(1) 하면 힘의 서열에 따라 생활권이 결정되는 불합리가 존재하는 세계가 여기입니다.

 

주인공 카스미는 전투과에서 생산과로 좌천되었습니다. 초엘리트 집단인 전투과에서 농민이 생활하는 생활과로 내려온 그의 앞에 사사건건 트집만 잡아대는 직장 선배 '우루시바라',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의욕적으로 신작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선배 여학생 '아사가오' 그리고 전투과에 있을 때 동료였던 덜렁이 소녀 '렌게'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인간은 없어 보이는 이곳에서 이 4명은 생활과를 이끌며 오늘도 보람찬 하루를 시작하지만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들에게 기다리는 미래는 암울함뿐이었는데요.

 

엘리트만이 보장받는 시스템,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밑바닥 인생뿐이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천민이 아무리 노력해도 양반은 될 수 없고, 노예가 아무리 노력해도 귀족이 될 수 없듯이 포기하고 운명을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면 불합리한 지금의 시스템을 부수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미래를 만들 것이냐는 '아사가오'에 의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카스미' 사실 그에겐 이런 세계 따윈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여동생 '아스하'와 떨어져 지내야 된다는 미래를 직시하기 전까지는요. 그에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여동생 '아스하'가 있습니다. 아스하는 전투과에서 차기 수석에 거론될 정도로 엘리트였는데요.

 

하지만 오빠는 힘이 없어 좌천되고만 말단 중 말단, 둘의 미래는 벌써부터 결정된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입은 험해도 츤데레처럼 상냥한 여동생, 떨어져 지내도(2) 가족의 온기를 느끼려는 듯 매일 찾아와 곁을 지켜주는 여동생을 바라보며 카스미는 머지않아 찾아올 이별을 생각합니다. 졸업하고 후방으로 보내져도 더 이상은 만나지 못할 단 하나뿐인 여동생, 30년 전 언노운의 침공으로 콜드 슬립에 들어갈 때 괜찮다고 말해준 부모의 기억이 그의 등을 떠밀기 시작합니다.

 

힘이 있으면 귀족, 없으면 천민인 세상, 비단 카스미만이 아니라 생산과 선배 '아사가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미래를 결정하는 포인트 제도, 목숨을 내놓고 싸운다지만 30년이나 지난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언노운과 전투를 지속하며 모든 권리를 독점하는 전투과에 대항해 택시 기사도, 비행기 파일럿도, 쌀 배달 아저씨도 다 목숨 내놓고 하는 일이라는 공공의 적 1-1 강철중 어머니의 말씀처럼 우리도 언노운과의 전투에 일조한다는 일념 하에 전투과 이하 부서의 봉기가 시작됩니다. 우리도 잘 살아 보겠다는 몸부림의 시작

 

큰 틀에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고 자잘하게는 주인공 카스미가 겪는 영업사원의 비애를 그리고 있습니다. 학생이면서 벌써 사회생활과 똑같은 일을 겪어가는 카스미에게 내려지는 온갖 불합리, 하지만 내청코의 주인공 하치만이 그랬듯이 자신의 안주를 위해 속으로 욕해도 묵묵히 일을 해나가는 현대의 아버지상을 엿볼 수 있고요. 어떻게 하면 들고 가던 차(tea)를 머리에 뒤집어쓸 수 있는지 의문인 덜렁이 속성에 눈치 하나는 엄청 빨랐던 렌게에게서 유이의 그림자를 봤지만 사실은 부뚜막에 제일 먼저 올라가는 고양이였습니다.

 

이 작품을 표현하라면 달달함에 숨은 씁쓸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렌게가 카스미를 향한 핑크빛 달달함은 사실 그녀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어두운 검은색이었다는 결과에서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후반부 렌게에 의해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반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고 클리셰이기도 했군요. 그로 인해 혜택을 본 것은 주인공 카스미였다는 것에서 아이러니했지만요. 모두가 잘 살기 위해 노력했던 아사가오는 닭 쫓던 개가 되어 버렸고, 기득권을 지키려던 전투과는 통째로 수렁에 빠지는 등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세계를 맡겨 놓으면 어찌 되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줘서 씁쓸함이 묻어났습니다.

 

맺으며, 누가 내청코의 작가 아니랄까 봐 분위기가 매우 흡사합니다. 내청코의 하치만 일행이 졸업해서 사회에 진출하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일들이 매우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직장 상사와 선배의 눈치 보며 자신이 악역이 되면 만사 ok라는 식의 카스미, 덜렁이 속성이지만 가드가 높고 눈치가 빠른 유이 같은 렌게, 사람을 막 부려 먹지만 엄한 곳에서 면역이 없어 몸이 고생하는 유키노 같은 아사가오, 대중 앞에 같이 있는 걸 싫어하면서도 오빠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아스하에게선 코마치의 그림자가 엿보였습니다.

 

내청코를 즐겨본 필자로써는 매우 반가운 분위기였지만 기대를 많이 하면서 읽은 탓인지 1권 중반부터 2권 중반까지는 사실 많이 무미건조합니다. 지리멸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는데요. 그냥 일상생활만이 흘러갑니다. 약간의 트러블도 있지만 손에 땀을 쥘 정도로 흥미진진하진 않았고요. 하치만처럼 세상 다 잃은 것 같은 독백도 나오지 않습니다. 유키노 같은 독설도 나오지 않고요. 전체적으로 내청코 하향 버전이랄까요. 그래도 하치만이 코마치를 챙겨주는 것처럼 소파에서 속옷 차림으로 뒹굴거리는 아스하는 바라보며 미래에 헤어지는 걸 걱정하며 챙겨주는 카스미의 구구절절한 마음은 가슴에 와닿기도 했군요. 사실 이것만 생각 나는...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영상출판 미디어(노블 엔진)가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영상출판 미디어에 감사를 드립니다.

  1. 1, 어른들은 이능력인 <세계>를 구축할 수 없다.
    일정 청소년 나이대가 아니면 <세계>가 구축되지 않아 작중에서 어른들은 후방에 머물며 아이들을 지원하는 형태
  2. 2, 아스하는 중등부라 기숙사에서 지냄, 주인공 카스미는 꼴에 전투과에 속해 있다고 개인 주택을 받아 기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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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언의 나이트메어 3 - V Novel
다히미아기 지음, Bea.C 그림 / 길찾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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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표지 모델은 '미하'입니다. 그녀가 안고 있는 공포(악몽, 나이트메어)는 거미인데요. 어릴 적 친구 하나 없이 급우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살아왔던 미하, 어느 날 괴롭혔던 애들이 거미를 한 움큼 주워와 미하의 몸에 풀어 놓았고 우연찮게 섞여 있었던 과부거미에게 물려 죽을뻔하였던 것까지 합쳐져서 트라우마가 되어 성장한 지금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공포는 따로 있었는데...

 

그 미하가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합니다. 2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나 다리를 잃고 그토록 싫어하는 거미 다리를 얻게 된 것도 모자라 연희에게 쥐어짜져 몸이 원래라면 돌아가지 않을 방향으로 꺾어버렸습니다. 이번에 드러난 그녀의 과거도 처참하지만 잠에서 깨어난 뒤로도 험하게 다뤄지는 불행한 캐릭터랄까요. 태범 일행은 혼수상태가 된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를 찾아가는데요. 그런데 그 의사가 하필이면 나이트메어, 인간의 의사(意思)를 가지고 인간의 감정을 가진 꼬마 숙녀의 모습으로 태범 일행을 맞이합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이런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태범 일행은 친구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내놓습니다. 그러다 강한 적을 만나 고전하고 각성하여 좀 더 강하게 성장하는, 그리고 인간을 해치고 잡아먹는 나이트메어라도 인간을 위해 노력하는 존재도 있다는 것을 알아 갑니다. 이들이 병원 동의보감을 운영하는 도롱룡 나이트메어 '널시'를 만난 건 어쩌면 새로운 시대로의 길을 개척하는 게 아닐까도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야 나이트메어를 때려죽이라고 만들어진 이들이 나이트메어에게 치료를 받다니요.

 

하지만 작가는 이것이 아직은 섣부른 판단이고 클리셰라 생각하셨는지 이쪽 길로는 가지 않습니다. 무엇을? 공존의 길을, 하지만 종을 초월한 우정을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했습니다. 실제로 널시에게서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그러나 그 기대는 연희에 의해 무참하고 처참하게 깨져버립니다. 작가가 이런 점에서 용서가 없더군요. 인연을 소중히 하고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약을 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아련함을 선사하기도 하는데 꽃이 피기도 전에 꺾여버린 심정은 좀 먹먹했습니다.

 

어쨌건 널시의 치료 덕분에 살아날 가능성을 비춘 미하, 본격적인 그녀와 그녀가 품고 있는 나이트메어와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이것을 이겨내고 보다 성장한 자신을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힘에 먹혀 힘이 시키는 대로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드러나는 그녀가 안고 있는 트라우마의 진실은 그녀를 폭주로 몰아넣습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슬픔,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던 어린 시절과 죽음 직전까지 몰려갔던 거미에 대한 트라우마, 갈 길을 잃고 손을 어디로 내밀어야 될지 모르는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나호...

 

뜬금없지만 글 양을 줄이기 위해서 다른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S급 나이트메어인 월향 비호를 쓰러트려야 하는 퓨라와 그녀에게 반쯤 꼬임 당하고, 반은 자신들이 다녔던 고등학교를 찾기 위해 태범 일행은 장장 3권에 걸쳐 언급되었던 로스트 타운에 입성하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살아남은 인류를 보게 되는데요. 사실 여기에 오기 전에 태범 일행은 무련이라는 살아있는 인간 여성을 만났었습니다. 무련 또한 본 이야기에 복선을 안고 있지만 글이 길어지니 패스하고요.

 

로스트 타운에서 그동안 나이트 메어에 대한 인식을 제 정립하게 되기도 합니다. 인간의 말을 하고 인간과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나이트 메어, 마치 중세 시대 계급 사회를 보는 듯한 모습을 갖춰 놨습니다. 여기서 인간은 천민이고요. 널시도 그렇고 상인 나이트메어도 그렇고 인간과 나이트메어 간의 경계가 애매모호해지기 시작합니다. 작중에는 인간일 때의 습성이 남아 있어서 그렇다는 언급이 있긴 합니다만, 이것은 오래된 종은 도태되고 새로운 종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일까요.

 

어째 점점 나쁜 건 인간이라는 흐름입니다. 물론 이런 흐름이 싫은 건 아닙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복선이 엄청 흘러나왔습니다. 작가가 이것을 다 회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잊을만하면 나오는 것이 아닌 조금 거짓말 보태서 책장 넘길 때마다 나오는 느낌이랄까요. 다만 태범의 어머니에 관련된 복선은 흥미로웠는데요. 설마 퓨.. 뭐시기양하고 남매라거나..? 석도와 무련의 관계도 좀 흥미로웠습니다. 석도와 무련에게서 옛날 애니메이션 기동전함 나데시코에 느꼈던 애절함을 엿볼 수 있나 했는데 작가가 수줍음이 많은지...

 

맺으며, 재미있었습니다. 적절하게 개그도 들어가 있고요. 그중에 퓨라의 서질 않는군요.는 최고였습니다. 철 지난 드립이었지만 드루와! 드루 와! 도 신선했고요. 두 명 이상이 모였을 때 보여주는 인간관계도 적절히 잘 표현해주셨습니다. 다만 뭐랄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고 해야 할지, 마치 두 개 이상 설치했을 때 충돌 일어나는 백신처럼 혹은 두더지 게임처럼 머리를 자꾸 때려서 위로 못 올라오게 하는 느낌이었다랄까요.

 

요켠대 개성 있는 캐릭터 부재라는 것입니다. 그나마 극렬 얀데레 연희의 등장으로 다소 소름 끼치는 상황이 연출되어 몰입도는 있으나 나이트 메어에게 자꾸 툇짜를 맞는 태범을 비롯해 가연과 나호의 비중에 상당히 적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나마 나호가 미하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장면으로 좀 부각되긴 했습니다만... 아웃사이더 같던 석도도 뭘 하고자 하는지 모르게 되었고요. 그리고 섣부른 존댓말 캐릭터는 좀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이름은 반말로 부르고 용건은 존댓말로 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마지막으로 분위기는 여전히 아포 칼립스에 맞게 잘 표현하고 있어서 이건 높은 점수를 주고 싶군요. 여러 가지 복선과 인간의 감정을 가진 나이트메어도 있다는 걸 알리며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게 하는 등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특히 리빙 뭐시기 집단이 점점 악의 축으로 변해 가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더 쓰고 싶지만 지면 관계상 이만..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V노벨이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V노벨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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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향신료 2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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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남자에게 속아 수백 년간 마을에서 풍작의 신 노릇을 했던 호로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걸 넘어 '너 같은 거 이제 필요 없어'를 외치는 마을 사람들에게 질려서 마침 마을에 들렸던 행상인 로렌스의 마차에 숨어 들어서 마을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얼결에 그녀를 언젠가 고향 요이츠에 대려다 주기로 한 로렌스, 그런 그에게 자신의 현명함으로 장사하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호로,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 이번에 호로는 사기당할뻔한 로렌스를 구해주게 되는데요.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호로의 덕분에 제법 큰 돈을 벌게 된 로렌스는 내친김에 사기칠려던 상인을 협박해 외상으로 물건을 매입해 다른 마을에서 팔기로 했지만 겹사기를 당해버렸다는 걸 뒤늦게야 알게 되었습니다. 외상으로 구입한 물건의 대폭락, 이대로 가다간 파산을 물론이고 외상값을 몸으로 갚아야 돼서 노예로 끌려갈 판입니다. 로렌스가 외상으로 구입할 때 판 놈은 이미 이 물건은 가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그에게 떠 넘긴 것, 그것도 모르고 로렌스는 사기당할뻔한 걸 되 갚아 줬다고 좋아했는데 이 무슨...

 

이번 에피소드는 파산으로 노예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다시 일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렌스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천하의 현랑 호로도 어찌할 수 없었던 겹사기라는 꿈에서도 똥 밟을 일을 로렌스가 당해버렸습니다. 이것을 만회하기 위해 호로는 금 밀수를 제안하고 로렌스는 결국 받아들입니다. 잘하면 돈방석, 못하면 사형, 모 아니면 도, 일이 틀어지면 호로가 변신하여 로렌스를 들쳐 업고 도망치면 된다는 궁극의 부부 사기단의 최초 업적(?)이 시작되는데요.

 

그리고 애절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양치기 '노라'가 부부 사기단의 동료로 가입합니다. 매번 양들을 무사히 방목하고 돌아오는 그녀에게 교회는 악마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피리를 불며 양들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양치기를 이교도 주술사쯤으로 여기는 세간의 인식 속에서 노라는 맡은 바 임무를 무사히 수행 했음에도 오히려 그것이 의심을 사 교회로부터 불합리를 받고 있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있죠. 현명하고 일 잘하는 사람은 호구 취급받는 거, 노라가 당하고 있는 건 조금 다르지만요.

 

여튼 언제나 궁핍한 삶, 언젠가 내 가게를 내고 재단사가 되고 싶다는 노라, 그러나 양들을 한 마리도 잃지 않고 방목지에서 돌아왔음에도 그녀에게 떨어지는 돈은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로렌스가 제안한 금 밀수를 덥석 물어 버리게 되고 그녀의 파란만장한 하루가 시작됩니다. 교회에게 물먹고 있으니 답례로 같은 물을 건네는 게 도리라는 로렌스의 사탕발림, 노라와 이야기하는 로렌스를 질투하는 호로의 귀여움과 꼬리의 위대함이 절절히 묻어나는 가운데 결행일이 다가왔습니다.

 

요망한 호로, 괜히 몇백 년을 살아온 것이 아니라는 것처럼 로렌스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그가 뭘 생각하는지 단박에 맞추고는 무안 주기를 반복하면서도 애교로 살살 녹이는 호로의 요망함을 보고 있으면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을 생각하게 합니다. 먹는 것에 환장하여 먹을 것 이야기만 나오면 꼬리를 빠질 듯이 흔들어 대고, 그것을 지적하면 새침해지는 귀여움, 진짜 깨물어 주고 싶은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납니다. 그런 호로에게 빠져들어 애처가가 되어 가는 로렌스,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호로에게 돈을 갖다 바치면서도 그는 그녀와의 여행이 언제까지고 계속되기를 바라봅니다.

 

하지만 겹사기를 당하면서 더 이상같이 할 수 없다는 일말의 불안이 이들을 엄습하게 되는데요. 파산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어떻게든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로렌스, 그런 와중에 자신만은 어떻게든 여행을 계속하게 해주려는 로렌스를 바라보며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마는 호로, 노예로 끌려가 일생을 마감할지도 모르는 불안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자신 때문에 돈 꾸러 다닐 때 문전박대 당했음에도 꿋꿋하게 자신을 챙겨주는 그를 바라보는 호로의 호감도는 단숨에 치솟습니다.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남의 불행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역경을 뛰어넘어 성장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엔 충분했습니다. 특히 금 밀수에서조차 사기당한 로렌스를 보라보며 뿜어내는 호로의 분노는 다이렉트로 느껴질 만큼 작가의 필력이 대단했군요. 그 와중에 비에 맞을까 로렌스가 품 속에 고이 접어둔 자신의 옷을 호로가 꺼내는 장면은 이번 에피소드에서 최대의 백미였죠. 또다시 로렌스를 향한 호로의 호감도는 치솟습니다.

 

풍작의 신이자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호로, 로렌스의 거짓말을 간파하여 일갈을 날리기도 하고, 때론 평범한 소녀처럼 그에게서 사랑한다는 세레나데를 듣고 싶어 합니다. 상인 이야기만 없다면 영락없는 가슴 시린 여행길이 아닐까 하는, 그런 와중에 늘 꼬리를 신경 쓰며 치장하기 바쁜 호로는 자신의 꼬리의 위대함을 찬양하라고 합니다. 마지못해 꼬리를 칭찬하자 콧대가 뾰족해지는 호로, 언제나 먹을 것에 환장하여 꼬리를 연신 흔들어 대는 게 영락없는 개의 모습입니다.

 

호로를 보고 있으면 이런 히로인은 참 드물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도 감정을 무뎌지지 않았다는 것처럼 말 한마디 한마디에 새침해지고도 하고, 웃기도 하고, 때론 가슴 아프게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상대의 감정에 일희일비하기도 하고, 의자 하나 못 드는 연약함을 보여주다가도 남편의 위기에 세상을 멸망 시킬 것처럼 분노에 몸을 떠는 호로에게서 귀기가 서리기도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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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통째로 인외전생 2 - 우리 반의 해골 참모가 된 나, Lezhin Novel
부리/키바 지음, 스가노 타스쿠 그림, 조민정 옮김 / 레진노벨(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주인공 쿄스케가 속한 2학년 4반이 이세계로 전이된 지 벌써 한 달이 되었습니다. 코가네이를 위시한 일단의 무리가 일으킨 선상반란... 아니 클래스 반란은 무사히 진압되었고 클래스는 다시 예전의 상황으로 돌아 왔습니다. 아직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구하러 다들 던전에 내려가고, 수로를 만들고, 채소를 기르는 등 생활 기반 확충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그때 클래스 반란 진압에 큰 공헌을 하였지만 쓸데없는 분란과 혐오와 경계를 피하기 위해 코스케, 린, 아키라는 자신들의 정체(합체술)를 숨기고 지내며 여전히 반에서 쓸모없는 존재들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이들도 던전에 내려가 새 알을 채집해오는 등 나름대로 살아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 중에 있었습니다. 여담으로 사실 이 부분은 미운 오리 새끼가 아름다운 백조로 태어나는 클리셰이기도 합니다. 쓸모없다 여겼던 친구가 사실은 클래스의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라니...

 

어쨌건 이번 에피소드는 클래스가 이세계로 전이되어 정착한 던전에서 조금 더 넓은 세계를 비추기 시작합니다. 1권에서 80년 전 이세계로 전이해온 2차대전 때 쓰였던 중순양함 발견에 이어 어느 날 여자애 '세레나데(이하 세레나)'가 오크에게 업혀 클래스가 살고 있는 던전에 찾아오면서 쿄스케 일행과 클래스는 이세계의 인간들과 본격적인 접촉으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발판 준비에 들어가는데요.

 

그러나 세레나에 의해 몇 가지 사실이 밝혀지면서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기 시작합니다. 이쪽 세계로 넘어오는 저쪽 세계(쿄스케가 살고 있는 현실) 사람들이 적잖이 있다는 것, 이들은 트리퍼라 불리며 세레나의 아버지도 저쪽 세계 사람이라는 것, 이쪽 세계로 흘러든 트리퍼가 원하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오남용을 막기 위한 조치로 트리퍼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 일말의 희망이 생겼습니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하지만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선 현재 자신들의 모습을 인간으로 바꿔야 한다는 절망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거에 대한 건 일절 알려지지 않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돌아간다는 희망은 고문에 가깝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실에서도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이세계로 사람들을 전이 시키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지게 되면서 이들은 희생양에 지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절망이 피어오르는데요.

 

이 작품은 1권은 이런 느낌이 거의 없었는데 2권부터는 그 흔한 이세계 환생 모험물도 아니고, 원해서 온 것도 아니고, 트럭에 치여서 온 것도 아닌 악의적으로 보내져 파란을 겪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이쪽 세계 인간들이 사는 곳과 며칠 거리에 동떨어진 황망한 대지에 있는 던전에 전이되어 온 클래스, 누가 무엇을 위해 이들을 몬스터로 변이 시켜 이쪽으로 전이 시킨 것일까,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듯한 생활감이 있는 던전에 이들이 다시 정착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누군가가 이들을 동료로 맞아들여 규합하고 어떤 일을 벌이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수십 년 전 마물과의 전쟁이 끝난 이쪽 세계라는 복선에서 이들(쿄스케를 위시한 클래스)을 몬스터의 모습으로 전이시켜 다시금 인간과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닐까 했지만 현재로서는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붉은 날개 악마가 나타나 압도적인 실력으로 황망한 대지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이쪽 세계 인간 조사단을 궤멸 시켜버리고 쿄스케 일행을 노리게 되면서 이들을 둘러싼 의문을 더해만 갑니다.

 

그리고 퍼즐을 꿰 맞추듯 궤멸된 조사단의 유일한 생존자 세레나가 이 던전에 찾아온 건 필연일까 우연일까, 마치 짜 맞춘 듯한 각본과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현 트리퍼의 상황,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온 붉은 날개의 악마, 그리고 그 악마는 쿄스케를 위시한 클래스 모두에게 자신을 따라오라는 말에서 의문은 더욱 더해져만 가고, 압도적인 악마의 힘에 제대로 반격조차 못하는 반 아이들, 결국 코스케, 린, 아키라의 합체술로 간신히 악마를 물리치는데 성공하지만 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게 됩니다.

 

세레나가 전한 트리퍼의 상황, 클래스 메이트 모두 몬스터의 모습인데 반해 몇몇은 인간의 모습일까 하는 줄곧 이런 위화감에 휩싸여 있었던 쿄스케의 추리의 의해 어떤 진실이 밝혀집니다. 악마와 내통하고 있었던 클래스 메이트, 이쪽 세계로 전이해오기 전부터 섞여 있었던 그 내통자에 의해 이들이 처한 현실이 밝혀집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3권에서 확인하라고 합니다. 이런 개똥같은...

 

다 읽고 나서 필자의 느낌은 이랬습니다. 그전에 이 작품은 모험물이라기보다 추리물입니다. 모험에 가까운 전투도 벌이지만 주된 골자는 이들이 왜 이쪽 세계에 몬스터의 모습으로 전이되어야만 했는가 같았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연결하는 게이트 실험이 극비리에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일부는 멀쩡히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일부는 몬스터의 모습이 되어 버린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압도적인 힘으로 쿄스케 일행을 유린했던 붉은 날개의 악마는 쿄스케의 일행과 위화감 없는 대화를 한 것에서 그 악마도 이쪽 세계로 넘어온 저쪽 세계의 사람이고 실험에 동원된 피실험자가 아닐까 했는데요. 자신은 원치 않았던 몬스터의 모습이 된 것에 화가 나 쿄스케의 클래스 메이트들을 저쪽 내통자와 협력해 몬스터로 만들고 자신에게 동조 시키려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그 예로 악마가 세레나를 업고 왔던 순수 야생 오크를 서슴없이 죽이려 했던 것에서 이쪽 세계 인간과 몬스터 간의 전투 목적은 아님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어쨌건 판타지계 추리물이라니 육화의 용사 다음으로 좀 신선하긴 했지만 사실 지리멸렬했습니다. 초반 이들이 던전에서 생활 기반 닦는 것이라던지 세레나가 찾아와 그녀의 덜렁이 습성을 뭐가 재미있는지 계속해서 보여준다던지, 그중에서도 제일 짜증 나는 것은 주인공 쿄스케가 자신들이 처한 진실에 접근해가면서 좀처럼 해답 편을 내놓지 않는다는 겁니다. 마치 추리물에서 제일 먼저 죽는 사람처럼 해답을 알았다는 것만 표현할 뿐 그 해답이 무엇인지 내놓지 않는 답답함.. 그리고 3권을 기대하라니 밥상 엎어버릴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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