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오라토리아 9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하이무라 키요타카 외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가 이어진 가족에서도 서로의 마음이 통하지 않아 충돌이 일어나는 게 다반사인데 하물며 피가 이어지지 않은 의붓가정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여기선 부모와 자식 간의 경우인데요. 7살, 한창 유아 반항기에 접어든 자녀를 둔 엄마라면 일상에서 피가 마르고 답답한 심정을 풀길이 없어 우울증까지 오기 십상인 일들을 많이 경험하죠. 부모의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합니다. 보답을 바라지 않고 언제까지고 자식이 잘 되기만을 바라는 마음, 하지만 아이는 이런 사랑을 간섭이나 통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죠.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면서 떼를 쓰기도 하고요. 정작 엄마의 마음은 몰라준 채 말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아마조네스 자매, 베이트에 이은 벨이 동경하는 아이즈의 에피소드인데요. 그동안 숱하게 그녀의 과거에 대한 복선이 투하되면서 그녀의 가족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이번에 풀릴까 했더니 그런 건 없고 아이즈의 어린 시절만 주구장창 나옵니다. 부모를 잃고 바로 로키 파밀리아에 주워진 듯한데 부모의 최후를 봐서 그런지 아무것도 못한 자신을 책망하듯 강함만을 추구하며 자신을 돌보지 않는 귀기 서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이번 표지가 작중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기도 한데요. 현재의 아이즈가 밝은 양지에 머물고 있다면 어린아이즈는 야차 같은 표정으로 어둠에 물들어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그녀(아이즈)를 궁지로 몰아넣었는가, 작가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듯 최대의 복선은 내놓지 않습니다. 그녀는 강함만을 추구하며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주변의 만류와 조언도 마다한 채 죽어라 던전에 내려가 몬스터를 때려잡기를 반복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에 보다 못한 리베리아(로키 파밀리아 부단장, 하이엘프)의 개입은 더욱 그녀를 사지로 내몰기 시작하는데요. 어중간하게 엄마 역을 맡아 그녀를 보살피게 되었던 게 잘못이었을까요. 흔한 이야기입니다. '내 맘도 몰라주고 간섭이나 하고 자빠진 가짜 엄마 따위' 피가 이어진 부모 자식 간에도 서로의 마음을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오늘 만난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하기란 불가능하죠.

 

결국은 이런 겁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와, 아이를 길러본 적 없이 그 아이를 입양한 엄마(리베리아)의 관계, 잘 될 리가 없죠. 아이를 길러본 적이 없으니 흔한 양육방식 FM대로 대응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아이 입장에서는 진실된 애정으로 다가오지 않는 겁니다. 그렇담 무엇이 해답일까, 마음을 터놓고 온기를 나눠주는 것, 예전에 필자는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입양된 아이에겐 백 마디 말보다 한번 안아주는(포옹) 게 그 아이에겐 무엇보다 따뜻하게 다가온다고, 이건 사실 입양한 자식에게만 국한된 건 아니죠. 예전에 육아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들은 말이 말보다 안아주는(포옹) 게 유대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하더군요.

 

어긋남의 연속, 갑자기 애를 돌보라 하니 잘 될 리 없고 아이는 아이대로 생판 남인 여자(리베리아)를 엄마라 부르지 않고 반항을 이어갑니다. 사실 보고 있자니 유아 반항기를 어쩜 이렇게 잘 표현 해놨을까 싶더군요. 자식을 키워본 경력이 없는 독자가 본다면 암 걸리기 딱 좋습니다. 뭘 가르쳐도 싫어 싫어, 네가 뭔데? 뭘 봐? 이런다면 여러분의 기분은 어떨까요. 지금은 멍한 백치미를 보여주며 순백에 가까운 이미지인 그녀가 어릴 땐 이렇게 검은색으로 물들어 있는 갭은 사실 충격에 가깝기도 합니다. 그렇담 아이, 엄마 둘 다 언제 회개하나? 늘 그렇듯 자신은 사랑받고 있었다는 자각을 깨우칠 때죠. 그리고 엄마도 자신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눈앞에서 부모를 잃은 충격과 궤멸되는 마을을 직접 목격하고 그걸 막을 힘이 없던 자신을 한탄하게 된 나머지 그녀를 몰아붙이고 있었다고 서술은 하고 있지만 보는 내내 안타까움과 암적인 느낌을 동시에 받았군요. 그리고 서투르게 아이를 대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교훈도 던집니다. 그런데 아이즈의 친엄마는 살아 있다는 복선이 또 투하되는데? 자신을 맞이할 영웅을 이야기하는지 친엄마였는지 애매하지만 '내가 구할 거야'라는 부분을 보아하니 아직 그녀의 엄마는 살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딘가에 봉인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읽은 거 같기도 하고 이놈의 3초 기억력이 한탄스럽군요.

 

맺으며, 결국은 진히로인이 결정되지 않고 있은 이 작품에서 진히로인이 될지 모를 아이즈의 과거를 들춰보며 그녀가 안고 있는 아픔과 이겨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혼자라 여겨져 세상 모든 게 다 적이고 내편 따위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던 소녀와 내리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아 가며 서툴지만 상처받은 아이를 보다듬어 주려는 신참 엄마의 이야기, 넓게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 또한 지적하고 있습니다. 리베리아는 엘프고 아이즈는 인간, 언젠가 이별은 찾아올 것이고 그때 우리가 해야 될 일은... 그 해답으로 영원한 삶을 살아가는 신(神)과 인간 소년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도 던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책이 없으면 만들면 돼! 1
카즈키 미야 원작, 시이나 유우 외 그림,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원작은 동명의 라이트 노벨입니다. 요즘은 웬만한 건 죄다 코믹화가 되는군요. 나쁜 뜻은 아니고 잘만 뽑아 준다면 오히려 원작을 뛰어 넘는 것도 간혹 나오는지라 환영할만한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돌려 말하면 그렇지 않은 작품도 많다는 뜻이기도 하군요. 어쨌거나 그렇다면 이 작품은 과연?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작까진 아니지만 평타 이상은 해주고 있다 할 수 있군요. 특히 원작에서는 3부까지는 가야 마인의 귀여움이 발산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코믹은 처음부터 귀여움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귀여움은 여성분들에게 특히 어필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원작을 접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일단 이세계 전생물인데요. 전생에서 책을 좋아했던 여대생 '우라노'가 책에 깔려 죽었다 깨어나 보니 5~6살 여자애의 몸이더라입니다. 가족 관계로는 부모와 언니가 있고, 생활계층은 평민, 문맹률 99%인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해서 생활 환경은 극도로 좋지가 않아요. 욕실이나 화장실 따윈 없고 떡진 머리에 언제 씻었는지도 모를 피부 상태하며 꼬질꼬질한 옷과 이불은 청결의 대명사인 일본인으로써는 참기 힘든 환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라노벨에선 글로만 표현되어 있어서 얼마나 심각한지 잘 와닿지 않았는데 코믹은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으니 참 리얼하게 다가옵니다.

 

극 중에 근질근질하다는 표현이 있는 걸로 보아 벼룩도 있는 듯, 그나마 바퀴벌레는 한 번도 표현되지 않고 있는데 먹을 게 없어서 바퀴벌레도 떠나 버린 것인지 표현은 안 되고 있군요. 그런 환경 속에서도 전생에서 책을 억수로 좋아했던 마인(히로인, 여대생 환생체)은 책을 찾아 온 집안을 뒤지지만 있을 리 없고 그렇다면 시장에 가면 있을까 갔더니 생으로 잡는 도축장을 보고 기절해버린다던지. 서점은 눈 씻고 찾아도 없는, 책이 아니면 죽음이라는 모토 아래 살아왔던 그녀이기에 이 세계의 이러한 상황은 암담하고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만드는 수 밖에라며 그녀는 그리 멀지 않는 미래에 태풍이 되는 나비의 날갯짓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각설하고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한 코믹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스킵과 원작 분위기를 얼마나 잘 살렸느냐겠죠. 일단 스킵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는데요. 원작 111페이지까지가 코믹 1권 분량인데 마인의 독백은 많이 빠졌지만 그만큼 그림과 등장인물들 감정으로 표현을 해놔서 이질감은 거의 없었군요. 그러다 보니 원작 분위기도 거의 해치지 않은 선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건 필자의 주관이 들어간 것이지만 필자는 원작과 차이가 있으면 가차 없이 까고 있기도 하니까 이점에서는 신용해도 되지 않을까 싶군요. 사실 1권에서는 원작이 있든 없든 다소 허술한 면을 보여주는 게 통상적인 반면에 이 작품은 시작부터 깔끔한 이미지입니다.

 

맺으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애들을 참 귀엽게도 그려놨군요. 음흉한 미소를 지을 때, 즐거워할 때, 애교를 부릴 때, 황당해 할 때, 특히 아장아장 걷는 장면에선 입이 풀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이거 빼면 시체나 다름없긴 합니다. 여튼 인생의 반려자가 될지도 몰랐던 루츠와의 첫 만남을 가지고, 정신과 지식은 22살 성인이지만 몸은 허약해서 오늘내일하는 5~6살 여자애의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척박한 환경이라는 모습에서 이세계로 넘어가면 반드시 먼치킨이 되는 건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원작 3부까지 읽은 시점에서는 결국 그렇게 가잖아라고 느끼고는 있지만요. 어쨌건 갈수록 거대 복선을 투하하는 게 이 작품의 묘미인데 코믹은 또 어떻게 표현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3부도 코믹화된다고 했으니 우리나라에서도 부디 끝까지 발매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7 - S코믹스 S코믹스
쿠니에다 그림, 김동주 옮김, 야스다 스즈히토 캐릭터 원안, 오모리 후지노 원작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래에 들어와 이 작품만 주구장창 쓰고 있군요. 뭐랄까 복습 편이랄지 코믹은 라노벨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어서 계속해서 손이 가게 되는군요. 어쨌건 외전(소드 오라토리아)이 2D 캐릭터를 이용한 개그와 귀여움으로 승부를 건다면 본편은 어른스러움과 날카로움 그리고 건드리면 안 될 거 같은 분위기를 그리고 있죠. 같은 뿌리의 작품에서 이런 갭은 상당히 대조적이자 매력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담으로 코믹이 좋은 점을 더 꼽으라면 라노벨을 읽으면서 불편했던, 예로 주인공 주위에 꾸물꾸물 몰려드는 히로인들로인한 눈꼴시려움 같은 게 많이 희석되어 있는 게 뭣보다 마음에 든다고 할까요.(이건 필자 주관적)

 

이번 에피소드는 미노타우로스를 쓰러트리고 레벨 업을 한 벨이 새로운 동료 벨프를 맞아들여서 중층으로 진출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라고 해도 그리 심각한 건 없고요. 레벨업도 했겠다 장비도 새로 맞추곤 아주 날아다닌다고 할까요. 레벨 1 때도 10층인가까지 진출했으니 더 밑으로도 갈 수 있게 되었죠. 이젠 돼지머리 오크 따윈 한 주먹도 안 됩니다. 떼부자가 될 일만 남았어요. 나아가 남들은 뭉처서 쓰러트리자는 계층 터주를 파볼트 한 방으로 골로 보내 버리니 이래서 애들에게 무기를 들려주면 안 돼요(사족). 사실 이 부분을 돌이켜보면 사망까진 아니고 개고생 플래그가 아니었나 합니다.(이 플래그는 8권에서 회수됨)

 

어쨌건 새로운 동료 벨프가 안고 있는 저주받은 핏줄이라는 고뇌라든지 스미스(대장장이)라는 마음가짐도 줄창 나오지만 남정네 사정 따윈 내 알 바 아니고요. 그래도 말하자면 결국 그가 안고 있는 고뇌...가 아닌 벨프는 인간 불신에 빠져 있었는데 벨 자신은 다른 인간과는 다릅니다.라고 은근히 어필하면서 그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죠. 벨은 참 죄 많은 남자입니다. 그러고 보면 신(神) 헤르메스에게도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있죠. 본편(라노벨) 11권에서는 미노타우로스와 주먹을 통한 우정을 나누기도 하고요. 또 그러고 보니 몬스터에게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군요. 제노스라던지...

 

그렇습니다. 외전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미 본편을 읽어 버린지라 내용은 다 알고 있어서 색다른 건 없어요. 그저 코믹만의 즐거움이랄지 외전에서도 언급했지만 역시 그림이 있는 건 좋은 겁니다. 사실 본 작품의 코믹은 작가를 잘 만나서 캐릭터 감정이 잘 살아 있는 게 포인트죠. 코믹화에 있어서 감정 표현을 얼마나 잘 해주느냐에 따라 극중 분위기가 다르다는 걸 이 작품은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이 작품은 초짜뱅이처럼 타인의 순수한 호의엔 서툴러 하며 얼굴 붉히는 게 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외전(소드 오라토리아)와는 또 다른 매력이죠. 이런 것들은 라노벨에선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죠.

 

맺으며, 이번 에피소드는 만남을 소중히, 인연을 소중히라고 정의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드 오라토리아 3 - S코믹스 S코믹스
야기 타카시 지음, 야스다 스즈히토 외 그림, 김동주 옮김, 오모리 후지노 원작 / ㈜소미미디어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필자의 리뷰를 봐오신 분들이라면 식상하고 짜증 나는 언급이 되겠지만 정말 라노벨을 코미컬라이즈화한 작품 중에 이렇게 퀄리티가 높은 작품은 찾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데요. 작화가 상당히 수준급인데다 원작을 망치는 스킵이 거의 없다는 것은 뭣보다도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있죠. 거기다 캐릭터 면면들의 살아 있는 감정 표현은 정말 원작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기쁨과 떨림을 선사합니다. 저작권 때문에 본편을 찍어 올리지 못하는 게 한이군요. 뭐, 그것도 그거지만 사실 이 작품의 묘미는 귀여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용이야 라노벨을 읽어 알고 있으니 굳이 또 코믹을 살 필요가 있나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귀여움이랄까요.

 

각설하고 이번 이야기는 몬스터 필리아에서 난데없이 난입한 식인 꽃의 단서를 찾아가는 내용인데요. 이것들(식인 꽃) 때문에 레피야는 옆구리에 구멍이 나버리는 등 로키 파밀리아는 적잖은 피해(?)를 입기도 했었죠. 그래서 당한 채로 가만히 있는 건 성미에 안 맞고,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 인지상정이자 도리죠. 뭐, 사실 돌이켜보면 로키 파밀리아 같은 고렙들이 득시글한 마을에 싸움을 걸었다는 게 운이 다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당연히 무료함을 달랠 길 없는 신들 중에 특히 이런 일에 신나하는 로키는 물 만난 고기가 되는 건 필연, 하지만 도움은 안 되는 비극, 로키에게 휘둘리는 베이트에겐 애도를...

 

여튼 무기 수리 값을 벌기 위해 중층으로 향하던 베이트를 뺀 로키 파밀리아의 수뇌진은 18계층 리빌라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닌 레벨 4의 모험가가 별다른 저항도 못하고 순식간에 죽임을 당한 것에 적잖은 동요가 일어납니다. 이에 사태의 중대성과 위기감을 감지한 핀의 판단으로 조사에 들어가지만 범인은 좀처럼 모습을 들어내지 않고, 따로 행동하던 아이즈와 레피야는 이번 사태의 단서를 가진 어느 수인 모험가를 만나 뭔가를 건네받게 되는데요. 자, 여기서부터가 아이즈 정령설의 시작이 되겠습니다.

 

그 단서를 빼앗기 위해 아이즈와 레피야의 앞을 가로막은 묘령의 여성과의 일진일퇴 공방전을 펼쳐지고 그녀가 뿜어내는 폭풍 같은 전투 실력에 아이즈는 궁지에 몰리는데요. 그리고 난데없이 그녀의 입에서 나온 '아리아'라는 단어, 그 단어를 무시하지 못하는 아이즈, 정말 원작(라노벨)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던 움직이는 듯한 현실감이 대단했군요. 그건 그렇고 이전에는 옆구리에 구멍이 나버리더니 이번엔 목이 꺾일뻔하면서 레피야는 또다시 죽을뻔하는 등 본편(던만추)에서 벨이 그랬던 것처럼 외전에서 개고생 담당은 그녀라는 듯 엄청 굴려 대는 게 언제 봐도 불쌍할 지경입니다.

 

맺으며, 초반에도 언급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2등신을 이용한 개그와 귀여움이 좋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코믹의 장점이죠. 물론 여타 작품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요. 여튼 사실 내용이야 원작(외전 라노벨)을 이미 읽어서 그리 신선한 건 없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그려야 했던 장면들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접하다 보니 장면 하나하나에서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와 환상의 그림갈 11 + 탁상달력 + 메모패드 (한정판)
주몬지 아오 지음, 이형진 옮김, 시라이 에이리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메리가 죽어 버렸습니다. 그동안 마나토와 모구조를 그렇게 보내 놓고 뭐가 아쉬웠는지 진히로인격인 그녀마저 리타이어 시키다니 정말 충격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찌끄레기만 모인 파티에서 희생은 어쩔 수 없었겠죠. 이세계 먼치킨 애들도 아니고 전쟁터 소년병처럼 평범한 아이들에게 초보 마법과 기술을 가르쳐 놓고 나가서 너희들끼리 잘 해봐라고 하니 생존 확률이 낮을 수 밖에요. 사실 처음엔 고블린도 제대로 잡지 못해 굶는 걸 밥 먹듯이 했던 이들이 이렇게 길게 살아 있는 건 오히려 신기한 것이죠. 그러고 보면 강해서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아서 강하다는 말은 이걸 두고 하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늘 연명할 양식을 구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언제나 지지리 궁상이요. 돈 좀 벌어볼 요량으로 떼쟁(1)에 참여했다가 윗사람에게 바른 말했더니 돌아오는 건 목숨 값일지니. 도망가다 들어간 곳은 멸망한 지구가 아닐까 하는 복선이 투하된 다룽갈이더라. 북극의 밤처럼 온종일 어둠만 지배하는 곳에서 개고생 끝에 그림갈로 돌아왔더니 초보 마을에서 몇백 킬로나 떨어진 고렙존이라니 이보게 이게 무슨 말이요. 그래도 어찌 하오리까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을 우습게 보지 말라는 듯 열심히 구르고 또 굴렀건만 끝끝내 덧없이 떠나간 그대여...

 

울고불고 해봐야 변하지 않는 노라이프 킹의 저주를 받은 좀비요. 화장하자니 업으로 삼는 신관이 없네, 내 손으로 땅에 묻자니 가슴이 미어지는구나, 밝은 하늘 아래 목 놓아 그대를 불러 보아도 돌아오는 건 메아리뿐(요건 각색), 좋아했다고 되뇌어도 이미 버스는 떠나간 뒤라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하였던가, 태곳적부터 이어져온 생명의 질긴 인연은 다시 그녀에게로 이어질지니, 내가 받은 생명을 그대에게 베풀리라, 부디 그 생명을 소중히 간직하시구려

 

살아났습니다.

 

누가? 메리가요. 아니 뭐 메리를 살리기 위해 이야기를 늘려서 또 다른 모험을 할까 했는데 작가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마냥 순풍 산부인과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순풍 나아버립니다. 아니 부활해버립니다. 울고불고 '네가 좋아, 네가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라고'라며 목놓아 울었던 하루히로는 바보가 되어 버렸습니다. 제시(2)는 자신의 마을이 궤멸된 것은 하루히로 파티 때문이라는 걸 알면서도 용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생명을 불살라 메리를 살려주는 모습에서 숭고한 희생정신이라기 보다 연가시가 다음 세대를 이으기 위해 숙주를 물로 인도한 것 같은 기묘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왜 연가시를 들먹였냐면 개연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메리를 살려주고 자신은 생명을 다한다. 무슨 메리트가 있길래? 이것은 그녀가 제시에게서 물려받은 기억에 비밀이 있지 않나 했습니다. 먼 과거부터 이어져온 것 같은 타인의 기억과 경험을 모두 물려받은 메리, 그녀는 메리 본인이 맞나? 단순히 껍질만 메리이고 내용물은 타인의 것이 아닐까, 마치 뇌만 이식해서 다른 사람의 몸을 지배하는 영화처럼요. 그 기억이 연가시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숙주를 발견하면 지금의 몸을 버리고 새로운 사람에게 기억과 경험을 물러 주는 것, 물론 필자가 소설을 쓰고 있는 것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똥 덩어리 란타의 달갑지 않은 귀환

 

그냥 죽어주면 안 될까요. 사실 란타는 솔직한 성격입니다. 마음속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닌 나오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뱉어내죠. 때론 사이다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로 단체나 사회생활할 때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이 받는 불합리를 애써 참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란타는 이걸 왜 참아야 하냐는 식으로 타인의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사랑을 못 받는 것이죠. 분위기를 망치니까요. 란타는 단체 구성을 파탄 내는 성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합리라도 모두를 위해선 참아야 할 때가 있다는 걸 란타는 모르는 것이죠. 더욱 심각한 문제는 주위에서 그걸 알려 주어도 뇌가 인식하길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이 성격은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어도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조금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는데 바탕은 변하지 않는, 그런 인간을 하루히로 파티가 다시 받아줄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아마 이번에 뒤쫓아온 사무라이 아저씨에 의해 키워지고 하루히로 파티에겐 중간 보스격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군요. 여전히 자신의 파탄 난 성격을 자각하고 있음에도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하지만 없을 때야 비로써 소중한 것을 안다고 하루히로 파티와 이별 후 추억을 되새기는 모습에선 처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요.

 

맺으며, 좀 밋밋해졌습니다. 매너리즘이라는 것일까요. 적을 만난다->까부순다->적을 만난다->까부순다. 이긴다. 이긴다. 그 상대가 무엇이 되었든 우린 이긴다. 고블린도 제대로 잡지 못해 굶는 걸 밥 먹듯이 했던 이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강해진 것일까요. 물론 상처하나 없이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매번 생사를 넘나들긴 하는데 진짜 끈질긴 게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할까요. 바퀴벌레의 생명력을 보는 거 같았습니다. 라고하는 것보다 보리 싹 같다고 해야 할까요. 밟아도 밟아도 일어서는... ​그래서 더 이상 찌끄레기만 모인 인간 군상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사실 메리가 죽은 것도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죠. 삐끗하지 않았다면 죽지 않아도 되었을 일, 물론 전투에서 한순간의 실수가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건 맞지만요.


 

  1. 1, 단체전이라는 인터넷 게임 용어(?)
  2. 2, 제시렌드라는 마을 통치자, 하루히로 파티를 간단하게 제압함, 여성진에게 성희롱을 일삼기도 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