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의 하극상 제2부 신전의 견습무녀 4 -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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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라 일컬어지는 신식을 다스리기 위해 신전으로 들어갔던 마인, 그런데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려 하고 평민을 지나가는 개보다도 못한 취급을 하던 신전장을 위압으로 설설 기게 했던 것이 잘못이었을까요. 아니면 평민으로 태어난 것부터가 잘못이었던 걸까요. 그녀의 싹을 알아본 신관장의 배려로 귀족만이 담당한다는 청색 무녀가 되어 고아원을 맡았던 마인을 눈에 가시로 여겼던 신전장의 마수가 뻗어옵니다. 평민 주제에 귀족 행세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을 거의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던 것에 원통해 하며 이를 갈고 있었던 신전장, 가족과 억지로 떨어트리고 그녀를 개그지 취급에 궁극적으로 씨받이로 이용하려고 했던 자신의 더러운 속마음은 아주 당연하다는 것처럼 여기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그(신전장)가 드디어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따스함이 묻어났던 과거를 뒤로하고 괴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마인을 그리고 있습니다. 귀족들에게 있어서 어머니가 가진 마력의 양에 따라 지위가 결정된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마력을 중요시하는 세계에서 전대미문의 마력을 보유한 마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었는데요. 그동안 벤노등 주변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그녀의 정체를 숨겨 왔지만 마인이 워낙 빨빨거리며 싸돌아 다닌 데다 주변엔 신경 쓰지 않고 힘을 써대는 통에 그녀의 정체는 결국 다른 영지에까지 퍼지게 되어 버렸습니다. 귀족들에게 그녀가 발명하는 물건은 돈이 된다는 것과 그녀의 마력양이 심상찮다는 것등이 알려져 신관장을 따라나섰던 어떤 행사에서 대규모의 인원이 동원된 습격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 이번엔 좀 더 대범하게도 마을 안에서 그녀를 납치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하지만 마인의 아버지와 주변 사람들의 필사적인 저항에 부딪혀 미수에 그치게 되었고 이에 구원을 바라며 신관장을 찾았던 마인 앞에 신전장과 외지 귀족이 그녀를 가로막는데... 필사적인 몸부림과 저항, 그리고 안타까운 이별이 시작됩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것은 업보입니다. 자신의 능력이 이세계에 얼마만큼이나 영향을 끼치는지 벤노에 의해 줄기차게 지적되온 바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지적받는 그때만 움추려들 뿐 주변 사람들이 한눈을 팔면 여지없이 일을 저지를 바람에 벤노를 필두로 주변 사람들의 위에 구멍을 내버리기 일쑤였죠.

 

책을 위해 일직선으로만 달렸던 그녀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업보는 그녀의 능력을 탐욕스럽게 노리는 귀족 나부랭이들이라는 파리를 꼬이게 했습니다. 평민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다뤄도 괜찮다는 마인드의 귀족들에게 평민인 마인은 그야말로 밥상에 차려진 진수성찬이나 다름없었죠. 신전장의 검은 마수에 필사적인 저항도 무의미하게 흘러가던 그때 그동안 귀족이라고 다 똑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던 신관장의 개입으로 한줄기 빛을 발견합니다. 마인의 전생의 기억을 엿보았던 신관장, 늘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그녀의 뒷바라지를 해줬던 신관장은 겉으로는 구시렁거려도 뒤로는 든든한 아군이 되어줬던 그의 손길에 마인은 구원을 받아 갑니다.

 

그리고 겉은 어른이고 속은 초등학생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던 천방지축 대(大) 귀족 질베스타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어 갑니다. 이전에 등장부터 마인을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볼을 콕콕 찌르는 등 마인의 심기를 건드렸던 그의 정체가 밝혀지고, 절대적인 귀족 만만세인 세계에서 평민인 그녀를 도와주는 주변 사람들의 면면들에게서 마인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새삼 일깨워갑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녀의 정체가 들통나버린 지금, 다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황금 덩어리를 길거리에 던져두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빤하잖아요? 이에 그녀에게 가혹한 시련이 내려집니다. 그녀가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권력이 있는 귀족이 되는 것만이 살길,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녀를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 모두를 없애야 한다고 하는데...

 

그러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설령 세계가 적이라도 맞서겠다는 그녀, 황금을 이대로 길거리에 던져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족을 모두 죽이고 억지로 귀족으로 만들어봐야 적이 될 뿐인 그녀에게 타협점이 내려옵니다. 그녀는 주변 사람들과 모든 연을 끊는다는 조건으로 영주의 양녀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헤어지게 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대미문이라고 일컬어지는 축복을 내려주는 마인에게서 애틋한 마음이 묻어납니다. 이것은 자신이 저지른 업보입니다. 여 보란 듯 이세계엔 없는 것들을 만들고 귀족들에겐 꿀이나 다름없는 마력을 방출 해댔으면서도 자각이 없었던 반동, 여기서 한가지 아쉬운 건 이런 점을 언급하지 않은 작가의 미스랄까요.

 

맺으며, 이 작품이 마음에 드는 건 기승전결입니다. 질질 끄는 게 없어요. 물론 종이를 만들고 책을 만들고 하는 장면은 경우에 따라 무미건조할 수도 있다지만 생각만으로 뚝딱 만들고 나와버리는 먼치킨 이세계 전생물계에서 비록 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했다곤 해도 처음부터 차곡차곡 노력하며 성장하는 작품은 매우 드물지 않나 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황금을 낳는 거위가 되어 단물을 빨아먹으려는 파리들에게 노림 받게 되는등 먼치킨 이세계 전생물의 현실은 시궁창이나 다름없다고 역설하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그야 계급사회에서 아무리 신(神)에 버금가는 먼치킨이라도 떼로 덤벼오면 장사가 없습니다. 능력이 출중한 주인공을 내버려 두는 건 오히려 리소스 낭비죠. 그래서 주인공을 차지하려고 하거나 찍어 누르려고 발악을 하는 게 정상이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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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향신료 12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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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고 평생을 젊음을 유지한 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힘든 건 주변 사람들이 나만 남겨두고 떠나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고향의 산하(山河)가 변해 간다면 더욱 참기 힘들겠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습니다. 수백 년을 살아온 호로에게 있어서 변해가는 산하는 우리 눈엔 몇십 배로 빠르게 한 풍경에 해당하겠죠. 파슬로에 보리 밭에서 어린 묘목이 큰 나무로 성장하는 걸 곁에서 지켜봤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오랜 세월이 흘러 호로의 고향인 요이츠는 어떻게 변했을까, 인간에게 배신 당하다시피 수백 년을 풍작을 관할했던 마을을 뒤로하고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고향을 찾아 여행을 오른 지도 산천의 풍경이 변할 정도로 시간이 지났습니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만큼이나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상에 맞물려 호로의 고향에 대해 들려오는 소문은 하나같이 암울하기 그지없었는데요. 늘어나는 인간과 그에 호응하듯 개발 열풍은 호로의 고향에도 미치고 있었습니다. 광맥을 찾아 산천을 황폐화 시키는 인간의 손길은 결국 이교도의 땅인 요이츠까지 뻗치고 있었고 이에 하루빨리 고향을 찾고 싶었던 호로는 겉몸이 달아 갑니다. 자신이 없을 동안 달을 사냥하는 곰에 의해 멸망해버린 고향, 뿔뿔이 흩어진 동료들, 동족 없이 나만이 동떨어진 듯한 세계에서의 외로움, 거기에 고향마저 없어질 판이니 호로에게 있어서 이보다 더한 재난은 없었을 겁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요이츠가 있는 북쪽 지방의 지도를 얻기 위해 은세공사 '프란'의 찾았던 로렌스 일행이 그녀(10대 소녀로 추정)의 부탁을 받아 이교도와 정교도가 이상하게 섞여 살아가는 '타우시그' 마을에서 겪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교도의 상징인 마녀가 살고 있는 숲, 그리고 정교도의 상징인 천사가 날아올랐다는 폭포의 전설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이런 것들에 숨겨진 진실을 풀어가면서 드러나는 결말은 애틋한 사랑이었는데요. 마치 로렌스와 호로의 미래를 엿보는 것처럼 이들에게 있어서 이정표를 제시합니다.

 

그런데 요상하게 작가가 가슴 아리는 이야기는 사양하고 싶은지 조금만 더 분발하면 진짜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될뻔하였는데 아쉽게도 옆 샛길로 들어가 버립니다. 한때 성녀로 추앙될뻔하였던 마녀의 최후에서 로렌스의 미래상을 옆볼 수 있었지만 작가가 '헤어질 땐 웃으면서'라고 정해버린지라 어쩔 수 없었지 않나 싶기도 했군요. 요컨대 흔한 클리셰는 필요없다였겠죠. 무슨 말이냐면 영원을 살아가는 호로와 짧은 생을 살아가는 로렌스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에야 엔딩까지 나와 버렸으니 이런 말은 소용없겠지만요.

 

여튼 마녀의 숲과 천사가 날아올랐다는 폭포를 조사하면서 의외의 결과로 프란이 지목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의 흔적을 쫓고 있었던 프란,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썩은 동아줄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그녀는 무리하게 로렌스 일행에게 부탁을 하였고 그런 프란 모습에서 로렌스는 호로와의 관계를 생각합니다. 자신도 좋아하는 호로를 위해 이렇게 필사적이 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상대를 위해 위험도 마다하지 않을 용기가 있을까, 결국 이교도와 결별하기 위해 찾아온 영주에 의해 칼이 들이대지고 목숨이 위태로워집니다. 호로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로렌스의 각오를 새롭게 확인해갑니다. 원래는 멍청이라며 코웃음치며 갈궜을 로렌스를 도와주는 모습에서 호로의 마음도 로렌스 못지않게 그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원래 이런 게 이런 작품이 추구하는 아이텐티티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원을 살아가는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가 살아가기 위해 타협을 하고 다시 한번 그 마음을 확인하는, 물론 서로가 그런 마음을 품고 있으니 겉으로는 굳이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이번 에피소드는 프란을 통해서 호로와 로렌스는 한층 더 서로를 의식하게 되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처음엔 프란을 죽일 듯이 싫어하다가도 그녀를 통해서 자신들(호로와 로렌스)의 관계를 엿보게 되자 꼬리를 살랑거리며 알랑방귀 뀌는 호로를 보고 있자면 웃음이 떠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내 남자에 찝쩍 거리는 암컷은 용서 못한다고 후반 로렌스가 프란의 방에서 나오자 자고 있었던 호로가 언제 일어났는지 방에서 나오고 있던 로렌스를 맞이할 땐 기겁할 뻔도 하였군요.

 

맺으며, 갈수록 먹보가 되어가는 호로의 귀여움은 극에 달합니다. 고기를 눈앞에 두고 신나 하다가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분위기로 흘러가자 세상 다 잃은 듯한 표정은 압권이었군요. 거기에 여전히 몸짓 표현은 예술이라 할 만큼 작가의 표현력이 좋습니다. 로렌스의 다리를 꼬리로 탁탁 치며라든지 로렌스가 팔을 둘러 어깨동무를 하고 호로의 앞머리를 만지작거린다던지 둘이 말을 타고 가는 장면에서는 움직이는 호로의 귀 때문에 등이 간지럽다던지하는 디테일은 여타 작품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지 않나 하는군요. 그런데 한가지 불만이자 아쉬운 건 표지가 본편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는 코미컬라이즈가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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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3 - S Novel+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신동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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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이 작품은 교육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할까요. 아니 뭐 13년 동안 살아오며 부당하게 겪어온 세월이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지만 '프란'은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갑니다. 뒤를 생각하지 않고 울컥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으면 주인공인 엑스칼리버를 뽑아서 댕강 잘라 버려요. 특히 자신의 종족인 흑묘족을 속여서 노예로 전락시킨 청묘족엔 가차가 없고요. 다음으로 노예상인도 눈에 띄면 문답 무용입니다. 거기에 상대가 귀족이 되었던 왕족이던 평범한 사람이든 싸라기밥만 먹었는지 대화는 반말로 통일해버립니다.

 

여튼 이번 무대는 해(海)국입니다. 노예상인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프란이 우연찮게 발견한 노예상인에게 붙잡혀 있던 아이들을 구출하던 중 거기에 섞여 있던 또래의 왕족 남매도 같이 구출하게 되면서 퀘스트가 시작되는데요. 그렇게 여차저차 또래의 남매와 여행 중에 들린 해국에서 뜻하지 않은 혁명에 가담하면서 그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갑니다. 그렇다고 거창한 건 아니고 공포정치를 일삼는 현재의 왕을 타도하고 선정을 베푸는 차기 왕을 보위하기 위해 프란과 주인공도 힘을 보태게 되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클리어해갑니다.

 

딱히 이렇다 할 에피소드는 없습니다. 또래의 왕족 남매와 친구가 되고, 여러 사람과 부대끼면서 사람과의 교류가 적었던 프란이 이런 만남도 좋다는 것처럼 조금식 인간 세계의 정(情)을 느껴 가고,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는 걸 깨달아가는 등 프란에게 있어서 인간적이고 내면적인 성장을 해갑니다. 부모와의 여행 끝에 부모를 그렇게 보내고 노예로 잡혀 일생을 보낼뻔했던 프란에게 있어서 왕족 남매와의 만남은 굉장히 특별하였습니다. 항상 무뚝뚝하며 뭔 생각하는지도 모를 얼굴을 하고 있었던 프란이 이별이 아쉬워 눈물을 흘리는 등 점차 희로애락을 알아가는 것도 볼만한 대목이기도 하고요.

 

고양이 소녀 '프란'이 주인공인 검을 주워서 여행길을 오른 지도 꽤 되었습니다. 얼마나 지났는지 구체적으로는 언급이 되지 않고 있지만 노예에서 해방되고 모험가가 되어 나름대로 여행을 하며 여러 사건을 해결하고 수인족이라면 궁극적인 목표가 되는 진화를 위해 그녀는 던전을 찾아다니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프란이 필사적인 건 자신들이 멍청해서 노예로 전락한 것이 아니라 힘이 없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프란의 부모도 그렇게 진화를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다 그녀만을 남겨두고 객지에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이런 점이 프란의 등을 강하게 떠밀고 있었는데요. 묘하게 성장하는데 집착하고 강한 상대와 싸우길 주저 없어 합니다. 그래서 늘 사건을 몰고 다니고 저번엔 팔리 잘리고 이번에도 험한 꼴을 당할뻔하면서도 조금식 성장 중에 있지만 문제는 주인공 능력이 워낙 사기성이 짙다 보니 그런 프란의 마음이 퇴색되어버립니다. 이게 참 아쉬운 대목이 아닌가 했습니다.

 

이세계 전생물이 다 그렇듯, 이세계로 넘어온 주인공은 착실히 성장하지만 정작 자신을 써줄 프란의 성장은 등한시한다는 것인데요. 그녀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기보다 자신이 성장하면서 그 능력을 나눠주며 마치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아닌 물고기를 잡아 주고 있으니 3권에 이르러서도 주인공을 손에서 놔버리면 평범한 수인족에서 약간 강할 정도로 프란 자체는 그렇게 별 볼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위화감이 상당합니다.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가 프란의 성장임에도 어째서인지 주인공의 성장에 맞춰져 있어요.

 

주인공의 성장은 곧 프란의 성장이기도 한데, 여담으로 주인공과 프란은 스킬과 능력을 공유 중에 있습니다. 공유 중이라기보다 주인공이 프란에게 능력을 일방적으로 콘택트 해주고 있다고 해야겠죠. 프란은 이걸 받아서 마치 자신의 능력인 것처럼 쓰고 있고요. 물론 프란 자체적으로도 능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주인공과의 공유 능력이 끊어지면 보통 소녀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2권에서 호된 꼴을 당하기도 했죠. 어쩌면 이들에겐 학습능력이 없는 걸지도요. 아니 작가의 능력 문제인가...

 

맺으며, 사실 2권에서 하차하려고 했습니다. 그래도 조금 나아지겠지 하고 3권을 구매했었는데요(사실 3권이 발매되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음). 리제로나 단칸방처럼 한 6~7권 넘어가야 흥미로워질 것인지 아직은 이렇다 할 흥미로운 요소가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주인공이 dog 사기급 치트 계열이다 보니 적대할 상대가 없는 게 폐해가 아닐까 했습니다. 거기다 작가가 기승전결에 매우 약하더군요. 사태를 질질 끌다가 끌에 가서야 사태를 몇 마디 말로만 마무리해버리니까 황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프란의 귀여움 어필도 없고, 늑향의 호로처럼 디테일 있고 생동감 있는 모션 설명도 없는게 흥미를 반감 시키는 게 아닐까도 했습니다. 적어도 흥미 위주로 먹고사는 라노벨에서 흥미를 빼어버리니 팥 없는 찐빵이 되어 버렸다랄까요. 이럴 거면 평범한 인간으로 하지 뭐 하러 흑묘족으로 했는지조차 이해 불가능 수준입니다. 다만 인간 면역이 없던 프란이 친구와 우정을 알아가는 대목에선 조금은 애처롭게 다가옵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 때문에 인간과의 교류를 하지 않으려는 프란, 이걸 감안해서 흥미를 빼어버린 게 아닐까도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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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향신료 11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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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거 무슨 명탐정 코난도 아니고 어떻게 건수를 건질 때마다 매번 죽을 둥 살 둥 사선을 넘나드는 통에 목숨이 몇 개가 있어도 모자랄 판입니다. 호로를 만나기 전에는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왔는지 정말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죠. 아니면 호로 자체가 재앙 덩어리일 수도 있고요.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이번 11권은 그런 사선을 넘나드는 이들에게 약간의 휴식 같은 에피소드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개척 마을에 들리면서 새로운 거래처 물색에 신이 난 로렌스와 자신을 홀대하고 자신의 지식을 빌리지 않아 삐진 호로가 보여주는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본편에서는 흔히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여행도 괜찮을 것입니다. 로렌스가 닭을 구입해 구이를 해주겠다고 하자 정말 먹고 싶고 기대가 되어 기쁨으로 풍차 돌리기 직전이었던 꼬리를 필사적으로 진정시키는 호로는 정말 귀엽습니다. 로렌스가 호로를 골려 주려는 목적으로 거세한 닭 이야기를 진짜로 믿었다가 놀림당했다는 걸 깨닫자마자 창피함을 덮을 요량으로 로렌스의 아랫도리를 공격 해대는 게 여간 웃긴 게 아니고요. 그러다 개척 마을에서 자신의 지혜를 빌리지 않는 것에 골이 나서 툴툴거리다가도 로렌스가 앞으로의 여행을 좀 더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함으로써 둘의 관계는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번 11권은 세 개의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막 만들어진 개척 마을에 들렸던 로렌스가 그 마을의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것과 때론 이런 여행도 괜찮다는 것마냥 햇볕이 잘 드는 언덕에 기대어 낮잠을 자고 싶다고 큰소리쳤던 로렌스는 뜻대로 되지 않는 통에 호로에게 놀림당하는 에피소드와 항구 도시에서 로렌스의 상인으로써 인생사를 새롭게 쓰게 만들었던 여(女) 상인 '에이브'의 과거 이야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콜은 나오지 않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막간을 이용한 숨겨진 이야기인데요. 사람 머리 꼭대기에 앉아 로렌스가 생각해도 바로 캐치해서는 능글맞게 도발을 일삼고 그런 그녀와 대등하고 싶어 발버둥 치지만 언제나 백기를 드는 건 로렌스입니다. 좀처럼 틈이 없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은 써글 여자 같으니라고 한 번쯤 생각해볼 만도 하겠지만 착해빠진 수컷이라고 평하는 호로의 말처럼 이 여행을 언제까지고 계속하고 싶었던 로렌스는 언제나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게 좀 비참하기도 합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가소롭구나를 외치는 호로와의 싫지 않은 투닥거림, 그리고 맨날 날로 먹는 것은 아니라고 향변하듯 처음 계약할 때 말했던 것처럼 지혜를 빌려주는 호로와 어우러져 마치 홈즈와 왓슨처럼 개척 마을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면서 이정표를 만든답시고 따귀를 때리는 황당한 시추에이션 등 어째 본편보다 좀 더 스릴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에이브의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몰락 귀족으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어느 상인에게 강제 결혼을 당한 것도 모자라 그 남편도 불귀의 객이 되어 세상을 떠나 버리자 집안은 폭삭 망해 버리고 거리로 쫓겨난 그녀는 살아가기 위해 이쪽 계통으로 발을 내밀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귀족으로 살아온 그녀가 발을 들이기엔 세상은 만만찮다는 걸 깨달아 갑니다. 로렌스와 만났던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순수했던 에이브, 그러나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하고 물건을 대리구매해줬던 상인에게선 사기당하고 이용당하고 마치 상처 난 물고기를 뜯어 먹기 위해 몰려드는 피라니아 같은 상인의 세계에서 그녀는 순수함을 버리고 악녀가 되어 갑니다.

 

사실 이번 11권은 그렇게 흥미를 끌만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먹는 것에 환장해서는 침을 질질 흘리며 풍차 돌리기 직전인 꼬리를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호로의 귀염성이라던지 본편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그녀도 할 땐 한다는 것 외엔, 에이브의 과거 이야기는 한 번쯤 거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미 과부가 된 이후의 이야기인지라 파란만장한 스토리는 아니었습니다. 말투를 보니 10대 중반쯤인 거 같은데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과부가 되고 시종 둘을 대리고 살아가기 위해 아등바등 하면서도 세상을 쉽게 보는 아슬함을 약간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애초에 본편에서 에이브가 보여줬던 불편함 등이 있어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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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5 - L Novel
시라코메 료 지음, 타카야Ki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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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주의라고 쓴 이유는 이번 5권에 대한 비난이 많이 섞였기 때문입니다. 눈살이 상당히 찌푸려지니 이 작품의 팬이시거나 싫으신 분은 페이지를 닫으시거나 뒤로하기 바랍니다. 정신적인 대미지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필자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정도의 길을 가지 않는 주인공이 보여주는 사이다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니까 세상을 구하고 사람들 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전형적인 자기희생물이 아닌, 이 작품은 그런 정도의 틀을 깨고 자신을 내친 세상을 거부하며 자신의 앞을 막는 모든 것을 배제해 나가는 모습에서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죠. 불과 얼마 전까지는요. 그래서 사사로운 정에 기대거나 희생정신은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이 보여주는 궁극적인 수라장이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상당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요. 역시나 아무리 악독한 귀신이라도 주인공이 되면 선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게 이 바닥의 섭리일까요. 자신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배제하고, 동료에게 손대는 사람에겐 가차없는 그야말로 세상 모든 것을 적으로 돌리더라도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아웃사이더는 권선징악에 찌든 엔터테인먼트계에서 이단아로 치부되는지 우리의 주인공 나구모도 결국 지구처럼 둥글어져 버렸습니다. 바탕이 워낙 착해서? 필자는 아쉬울 따름이었는데요.

 

나구모는 나락에서 맹세했던 독기는 어느새 다 빠져 버리고 딸 바보가 된 것도 모자라 사람들하고 잘만 지냅니다. 바탕이 워낙 착한 데다 우유부단한 시아와 같이 있어서 그럴까요. 아니면 진성 마조인 티오와 같이 있어서 그럴까요. 아니면 날마다 그 짓을 하지 않으면 아랫도리에 가시가 돋는다는 식으로 유예랑 그것을 해대는 통에 이젠 아무렴 어때하는 마음이 생겨버린 것일까요. 이런 말까진 쓰지 않으려 했는데 이번 5권은 저렴함이 팍팍 묻어났습니다. 작품 내용의 수준이 갑자기 낮아지는 느낌이랄까요?

 

7대 미궁을 클리어해서 원래의 세계로 돌아 갈려는 나구모와 그 일행은 나구모가 나락으로 떨어진 원인이 된 카오리를 동료를 맞아들여서 그류엔 대화산 공략에 나섭니다. 공략은 말로는 죽을둥 살둥인데 느낌은 그저 그랬군요. 긴장감 따윈 개나 줘버렸고요. 세상 범접할 거 없는 나구모에게 걸리면 누가 되었든 개밥이 될 뿐입니다. 적과 주인공의 파워 인플레가 상당히 심해졌습니다. 작가가 완급 조절을 실패한 듯한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더군요. 토끼 귀를 팔랑이며 달링을 위해서라면 지옥불에도 들어 갈려는 시아의 활약은 왠지 피에로가 되었고요.

 

유예는 남편에 뒤지지 않는 파워 인플레를 앞 세워 거칠 것이 없습니다. 진성 마조 티오는 학학댈뿐이고요. 여차여차 클리어하고 다음 미궁에 갔는데 별반 다르지 않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딴에는 엄청 강한 적이랍시고 내놨는데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습니다. '결국 나구모가 쓰러 트릴 거잖아? 거봐 그렇게 되네'로 연결될 뿐이였습니다. 역시 긴장감 따윈 없고요. 물론 여타 작품에서도 강대한 적을 만나 쓰러 트리며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누가 강대한 적인데?라고 할 수밖에 없어요. 주인공+유예+시아가 워낙 강한 데다 꼽사리로 블랙 드래곤인 티오까지 끼면 지구도 한순간에 멸망 시킬걸요?

 

라노벨 장르 자체가 흥미 위주인 것은 틀림이 없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었습니다. 마주할 적이 없어요. 여기에 정말 어이없던 건 무슨 도라에몽의 주머니처럼 말만 하면 튀어나오는 각종 무기들이라는 것인데요. 전부 다 나구모가 연성한 거라고는 하는데 매그넘에 미니건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잠수부 산소통에 어뢰까지 하다 하다 이젠 샤워 시설까지 있는 잠수정까지 가뿐하게 만들어댑니다. 이건 아무리 전능한 신(神)이라도 못하지 싶은데 했군요. 수백 발의 어뢰를 즉석에서 만들어서 뿌릴 땐 기가 막혔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 놓는다면 손에 땀을 쥐며 읽을 수 있을 텐데, 필자가 이렇게 까고 있으니 그렇지 않다는 걸 아시리라 봅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이 스칩니다. 두 개의 미궁을 클리어하면서 인X아나 존스, 캐X비안의 X적, 그리고 제목을 생각나지 않는 몇 개의 B급 영화(필자가 본 영화임)의 내용을 보는 듯했습니다. 필자가 신선함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했습니다. 물론 모티브를 따왔을 수는 있지만 어레인지가 아닌 뭐랄까... 아무리 까도 지킬 선은 있어서 함부로 말을 못하겠는데 날로 먹어도 정도껏 하자는 느낌이랄까요. 감동도 없고 시사하는 것도 없고 뭔 이야기를 하자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었군요. 그냥 무미건조하게 싸울 뿐입니다.

 

맺으며, 작가도 일말의 양심이 있었는지 작중에 도라에몽을 언급하기도 하더군요. 자기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겠죠. 무기가 무슨 생각만 하면 다 튀어나와요. 알라딘의 램프인가? 차라리 공간을 비틀어서 원래의 세계로 갈 수 있는 게이트를 만드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은 게요. 작가가 왜 이건 시도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자신들 때문에 20만이 넘는 도시가 위기에 빠졌는데 미안함도 없고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조차 생각 안 하는 무개념의 끝판왕을 보는 듯했습니다.

 

결국 교회에서 이들을 이단으로 정식 지정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세계대전 발발로 이어집니다. 솔직히 이세계 인간들이 주인공 일행을 상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파워 인플레가 장난 아닙니다. 물론 이런 점은 이세계 전생물의 정석이긴 한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완급 조절이 되지 않아요. 미궁 공략 중에 마족과의 싸움에서 상처를 입긴 했지만 뭐 어쩌라는 듯이 부활해서 또 싸우고, 뭔 일이 있었나 하며 클리어해서는 또 유예랑 그 짓거리 해대고, 맨날 해대고, 카오리&시아도 나도 좀 안아주지?라며 떼쓰는 게 영락없는, 이거 무슨 발정 난 것도 아니고 틈만 나면 H 하려고 기를 쓰는 모습에서 저렴함+염가판 그 이상은 느끼지 못했군요.

 

후속권을 계속 구입해야 되나 엄청 망설이게 한 5권이었습니다. 물론 필자의 이상향에 반한다고 작품을 까다니 좁은 식견으로 나대지 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말주변이 없어서 뜻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본질과 초심을 잃지 말자였습니다. 초반의 색이 많이 변질된 것은 사실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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