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5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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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의 정조를 빼앗아간 장본인을 찾는 자리에서 이케맨 알렌을 지키고자 거짓으로 자기가 저질렀다고 둘러댄 다나카는 에스텔의 아버지에 의해 목이 댕겅 썰린다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을 연출했었는데요. 이렇게 사면초가에 빠졌던 이케맨을 지킴으로써 에스텔을 그에게 붙이는데 성공한 다나카는 자신의 영지로 돌아와 소피아랑 이러쿵저러쿵하는 느긋한 인생을 즐기려 했지만 재상(왕 보좌관)을 조사하라는 왕의 비밀 지령을 받은 터라 근면 성실하기로 정평이 난 간장 얼굴은 오늘도 두문불출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재상이 에스텔의 영지에 눈독을 들인다는 복선 중급 편입니다. 해답 편은 조금 멀었군요. 간장 얼굴은 이거저거 신경 써서 자신이 있을 자리를 마련하려고 남이 요구하는 거라든지 남의 기분이나 신경을 많이 살피는지라 간략하게 끝내도 될 일을 자꾸만 크게 키우는 경향이 있죠. 이러니 일본 샐러리맨은 일벌레 혹은 융통성이 없다는 말을 듣는 겁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요. 여튼 에스텔의 영지를 조사 중 폐광산에서 어떤 마법진을 발견하게 되고 무심코 흘러 넣은 마력에 마법진이 반응을 하게 되는데요.

 

눈을 떠보니 생판 처음 보는 곳, 그리고 거기서 만납니다. 새로운 로리신의 등장이랄까요. 이번 표지모델이기도 한 10살 전후로 보이는 곳골족 '로코로코'가 임시로 살던 곳에 떨어진 다나카는 커뮤니를 시도하게 되고 이래 봬도 내가 간장 얼굴이지만 타인을 가려서 사귀는 게 아니라는 듯, 아니 처녀라면 애라도 덮치지도 모를 그였기에 로코로코와의 만남은 일대 센세이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곳골족은 4권에서 조피 아버지가 언급하면서 복선이 투하되었죠. 다나카를 향해 곳골족 앞에서도 바른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며...

 

이 말은 곳골족은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이었죠. 그러나 온통 여자와 그렇고 그런 생각으로 가득한 다나카로써는 이런 복선을 알리가 없습니다. 그런 정신 상태 덕분인지 첫 만남에서 로코로코는 자신의 집에 느닷없이 쳐들어온 다나카를 기막혀 하면서도 자신의 정체를 알렸지만 떠나지 않는 그에게 호감을 드러내는데요. 요컨대 무지가 낳은 호감인 것이죠. 엇갈림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알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이 들통나는 것보다 할짝 할짝에 더 우선시 할테니 떠날 리는 없었겠지만요.

 

그런데 문제는 로코로코가 무려 하이곳골족으로써 일반 곳골족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는 것입니다. 이것 때문에 남녀 가리지 않고 다나카 주변은 초토화되죠. 즉, 은근슬쩍 간장 얼굴이라도 그에게 마음이 있었던 자들은 이것보다 벼락 맞을 일은 없는 것입니다. 다나카를 향한 마음이 로코로코에게 들통나서 다나카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특히 천하무적 크리스티나가 로코로코를 피해 다니며 정색+우왕좌왕하는 게 굉장히 귀엽다고 할까요. 하지만 그렇기에 로코로코 신변 문제는 녹록지가 않습니다.

 

로코로코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 마음이 멋대로 흘러 들어오는 통에 마을에 사는 것은 물론이고 교류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타인에게 알려지는 걸 뭣보다 두려워하죠. 그래서 그녀는 배척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항상 타인과의 접점에 목 말라 했고 마침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다나카의 등장은 구원이나 다름없었죠. 이후 그와 함께 있기 위해 그녀가 저지른 그로테스크한 일들은 상당한 충격을 낳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 에피소드는 4권에서 언급되었던 암흑대륙 정벌(?) 에피소드입니다. 에디타 선생이 갔다가 호되게 당하고 돌아왔다던 금단의 땅, 리x지로 치면 잊혀진 섬이라는 녀석입니다. 코카트리스의 따발총 공격은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공포로 다가옵니다. 마도귀족 조차 가기를 꺼리는 곳, 하지만 천하무적 크리스티나라면? 그런 곳을 방문한 다나카, 하지만 재미없어요. 정신 상태가 안드로메다로 넘어가버린 에스텔이 거의 리타이어 되다시피해서 재미가 반감되었다고 할까요.

 

이번 이야기는 꿍꿍이를 꾸미는 재상 조사및 암흑대륙에서 채집해서 만드는 젊어지는 비약과 곳골족의 만남이라는 복선 해결을 겸하고 있는지라, 에스텔이 빠진 빈자리는 이미 4권에서도 드러나기도 했죠. 개인적으로는 3권이 최대의 백미가 아니었나 합니다. 여튼 이번 에피소드는 마왕과 용사 그리고 성녀에 대한 새로운 복선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그런 금단의 땅이라도 사람의 발길은 이어졌으니 근데 하나같이 정신 상태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듯한 인간들만 나옵니다.

 

그래서(뭐가) 중반까진 암흑대륙에서 만난 용사들과 안면 교류를 하며 마왕이라던지 성녀라든지 앞으로의 복선을 다지는지라 크게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분위기가 4권에서 드래곤 시티를 만드는 과정 되풀이랄까요. 에스텔의 영지를 노리는 재상의 꿍꿍이가 약간 드러나지만 이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로코로코의 만남과 그녀와 커뮤니를 이어가는 중반 이후까진 조금 그로테스크한 면을 보여주지만 이 역시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지 않고 올바르게 마주한다는 클리셰 범주라서 딱히...

 

여전히 섹드립과 성희롱이 난무하지만 이것도 계속되니 슬슬 식상하군요. 로코로코는 그의 이런 섹드립과 성희롱에 기막혀 하면서도 자신을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여준 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게 방향을 잘못 잡은 게 아닐까 싶은, 그러나 로코로코를 만나게 되면서 다나카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거나 다음 없는 형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종족을 곁에 두었으니 귀족을 상대하든 그 무엇을 상대하든 상대의 패를 보며 도박을 하는 거나 다름없는 것이죠.

 

어쨌건 에스텔이 리타이어 되고 에디타 선생이 진히로인으로써 입지를 더욱 다져 갑니다. 하지만 이번에 젊어지는 비약 관련해서 이룰 수 없는 바램을 약속한 것에 다나카에게 들통날까 전전긍긍하게 되고 그걸 알아버린 다나카가 또 대인배 기질로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점점 더 다나카+에디타 페어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장벽은 없어졌다고 할까요. 불쌍한 에스텔, 이름만 두어 구절 나올 뿐 전혀 언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다나카의 마음엔 지워지다시피 했군요.

 

맺으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번엔 딱히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암흑대륙과 젊어지는 비약의 복선 해결과 곳골족 로코로코의 만남으로 새로운 로리의 등장 정도랄까요. 그래서 조금 지루해요. 매너리즘이라는 것입니다. 초중반 암흑대륙에서 계속 반복되는 어중이떠중이 만남은 짜증을 불러옵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으로 배척받는 종족에 관련된 이야기는 그동안 숱하게 언급이 되었던지라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책임질게 같은 클리셰도 있고요. 그리고 새로운 복선으로 마왕과 용사 그리고 성녀가 있겠군요. 다나카를 보고 마왕이 아니냐고 했던 용사, 마왕 맞다고 고자질을 해버린 로코로코,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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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최강 마도사 1 - Novel Engine
아마노 세이주 지음, 후카히레 그림, 김덕진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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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저,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이하 능균)'의 자매품 정도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다른 점은 이세계 전생은 아니라는 것, 신에게서 능력을 받지 않는다. 정도군요. 주인공이자 히로인 '페리스'는 강대한 마력을 잠재 능력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자각을 하지 못한 채 살아가다가 위기에 처한 마을 소녀 '앨리시아'를 구해줄 때 폭주하게 되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앨리시아)의 인도로 마법학교에 들어가 마법 제어를 배운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은 비참함 그 자체로군요. 그녀(페리스)는 철이 들 때부터 노예가 되어 광산에서 마석을 캐며 썩은 빵으로 연명하고 속옷조차 지급되지 않는 열악한 곳에서 그저 이 삶이 잘못되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매일 혹독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정체불명의 마술사의 공격으로 광산은 소멸, 페리스도 여기에 휘말려 죽을뻔하다가 겨우 목숨을 건져 마술사의 추격을 피해 마을로 숨어들었고 거기서 운명의 앨리시아를 만나게 됩니다. 자신보다 두 살이 많은 앨리시아를 아흔다섯 살로 봤던 페리스...

 

괴한에게 납치당할뻔한 앨리시아는 부랑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던 그녀(페리스)를 생명의 은인으로 받아들여 씻기고 먹이고 좌우지간 공들여 대우해주게 되는데요. 보통은 있을 수 없죠.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고 해도 어디서 사는지도 모를 말뼈다구 같은 더러운 애를 집에 들이는 것도 모자라 침대에 눕히고 씻기고 먹을 것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요. 귀족 계급은 나오지 않았지만 앨리시아의 집안은 못해도 중급 귀족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실 이쯤 읽었을 때 이 작품의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계급(카스트?)은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평민과 귀족은 어울려 살아간다는 건 있을 수 없을 겁니다. 더욱이 페리스는 노예 신분, 그러니까 판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책벌레의 하극상이나 월드 티처, 전생검 같이 사실적인 이야기가 아닌 만인이 생각하는 좋은 방향, 즉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방식의 작위적인 이야기가 주체가 되지 않을까 했던 것이죠.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보게 되면 열에 아홉은 그 아이가 잘 되길 바라잖아요. 이 작품은 그런 계열입니다.

 

그래서 역겨운 장면 가령 페리스의 마력을 탐내서 억지로 양녀로 들인다던지 씨받이로 키운다던지 같은 지저분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부담 없이 읽을만하죠. 이후 앨리시아와 함께 수도로 가서 마법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으레 여러 에피소드를 거치며 친구도 만들고 앨리시아가 다시 위기에 빠지는 등 다사다난한 일들을 겪어 갑니다. 이 과정에서 참으로 평화로운 나날을 지내며 지난 아픈 과거를 떠 올리고 상처를 보다듬어주는 이야기도 좀 넣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런 것보다 조금 특출난 애를 괴롭힌다는 클리셰를 꼭 넣어야만 했는지 아쉬웠군요.

 

이 작품의 재미있는 부분? 글쎄요. 애가 광산에서 워낙 시달림을 받으며 살아와서 그런지 매번 저자세로 일관해서 무슨 일이든 사과부터 하는 통에 조금은 질립니다. 철들 때부터 광산에서 노예로 지내다 보니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사실 이게 모에 포인트이긴 합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꼼지락 꼼지락거리는 게 햄스터 같다고 할까요. 귀여운 것에 사족을 못쓰는 분들이라면 조금은 먹히지 않을까 싶었군요. 하렘은 나오지 않습니다. 역 하렘도 없겠다 싶었군요. 여자애들만 주구장창 나옵니다. 여기서 페리스(능균으로 치면 마일)의 마력 하며 여자애들끼리 뭉치는 것하며 능균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필자는 접하지 않았지만요.

 

자신이 여자인지도 모르고, 열두 살 여자애를 아흔다섯 살로 본다던지, 문자도 모르고, 빵 이외엔 음식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페리스, 세상 물정과 상식 결여는 어딘가 근본부터 잘못되었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그녀의 지식은 어딘가 어긋나 있습니다. 작가는 얼마만큼 처절하게 가라앉히고 얼마나 띄워 주려는 걸까. 학교 친구들 앞에서 자신을 노예라고 당당히 밝히고 광산에서 땅굴을 팠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그녀는 어딘가 애처롭습니다. 앨리시아에게 버림받으면 광산에 가서 땅굴을 파겠다는 그녀, 그렇기에 페리스를 절대 놓지 않으려는 앨리시아에게선 엄마의 그림자를 엿보게 합니다.

 

그래도 좀 아쉬웠던 게요. 옛날 필자는 이런 만화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마을에서 척추 장애(꼽추)를 안고 마을 사람들에게 냉대와 괄시 괴물이라 매도를 당하며 살아가던 어느 소녀의 이야기. 어느 날 지나가던 꼬마가 엄마에게 묻길 '저 언니 등이 왜 저래?'라고 하자 엄마는 '등에 날개가 들어 있단다'라고 했었고, 그 말을 긍정이라고 하겠다는 듯이 소녀가 등에서 솟아난 날개를 펼치고 창공을 날아 오르는 장면을 끝으로 엔딩을 맞이했었던, 사실 이것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중요한 건 내면이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긴 합니다만.

 

여튼 페리스도 초반에 그녀가 처했던 탄광 소녀 시절에서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른 저 소녀처럼 높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중반 이후부터는 역시나 라이트 노벨답게 흘러가는군요. 이럴 거면 뭐 하러 탄광 소녀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그녀의 과거 트라우마는 쉽게 잊혀지고 맙니다. 조금 더 현실감 있게 자신이 노예라는 신분을 자각하며 이 삶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을 내비쳤더라면 극중 분위기를 조금 더 끌어올리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설정은 이렇게 무섭습니다.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호의를 주의하라는 메시지도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맺으며, 사실 이 작품은 이세계 전생은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흐름입니다. 이세계 전생해서 먼치킨이 되어 간다는 방식을 이세계 주민으로 바꿔 놨을 뿐이랄까요. 거기에 세계멸망 복선이라던지 주인공 진짜 정체는 이것이다라는 클리셰등, 흥미로운 요소는 솔직히 없었습니다. 거기다 설정 구멍은 시베리아 차가운 바람이 지나가도 끄떡 없을 정도로 허술했군요. 가령 앨리시아가 유괴범들에게 노림을 받고 있는데도 호위를 붙이지 않는다거나, 페리스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알면서도 방관 모드로 일관하고, 좀 더 다나카나 하다못해 월드 티처처럼 귀족들이 그녀(페리스)를 둘러싼 분쟁이라도 보여 줬더라면 좋았지 않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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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강의 모독자 2 - L Novel
사카키 이치로 지음, 아카이 테라 그림, 원성민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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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전생 혹은 전이자를 주제로 한 작품 중에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찾기가 참 힘이 듭니다. 이세계로 넘어가는 주된 원인은 사고이고 이세계로 넘어가서 현대의 지식으로 문화적 충격을 주는 것, 가령 이세계엔 없는 물자를 만들어 낸다던지 지식으로 신문물을 만들어 내는 것 말입니다. 많은 이세계물들이 이런 걸 기반으로 하고 있죠. 그래서 캐릭터 개성은 다를지언정 내용은 붕어빵 틀에서 찍어낸 붕어빵의 연속이 됩니다. 결국 겉모양은 같고 속으로 팥이 들어가냐 슈크림이 들어가냐 기타 여러 속이 들어가냐의 차이죠. 돌이켜보면 이런 점들은 이세계 사람들은 무지몽매하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 침략, 아웃브레이크 컴퍼니라는 작품이 한창 인지도를 올려갈 때 이런 말이 자주 언급되기도 했죠.

 

학교에서 공부만 하던 학생이 농사에 대해 잘 알고, 문과이면서 이과의 지식에 풍부하다던지 같은 어떻게 이세계로 넘어가면 다들 현실에선 배우지 않은 지식을 설파할 수 있는가 물음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게 이세계물이 아닐까 하는군요. 그나마 로또 400억의 경우엔 현실과 양방향 통행하면서 지식을 전수하는 개연성이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무슨 만물박사라는 것마냥 도라에몽 주머니처럼 지식이 끝없이 흘려내죠. 작가는 개연성을 부과하기 위해 얼렁뚱땅 구렁이 담 넘어가 듯 주인공이 현실에 있을 때 책을 읽어서 지식이 있다는 둥 같은 걸로 얼버무리기 바쁘고요. 이 작품의 주인공도 죽기 전 도시에 살던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는 게 그의 정체입니다. 이세계로 넘어와 연금술로 만든 육체에 혼이 깃들어서 그에 대한 지식은 있다지만 그 외에는 문외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수도에서 교황 등 교회 관계자들을 살해하고 변방 깡촌 프리트랜트로 흘러든 주인공 유키나리와 그의 동행자 다샤, 토지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풍습이 남아 있는 프리트랜트에서 마침 제물로 끌려가는 베르타를 구해줌과 동시에 토지신을 죽여 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버리는데요. 생각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가 낳은 불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키나리의 개입으로 졸지에 토지신을 잃은 프리트랜트는 멸망의 기로에 서게 되고 이에 유키나리는 할 수 없이 토지신으로 자리 잡게 되죠. 여기까지가 1권의 이야기이고 지금부터는 자신이 저지른 일들에 대한 뒤처리입니다. 여기서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나오게 되는데요. 토지신이 관장했던 대지의 풍요를 대신해줘야 되는 유키나리는 관개수로를 만들어 밭을 개간한다던지 비료라던가 이런 걸 준비해 가는 장면들은 역시나 이세게 전생물 답다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필자는 1권에서 보여줬던 토지신에게 제물이 바쳐지는 시스템을 타파하고 물러터진 생각을 두들겨 패서 사람들을 각성 시켜 스스로 살아갈 수 있게끔 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2권은 역시 이세계 전생물 정석대로 흘러가는군요. 이세계 상식을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되었다곤 해도 사실 자기가 저지른 일을 나 몰라라 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 질려는 모습은 칭찬해 마지않을 수 없긴 하죠. 뭐, 일본에 있을 때의 지식과 법률의 잣대를 이세계 사람들에게 들이대도 소용없는 것이라서 타협점을 찾아냈다고도 할 수 있지만요. 여튼 관개수로 등 농사를 촉진하는 방법과 토지신이 사라짐으로써 제물로 육성되던 고아들의 처우가 대두됩니다.

 

오직 그것만을 위해 길러지던 고아들이 앞으로 처할 비참한 생활, 거기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실직 등이 맞물려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고 그걸 타파하기 위해 동분서주 중 새로운 토지신을 만나게 되는 등 다사다난한 일들의 연속입니다. 어느 정도 능력을 얻은 몬스터(작중엔 다른 이름으로 불림)는 일정 구역에 자리 잡고 토지신이 되어 땅을 윤택하게 해주는 대신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 인신공양을 받아야 되는 시스템인 변방의 이세계, 하지만 유키나리의 등장으로 이 시스템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 오게 되죠. 수백 년을 살아온 토지신 이그두라의 만남은 새로운 가능성을 비춥니다. 그것은 인신공양이 없더라도 토지신은 자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이것만이 아니라 오해에서 시작된 싸움에서 우정이 싹터 친구 사이가 된 이그두라와 유키나리의 관계에서 토지신은 꼭 나쁜 녀석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서술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렇게 흘러 갑니다. 마물이라도 대화가 통하는 상대, 이런 것들이 이세계 전생물에서 빠지지 않는 클리셰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세계에 없는 지식을 동원해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게끔 하는 것, 마치 일본식으로 표현하자면 아마테라스의 강림이랄까요. 너무 오버하는 거 같지만요. 물론 현 시중에 나와 있는 이세계 전생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 대부분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개중엔 이세계 전생이나 현실에서의 지식에 연연하지 않고 캐릭터 개성을 살려 이세계 전생은 껍질일뿐 본질은 이것이라는 것마냥 날아다니는 작품도 많죠. 그런 부분에서 이 작품이 좀 아쉽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유키나리의 앞날은 순탄하지 않을 거라는 복선은 계속해서 투하가 되는데 절대적인 긴장감 제로, 캐릭터 개성 부재 등은 뼈아프게 다가오지 않을까 합니다.

 

맺으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긴장감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었군요. 사실 구입해두고 4개월이나 방치해뒀었습니다. 이럴 줄 알고요. 그래서 굳이 한 줄 평으로 평가하자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지만 소문 안 난 잔치에도 먹을 게 없다. 1권은 그나마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2권은 전형적인 이세계 전생물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평점을 주자면 10점 만점에 4점? 재미없는 리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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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조사원 1 - J Novel Next
아야사토 케이시 지음, lack 그림, 이엽 옮김 / 서울문화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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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마녀의 여행과 유사합니다. 그렇다는 건 키노의 여행 하위 호환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읽기엔 좋습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새로운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옴니버스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주인공이자 히로인 페리는 사역마 토로와 최강의 환수 어둠의 왕 크슈나와 함께 한 곳에 정을 두지 않고 계속해서 여행을 떠납니다. 각지에서 벌어지는 환수와 인간의 대립을 해결하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책에 기입하며 때론 인간의 이기심을, 때론 인간에게 정이 들어 떠나지 못하는 환수를 바라보며, 그녀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누구의 편을 들기보다 그저 올바른 판단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자신들이 살기 위해 타인을 제물로 바치는, 가령 카르네아데스의 판자(검색의 생활화)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당신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지기도 합니다. 옛날에 봤던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김전일은 모두가 살 길을 찾겠다고 했었던 게 기억에 아직 남아 있군요. 그렇습니다. 이 작품은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때론 구분이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을 돌봐주던 소녀를 강도떼에게 넘긴 마을 사람들의 이기심에 상처를 받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 와이번(용종)은 누구보다 강하지만 누구보다 약하다고 서술합니다.

 

자신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었던 마을 남자에게 보은이랍시고 많은 물고기를 잡아줬던 머메이드(인어)의 선행은 저주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누군가가 혜택을 받으면 누군가는 질투한다는 진리, 인간의 꿰어 잡아먹기도 하고 인간에게 속아 사람을 헤치는, 그래서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구분을 힘들게 합니다. 그것이 안타까운 페리, 모두가 사이좋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마음은 언젠가 보답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종말에서 배신을 낳습니다. 이게 좀 충격이었습니다. 어른들의 서슬 퍼런 노기에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뜻을 관철하며 꿋꿋하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던 그녀였기에...

 

그 흔한 벗기기나 하렘(여기선 역하렘)은 없습니다. 최고로 많이 보여준 게 네코미미군요. 이전 작 B.A.D.에서도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보다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여기에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소소한 개그라고 해야 할지 어둠의 왕 크슈나와 사역마 토로의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흐뭇하게 합니다. 언제까지고 그녀를 보좌하며 언제까지고 함께하겠다고 했던 이들, 그렇기에 페리는 여행을 하며 외롭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엔딩은 그녀가 주인공이 아닌 또 다른 결말이자 시작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심각한 스포일러라서 못 전하는 게 아쉽군요.

 

매회 옴니버스식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환수와 인간의 공존을 바라는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만화 충사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사실 마녀의 여행보다 충사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벌레를 보는 긴코가 각지를 돌며 벌레가 일으키는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그 과정에서 인간과 공존해 살아가는 벌레도 있고 나쁜 짓을 하는 벌레도 있고 긴코는 이들을 중재해서 서로가 공존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역설하고 있죠. 이 작품도 그와 유사합니다. 어둠과 빛의 관계인 인간과 환수가 일으키는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서로가 상처받는 것에 가슴 아파하며 자신을 돌보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려는 페리의 눈물겨운 노력은 가슴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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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 용사 성공담 7 - Novel Engine
아네코 유사기 지음, 박용국 옮김, 미나미 세이라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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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6권 연장선상에 있어서 별로 쓸게 없군요. 사실 이런류의 이야기는 리뷰어를 상당히 애로 하게 만들죠. 하다못해 이야기가 진지해지거나 그로테스크하면 그나마 나을 텐데 없어요. 이번 7권은 영귀는 용사가 찌부러지든 말든 상관없이 사람들의 영혼을 수집해 결계를 치고 파도로부터 인류를 지켜주는 착한 요물(?)이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해 영혼 수집이라니 난 인정 못한다는 나오후미의 정의감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권속기(아래에서 다시 설명)의 협동이 더해져 인간의 가능성을 보인다는 게 요점입니다.

 

영귀의 막강한 재생력 때문에 싸움은 녹록지가 않고, 그러던 차에 이전에 잠깐 복선이 나오기도 했던 '오스트'라는 모령의 여성이 나오후미에게 다가오는데요. 그녀의 정체는 영귀 사역마, 그녀의 등장은 본체가 되는 영귀가 나쁜 짓을 하니 쓰러트려 달라는 클리셰로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오스트는 그 영귀의 영체화 같은 것인데요. 그녀 왈: 이대로 가다간 사람들을 멸절로 이끄니 자신(본체)을 쓰러 트려 주세요.라는 이야기를 거의 300페이지에 걸쳐 장황하게 해댑니다.

 

위에 것만으로는 성이 안 찼는지 영귀가 날뛰는 원인은 따로 있었다고, 그러니까 흑막이 있었다는 클리셰를 더 갖다 붙이는데요. 봉인되어 있어야 할 영귀를 억지로 깨워 세계를 정복하겠다고 '쿄'라는 이름을 가진 중2병 시키가(이하 마왕) 등장해서는 나오후미와 그 일행에게 맞는 쪽은 처절하긴 한데 어딘가 지리멸렬한 공격만 해댑니다. 이 마왕은 자신의 생각만이 정의라는 나쁜 놈의 정석을 보여주며 어차피 멸망할 세계라는 둥 지 멋대로 복선을 투하하기도 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나불나불~ 주둥이 배틀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꼴에 보스랍시고 꽤 하는군요. 매번 식겁하는 공격을 받으며 쩔쩔매는 나오후미 앞에 이전에 그를 죽이려 했던 라르크, 테리스, 글래스가 나타나 어째서인지 나오후미 진영에 붙습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료? 자, 응원군까지 받았으니 2회전 들어가야지? 쩝... 만화에서 수십 회 분량을 소모하며 실컷 싸우고도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라는 전개는 작가도 양심이 있는지 그렇게 많이는 기용하고 있지 않군요. 사실 이런 거까지 집어넣었다면 필자는 당장에 불쏘시개로 썼을 겁니다.

 

어차피 이런류의 이야기는 권선징악형이니 영귀와의 싸움이든 마왕과의 싸움이든 끝은 나게 마련이죠. 필자는 가끔 생각합니다. 마왕이 이기는 세상을요. 하지만 마왕에게 있어서 현실은 시궁창이죠. 그리고 기승전결을 내다 버리는 작가의 센스에 건배를, 또 그리고 본체의 죽음은 영체의 죽음이라는 정석적인 전개도 빼놓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두와 함께여서 기뻤다는 오스트, 햇빛이 비치는 양지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에서 잠시지만 게임 fate stay night의 세이버 엔딩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영귀 같은 존재가 3마리나 더 있어? 자, 다음 타자 봉황님은 출전을 준비하시고요.

 

어쨌건 지금까지 나왔던 복선을 조금 언급해보자면, 사성용사(나오후미를 포함한 용사 찌끄레기들)의 하위 버전인 칠성용사의 등장인데요. 권속기라고도 불리나 봅니다. 사람이 무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무기가 사람을 선택하는,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의바나디스 같은 격이랄까요. 그런 인간이 7명 있다는데 5권부터 언급이 되고 있건만 이번 영귀 사건에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담으로 라프타리아의 출신인데요. 은근히 동양 계열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게 하는데 이런 복선은 좀 작작 좀 해줬으면 하는군요. 꼭 보면 판타지 지식이 딸리면 일본풍을 집어넣더라고요.

 

그 담으로 이전에도 조금 언급했지만 라르크와 테리스 그리고 글래스의 정체군요. 아마 8권에서 밝혀지지 싶은데 그동안 나오후미가 있는 이쪽 세계의 용사를 죽이려고 움직였다고 하니 아마 예전에 언급했던 '지어스(우리들의)' 세계관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 다른 세계를 죽여야만 하는, 사실 이건 복선이 아니라 확정이 되어 가고 있군요. 근데 나오후미에겐 암담한 게 라르크 일행은 권속기에 해당하고 사성 용사는 따로 있다는 복선입니다. 파도 때 나오후미를 압도했던 라르크보다 더 강한...

 

맺으며, 재미없었습니다. 어느 분의 1~4권만 재미있다. 어느 분은 1~6권까지만 재미있다.라는 게 실감 나는 7권이었군요. 지리멸렬하다는 계열의 수식어는 몽땅 다 줘도 모자랄 판이었습니다. 어느 부분이 그랬냐고 물으셔도요. 전부라고 답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영귀를 쓰러트려 희귀템을 얻겠다며 가출했다가 행방불명된 삼용사를 찾는 것부터 해서 부활한 영귀를 맞아 약점을 찾아가는 부분 전부 식상하고 지루하고 말도 억수로 많은 게 한숨을 몇 번을 내쉬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거 같은 작품이 맞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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