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술사의 재시작 1 - ~즉사 마법과 스킬 카피의 초월 힐~, J Novel Next
츠키요 루이 지음, 시오콘부 그림, 문기업 옮김 / 서울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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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순진한 시골 꼬맹이가 사기당하고 열받아서 복수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14살 성인(?)이 되면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나타난다는 클래스(직업)에 기대어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노라 했던 소년 '케얄'은 14살이 되던 날 치유(회복술사)라는 클래스와 세상에 10명 밖에 없다는 용사에 선택되었습니다. 이 시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마족과 전쟁 중이었던 인간들은 용사와 영웅을 갈망하였고, 소년은 시대의 부름을 받아 용사가 되어 사람들을 지키겠노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날, 자신을 마중 나온 왕녀이자 마술의 용사 '플레어'의 인도로 왕도에 간 케얄에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의 바람대로 용사로써 사람들을 지킬 수 있을까?

 

주인공 케얄의 클래스인 치유의 능력은 단순히 힐로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육체를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인데요. 그런데 그러려면 상대에 대해 알아야 하고, 무엇이 정상인지 상대에 따라 다 다름으로, 그에 따라 육체에 새겨진 상대의 경험을 체험해야 비로써 치유가 성립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이것은 시간 역행과도 같은 것이죠. 망가지기 전으로 되돌린다는 의미, 그러기 위해선 상대가 경험했던 모든 것을 알아야만 된다는 것, 문제는 이 체험이라 게 대상자가 그동안 걸어왔던 모든 것을 한순간에 시술자에게 주입되는 것임으로 당연히 뇌에 엄청난 과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이건 순수한 시골 소년이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는 체험일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 보니 당연히 안 하겠다고 땡깡을 부리게 되죠. 그의 치유 능력을 본 플레어는 국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쓸모는 있지만 몸 일부가 잘려나간 영웅들을 불러 모아 그에게 치료를 시키려고 하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나라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니 구슬려 가며 너님(케얄)이 좀 희생하세요. 같은 상냥한 마음이라도 있었다면 그나마 낫겠는데 케얄의 치유 프로세스가 무엇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은 게 그녀의 실수가 되어 갑니다. 그녀는 그를 전열, 후열에도 써먹지 못하는 무 쓸모 치료 용사라 낙인찍고 인간 이하 취급을 시작으로 뽕을 놔서 약물중독에 빠트리는데요.

 

근데 작가가 이것만으로는 뭔가 약했는지 이상한 설정을 두 개 박아 버립니다. 첫 번째로는 등장인물들이 죄다 사이코패스 성격 파탄자 안드로메다를 장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기부여나 개연성 때문에 주인공 주변엔 악인만 심어놓으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히로인 '플레어'는 중증 사디스트, 극단 주의자, 차별 주의자, 성격 파탄 등 S 기질이 있는 여왕이 가져야 할 덕목(?)을 두루 장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인간 최강 법사이자 용사인 그녀에게 치유 외엔 별 볼일 없는 주인공 케얄이 가진 가치는 언급해서 무얼 하랴 같은 것이죠. 후반부에 보면 이게 어떻게 전연령가로 발매될 수 있었지 같은 일을 그녀는 서슴없이 합니다.

 

더욱이 그나마 여자에게 당하는 거라면 일말의 흥분(?)이라도 있지 소애 성애자(주로 남아)를 앓고 있는 남자 동료는 그에게 등짝 좀 보자고 합니다. 자신이 사모하는 플레어에게서 사랑(?)을 받는다고 시기한 진성 레즈 검의 용사에게 매일 죽도록 맞기도 하고요. 사실 여기까지는 뭐 무난한 설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의 체액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고 하면 인간은 무슨 짓을 할까요. 용사 케얄은 그것이 가능합니다. 체액을 상대에게 줌으로써 상대로 하여금 한계 돌파의 여지를 주는 능력, 이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참고로 체액이라 하면 피나 침도 효용이 있지만 제일 확실한 건 아랫도리의 그것을 받는 것...

 

이 정도면 주인공 케얄이 받았을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아실 겁니다. 일단 초반에 나오는 [검성]이라는 '크레하(히로인)'을 제외한 대부분 사람들에게서 고통을 받게 돼요. 그래서 케얄은 복수를 다짐하고 제2의 인생을 갈구하게 되죠. 그리고 마침내 첫 번째 인생의 종착역 마왕전을 끝으로 내 다시 시작하여 그동안 나에게 고통을 준 너희들에게 단죄를 내리겠노라, 그렇게 회복술사는 인생을 재시작 합니다. 사실 이 작품은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업그레이드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흔직세에서 김빠진 분들에겐 이 작품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죠. 나를 나락으로 빠트린 사람에게 단죄를 내린다.를 정말로 잘 표현 해놨습니다.

 

그런데 처절한 반격의 서막을 올리지만 이게 참 어딘가 2% 부족한 필력을 보여줍니다. 작가가 설명에 엄청 집착해요. 스킬이나 상황적 등, 스테이터스를 열어 놓고 부가 설명을 참으로 꼼꼼하게 설명을 해댑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뒤로 갈수록 별로 필요 없는 것들이죠. 그러다 보니 맥이 끊기고 분위기가 살지 않아요. 능욕신에선 입을 틀어막고 구역질을 내뱉을만한데도 감흥이 별로 없어요. 그러다 보니 주인공이 당했던 부조리를 대갚음해주는 장면들은 부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첫 번째 인생에서 그토록 고통을 받았으니 너희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두 번째 인생에서 굳이 첫 번째 인생을 따라가며 복수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것도 있습니다.

 

플레어가 가진 용사 레이더망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데다 괴물 같은 플레어에게 당해낼 수 없으니 지금은 조용히 당하자 같은 마음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첫 번째로 치유를 쓸 때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자기가 가진 가능성을 내비쳤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레이더를 기만하고 도망 다니면서 힘을 키웠더라면? 이미 첫 번째 인생에서 자신의 체액이 가진 능력(?)을 알았으니 이걸 이용해 전사 노예를 구한다던지? 열린 가능성을 내버려 두고 굳이 사디스트에 가서 괴롭힘당하고 복수한다. 개연성이 좀 문제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거기에 플레어가 아무 짓도 안 하면 굳이 제재를 가할 필요가 없다 같은 착해빠진 생각도 하는데 그러니까 안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플레어의 몸을 원해서이진 않을까. 자신이 강간 당했다고 똑같이 대갚음해 주겠다는 양 일부러 사선에 뛰어들어 고통을 받고 대갚음해 준다. 사실 이것은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히틀러를 죽인다고 해서 2차대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같은 문제와도 같습니다. 저 사람은 분명 앞으로 나쁜 짓을 할 테니 그전에 없애자, 아직 저지르지 않았는데 없애는 건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거 아닐까 하는 대립을 하게 하죠. 그래서 그렇다면 역사대로 흘러가게 하면 문제없겠지가 되어 버립니다. 누가 괴물이고 누가 선이고 누가 나쁜지 도통 모르게 돼요. 고작 가볍게 읽는 작품에서 너무 나가는 게 아닐까 싶지만 그만큼 위화감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쨌건 복수물답게 신사적으로 사양하는 분위기는 없습니다. 플레어를 필두로 전열로 쓰기 위해 대려오는 아인족 세츠나까지 주인공은 거리낌 없이 아랫도리를 흔들어 댑니다. 정말 이런 걸 어떻게 전연령가로 발매했는지 제이노블 능력이 대단하다 하겠습니다. 거기다 등장인물 연령까지 들먹이고 있어서 자칫 아청법에도 저촉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발매되었으니 법은 비켜갔겠죠. 여튼 흔한 이세계물답게 회복 밖에 쓰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만 쓰라는 법 없다는 듯이, 나약하게 만들어 놓고 괴물로 승화 시키는 전개를 이 작품도 따라갑니다. 마치 드래곤 볼의 셀처럼 능력을 마구 흡수하면서 최약의 존재가 최강이 되어 가는...

 

맺으며, 글 좀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잘 안 되는군요. 여튼 복수물으로 본다면 수작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보통은 상대가 아무리 잘못을 해도 비장하게 폼 잡고 고통을 느낄 사이도 없이 보내주는 신사적인 반면에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아요. 할 건 다 합니다. 특히 그 대상이 여자가 되었을 경우 아무리 적이라도 비참하기 짝이 없죠. 그리고 아랫도리를 마구 휘둘러 대는 것에서 고자물을 싫어하는 분들에게도 잘 맞을 겁니다. 하지만 노예 세츠나를 보더라도 그녀를 강하게 키운답시고 아랫도리를 가져다 대니 앞으로 만나는 여자마다 그러지 않을까 싶은 게, 처녀 히로인을 바란다면 이 작품은 맞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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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15 - Extreme Novel
카와구치 츠카사 지음, 한신남 옮김, 카타기리 히나타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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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글을 위시한 '월광의 기사단'은 작슈타인과 무오지넬의 대군을 물리쳤습니다. 유사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여 티글은 한 번은 궤멸되면서도, 처절한 공방전을 펼친 끝에 버텨 냈습니다. 이로써 당분간은 평온을 되 찾으리라, 티글이 자신의 영지인 알자스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 전국(戰國)의 소용돌이에 휘말린지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군요. 귀족 간 왕의 자리를 놓고 일어난 내전을 평정하고 이어진 무오지넬과의 전쟁, 특사로 갔던 아스발에서의 고초와 귀환 중 사고, 기억을 잃고 방황했던 나날, 그리고 마물과의 싸움과 또다시 일어난 대규모 전투는 그에게 소중한 것을 앗아가기도 했고, 소중한 것을 손에 넣게 해주었습니다.

 

근 1년 만에 후속권이 나왔습니다. 필자는 절판되는 게 아닐까 했는데 이렇게 나와주니 기쁘기 그지 없군요. 이번 에피소드는 크게 3가지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하나 - 엘렌과 맺어진 이후 두 번째 여인이 품으로 들어오는 것, 둘 - 그동안 간간이 나왔던 마물과 티타의 몸에 현현했던 여신 티르 나 파에 관련된 것들, 셋 - 지스터트에서의 불온한 움직임, 이미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에렌 이후 당연한 수순으로 티글의 두 번째 여인이 된 히로인이 탄생했습니다. 누구인지 밝히고 싶지만 제목에 스포주의라고 해뒀음에도 스포질 한다고 해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 히로인 비중이 역대급 공기라서 안습하다는 것이군요.

 

이 작품에서 류드밀라 다음으로 귀엽지만 지금은 완전히 공기로 변해버린 그녀를 티글은 두 번째 여인으로 맞이하며 품으면서 '그는 여타 (남)주인공과 다르게 고자가 아니라고 확실히 선언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퍼스트 여인 에렌과의 관계는 계속해서 미묘해지고 있는데요. 이젠 동침까지 서슴지 않는 관계까지 발전을 하였지만 에렌의 공녀라는 지위와 타국인이라는 것에서 이들의 관계를 좀처럼 수면 위로 끌어올리지 못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합니다. 에렌은 모든 걸 버리고 자신에게 오라는 그 말 한마디만 해준다면, 하고는 있지만 티글은 어떻게 해주겠다는 말만 한 게 벌써 반년이 지나고 있군요.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또 한 명의 히로인 '류드밀라' 츤데레의 대명사로 꼽히는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영지를 내팽개치고 그의 곁에 붙어 '아니거든?'하며 졸졸 따라다니는 게 이번 일러스트의 귀여움과 더블어 조만간 일내지 않을까 하는 플래그가 서버렸습니다. 소피야는 일찌감치 그를 예약해둔 상태라서 지금은 그저 기회만 엿보고 있고요. 거기에 왕녀 레긴 또한 두 번의 대시 끝에 미래라는 결실을 쟁취하고야 말죠. 그리고 또 한 명 리무도 이번에 플래그를 세워 버리는데요. 이렇게 한낱 지방 영주 찌끄레기에 불과한 그에겐 어울리지 않는 여자들이 왜 그라는 존재를 마음에 두는 것일까. 그것은 그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희생정신 때문이겠죠.

 

그동안 바나디스(엘렌이나 소피야, 류드밀라)와 합동 공격을 해야 겨우 격퇴 시킬 수 있었던 마물 관련이 정립됩니다. 티글을 노리기도 하고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나타나 괴롭혔던 마물들의 진짜 목적이 드러나면서 안 그래도 인간들 쌈박질에 골치 아파 죽겠는데 거기에 기름을 끼얹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성장한 티글과 바나디스에겐 상대가 되지 않는, 사실 마물은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라는 궁극적인 이야기를 완성 시키기 위한 들러리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사샤의 죽음 등 티글과 에렌에게 제일 많이 접점을 만들어준 게 마물이기도 하죠. 그리고 다른 바니디스와의 접점에서도 빠지지 않기도 하고요.

 

여튼 그쯤 에렌이 속해있는 지스터트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생겨납니다. 다음 무대는 브륀을 떠나 지스터트가 되겠군요. 작슈타인과 무오지넬과의 전쟁을 끝내고 사절단으로 지스터트로간 티글과 그 일행에게 왕권을 둘러싼 음모와 태풍이 불기 시작하는데요. 그 중심에 바나디스 '발렌티나'가 있었으니, 사실 이것 또한 이전부터 복선이 있어 왔던 것이죠. 그녀(발렌티나)가 지금부터 벌일 일들은 알고 보면 피식할 부분이긴 한데 하필 티글이 와 있다는 것에서 그녀의 운은 어찌될지 모르는, 브륀을 구했던 구국의 영웅 티글은 지스터트에서 또다시 그 진가를 발휘할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남의 나라가 왕권을 두고 암투를 벌이든 티글로써는 딱히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지만 자신의 여자가 휘말리게 되면 더 이상 남의 이야기는 아닌 것이죠. 에렌을 필두도 류드밀라나 소피야 나아가 이젠 수줍쟁이가 되어버린 엘리자베타까지 휘말리게 생겼으니 티글로써는 또다시 전란이 될지 모를 일에 머리를 들이밀게 생겼습니다. 그것을 증명하겠다는 양 소피야와 엘리자베타를 급습하는 자가가 나타나는군요. 그리고 이야기는 다음권으로...

 

맺으며, 뭐랄까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마탄의 왕과 바나디스라는 아이덴티티를 정말 잘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뒤로 갈수록 삼천포로 빠지지 않고 외길만 고집하는 장인정신을 엿보았다랄까요. 마법은 거의 없는 정통 중세 시대 판타지물에서 마물이라는 이질감을 바나디스의 탄생 비화와 엮으며 무난히 소화 시키고 티글이 왕이 될 거라는 복선을 집어넣음으로 이야기가 버그 나지 않게 조화 시키는 작가의 실력이 대단하다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히로인들도 저마다 눈치 보며 내 남자를 독차지하기 위해 싸우가나 음해하지 않는 모습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고요.

 

하지만 에렌의 마음은 바나디스 전체(일부 빼고)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에서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티글이 브륀의 왕으로 추대된 시점에서, 자신들은 타국인이라는 점, 영지를 가진 공녀라는 지위에 묶여 그에게 제대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점, 그래서 두 번째로 선택된 히로인에게 그렇게 관심을 보이는 모습에서 또 한 번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죠. 그녀들로서는 이런 난관을 돌파하고 좋아하는 남자의 품에 안기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티글이 브륀의 왕이 되면 모든 게 잘 풀릴까. 하지만 레긴이 욾조린 대사는 복선이 되어 티글로 하여금 브륀과의 작별을 선택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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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공주님 2 - Novel Engine
리시 지음, 카르체트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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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주님이 미운 7살이 되었습니다. 7살... 7살... 작가 양반 너무 앞서가는 거 아닙니까? 1권에서 겨우 1살이었던 주인공을 대뜸 7살까지 뻥 튀겨 놓으면 어떻게 따라가고요. 이 작품의 모토는 육아와 비앙카의 귀여움이잖아요. 그런데 아기 때의 귀여움을 1권으로 끝내 버리다니 너무한 거 아니냐고요. 표지를 보고 설마 했는데 7살이 되었다는 글귀를 접하고 '헐'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답니다. 그래요. 작가님이 그럴 마음을 먹었다면 어쩔 수 없죠. 그렇다면 미운 7살의 진가를 바랄 수 밖에요. 그래서 은근히 비앙카가 속마음이 아니라 대놓고 엄마에게 쇼핑이 좋아 내가 좋아? 같은 대사를 바랐는데 이것도 없네요. 하아~ 김빠져...

 

좌우당간 전생에서 재벌가에 태어나 부족함 없는 삶을 살아온 '조안(비앙카)'은 환생 후에도 왕족이라는 것에서 인생의 승리자가 되었다고 자평한 것도 잠시, 아비라는 작자가 첫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에게 돈 받고 옆 나라 할아비에게 시집보내버리겠다고 하니 이보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이 있을까요. 뭐, 귀족이나 왕족에게 있어서 딸이라는 존재는 그 정도 밖에 안 되기도 합니다. 정치적인 정략결혼의 희생양, 처절하다시피(아마도) 귀여움을 어필해온 비앙카의 노력에 엄마는 딸 바보가 되었지만 엄마도 이것(정략결혼) 만큼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그녀의 인생은 16살까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입니다.

 

아비도 생각을 바꿀 기미를 보이지는 않고, 이대로는 정말로 옆 나라 할아비에게 시집갈 판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 여타 전생물을 보면 전생에서의 물건을 이세계에서 재현함으로써 자신의 가치와 돈을 버는 경우를 많이 보죠. 비앙카도 따라 하기 시작합니다. 문화 침략이니 어쩌니 해도 뭐 지식이 있으면 써먹는 것도 좋겠죠. 단 걸 처묵처묵 하다가 몸에 흘린 초콜릿을 씻어야 하는데 그때 등장한 게 냄새나는 빨래비누라는 녀석이군요. 당연히 비앙카는 기겁하고 이에 향기 나는 비누 만들기에 도전, 참 쉽죠~! 같은 일을 벌이며 성공 시키고 그걸 돈벌이로 이용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 함으로써 시집을 안 갈려는 꿍꿍이를 펼치지만...

 

그런 와중에 첫째 오빠에게 봄날이 찾아옵니다. 17살, 한창 사춘기 끝물을 달릴 나이임에도 세자(왕자)라는 이유로 나랏일을 도와야 되는 비운을 맛보고 있는, 얘도 애정결핍에 걸려서 아빠에게 관심 좀 받겠다고 하루 두 시간만 자면서 제왕학이니 국내 대소사 등 애한테 뭘 시키는 거야랄 만큼 자신을 혹사하고 있었는데요. 당연히 연애다운 연애도 못하고, 그전에 왕족이나 귀족은 부모가 정해준 혼사 이외엔 자신의 의사가 들어갈 여지가 없기도 하죠. 결국 엄마는 세자비를 뽑겠다고 면접을 준비해 가는데요. 그러나 비앙카의 덕분인지 마음에 여유를 찾은 엄마는 아들의 의사를 반영하겠다고 하면서 그에게 새로운 전기가 찾아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비앙카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기도 하는데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함으로써 시집을 피해 가겠다고 아등바등 거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첫째 오빠의 결혼 문제에서 돌파구를 보게 됩니다. 첫째는 엄마가 결정해주는 세자비 보다 꽃을,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비앙카 덕분에 엄마에게 있어서 그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첫째와 둘째는 아픈 손가락이 되어 버렸습니다. 죽어도 철이 들지 않겠다고 선언 해놓고 어느새 불혹의 나이가 다 되어 철이 들어버린 엄마, 아들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며 만나는 사람 있느냐?는 엄마에게 아들은... 첫눈에 반한 사람이 있싸옵니다.라는데?

 

왕족으로 태어나 무엇 하나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없는 생활에서 우연찮게 만난 첫사랑(아마도), 첫째는 귀족 영애 '헤스터'라는 여성에게 꽂혀 헤벌쭉이 되어버리는데요. 이 녀석(첫째) 비앙카를 만날 때마다 못생겼다느니 쭈굴쭈굴 하다느니 무겁다느니 하며 여자로서는 참을 수 없는 망발을 일삼았는데 사랑을 해서 그런가 알고 보니 츤데레였습니다. 1권에서는 나가 죽어 포지션이었는데 결국은 쑥스러움, 그런데 비앙카는 자신의 머리가 나쁘다고 디스 하는 걸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첫째 오빠가 자신이 앞으로 헤쳐 나가야 될 롤모델임에도 눈치를 못 챕니다.

 

그게 뭐냐고요? 사랑은 쟁취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정해주는 혼사가 아닌, 오빠도 그랬는데 자신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겠죠. 그런데 내 사랑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변엔 온통 여자 밖에 나오지 않는 데다 사교계에 나가는 건 죽는 것보다 싫어하는 비앙카, 이게 다 아비가 매매혼을 들 먹이는 바람에 그녀의 시야가 좁아져 버린 비참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아양과 귀여움의 부작용으로 엄마는 폭주 상태로 들어가게 되고 옆 나라 할아비와의 결혼은 기정사실로 만들어 가버림으로써 지금까지 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하는, 지나치면 병이 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일이 벌어지는게 암울하기 짝이 습니다.

 

맺으며, 뭐랄까 굳이 왕족을 배경으로 할 필요가 있었나 싶군요. 우리가 아는 판타지 세계의 왕족과는 사뭇 다릅니다. 육아를 바탕으로 하는 순정물에 왕족이라는 배경만 넣었을 뿐 일반 서민적인 생활과 비슷하게 흘러가는데요. 가령 가족이라도 태어난 순간 파벌이 형성되어 함부로 만날 수 없다거나, 사실 고리타분한 정석적인 판타지 세계의 귀족이나 왕족에 비해 이 작품은 다가가기 쉽다는 점에서는 무난 합니다. 즉, 돌려 말하면 판타지 클리셰에 해당하는 설정을 파괴하고 있는지라 좀 더 전형적인 왕족 분위기를 바라는 분들에겐 맞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좀 더 비앙카의 아기 때의 귀여움을 바랐는데 순식간에 7살이 되어서 좀 아쉬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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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7 - L Novel
시라코메 료 지음, 타카야Ki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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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인지 잊었는데 작가가 후기에 자기 입으로 이 작품은 중2병이 작렬한다고(비슷할 겁니다.) 공공연하게 언급했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말대로 주인공 하지메가 보여주는 중2병식 대사와 등장하는 무기들은 그걸(중2병) 부정하지 않겠다는 양 거침이 없었죠. 그 최대의 백미가 6권에서 보여준 인공위성을 이용한 대지 공격이었고, 남자라면 누구나 로망인 SF적 중2병의 발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거침없이 중2병식으로 흘러가다 보니 이야기 자체는 분명 시리어스하고 위기감 넘치고 때론 감성적인데도 중2병이라는 고명이 얹어진 덮밥이 되어 다른 감정들은 표출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요컨대 필자 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리뷰어에게 있어서 짜증 나는 부류라고 할 수 있겠죠. 거기다 이번 표지 때문에 도통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군요. 왜 저리 밝게 해놨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8권이 유에 에피소드인데다 이야기 후미에 꽤 큰 복선을 투하해서 유에의 존재감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이번 에피소드는 히로인 시아의 일족인 하우리아족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지금의 상황에 머물기 보다 한 발 앞으로 나아갈려는 두 명의 히로인들을 그리고 있지만 분위기가 중2병적으로 흐르다 보니 분명 서정적이 될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하는, 참으로 야리꾸리하지 않을 수가 없었군요.

 

시아의 일족인 하우리아족은 격세유전을 타고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아인족들에게 죽임을 당할 운명이었던 '시아'를 지키기 위해 그들의 고향 하르치나 수해를 등졌다가 노예제도가 있는 제국 병사들에게 들켜 일족 상당수가 노예로 붙잡혀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언급뿐이지만 이때 시아의 가족도 꽤 많이 잡혀가 버렸죠. 이 작품이 워낙 중2병스럽고 코믹스러운 분위기에 덮여 심각하게 흐르지 않고는 있지만 사실 자기 때문에 일족이 뿔뿔이 흩어진 정도가 아닌 아인족에게 있어서 지옥이나 다름없는 노예로 끌려갔으니 그녀(시아)가 받았을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을 겁니다.

 

특히 하우리아족은 가족의 유대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종족이고 그럼에 같은 종족인 시아가 받았을 심적 부담감과 고통은 매우 심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그런데 작가가 중2병 익스프레스를 타기로 작정을 해버린 관계로 결국 하지메와 유에의 '스파르타식 교육'이 감성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시아의 감정을 차버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죠. 그리고 두어 달 뒤 그 부작용이 이번 에피소드에서 벌어지는데요. 하우리아족은 불과 백수십 명의 인원으로 몇만 명의 병사가 있을지도 모를 제국을 향해 선전포고를, 더 이상 나약하고 빼앗기는 종족이 아닌 우리 힘으로 우리라는 존재를 쟁취하겠다는 의지, 최약체의 긍지를 보여주겠다는 그들은 중2병을 폭발 시킵니다.

 

그 중심에 하지메가 있지만 모 작품의 청력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처럼 딴청을 피우는, 그러면서 시아가 안고 있었던 트라우마(위에 언급된 내용들)를 떨쳐 내게 해줌으로써 그녀로 하여금 다시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부분은 이게 이번 에피소드의 진짜 이야기가 아닐까 했습니다. 자신 때문에 일족이 노예로 잡혀갔다는 진실, 그리고 그 원흉 중 하나와의 대면은 불과 두어 달 전의 일이었다곤 해도 그녀에게 있어서 지금에 머물 것이냐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의 분기점에 해당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나고 난간에 기대어 밝은 미소를 보여주는 그녀에게서 밝은 미래를 엿보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한 명 왕국의 왕녀 '릴리아나' 얘도 차츰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왕녀임에도 하지메에게 받은 취급은 언제나 박하여 이젠 '왕녀인데...' 하는 말이 입에 붙어 버렸을 정도죠. 마족의 침공과 더블어 내부 분열 그리고 성교회의 궤멸로 인해 왕국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되자 전력 강화를 위해 정략결혼을 하러 제국에 가게 되는데요. 그녀는 아직 어린 나이지만 한 사람으로 여자로써의 행복보다 왕국의 미래라는 왕족에게 내려진 책무를 다하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될 제국의 황태자는 쓰레기 중에 쓰레기, 그런데 쓰레기 확정이라는 부분에서 오히려 그녀에게 닥칠 위기감보다 밝은 미래를 엿보는 아이러니를 맛보게 됩니다. 그야 하지메가 가만히 두고 보고만 있지 않을 테니까요.

 

전체적으로 보면 두 가지 이야기입니다. 하나는 더이상 빼앗기는 삶을 살지 않겠다며 제국을 상대로 분기탱천하는 하우리아 족 이야기, 또 하나는 시아와 릴리아나의 성장을 다루고 있습니다. 성장이라고 해서 외적이 아닌 내면적 성장이라는 게 맞겠습니다만. 시아의 경우 자신 때문에 일족이 고통을 받았다는 트라우마를 떨쳐내는 계기가 되었고 릴리아나의 경우 왕족의 책무도 책무지만 보다 솔직하게 마음 가는 대로 살아도 좋다는 성장을 이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 하지메가 존재한다는 사실, 이놈은 갈수록 삼천궁녀 의자왕 포지션을 만들어 갑니다. 많은 여자들의 가슴에 하트를 심어줌으로 죽창 부대는 안 보는 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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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공주님 1 - Novel Engine
리시 지음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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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사고로 죽은 주인공 '조안'이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어느 나라 공주로 환생해서 자기 인생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주인공이 전세의 기억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는 것에서는 여느 이세계 전생물과 다를 게 없지만 그 흔한 능력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권만 한정해서 언급하자면 마법이나 그와 유사한 것 일절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필자는 무엇보다 이게 마음에 들었는데요. 걸핏하면 먼치킨이 되어 주변을 볼 쏘시게로 만들지 않는 면에서 식상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다만 공주라는 존재가 가지는 정치적인 입지와 권력은 또 다른 능력물이 될 수 있겠지만 왕족이니까 이건 어쩔 수 없겠죠.

 

귀족이나 왕족이라는 집안에서 태어나면 으레 그 자식들의 인생은 자신들의 의지보다 집안의 사정에 따르게 되죠. 이 작품의 주인공 비앙카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녀도 왕족의 셋째 딸로 태어난 운명에 따라 그녀가 성인이 되면 옆 나라 할아비에게 '돈 받고' 정략결혼 시켜버리겠다는 아버지의 말은 그녀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았는데요. 그렇다고 전생에서 가족들에게 귀하게 대접받은 그녀로써는 쓰레기와 같은 지금의 아버지를 책벌레의 하극상의 마인처럼 마력으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전에 마력이 존재하지도 않지만요. 그래서 선택한 게 자신의 귀여움을 어필해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아버지의 발언을 취소 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사실 비앙카가 이렇게 마음먹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는데요. 집안이 일명 콩가루 집안입니다. 아버지(왕)는 돈과 국정에만 신경 쓰고 가족엔 무관심, 엄마(왕비)는 자식보다 드레스 삼매경, 첫째 오빠는 부모의 관심을 갈구하며 만능 엔터테인먼트를 꿈꾸고, 둘째 오빠는 엄마의 사랑을 얻지 못해 여자 불신에 빠져 있었는데요. 셋째는 계획에 없었는지 그녀가 태어났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엄마는 자기가 낳아놓고 딸의 이름도 모릅니다. 보려고도 하지 않아요. 딸을 보러 와서 디자이너가 왔다고 하자 딸은 보지도 않고 냉큼 가버리고, 아버지는 그녀가 돈이 되는지에만 관심이 있고, 오빠 둘도 무관심하긴 매한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인생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능력이라곤 쥐뿔도 없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참으로 서글프기 그지없습니다. 전생에서 비명횡사한 것도 억울한데 새로 태어났으면 그만큼 행복을 바라는 것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입니다. 이대로 있다간 얼굴도 모르는 할아비에게 시집갈 판이죠. 그래서 그녀의 선택은 딸이자 동생으로써 입지를 다져 누굴 주기엔 아깝다는 생각을 심어주자. 그러나 이 또한 가시 발길일지니. 그녀를 본 가족들 첫인상이 최악, 마치 미연시를 하는 듯이 조금식 호감도를 올려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콩가루 집안을 떡가루 집안으로 만들어라!

 

그녀에게 하달된 특명입니다. 다들 그녀보고 못생겼다고 그러는데 못생기면 어때요.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있을지니, 전생의 기억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정략결혼 익스프레스였겠지만 불행히(?)도 그녀는 정신만은 성인, 이보다 더 저주스러운 게 있을까요. 하지만 어찌하오리까. 꼼지락 꼼지락거리며 아기 특유의 귀여움을 떨며 '나, 여기 있어'를 어필할 수밖에요.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육아에 무관심한 엄마, 가족들에 무관심한 아빠, 그러다 보니 필연적인 부모의 정에 굶주린 오빠들, 내게 남겨진 건 암울한 미래, 누가 되었든 발버둥 칠 수밖에 없는 구도죠.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입니다.

 

읽다 보면 이 가족이 가진 문제점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무관심과 관심병이라는 키워드, 이것은 왕족이나 귀족들에 흔한 질병과도 같은 것입니다. 세례를 받지 못하면 인간으로 취급되지 않아 몇 살까지 부모의 얼굴도 제대로 못 본다던지 같은, 그러다 보니 유모나 시종의 교육에 의지해 배운 가족이라는 유대는 썩은 동아줄이나 다름없죠. 그래서 흔한 판타지물에선 가족들끼리도 파벌을 꾸려 전쟁을 일으키는 게 다반사입니다. 괸심좀 주지?라며, 이 작품에서 가족들 간 파벌에 대해선 아직 안 나오지만 그 초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주인공 비앙카는 가족의 화목을 이끌어 내고 융합하고 나아가 자신의 미래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게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 아닐까 하는군요.

 

그건 그렇고 이 작품의 매력을 꼽으라면 '벽에 똥칠할 때까지'

 

한글의 우수성이 엿보인다는 것입니다. 일어로 '벽에 똥칠할 때까지'가 있던가요. 유사한 건 있겠지만 완벽하게 구사하는 건 없겠죠. 이 작품은 그런 매력이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비앙카가 환생하고 처음으로 한 말이 꿀빤다였고, 이쁜 자신을 두고 못생겼다고 하자 눈병신?이라는 대목은 사레들리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합니다. 인생 참 더럽다던지 그 외 욕설 아닌 욕설 등 표현에 있어서 작가가 거침이 없습니다. 뭐, 그렇다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걸 매력이라고 해야 될지난감하긴 한데 자신의 미래를 잡기 위해 무던히도 자신을 이쁘게 포장하는 비앙카는 일러스트도 한몫해서 한편으로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한 게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군요.

 

필자가 생각한 진짜 불쌍한 사람은...

 

그건 바로 비앙카의 유모 '올가'가 아닐까 합니다. 비앙카의 엄마(왕비)와는 대조적으로 비앙카를 아주 친딸처럼 키우고 있는데요. 그러나 정작 비앙카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죠. 입으로는 좋아를 외치고 의지하고 있지만 언제나 비앙카의 관심은 자신의 귀여움을 어필해야 하는 진짜 가족들, 엄마는 헌신과 희생이라고 누가 말했던가요. 올가를 보고 있으면 딱 그렇죠. 헌신과 희생, 자신에게 내려진 책무라곤 하지만 공주에게 정을 너무 들이는 게 아닐까 했군요. 작가가 이 부분에서 조금 유연하게 대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요컨대 비앙카에게도 감정이입 시켜놓았다면 성장해서 떠날 때 조금 극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요약, 이 작품은 본질적으로 보면 무관심과 관심병이 나은 비극을 다루고 있지 않나 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의 내용은 현대의 가족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죠. 일에 치여 가족들에 소홀한 아빠, 그런 아빠가 못마땅한 엄마의 허영심이 낳은 드레스 쇼핑 삼매경, 부모의 관심을 끌려고 자신을 혹사하는 첫째, 허영심에 찌들어 자식을 돌보지 않는 엄마를 보며 여자 불신에 빠진 둘째는 마치 드래곤볼의 피콜로를 따르는 손오반과도 견줄만했습니다. 그런 가족들 사이에서 비앙카가 움켜잡아야 될 건 무얼까...

 

서실 여기서 한 발짝만 내디디면 누구나 바라는 가족상을 엿보이게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보여줍니다. 인간의 본성은 악(딸을 돈 받고 매매혼 한다는 게 정상일까?) 하고 무정하지 않다는 듯 중간중간 그런 허물을 덮어쓰고 있을 뿐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그 변화는 엄마부터 시작해서 둘째로 이어지는... 그 과정은 비앙카의 눈물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었긴 합니다만, 이것도 그녀가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으니 가능하다는 것이어서 개연성은 약간 부족한?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일러스트도 한몫해서 비앙카의 귀여움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노블엔진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노블엔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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