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6 - L Novel
시라코메 료 지음, 타카야Ki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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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신(神) 에히트의 간섭

 

그동안 복선으로 계속 투하되어 왔던 에히트가 하지메의 무쌍에 짜증을 내며 본격적으로 인간계에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재미 삼아 가지고 놀던 인간이라는 장기판에 이물질이자 방해물인 하지메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 없었던 것인데요. 그래서 신의 사도를 한 마리 내려보내 그를 이단으로 지정하는 것과 동시에 아이코 선생을 납치, 그를 특정 장소로 유도해 격파하려고 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미수에 그칩니다.

 

이유는 감히 주인공을 이기려 들다니 100년은 빠르다 같은 거겠죠. 그래서 아쉬울 수밖에 없었 건 신의 사도와 인간인 하지메가 보여주는 전투가 일방적으로 역전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장면에서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신의 사도가 일방적인 공격을 보여주고 주인공은 의지와 집념으로 그것을 뛰어넘어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아닌 입장이 반대로 진행된다는 것이군요. 그렇다고 시의 사도가 의지와 집념으로 승리하는 것도 아니고요.

 

친구는 가려서 사귀자.

 

일전에 시미즈라는 남학생이 일으켰던 우르 마을 습격 사건은 그가 현세에서 찌질함을 극복 못하고 이세계로 넘어와 동경하던 용사가 될 수 있다며 제멋대로 들떠 있다가 코우키에 의해 좌절되곤 마족과 결탁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려다 하지메에 의해 격퇴된 것이었죠. 그리고 지금 또다시 그 사태가 재림 되는데요. 1권에서던가 잠옷 차림으로 하지메의 방을 찾아가던 카오리를 피눈물을 흘리며 지켜보던 인물이 있었죠.

 

그동안 피눈물을 닦으며 카오리를 향한 추악한 집념에 키워왔던 남학생(이하 A)과 코우키를 향한 일그러진 사모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던 여학생(이하 B)가 합체해서 전대미문 대 학살극과 좀비화를 일으킵니다. 뒤통수 때린 것이죠. A와 B는 마족과 결탁해서 자신들의 바램을 이루기 위해 친구였던 아이들을, 이세계로 넘어와 동료라 불렀던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도륙하고 좀비로 만들면서 하인리히 왕국은 멸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B의 주도로 왕과 수뇌부까지 절단되어 좀비로 변해 버렸고, 교회는 종사자 전부 일심동체 절찬 광신도가 되어 신의 사도와 싸우는 하지메에게 디버프를 거는 등 아수라장이 있다면 여기가 아수라장이지 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지상에서는 B가 코우키를 손에 넣기 위해서라며 친구들을 전부 좀비화 시키려 아등바등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 왔던 카오리(1)는 시즈쿠의 간절한 외침에도 A에게 붙잡혀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넙니다.

 

이 작품은 친구는 가려서 사귀어야 된다는 걸 예전부터 보여주고 있는데요. 카오리의 무지몽매 때문에 하지메는 이지메를 당해야 했고, 친구의 시샘으로 나락으로 떨어져야만 했죠. 용사라는 놈은 자기 세상에 갇혀 자기중심적이고 클래스메이트들이란 놈들은 하지메를 자기들보다 낮은 계급이라고 업신여기질 않나, 그리고 지금은 A와 B에 의해 소중한 사람이 하나의 나라가 친구가 동료들이 죽게 생겼습니다. 이걸 두고 나비 날갯짓이 태풍이 된다고 하는가 봅니다.

 

싸우는 히로인은 눈부시다?

 

필자는 항상 이런 히로인이 좋습니다. 주인공이 지켜주길 바라지 않고 자기 힘으로 적과 마주하고 불리한 입장이라도 분연히 맞서 싸워가는 것을요. 그리고 그를 돌아보게 하는 것, 이 작품은 그게 있죠. 유에와 시아가 그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아는 괴물이라 불리는 걸 마다하지 않을 정도죠. 오히려 괴물이라 불리는 것에 고맙다며 이제야 그의 곁에 당당히 설 수 있다는 장면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근데 문제는 애가 너무 강해서 주인공 따윈 필요 없지 않나? 하는 물음을 던진다는 겁니다. ​혼자서 골디언 해머를 지름 2m, 무게 10톤짜리 죽방울까지 꺼내서 다 도륙하고 다니니 치트도 이런 치트가 없을 정도였군요. 그래도 죽은 애인의 복수라며 찾아왔던 마족에게 보통 사정을 끝까지 들어주고 감정이입될 수 있게 장면이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그녀는 그런 거 관심 없다며 단칼에 툇짜놓는 장면은 찌릿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하렘, 이제 그만 좀 하지?

 

이번 에피소드 히로인은 아이코 선생이 되겠습니다. 나이에 비해 조그마한 키로 꼬물꼬물 거리는 게 귀엽게 다가오는 그녀, 시미즈에 의해 죽을뻔하였을 때 입으로 약을 먹여준 하지메에게 처음으로 이성을 느끼고 간직해오다 이번에 납치되어 앞날이 캄캄할 때 또 구출 받게 되는데요. 이후 신의 사도와 싸우는 하지메에게 디버프를 거는 광신도들을 혼내주려다 전원폭사 시키는 바람에 살인했다는 자책감에 티오 등에서 토하며 정신 붕괴까지 일으키는 자신을 다독여 주는 하지메에게 완전히 넘어가버립니다. 힐끗힐끗... 그리고 B에 의해 죽을뻔한 자신들을 구해준 하지메가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시즈쿠와 릴리아나 왕녀까지... 해인족 모녀 등을 합치면 지금 대략 9명쯤 되나요? 파티에서 남자 하나에 여자 여럿인 만큼 꼴불견도 없다고 어디선가 읽었는데 말입니다.

 

뭐든지 내 마음대로, 라이트 노벨의 특권?

 

하지메는 신의 사도와 전투에서 여전히 연성이라는 편리함을 이용해 도라에몽 주머니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무기를 꺼냅니다. 이젠 뉴건담의 핀판넬을 이용한 i필드까지 선보이더군요. 궤도위성을 이용한 쏠라 레이저는 덤이고요. 궤도 위성을 이용한 대지 공격은 사실 SF 마니아에겐 로망이죠. 작가가 뭘 좀 안다고 할까요. 여튼 여기에 더해서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고 드래곤 볼의 손오공이 울고 갈 정도로 민첩한 몸놀림은 혀를 내두릅니다.

 

차라리 시아의 미래시 같은 거라면 수긍이라도 하겠는데 이건 뭐 먼치킨의 정도를 넘어선 게 아닐까 했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기감 따윈 전혀 없고 일방적인 살육이 되어 가다 보니 흥미진진한 것도 없습니다. 그 모습은 괜히 시즈쿠가 중2병이라고 놀리고 흑역사를 퍼트린다고 협박했던 게 아닙니다. 작가는 그런 하지메가 얼마나 중2병에 쩔어 있었는지 이번에 보여고 싶었던 게 아닐까 했군요.

 

맺으며, 결국 이 작품도 드래곤 볼 화로 넘어가는군요. 얘들 싸우는 게 더 이상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 결국 신화 대전으로 이어지니 당연히 이럴 수밖에는 없겠지만 중력과 물리와 원심력을 얕보지 말라고요. 특히 시아의 골디언 해머는 가히 압권입니다. 몇 톤이나 되는 걸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는 게 어디가 판타지란 말인가 싶었군요. 그리고 일러스트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말로는 절세 미녀인데 괴리감이 장난 아닙니다. 


 

  1. 1, 하지메와 대미궁 공략중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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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거라 용생, 어서 와라 인생 3 - L Novel
나가시마 히로아키 지음, 이치마루 키스케 그림, 정금택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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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권 표지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당분간 함께할 동료가 되겠습니다. 제일 오른쪽부터 주인공 드란, 그 옆이 진 히로인 세리나, 중간이 네르, 분홍 머리가 파티마, 제일 왼쪽이 두 번째 히로인 크리스티나입니다. 드란은 전생에 고신룡(드래곤)이라는 신(神)급에 해당하는 존재로 용사 파티에 토벌된 후 긴 시간을 거쳐 인간으로 환생하였는데요. 그는 환생 후에도 막강한 드래곤의 힘을 유지하면서 일명 먼치킨 계열입니다. 세리나는 라미아라는 마물로 인간족 남편감(1)을 몰색 하러 왔다가 드란이 거주하는 마을에 눌어붙어 버린 후 진 히로인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드란이 엘프족을 마족으로부터 구해줄 때 같이 싸워준 동료고요.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이세계 전생물의 틈새랄지 인간이 아닌 드래곤이 인간으로 환생했다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환생이 아닌 용사를 이용한 죽임이라던지 그 이면에 숨겨진 배후 등 거대한 복선이 숨겨져 있는데요. 1권이던가 2권이던가에서 그 배후가 잠깐 언급되었고, 이번 3권에서는 용사들의 후손에 대해 복선이 투하 됩니다. 간간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줬던 크리스티나도 그 후손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복선은 일찌감치 나왔기도 하죠. 근데 이런 쓸데없는 정보를 굳이 나불나불 거리는 이유는 아마 최종 종착역으로 용사 패거리와 다시금 목숨을 건 혈투가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이번 무대는 학교입니다. 세리나를 꼬투리 잡아 그녀를 총독부인지 학교인지로 불러들인어쩌고저쩌고 하려고 했던 미치광이 마법사 사건 이후 드란은 자신의 마을이 권력자에 의해 쉽게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에 우려를 느껴 '그렇다면 내가 권력자가 되어 마을을 비호할 테다.' 그 일환으로 일단 학력이 있어야지 하며 마법 학교 입학을 하였습니다. 떠들썩하고 가슴 콩닥 뛰는 학원 라이프의 시작? 그런데 떨어지기 싫어하는 세리나를 떼어놓지 못하고 결국 그녀를 사역마라는 구실을 붙여 같이 입학한 것이 화근이 되어 갑니다. 마물이 도시에, 그것도 마물 퇴치도 일과 중 하나인 마법학교에 세리나가 입학을 하였으니...

 

항상 이런 작품에서 등장하는 장면으로는 히로인 괴롭히기가 있는데요. 퇴치해버리겠다는 둥 그녀는 궁지에 몰려갑니다. 하지만 그걸 가만히 두고 볼 드란이 아니죠. 반년 동안 그녀와 생활하며 있는 정 없는 정 다 들었고 그렇기에 그에게 특별한 존재로 급부상한 세리나. 딸 바보, 부인 바보에 이어 여기선 여친 바보가 등장합니다. 세리나를 건드리는 놈들은 지옥을 맛 보리... 이 과정에서 '귀여운 페럿 같은 파티마와 진성 S 네르'가 동료로 참여하게 되고요. 크리스티나는 일찌감치 드란 패밀리에 가입되어 있었던 터라, 문제는 학교에서 무슨 공주 뭐시기로 불리면서 추앙받는 크리스티나까지 드란과 하하 호호하게 되면서 결국 드란까지 공공의 적이 되어 갑니다.

 

근데 드란과 세리나가 학교에서 처한 환경은 어찌 되든알 바가 아니고 진짜 알짜배기는 위 과정에서 세리나의 은근슬쩍 자신을 어필하며 고백이나 다름없는 말을 뱉어 놓으면서도 자각 없는 백치미라든지 그걸 지적하는 드란도 역시 자각 없는 고백을 해버리는 등 둘을 보고 있으면 흐뭇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뒤늦게 깨닫고 꼬랑지 끝까지 홍당무가 되어 가는 세리나는 귀엽습니다. 학원에 입학하며 기숙사를 배정받았는데 한 방에 같이 지내면서도 자각이 없다가 뒤늦게 알고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우리 애 만들까 직전까지 가는 게 여간 두근두근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주인공 시키는 직전까지 가놓고 돌아서는 건 뭔데...?

 

여튼 이번부터 무척 심각하게 사랑의 세레나데를 울부짖는 드란과 거기에 홀딱 빠져가는 세리나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져 가는데요. 드란이 그녀를 얼마나 중요히 여기냐면요. 그녀를 위해 학교 짱(네르)과 맞짱을 뜨기도 하고 사역마는 학교 목욕탕 이용금지라고 하자 뒤뜰에 그녀를 위해 목욕탕을 만들어 버릴 정도입니다. 세상에 이런 주인공은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요. 드래곤 전생이라서 다행이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맨날천날 그녀에게 정기를 빼앗기고도 상관없다 하질 않나, 그런데 문제는 전생의 드래곤 성질 때문인지 인간의 연애 감정에 어두워 결국 둔감계로 이어지고 좀처럼 진척이 나가지 않는 것이군요. 작가 양반 그냥 둘이 애 만들기 해도 괜찮지 않을까?

 

맺으며, 그 옛날 주인공을 슬레이어한 용사의 후손에 관한 복선이 나왔습니다. 아주 노골적으로요. 이걸로 앞 날은 예정되었군요. 날 죽인 놈들 역슬레이어 해줄 차례겠죠. 그런데 그 배후는 깜깜무소식, 잊고 나서 언급되면 뭔데? 같은 소리 들을 텐데 말입니다. 나무위키에 카테고리도 없는데 어디서 정보 얻으라고 이러는지 원... 여튼 갑자기 의미도 모르겠고 필요치도 않는 용궁에 거북이 타고 용 만나러 가는 이솝우화를 집어넣어놔서 황당했군요. 단순히 히로인 늘리기 밖에 되지 않는 장면은 뭐 하러 집어넣어 놨데요. 그 외에도 히로인 억지로 늘리기가 눈꼴시럽게 합니다. 벌써 십수 명이나 되고, 앞으로도 몇 명이 더 나올 예정이군요. 미X 거 아냐?

 

좌우당간 주인공과 결투하면서 그를 괴롭히는 것에 희열을 느껴가는 진성 S 네르(참고로 여학생)의 하아하아 거림은 동정의 마음에 불을 붙입니다. 청순한 가면에 가려진 그녀의 진면목은 이 작품의 백미라고 할 수 있군요. 그에 지지 않는 세리나의 백치미는 찐 고구마를 한 입에 먹어도 텁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드란은 그 세리나에 필이 꽂혀선 그녀를 울리는 놈들 가만히 안 놔둬?라며 상남자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게 한 번쯤 사랑을 한다면 이런 사람과? 그래놓곤 사랑이 뭔데? 같은 알고는 있지만 그게 뭔데?라며 죽빵을 맞아도 시원찮을... 


 

  1. 1, 라미아는 여자 밖에 태어나지 않는다함, 세리나 아버지도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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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나는 마왕도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몰라 6 - L Books
CHIROLU 지음, Kei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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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마왕을 제어하는 여덟 번째 마왕으로 각성했던 라티나, 언니인 크리소스를 뺀 여섯 마왕이 데일에 의해 절단된 지금 그녀는 봉인에서 풀려나 자신의 고향인 바실리오에서 언니와 데일의 비호 아래 요양 중입니다. 되고 싶어서 여덟 번째 마왕이 된 것도 아닌데 처해진 불합리와 사랑하는 데일과 떨어진 기나긴 세월 동안 이별을 해야만 했음에도 그녀는 여섯 마왕(1)을 저주할 만도 하겠건만 오히려 자신 때문에 죽게 되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등 이 착해빠진 소녀를 어찌할꼬 같은 일상이 이어집니다.

 

사실 여기까진 별다른 에피소드는 없습니다. 봉인의 후유증으로 아직 몸이 성치 않은 라티나를 보살피는 크리소스는 동생 바보가 되어 있었고, 데일은 딸 바보를 졸업하고 부인 바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라티나가 다 컸다고 아주 노골적인 장면이 들어가기 시작하는군요. 그녀의 몸이 성치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가 기진맥진할 정도로 밤일에 열중하시는 데일, 동정들 가슴에 스크래치를 새겨도 유분수 같은 일들이 종종 일어납니다. 이게 다 라티나가 언니인 크리소스와 데일이 바람난 게 아니냐는 오해에서 비롯되긴 했지만요.

 

그렇게 일련의 소동이 끝나고 라티나는 몸을 추슬러 크로이츠에 돌아옵니다. 테오가 유창하게 말을 하고 에마(테오 동생)가 벌써 아장아장 걷는 것에서 라티나가 봉인된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게 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전형적인 다녀왔어! 어서 와! 같은 클리셰를 달리지만 누군가 자기를 기다려 주고 환영해준다는 건 무척이나 기쁜 일일 겁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라티나와 크리소스의 과거

 

라티나와 크리소스의 부모인 모브(엄마)와 라그(아빠)의 이야기

 

작가는 키잡을 좋아하는 듯하군요. 모브를 만났을 때 라그는 인간으로 치면 40대 정도고 모브는 10대 중후반 정도, 처음은 모브가 두 번째 마왕에 의해 첫 번째 마왕 후보가 도륙된 사건에서였습니다. 그 사건으로 마음을 닫은 모브에게 말 좀 붙여보라고 떠밀려 온 게 라그, 그런 그에게 모브의 첫마디 '나와 엮이면 죽게 됩니다.' 아마 이때 모브는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으로 그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았지 않나 합니다. 그렇게 의도치 않게 시작된 그와의 일상, 상냥함은 툰드라의 만년설도 녹인다고 했던가요. 자기 이익을 위해 도구로 밖에 보지 않는 다른 남자들과는 다르게 사심 없이 상냥하게 대해주는 라그에게 끌리는 건 필연이었을 겁니다.

 

어느 날 삼신 할매에게서 첫 번째 마왕을 잉태할 거라는 점지를 받고 내가 마왕의 아빠가 될 거라는 많은 남정네들에게 시달림 끝에 그녀가 도망치다시피 찾은 곳은 라그의 집이었군요. 이 뒤의 일은 핑크빛으로 이어지는 건 예정된 수순이고요. 하지만 그녀는 자신과 맺어지면 그가 단명할 거라는 걸 예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를 품는 라그의 신경줄에 건배, 이건 숭고한 사랑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자신의 미래보다 태어날 아이를 위해 그리고 그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놓은 그에게 축복을... 그렇게 태어난 크리소스와 라티나, 원래는 한 명, 크리소스만 태어날 운명이었건만 얄궂게도 둘이 되면서 예언은 종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라그가 단명할 거라는 예언, 라티나가 첫 번째 마왕이 될 크리소스를 해할 재앙으로 등극할 거라는 예언

 

이들 4인 가족이 보여주는 단란함은 훈훈하기 짝이 없습니다. 모브와 라그가 보여주는 딸 바보는 데일을 넘어설 정도고요. 작가가 표현을 어찌 이리도 자세하게 해놨는지 꼬물꼬물 거리는 크리소스와 라티나를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했군요. 거기다 일러스트도 수준급이라 이건 뭐 힐링 정도가 아니라 죽은 사람이 되살아날 정도로 따뜻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그러던 것이 라티나가 첫 번째 마왕이될 크리소스를 해할 거라는 점지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180도 바뀝니다. 풍비박산 난 가정, 딸을 위해 목숨을 걸겠다는 부모의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앞선 훈훈함을 무색게 할 정도로 비장하기 그지없었군요.

 

두 번 다시 못 볼 딸과 남편을 떠나보내야 하는 엄마의 슬픔, 서로가 떨어지지 않기 위해 손을 필사적으로 내미는 자매의 슬픔, 신탁에 의해 죽임을 당할 운명이었던 라티나를 국외로 빼돌리며 허약한 몸을 이끌고 그녀(라티나)의 행복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라그의 마지막 생이 허망하게만 흘러가는 것에서 보는 이의 가슴을 찢어 놓습니다. "괜찮아"라는 단어가 이리도 슬프게 다가올 줄 이전에는 미처 몰랐군요. 숲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혼자 남게 될 라티나의 행복을 빌어주고 축복의 말을 읊조리는 라그, 이런 일련의 일러스트는왜 이리 비장한지 가슴 먹먹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맺으며, 사실 중반까진 이전 5권의 에필로그에 해당되어서 조금 지루했습니다. 몇 년이나 봉인되어 있던 히로인이 몸을 추수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이 있을 자리에 돌아오는 장면은 예나 지금이나 행복한 결말이자 훌륭한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죠. 하지만 모브와 라그의 인생을 곁들이면 결코 행복한 결말이라고 하기엔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습니다. 요컨대 '저주받은 아이가 미래에 사람들을 해친다는 예언은 그 아이로 하여금 그렇게 내몰리게 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다'라는 결국은 저주받은 아이를 저주받게 하는 건 어른들이라고 역설하고 있는 듯하였군요. 운명을 개척하기 보다 운명을 거스르지 않음으로써 필연이 되는 멸망을 꼬집고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1. 1, 크리소스는 친언니이자 옹호자, 라티나를 죽일려던 여섯 마왕들을 설득해 봉인 하도록한 장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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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4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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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고로 콩깍지를 조심하랬다.

 

처음엔 여고생이 방구석 폐인+오타쿠 대하듯 했던 평민 남자(다나카)의 다정한 마음씨와 남친의 거시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크기에 빠져서 그를 사랑하게 된 귀족 영애가 흩뿌리는 재앙은 그칠 줄을 모릅니다. 에스텔은 기어이 그를 귀족으로 만들어서 이제야 결혼할 수 있나 했더니 재상(왕 보좌관) 영감탱이가 왕을 꼬드겨서 그(다나카)에게 영지로 허허벌판을 내려주며 월 금화 50닢을 세금으로 상납 하라 하시니 이걸 어떡하나? 하면서도 불난 집 구경이나 하고 자빠졌습니다. 다나카 입장에서는 미치고 졸도할 일이지만 뭐 어쩌겠냐며 영지 개척에 들어갔지만 제시간(50닢 상납)에 맞출 수 있을지 대략 난감할 뿐입니다.

 

이 로리 비치(에스텔)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군요. 어떤 점이 좋고, 어느 게 마음에 들었고, 무엇이 와닿았는지 같은 근거 제시 없이 그냥 다 좋아, 얼굴도 좋고, 마음씨도 좋고,(덤으로 거기도 좋고) 같은 1차원적인 말만 늘어놓으니 다나카 입장에서는 학을 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거기다 동정인 상태로 이세계에 불려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미소녀 에스텔을 만나 두근두근했는데 바로 자신이 그토록 선망해 바라 마지않았던 초미남 알렌(+조피)과 3P를 하는 걸 눈앞에서 봐버렸으니 정이 들래야 들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알렌은 천민인 자신을 어찌나 신사적으로 잘 대해주는지 그만 그(알렌)의 마음씨에 감복해버리는 통에 더욱 미묘하게 되어 버렸죠.

 

여담

 

사실 다나카가 바랐던 인물상은 알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세계로 전생할 때 신에게 이케맨으로 해달라고 했지만 거부 당했죠. 어쩔 수 없이 도착해보니 이게 웬, 내가 바랐던 이케맨이 떠억 하니 있지 뭡니까. 그게 알렌이었는데요. 첫 만남에서 에스텔은 최악이라며 독설을 퍼붓고 조피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상황에서 친절히 그에게 말까지 걸어주는 등 마음씨에서 다나카와 동급 수준(다나카 속은 썩었지만)에 배려심이나 뭐로 보나 알렌은 딱 다나카가 원했던 그 자체였습니다.

 

거기다 다나카가 그토록 바랐던 하렘까지 거느리고 있기도 하죠. 작중엔 평민, 귀족, 아줌마, 소녀 가리지 않고 그를 둘러쌓기도 해서 그때마다 술로 속을 달래야 하는 비참함도 맛보는 중이기도 합니다. 원래 저 자린 내 자리인데... 그렇기에 어서 빨리 에스텔을 알렌에게 돌려보내고 소피아와 맺어지길 바라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죠. 여튼 여러모로 보나 알렌은 다나카의 대척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려 말하면 다나카는 이세계에서 이물질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기도 하고요. 이거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서술...

 

진히로인 대위기

 

4권까지 읽고 진히로인의 위치를 조정해봤습니다. 바로 다나카가 그토록 바라 마지않는 조건을 간직한 소피아(표지 모델)인데요. 그녀는 원래 평민 식당에서 사장인 아빠를 거드는 웨이트리스였습니다. 어느 날 마도 귀족 파렌에게 찍혀 오늘내일하던 것을 다나카가 구해준 인연으로 그의 전속 메이드가 되었군요. 딴에는 얼굴을 얼마나 밝히는지 천하의 난봉꾼 알렌이 덮쳐주길 바라지 않나, 자신을 죽이려는 미남 귀족의 말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다나카의 곁에서 비켜버린다던지, 간은 콩알만 해서 언제나 바들바들 겨드랑이엔 수영장을 달고 삽니다. 그런 주제에 행운 스테이터스는 오만상 높아 매번 죽을뻔 하면서도 축복받는 일만 벌어진다는 것이군요.

 

그런 그녀가 이번에 다나카의 연금술 실험을 날치기하는 교수의 비리를 우연히 들어 버리고 그걸 폭로했다가 진짜로 죽을뻔한 위기를 맞이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가 주변에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잘 나타나 있는데요. 에스텔은 그녀가 평민임에도 친구 사이라 스스럼없이 말해주며 도와주기도 하고, 마도 이외엔 관심이 없던 대 백작 파렌조차 그녀를 어찌하지 못하며 감싸주는 등(1) 그녀가 처한 환경에 비해 그녀가 받는 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걸 다 다나카 때문(덕분이 아니라)이라고 여기고 있어서 처세술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이군요. 근데 이게 다 행운 스탯 덕분이라는 거...

 

영지 개척은 하였는데...

 

온천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월 금화 50닢 상납 방법은 이것 밖에 없었던 것, 그런데 별 시답잖은 인종들이 모여들면서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의 압축판이 벌어집니다. 진성 레즈 메르세데스와 왕녀가 목욕탕에서 보여준 만행은 결국 이 작품에서 제대로 된 인간은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뭔데? 하셔도 언급할 수가 없군요. 메르세데스의 포로였던 이웃나라 여병사는 수많은 남정네와 난잡한 파티를 벌이고, 조피까지 찾아와서 내 스테이지 좀 만들어 주셈 이러질 않나, 에스텔은 알렌과 끝냈다면서 은근슬쩍 만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투하하고, 이웃나라 세로 롤까지 찾아와서 처녀 운운하니, 클라이맥스로 에스텔 아버지와 엄마가 변장하고 간 보러 오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또다시 대위기

 

어찌어찌 금화 50닢 만들어서 왕에서 상납하러 갔는데 날치기 당하는 바람에 다나카는 졸지에 노예 코스 타게 생겼습니다. 이 무슨 여자 하나 잘 못 만나 개고생인가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은 이게 아니었는데, 그저 회복 마법 하나 믿고 사창가에서 원 없이 하려고 했는데 그놈의 처녀 타령으로 졸지에 왕까지 알현에 귀족도 되고 영지도 받고, 그리고 다시 나락으로... 알고 보니 재상(왕 보좌관) 영감이 다 꾸민 짓이었음, 에스텔의 영지를 빼앗을 목적으로 다나카를 궁지에 몰아넣었지만 세상사 다 자기 뜻대로 돌아가진 않습니다. 우리에겐 행운에 몰빵한 소피아가 있으니까요. 그녀가 주변에 흩뿌리는 럭키는 에스텔이 흩뿌리는 재앙을 덮고도 남습니다.

 

드러나는 에스텔 처녀 소실 사건

 

결말부터 말하자면 정치적 사항이 얽혀 있었다는 것이군요. 알렌을 찾아가 빨리 에스텔을 대려 가라 하려고 했는데 거기에 에스텔 가문의 파벌 하위 귀족과 마주치게 되면서 어떻게 된 것인지 드러납니다. 희생양이죠. 희생양, 알렌을 이용해 에스텔을 꼬드겨 상위 귀족 자리를 차지하려고 했던, 근데 그 사이를 어느 간장 얼굴(다나카)이 다 파토 내버리는 바람에 일이 틀어진 것입니다. 알렌은 그 죄(?)를 물어 죽을뻔했고요. 이런 상황에서 웃기지도 않는 일이 벌어집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알렌은 매너+신사+초미남으로 중무장 해놓고 정작 아랫도리를 간수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귀족 평민을 가리지 않는 수많은 추문은 이제 지겹고 하다 하다 이제 에스텔의 엄마까지 꼬시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그녀(에스텔 엄마)와 뜨밤을 보내기 위해 찾았던 자리에 다나카+에스텔+아빠+할아버지가 있었으니, 알고 보니 에스텔 아빠가 딸의 순결을 빼앗은 자를 가려내 죽이려고 마련한 자리였다는 것이군요(엄마는 유도역). 기어이 난봉꾼에게 단죄가 내려지게 되었는데요. 이것은 다나카가 그토록 바라 마지않았단 이케맨의 결말이라서 씁쓸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에스텔을 떨쳐내고 싶었던 다나카는 알렌의 아랫도리를 지켜줄 의무가 있었기에 또다시 악역을 자처합니다.

 

그 외 히로인

 

엘프 에디타 선생님이 진히로인으로 급부상 중입니다. 직업은 연금술이고요. 다나카가 처음으로 장만한 집 주인으로써 병에 걸려 죽어 가는걸(2) 다나카가 살려 주었죠. 이후 츤츤하면서 은근슬쩍 속마음을 내비치는 등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자기를 살려준데다 원래는 자기 집이었지만 이후 관리 부재(에디타 선생이 죽고 약 7년간)로 다른 사람에게 팔려 버렸고 이걸 금화 백수십 닢을 주고 장만한 다나카가 그냥 내주자 호감도가 급상승 중이죠. 그리고 에이션트 드래곤 크리스티나, 그녀는 마도 귀족 파렌이 노리고 있어서 딱히 주인공과 엮일 일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수틀리면 다 죽어를 외치지만 타인에게서 인정받는 걸 갈구하는 통에 늘 저자세인 다나카의 말에 놀아나는 게 귀엽습니다.

 

맺으며, 앞서 썼던 리뷰에 보충하려다 다시 씁니다. 사실 이런 작품의 리뷰는 많이 힘든데요. 보통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반면에 이 작품은 주변 사람도 주인공급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다 보니 어느 한쪽만 언급하면서 리뷰 쓰기가 참 곤란합니다. 더욱이 그 주인공급 주변 인물이 한둘이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리뷰어에겐 재앙이지만 재미 쪽으로 보면 이보다 좋은 진행은 없는데요. 식상할 때쯤에 주연급 다른 이야기를 끼워 넣음으로써 계속 흥미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만큼 이야기가 길어지고 나중엔 앞에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는 것이군요.


 

  1. 1, 이때는 소피아가 다나카의 전속 메이드가 됨으로써 함부러 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 2, 죽었다는게 옳바른 표현, 영체 분리하고 몸은 약품에 절여 두면서 연명하던걸 다나카가 살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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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의 창조소환사 2 - Lezhin Novel
이쿠이 소라 지음, 류케이치 안드로메다 그림, 정홍식 옮김 / 레진노벨(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을 읽다 보면 골 때리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판 무덤에 자기가 들어간 다는 것인데요. 주인공 츠구나는 전생할 때 기본적인 마법 가령 흔히 판타지에서 등장하는 엘레멘탈 마법은 필요 없다고 자기 입으로 선을 그었더랬죠. 거기다 환생하는 나라는 이 엘레멘탈 마법이 주류라는 걸 알면서도 거부했고요.

 

그리고 신이 권유 했음에도 외모마저 고치지 않아 환생하고 나서는 무능력, 저주받은 아이, 재앙 덩어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7살까지 아주 개고생을 하게 됩니다. 사실 이건 자기가 판 무덤이니까 자기가 감당해야 될 일이죠. 근데 여기서 문제가 뭐냐면 자기가 무덤 파놓고 '나 죽을 만큼 고생했어'라고 떠들고 다닌다는 겁니다.

 

이런 삽질로 인한 고생을 마치 세상의 부조리처럼 여기고 성장하는데 밑거름으로 이용해 강해지니 자기 살 뜯어먹고 배부르고 살이 찐다는 해괴망측한 일이 벌어집니다. 물론 이번 2권에서 신의 농간이 개입되어 있었다는 복선이 드러나면서 어느 정도 주인공의 삽질이 희석되긴 하지만 주의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주인공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여기에 더욱 주인공을 두둔할 수 없는 게 2권이 끝날 때까지 이런 부조리를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군요. 가령 전생할 때 망할 신이 가르처 주든 안 가르처 주든 내가 눈치 챘다면 고생은 안 했을 텐데..라는 자기 성찰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개고생 덕분에 릴리안과 실비라는 가족과 소알라라는 동료를 얻었지만요.

 

여튼간에 이번 2권은 1권 후반에 언급되었던 칠황교회가 본격적으로 대두됩니다. 그들의 교리는 인간 이외의 종족 말살과 무지갯빛인 일곱 색을 찬양하고 흑색(검은색) 배제, 칠황교회는 한마디로 종족 우월주의에 빠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뭐 앞으로의 이야기는 예상이 되죠. 소알라는 여우 족이고 릴리안과 실비는 엘프, 츠구나는 흑색이니까 부딪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마의 숲에서 나와 처음 들렀던 마을에 정을 들이면서 인간에 대한 애착이 생긴 츠구나로써는 무고한 희생을 보고만 있을 순 없게 되었고요. 여담으로 츠구나가 이세계로 환생했을 당시의 부모가 이 교회의 골수 신자였던지라 츠구나 갈구기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합니다.

 

뭐, 라이트 노벨에서 이 정도면 무난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동료들과 힘을 합쳐 사람들을 지킨다. 같은 흔한 영웅물, 그런데 이 작품엔 문제점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우선은 저 위에서 언급한 자기가 판 무덤에 자기가 드러누워 놓곤 세상을 원망하는 주인공이 있겠고요. 그 담으로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도라에몽 주머니 같은 주인공 스킬입니다.

 

적과의 전투에 있어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질 않아요. 모험가 수십 명이나 달라붙어도 좀처럼 꿈쩍을 하지 않던 키메라를 언제 만들었는지도 모를 거대 칼을 꺼내서 단독 격파하는 것이나 서너 시간을 달려가야 도달하는 마을에 갈 일이 있었는데 느닷없이 전이 게이트를 꺼낸다던지...

 

또 설명은 어찌나 좋아하는지 '너 님 이거 모르지? 내가 친절히 가르쳐 줄게'같은 진행 방식은 학을 떼게 합니다. 전투 때는 아무리 강한 적이라도 뚝딱 만들어낸 무기라든지 저번에 릴리안에게 배웠어라며 무쌍을 찍어대는 통에 긴장감이라곤 눈 씻고 찾을 수가 없습니다. 주인공은 뭐든지 배우면 다 쓸 수 있나? 쓸 수는 있습니다.

 

배우는 이유가 실전에서 쓸려고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작가 사전엔 카타르시스라는 단어는 없나 봅니다. 그냥 썰듯이 해버려요. 뭐 보통 이세계 전생물은 성장해서 강해지는 것이 아닌 치트를 얻어서 무쌍을 찍어대는 것이니 이런 작품에서 카타르시스를 찾는 건 잘못되었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늘 이런 작품을 보고 있자면 마법이라던가 스킬 기술명이 반드시 일본식이라는 겁니다. 이 작품은 유독 더 심한데요. 주인공은 일본인이니 그렇다 치지만 이세계 인간들까지 일본명으로 마법이나 스킬을 쓰는 건 국x 수준이 좀 심각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었군요. 아니면 작가의 지식수준이 딱 여기까지인가 싶기도 하고요.

 

몇 번 쓰면 부러져서 몇 자루나 들고 다녀야 했던 일본도(刀) 찬양이 좀 거식합니다. 것보다 중세풍 이세계에 일본도가 당당히 존재하는 것부터가 에러고요. 그 외에도 뻔한 무능력자의 먼치킨 루트라든지, 위에선 동료들과 힘을 합친다고는 했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문제점은 주인공 혼자서 95% 다 해 먹는다는 겁니다.

 

맺으며, 좋아질 건더기가 없는 작품이었군요. 물론 필자 개인적은 느낌이지만 수백 권을 읽어온 필자에게 있어서 이 작품은 두 번째로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졸작이니 쓰x기니 그런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 작일 수 있겠고, 이 작품을 집필한 작가는 혼신의 힘을 다하였을 테니까요. 그 노력은 치하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닙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들을 지킨다는 사명에 눈을 뜨긴 했지만 일상이든 전투에서든 의미를 찾을 수 없었어요. 주인공은 뭣땜시 살아가고 있는 건가요?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내용에 두서가 없었다고 하면 확인사살을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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