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13 -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여튼 간에 남의 말을 죽어도 듣지 않는 인간이 있어요. 판타지나 여느 작품을 보다 보면 위험하다거나 너와는 상관없으니 따라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정상적인 작품이라면 상대가 싫어서라든지 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는 게 아닌 그 사람의 안위를 걱정해 따라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상대는 그런 건 안중에도 없고 너 님 여기서 뭐 하세요? 이러며 부득불 기어이 따라나섭니다. 혹은 뒤를 밟든지 해서요. 그러다 결국 걱정대로 일이 터지고야 맙니다. 따라온 사람이 위험에 휩쓸려 죽게 생기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 그대로 죽든 말든 내버려 두면 되는데 또 구해주다 보면 둘 다 위험에 처해지고 보는 사람은 고구마를 트럭째로 먹게 되죠.

 

벨은 질풍(류, 엘프녀)이 18계층에서 사람을 죽이고 도망갔다는 무뢰배의 말을 듣고 그럴 리 없다며 그녀의 뒤를 밟게 되고 어느 계층에서 따라잡아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류는 벨의 안위를 걱정하여 따라오지 말라는 말을 남기죠. 한때 복수귀가 되어 모든 것을 부숴버렸던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었던 벨은 또다시 그녀가 복수귀의 길을 들어선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 뒤를 밟게 되고 결국 그녀의 걱정대로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격류에 휘말리고 맙니다. 자, 여기서 벨은 고구마 장사일까 사이다 장사일까의 기로에 섭니다.

 

벨에게 있어서 류(질풍)는 지금까지 겪었던 전투에서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었던 소중한 동료입니다. 도움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죠. 아폴론 파밀리아와 항쟁을 벌일 때 하며 18계층에서 계층 터주와의 전투에서 벨은 류가 없었다면 이기지 못했을 겁니다. 그런 그녀가 5년 전의 악몽을 쫓아 다시금 미궁으로 발을 들였습니다. 그날 분명히 모두 몰살했을 거라 여겼던 [악]이 살아 있음을 알게 된 그녀, 다시금 살아나는 그날의 악몽은 그녀를 그 시절의 그녀로 각성 시키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슬픔과 격정에 몸을 맡긴 채 오로지 복수만을 위해 달려가는 그녀, 앞으로 한 발만 내디디면 모든 게 끝난다. 벨이 그녀를 말리기 전까지는...

 

마지막으로 남은 [악]의 축 한 마리를 앞에 두고 격한 감정 때문에 존댓말도 생략한 채 울부짖는 그녀, 그녀의 진의를 파악하고자 막아서는 벨, 그걸 보는 독자에겐 고구마가 트럭째 도착합니다. 조금만 벨과의 인연이 얕았으면 썰리는 것은 그였으리라. 기어이 자신의 만족감을 채우려는못난 놈 때문에 극은 절망으로 치달아 갑니다. 필자는 류를 생각하는 너의 마음은 고작 이 정도였느냐?라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그녀에게 받은 은혜가 얼마이더냐 이 못난 놈아, 그러니 그녀의 마음에 네놈보다 시르가 더 많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지. 벨의 개입은 류에겐 5년 전의 악몽을 더불어 같은 계층에 있는 모두에겐 재앙을 선사합니다.

 

길드 퀘스트를 받아 파밀리아 연합을 꾸려 내려와 아직 지상으로 복귀 못하고 그대로 류를 쫓아왔던 헤스티아 파밀리아는 물론이고 같은 파벌의 다른 파밀리아까지 위험에 빠져듭니다. 길드에서도 수배령이 내려진 악의 축을 제거하려는 류를 벨이 개입하지 않고 말리지 않았더라면, 질풍에게 매겨진 현상금에 눈이 어두워 무리를 짓고 내려온 속이 시커먼 모험가들이라도 죽어마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악의 축 한 마리가 선사하는 재앙은 모든 걸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속이 시커먼 모험가들은 물론이고 벨의 동료들인 헤스티아 파밀리아를 주축으로 한 다른 파밀리아 동료까지 휘말려 가는 재앙 앞에 벨이 내린 결단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전투 신을 보여줍니다. 이게 끝난다면 분명 벨은 레벨 5로 올라서지 않을까 싶더군요. 미노타우로스전을 시작으로 해서 제노스까지 쉴 틈 없는 격류에 휘말리면서 어찌할 수 없는 적을 많이도 맞이해봤지만 이건 차원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줍니다. 파워 인플레란 이런 것일까요. 릴리는 아직도 1이고 벨프는 이제야 2로 올라선 지금 자꾸만 혼자서 멀리 달아나버리는 벨, 벨을 키워주는 것도 좋지만 다른 애들도 좀 키워줬으면 좋겠더군요. 이제야 간신히 동료라 부를 수 있는 존재들이 생겼는데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요.

 

어쨌건 류의 격정이 대단합니다. 5년 전의 악몽을 아직도 고스란히 안고 있었던 그녀의 폭주는 서슬이 퍼레질 정도입니다. 그만큼 동료를 아꼈던 그녀의 마음이 구구절절해지기도 했군요. 복수만이 능사는 아니다라지만 그렇다고 남겨진 자는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며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도 좋다.는 것도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악몽을 이겨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테죠. 그런데 이제 조금만 하면 되는데 이 토끼시키가 산통을 다 깨 놓는군요. 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죄는 자신이 갚아야 되는 게 도리가 아닐까요. 재앙을 맞아 그야말로 뼈와 살이 분리된다는 게 무엇인지 몸소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과정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이 작품이 원래 사설이 길었던가요. 12권까지는 이런 느낌이 없었는데 갑자기 사설이 많아진 느낌입니다. 뭐랄까 마치 필자가 쓸데없이 장황하게 늘어놓는 리뷰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까요. 보통 이런 걸 두고 남 말할 처지는 아니라고 하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대략 200페이지 선에서 끝낼 수 있는 설정이었는데 고놈의 예언하며 뭔가를 두고 설명하는 것하며 쓸데없는 이야기가 장황하게 들어가 있어요. 알맹이는 결국 류를 뒤쫓아 내려가서 재앙을 만나 싸우게 되었다. 요것 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을 들러리 하며 뭔 사설을 그리도 집어넣어 놨는지 필자는 작가가 바뀐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이건 참을 수 있었지만 끝끝내 참지 못 했던 건 매번 장면 바뀜이군요. 이 장면 저 장면 바꿔가며 마치 현장 생중계처럼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맥을 끊어버리는 행위는 학을 떼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모처럼 류의 뒤를 밟으며 추리 형식을 기용해 봤다고는 하는데 능력이 되지 않으면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왜 있잖아요. 단서를 발견하고 뭔가를 알아챘는데 계속 이어지지 않고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버려서 사람 멍하게 만드는 방식, 책이 많이 팔리더니 돈 좀 벌었나 봅니다.

 

맺으며, 벨이 재앙을 맞아 싸우는 장면은 SAO 70몇 개 층에서 해골바가지와 싸우는 장면(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였군요. 어찌 할 수 없는 적을 맞아 절망이 깃든 얼굴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랄까요. 단점들이 많이 보여서 책을 덮을까도 했지만 그래도 참고 볼 수 있었던 건 이 장면 덕분이었습니다. 요즘같이 손가락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는 먼치킨이 주류인 세상에서 이렇게 처절하게 싸우는 주인공도 참 드물죠. 어쨌건 그동안 미뤄져왔던 류의 에피소드가 끝이 나면 그녀도 헤스티아 파밀리아에 들어갈지 사뭇 궁금해졌습니다. 자신을 위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싸워 주고 있으니 호감도가 올라가지 않을 수 없겠죠.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냉큼 팔을 뻗는 거 하며... 이 작품이 19금이었으면 좀 더 솔직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림용사의 복수담 1 - S Novel
우사키 우사기 지음, 시라코미소 그림, 손종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죠. 이걸 이 작품에 비유하자면요. 도끼 자루가 썩은 것도 모르고 휘둘렀다가 발등 찍히는 정도가 아닌 정수리에 꼽혀 세상을 하직했다고 하겠습니다. 믿고 휘둘렀는데 똑 부러지더니 정수리에 꼽혔다. 이보다 더 억울한 게 있을까 싶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로 억울할까? 하는 게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우리 속담엔 돌다리도 두들겨서 건너라는 말이 있죠. 도끼를 휘두르기 전에 점검을 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억울한 죽음은 피할 수 있었지 않을까요. 이 작품의 주인공 '아마츠키 이오리'는 그런 경우입니다.

 

그는 용사로 소환되어 무찔러야 할 마왕을 코앞에 놔두고 동료의 배신에 그만 세상을 하직하고 말죠. 여기서 동료란 썩은 도끼 자루입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호의를 조심하라 했고, 웃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경계하라 했습니다. 웃으며 주인공 곁에 모인 동료들, 이세계에 와 내편 하나 없던 시절에 예쁜 처자를 만나 이 여자를 위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 거라며 시작의 마을(여기선 왕도)을 떠난 건 좋은데 말입니다. 평화로운 일본에서 살은 폐해인지 온통 머릿속엔 꽃밭만 들어앉아 세상은 평등하고 다들 사이좋게 살 수 있어 같은 이상향만 품고 떠났던 골 빈 용사의 최후는 비참함 그뿐이었군요.

 

그리고 30년 후, 다시 같은 나라에 아마츠키 이오리는 어찌 된 일인지 그날 분명히 죽었을 터인 그는 다시 용사로써 소환되었습니다. 30년 전 주인공을 배신한 동료들이 아직 살아 있는 세상, 그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복수를 다짐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사실 자신을 배신하고 죽였으니 당연히 복수를 꿈꾸는 건 좋은데 말입니다. 여기서 이런 물음을 던집니다. 사기 친 놈이 잘못일까 사기당한 놈이 잘못일까. 물론 사기 친 놈이 나쁜 건 사실입니다. 대문을 열어놨다고 도둑질해가라는 소리가 아니듯 남을 해하는데 있어서 대문 열어놓은 놈이 잘못이라는 논리를 들이미는 건 잘못이죠.

 

하지만 조금은 조심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물음을 던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피해자에게 과실을 묻는 건 잘못된 것이지만 의심과 경계를 했더라면 피할 수 있는 운명이 아니었나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들먹이는 이유가 조금 정도는 자신의 미숙함을 부끄러이 여겨 반성을 보였다면 좋았을 텐데 전혀 그런 게 없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자신을 배신한 동료들에 대한 복수심에만 불타 있죠. 그래서 사기 친 놈이 나쁜가 속은 놈이 나쁜가 하는 언급도 해보았는데요. 그러고 보면 작중내내 이런 분위기가 많습니다. 주인공을 못 잡아먹고 안달 난 기사들은 자신들의 미숙함보다 주인공은 하지도 않은 비겁함만 부각 시키기도 하죠.

 

어쨌건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한 주인공은 용사의 힘을 부활 시키기 위해 여정을 떠납니다. 지금 당장은 힘이 없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미궁에서 전직 마왕 '엘피스자크' 통칭 엘피를 만나 뜻이 맞아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요. 엘피 역시 동족에게 배신당해 몸이 파트로 분리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고 그 파트를 찾아 다시 마왕의 자리에 오르고자 합니다. 동료에게 배신당한 용사와 마왕, 어째 모 작품의 장면을 떠 올린다면 착각은 아닐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 작품의 문제점을 들춰보자면요. 기승전결이 없습니다. 눈앞에 30년 전 주인공을 배신한 동료가 있는데 죽일 방법이 없다며 죽일 거 같이 몰아붙이면서도 매번 살려주는 것하며 첫 번째 미궁에서 이제는 잘 쓰이지 않는 재생 마물을 등장시켜 같은 장면을 계속 플레이 시키는 것은 몰입을 상당히 방해하는 요소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30년전 유들유들한 성격으로 배신 당해놓고도 고쳐지지 않은 주인공 성격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 나쁘게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악의를 들이민다면 이유고하를 막론하고 때려 부숴버리는 카타르시스가 없습니다.

 

진정으로 복수귀를 자처한다면 그에 걸맞은 성격을 보여 주면 좋겠건만 사람들을 위하는 용사는 용사라는 듯 타인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은 이질감으로 다가옵니다. 네가 지금 그럴 겨를이 없을 텐데 말입니다. 물론 복수를 하더라도 관련이 없는 사람이 말려든다면 그거야말로 마왕 그 이상일 테니 되려 명분이 없다 할 수 있겠죠. 상냥한 복수귀? 물론 이것대로 현실미가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리 복수심으로 야차가 되었다곤 해도 혼자선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겠죠.

 

작가는 후일을 기약하며 힘을 되찾아 하나하나 복수 해나가는 과정을 그리려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여행을 하며 복수한다는 알맹이가 정해진 수순으로만 진행이 되어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습니다. 식상하다고도 할 수 있죠. 상냥한 복수귀 따윈 있을 수 없습니다. 정해진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면 보는 이로 하여금 식상하지 않을 무언가를 준비해두는 게 매너가 아닐까요. 작중에서는 미숙함을 들어내며 자신의 잘못을 타인에게 뒤집어 씌우며 역린을 건드리는 악당들도 나오긴 하지만 이런 건 단순히 흥미 위주에 지나지 않습니다.

 

맺으며, 구입할까 말까 많은 망설임 끝에 초판이 종료되고 증쇄가 나왔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입은 했지만 역시나 조금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회복술사만큼은 아니더라도 악귀가 되어 보다 복수에 대한 집념을 보여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로는 복수하겠다고는 있는데 행동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소심한 데다 부딪혀서 역경을 이겨내는 그런 것도 없어요. 특히 첫 번째 복수신은 허망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걸 위해서 새는 밤새도록 울었나? 울지도 않았지만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부제목으로 저렇게 지었습니다. 이 작품은 아주 당연한 일이 일어나는 것뿐이라는 거죠. 샛길이 없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늑대와 향신료 19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아야쿠라 쥬우 그림, 박소영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오를 다지고 시작했던 삶은 그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맺어진다는 건 그런 것입니다. 어느 한쪽은 반드시 남겨지게 마련이거든요. 엘프와 인간, 마족과 인간, SF적으로는 안드로이드와 인간, 한때 이런 주제로 한 작품이 유행하기도 했죠. 지금도 잊지 못하는 건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맺어진 영화의 결말이군요. 언제까지고 주인공의 곁을 지키는 안드로이드, 그가 늙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해도 언제나 젊음을 유지한 채 그의 곁을 지키며 끝나는 장면은 많은 여운을 남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물음을 던져 주었죠. 과연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종족끼리 맺어져도 행복이라 할 수 있을까?

 

로렌스와 호로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수백 년을 살아온 호로에게 있어서 인간인 로렌스가 가진 시간은 찰나의 순간일 뿐이죠. 그걸 알면서도 맺어진 것은 축복해 마지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차츰 남겨지는 반려와 자신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삶, 그것이 눈에 보일 정도면 애틋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할 수 있죠. 이번 에피소드는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미래를 준비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둘은 처음부터 각오를 했기에 시간이라는 벽에 몸부림을 치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남겨진 자가 외로움에 삼켜지지 않게 하기 위해 로렌스는 무언갈 준비해갑니다.

 

외로움이라는 단지에 행복이라는 뚜껑이 덮여 있습니다. 지금은 로렌스와의 시간이 마냥 행복하지만 언제까지고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호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외로움을 극단적으로 무서워하죠. 수백 년을 보리밭에 매어져 지내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조차 까먹어 버린 그녀,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인간들과 초토화된 고향 그리고 뿔뿔이 흩어진 동료들은 그녀에게 혼자 남겨진다는 외로움을 각인시켜버렸습니다. 그런 그녀는 로렌스를 만나 그 외로움을 단지 속에 봉인하고 행복이라는 뚜껑으로 덮어 감춰 두었었죠. 하지만 야속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외로움이라는 독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로렌스)와의 추억을 하나라도 더 쌓기 위해 이벤트를 만들려고 하지만 고즈넉하고 세상 풍파와는 거리가 먼 온천마을에서 이렇다 할 이벤트꺼리가 있을 리 없습니다. 그때 마침 뮤리와 콜이 떠나고 일손이 부족해진 '늑대와 향신료(로렌스가 세운 온천장)'에 일전에 남방에서 올라온 늑대 무리 중에 '세림'이라는 젊디젊은 여자 늑대가 종업원으로 찾아옵니다. 이에 호로는 혹시나 로렌스가 바람이라도 피우면 투닥거려 추억이라도 쌓을 텐데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해버리는데요. 초조해지는 마음, 언젠가 분명 그와의 추억은 풍화되어 사라질 거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호로는 점점 애가 타들어가죠.

 

어쨌건 이런 분위기는 줄곧 있어온 것이고 이번 에피소드는 그걸 확인하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준비에 들어가죠. 내가 먼저 떠나도 남겨진 사람이 외로움에 먹히지 않도록, 그걸 옆에서 담담히 거들어주는 호로, 외전 두어 개 빼고 줄곧 이런 이야기들로만 채워져 있습니다. 다만 호로의 애틋한 마음은 구구절절한데 로렌스가 행상을 하며 돈에 눈이 어두워 발 들이지 말아야 할 곳에 들이밀었다가 된통 당하고 호로에게 구해지고 그러는 장면은 없기에 조금은 무미건조하게 다가오긴 합니다. 하지만 남겨지는 쪽인 호로가 다시금 몰려오는 외로움을 표현하는 장면은 애달프게도 합니다.

 

맺으며, 사실 이 작품은 17권에서 멈춰야 했습니다. 누구나가 다 아는 결말인데 이렇게 굳이 표현할 필요가 있었나 싶더군요. 이런 장르의 결말은 좋게 끝나지 않습니다. 남겨지는 한쪽은 분명히 슬픈 결말일 테니까요. 그걸 반증하듯 이번 에피소드는 조금식 준비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죠. 예전 지금은 없는 로렌스와의 여행을 추억하는 광고 문구인지 시놉시스인지를 읽었던 기억 때문에 이번 에피소드는 조금 먹먹했습니다. 하지만 외전에서 뮤리가두 마리에게 씨름 시키는 장면은 좀 유쾌하긴 했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남은 연금술사는 마을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 1 - J Novel Next
노노하라 우사타 지음, OX 그림, 이신 옮김 / 서울문화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들어가기 전에 이 작품은 이세계 전생 먼치킨류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이 작품은 판타지 세계에서 나고 자란 16살 소녀를 주인공으로 해서 그녀의 시각에서 진행되는 전형적인 일상 생활물인데요. 스승에게서 내리사랑으로 주입받은 연금술을 이용해 약을 만들어 팔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죠. 그 흔한 껄떡대는 인간들도 없으며 마물과의 처절한 싸움이나 인간들 간의 알력과 편견 시비가 없는 아주 평화로운 일상을 그려갑니다. 다만 이러면 정말로 식상하겠다고 느꼈는지 작가는 약간의 흥미로운 설정을 추가합니다. 주인공이자 히로인인 마리엘라의 주변 환경을 확 바꾸면서 그녀로 하여금 새로운 출발을 하게 한다는 것인데요.

 

스승이 떠나고 홀로 지내던 어느 날, 스탬피드(마수 대량 증식)가 발생하고 이렇다 할 힘이 없었던 그녀는 재난을 피해 잠들었다 깨어났지만 잠시 잠든다는 게 어찌 된 일인지 일어나 보니 200년 후 미래였던 것입니다. 내가 아는 세상이 아닌, 날 아는 사람, 내가 아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그녀는 스승에게서 주입받다시피한 연금술을 이용해 포션을 만들고 약을 만들어 팔면서 있을 곳을 마련해 갑니다. 하지만 여자애 혼자서 살아가기엔 판타지 세계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는 것입니다. 거기다 200년 전 포션을 만들어 팔면서 이용당할 대로 이용당하며 겨우 입에 풀칠만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그녀로써는 모든 게 무섭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노예 남자를 사들여서 내 편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마치 자발적으로 기둥서방을 구하고 나아가 집 열쇠를 복사해서 건네주는 것 같은 참으로 서글픈 모습을 보여줍니다. 200년 후 막 밖으로 나왔을 때 마물에게 공격받는 흑철 수송대와 인연을 쌓으면서도 애가 의심이라는 걸 안 하는 건지 아니 의심을 안 한다기보다 200년 전 처절하다시피 한 삶의 기억과 마을에 도착해 내가 살던 시대와 다르다는 무서움 때문인지 날 보호해줄 기댈 곳을 찾아 그들(흑철 수송대)의 선심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모습 또한 매우 안타깝게 했는데요. 그야 보통 여느 작품이라면 이런 장면 뒤에 능욕은 필수 코스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우려는 전혀 안 해도 된다는 듯, 필자의 머리에 마구니가 꼈다는 걸 비판하듯 아주 건전하게만 흘러갑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함정에 빠지고 능욕 같은 안 좋은 일을 당하고 일어서는 걸 바라는 분들에겐 이 작품은 맞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로 진행되면서 역경을 이겨내고 우뚝 서는 주인공을 그린다면 그것대로 카타르시스가 있겠지만 이 작품은 안전 노선을 추구할 뿐이군요. 일단 1권 한정해서요. 하지만 노예 남하고 사이가 좋아 주인과 종이라는 선을 넘어 같은 방에서 기거하고 아주 대놓고 반말 찍찍 거리는 판타지에선 있을 수 없는 일도 벌어지긴 합니다. 하지만 초건전하니까 마구니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으니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렇게 200년 후 마을에서 자신이 있을 곳을 만들어 가며 궁극적으로 약국을 열어 빌어먹고자 조금식 입지를 넓혀 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복선과 그럼 그렇지 하는 먼치킨 이야기를 언급해보자면요. 200년 전 스탬피드로 연금술사들이 떼거지로 몰살 당하고, 200년 후 연금술사라곤 마리엘라 한 사람뿐인 세상(라기 보다 마을), 포션, 200년 전 땅바닥에 굴러다니며 발에 치이던 것에서 200년 후 만드는 사람이 없다 보니 금싸라기보다 매우 귀해진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물론 200년 전부터 포션을 만들어왔던 귀족 가문이 하나 살아남아있긴 한데 널리 퍼트릴 만큼 만들어서 내다 팔 지를 않아서 지금으로써는 마리엘라가 유일한데요. 즉 이것은 신감각 먼치킨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라는 것이죠.

 

먼치킨이라고 해서 딱히 힘이 세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어느 하나의 특성에서 남들보다 특출하다면 그것이 먼치킨이 아닐까요. 그 예로 포션 빨로 연명이라는 작품도 이에 해당하겠죠. 마리엘라는 그런 부류입니다. 다만 그녀는 지혜도 세상 물정에도 어두워 포션을 무기화하지는 못하는군요. 세상(마을)에서 나만이 포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노려질 수밖에 없는 필연, 그것들에게서 지켜주는 사람들, 무지한 세상 물정으로 인해 언제 잡혀가 혹독한 시달림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차분하게 슬로우 라이프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노예 남과 그녀의 착한 성품에 이끌려 도와주는 주변 사람들 덕분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복선을 파헤쳐 보자면, 200년 전 홀연히 모습을 감춘 스승의 뒤를 잇듯 스탬피드가 일어난 점이 석연치 않게 다가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걸 마치 예상이라 한 듯 가사 마법진을 가르쳐준 스승, 스승은 어째서 고아 소녀를 데려와 저급 포션만 만들어 최소한의 연명할 정도만 가르쳐도 될 세상임에도 상급을 넘어 특급 포션까지 만들 수 있는 교육을 해준 것일까. 어쩌면 스승은 마리엘라의 성격을 파악하고 지금의 시대엔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 미래에 이 아이의 가능성을 봐줄 시대에서 살았으면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애가 워낙 순박해서 남들에게 이용당하기만 하거든요.

 

그녀는 말이 순박하지 세상 물정 어둡고 타협이라 쓰고 포기해버리는 성격이 강해요. 포션을 힘들게 만들어놓고 아무도 구입해주지 않자 거의 원가에 가까운 가격에 도매로 넘기게 되고 그걸 구입해간 사람은 고가에 팔아치워 그 사람만 배불리는 악순환, 그럼에도 그렇게라도 해주니 내가 배를 곪지 않는다는 낙오적인 발상은 시대가 그렇게 그녀의 성격을 만들었다곤 해도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군요. 하지만 200년 후 미래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그녀를 이용하기 보다 그녀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인간으로서 대우해주게 되죠. 200년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따스한 감정들, 스승은 그녀에게 이런 감정들을 알려주기 위해 스탬피드를 일으켰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맺으며, 복선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필자의 어거지에 가깝습니다. 딱히 신경 쓸만한 내용은 아니군요. 뭔가 의미를 찾지 않으면 필자가 이 도서를 왜 읽었을까 하는 의문점이 남을 거 같아 괜히 언급해 보았습니다. 이 작품은 포션 만들기로 시작해서 포션 만들기로 끝이 납니다. 각종 재료의 설명과 조합 설명, 그리고 만들기, 또 만들기, 흙 퍼서 병 만들기, 노예 길들이기, 밥 먹고, 목욕하고, 빨래하고, 또 약초 뜯어와서 포션 만들고, 설명하고, 그러다 추억에 눈물 흘리고, 석양을 바라보며 내가 있을 곳은 어디일까 하는 철학적인 물음까지, 허구한 날 포션 만들고 밥 먹고 만들고 그것뿐인 일상입니다.

 

그 흔한 개그도 없고, 위기에 빠질만한 이야기도 없습니다. 자잘한 복선은 몇 개 나왔지만 워낙에 초건전한 작품이다 보니 심각하게는 흘러가진 않겠죠. 있을 곳을 마련하고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집을 장만해서 살아갈 길을 열고, 사람들이 찾아와 왁자지껄하는 모습에 흐뭇해지는 일상, 200년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따스한 감정들이 솟아나는 소소한 일상들,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그저 조그마한 행복과 내일을 위한 양식이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는, 그런 슬로우 라이프를 느껴 보고 싶다면 이 작품도 괜찮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드 티처 7 - S Novel+
네코 코이치 지음, Nardack 그림, 이승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엘프 피아가 합류하였습니다. 9년 전 일정 나이가 차면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나야 된다는 일족의 관습에 따라 여행을 마치고 마을로 복귀하던 피아는 모험가 남정네들의 음흉한 마수에 걸려 위기에 빠졌었는데요. 그때 주인공 시리우스가 구해주게 되었고, 피아는 그의 성품에 그만 빠져 버렸었죠. 10년 후 너의 와이프가 될 테니 받아 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훌쩍 떠나버렸던 그녀는 9년째 되던 해에 느닷없이 가출하여 다시 시리우스를 찾아왔습니다. 9년 동안 줄곧 시리우스를 사모하며 지내왔다는 그녀, 그날 반나절 동안의 인연치고는 그녀의 연심이 심상치 않았는데요.

 

피아의 합류로 정체되어 있던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시간이란, 연인을 향한 마음이라 하겠습니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노예로 잡혀 갖은 고생 끝에 탈출을 하였지만 마수의 습격에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에밀리아(&레우스), 그때 시리우스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하였고 그의 인도로 그녀는 시종으로써 길을 걷게 되었죠. 하지만 이후 동생 레우스의 방황으로 적잖은 동요를 보였고 이를 해결해준 게 또 시리우스였습니다. 거기다 성장해선 부모의 원수를 죽이는데 도움까지 받았습니다. 사실 에밀리아는 그와 맺어졌다고 해도 시종으로써 본처가 될 생각은 없습니다. 본처 자리는 리스를 밀어주고 있죠.

 

그래서 에밀리아 다음으로 이제 리스 차례가 되겠습니다. 시리우스는 여행을 떠나기 전 그녀들(에밀리아, 리스)의 마음을 언젠가 받아 주겠다고 했고 그 다짐에 따라 에밀리아에 이어 리스 차례가 되었지만 그녀는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것이 피아가 합류하고 그녀(피아)가 등을 떠밀어 주자 냉큼 어른의 계단으로 올라 버립니다. 사실 좋아하는 사람끼리 맺어지는 건 축하해줄 일일 겁니다. 여느 고자 주인공과 다르게 히로인의 마음을 허투루 듣지 않고, 흘리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 받아주는 주인공은 야구 동영상 이외에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어쨌건 피아는 굉장히 적극적인 성격입니다. 우물쭈물하는 성격이 아닌, 길이 제시되면 거침없이 앞으로 걸어가고자 하죠. 아니 길이 없더라도 만들어서 나아간다고 할까요. 그래서 9년 동안 시리우스를 잊지 못해 찾아왔고, 본처가 되지 못할 거면 첩이라도 상관없다는 듯 앞에서 알짱 거리던 리스를 떠밀어 큰 길로 나아가게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차례를 만들어 버리는 대범함. 한눈에 반한다는 이야기를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은 사랑을 해보지 못했다고들 합니다만. 만나자마자 이 사람이 내 운명이다라고도 하니까 피아가 시리우스를 바라보는 감정은 개연성은 있다고 봐야겠죠. 그러해서 피아의 등장은 이들에게 느리게 흐르던 시간을 가속화 시켜주게 됩니다.

 

사실 피아에겐 시간이 없다고 할 수 있죠. 그녀는 엘프입니다. 인간과 같은 시간을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인간인 시리우스와 같이 지내려는 모습에서 그녀가 그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잘 알 수 있어요. 그걸 담담히 언급하는 부분은 좀 씁쓸하게도 합니다. 인간과 엘프, 서로가 사랑해서 맺어져도 과언 행복했다 할 수 있을까. 엘프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찰나의 시간이고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도 엄마보다 일찍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피아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요. 앞에서 알짱 거리는 리스의 등을 떠밀고 자신의 차례를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 가는 모습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피아 같은 장수종이 짧은 생을 살아가는 사람과 맺어진다는 건 이런 겁니다. 즉, 어떻게 발버둥 치든 남겨진 자에겐 슬픔이라는 결말만 있을 뿐이죠. 이걸 알면서도 시리우스와 맺어지는 피아, 그녀의 마음을 소중히 하려는 시리우스, 피아는 이 모든 걸 위해 에밀리아에게 술을 먹여 인사불성으로 만들어 버리는 등 굉장히 저돌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거기다 가는 시간이 아쉬워하듯 시리우스와의 정열적인 침대씬은 앞서 에밀리아와 리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랄까요. 그렇다고 적나라하게 표현은 되어 있지 않으니 일부러 찾아보진 마세요. 이로써 히로인 3명을 순식간에 비처녀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정도 쓰면 온통 이런 이야기만 들었다고 오해하실 텐데 그렇진 않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무투제에 참가하는 이야기가 주류입니다. 비중 있게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뭐 주인공과 레우스가 워낙 먼치킨인데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들러리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 자체가 스승인 시리우스가 제자인 나머지 일행을 교육한다는 것인지라 이런 무투제에 참가해서 제자들을 한 단계성장시키는 그런류다보니 이렇다 할 에피소드는 없군요. 물론 껄떡대는 인간도 나오지만 참교육이 뭔지 보여주니까 이 또한 어찌 되든 상관없겠죠. 중요한 것은 히로인들이 시리우스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일 것입니다.

 

맺으며, 부제목으로 왜 막장 드라마라고 썼냐면, 스승과 제자 사이에 불순한 교제 때문입니다. 불순하다는 건 좀 어폐가 있고 필자 주관적이지만요. 사실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가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는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으로 나와 여행을 하면서도 에밀리아와 리스는 그의 제자로 지내고 있죠. 시리우스도 틈만 나면 제자들이라고 언급하고 있기도 하고요. 피아도 제자로 받아 달라고는 하고 있지만 아직은 애매하니 패스하더라도요. 필자의 머리에 마구니가 끼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씁쓸한 건 어쩔 수 없었군요. 어쨌건 한꺼번에 히로인 둘과 맺어지는 전대미문(?)의 에피소드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