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어문 제국 이야기 3 - S Novel+
모치츠키 노조무 지음, Gilse 그림, 현노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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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미래에서 손녀가 찾아왔다. "두유 노 사라 코너?"



겨우 단두대행을 회피하고 이제 좀 다리 펴고 자나 싶었던 '미아'에게 학원 정점 '라피나'의 폭탄이 떨어진다. 혼돈의 뱀인지 뭔지 사교의 암약으로 세계의 위기라나. 소똥을 피했더니 개똥 밭이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다. 미래의 지침이 되었던 일기장은 단두대 회피에 성공하면서 없어져 버렸던지라 더 이상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는 미아로서는 전전긍긍. 나아가 라피나는 대 혼돈의 뱀 전선을 구축해서 싸우자고 설레발을 치는데 싫다고도 할 수 없는 일. 여전히 단두대행 트라우마가 있어서 소심의 극치다. 그래서 소원을 빈다. 사람은 함부로 소원을 빌어선 안 되지만 그것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그것대로 괜찮은 일일 것이다.


이 작품은 우연이 겹치고 행운이 행운을 불러오고 오해가 오해를 낳아서 평범한 범인이 수재가 되는 그런 이야기다. 사실 미아는 성적 평범하고 친구라고는 별로 없는 아싸의 경계 직전에 있는 그런 희로인이다. 그런 희로인 주변인들은 그녀의 행동에 오해와 착각을 해서 그녀를 성녀로 떠받든다. 매사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주변인들 덕분에 그녀는 죽을 맛이다. 내심은 아버지에게서 집을 상속받으면 팔아서 그 돈으로 띵가띵가 놀고 싶은 게 미아의 본심이다. 단두대 회피 때도 자기 보신을 위해 움직였을 뿐인데 주변이 알아서 그녀를 성녀로 만들어 버린다. 이번엔 그 극치를 향해 달려간다.


어쨌거나 소원을 빌었다. 미래에 대한 지침을 달라고. 이대로 가다간 라피나에게 휘둘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빌었더니 귀신이 나와 버린다. 그쯤 미래의 티어문 제국은 사분오열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껏 힘좀 내서 미아가 기아(굶주림)도 해결하고 정치적으로 어쩌고저쩌고 다 해놨더니 지들(귀족)끼리 치고받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미아의 손녀 '미아벨'은 쫓기는 신세다. 할머니에 이어 손녀도 팔자가 참 기구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쫓기던 손녀가 별안간 빛에 휩싸이는데... 어떻게 보면 미아의 소원은 손녀를 살렸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고난의 행군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이놈의 팔자는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 싶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14살 나이에 졸지에 손녀가 생겨버린 미아는 손녀로부터 미래의 티어문 제국의 운명을 듣게 된다. 이대로는 미아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대전급이다. 티어문 제국은 말 할 것도 없고. 그 중심에 대 혼돈의 뱀 전선을 구축하자고 했던 학원의 정점 라피나가 있었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라피나는 T-800이고 미아는 사라 코너가 되어서 미래를 지켜라 같은 뭔가 마니악 한 기분이 든다. 여기서 라피나를 골로 보내면 미래는 바뀔까? 미아는 손녀가 미래에서 듣고 보고했던 일들을 들으며 미래에 일어날 전쟁을 회피하기로 하는데, 문제는 혼돈의 뱀이라는 암약하는 사교집단이다.


사실 이 작품은 라노벨이라는 특성에 맞게 굉장히 라이트 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까지 더해서 심각한 건 없고 모두가 오해를 해선 해피한 마인드로 꽃밭을 향해 달려갈 뿐이다. 이번에도 라피나를 구워삶든 지지고 볶든 어떻게 처리해야 미래가 바뀌는데 미아만 심각할 뿐 정작 라피나는 오해만 거듭할 뿐이다. 결과 미아만 더욱 성녀의 자리를 굳히게 된다. 이 작품은 이런 식이다. 뭔가 심각한 주제(랄 것도 없지만)를 던져놓고 피해 가보시지?라는 숙제를 던진다. 그런데 미아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주변이 알아서 처리해줄 뿐. 이 과정이 개그라든지 독자층에 따라서는 흐뭇하게 보일 것이다. 아마도.


이 작품의 본질은 개고생이다. 모두가 아닌 히로인 '미아'에게만. 그래서 도망가고 싶은데 주변에서 성녀 취급하며 우러러보니 도망도 못 간다. 그래서 라피나가 오해를 해서 그녀(미아)의 절대적 이해자로 태어나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가 아닐까 한다. 뭔가 두리뭉실한데 스포일러 안 하려고 그러는 거니 양해 바랍니다. 아무튼 이렇게 손녀가 들고 온 파국으로 치닫는 미래의 가능성 중 하나를 잘라 냈다. 이쯤에서 생각이 드는 게, 미아의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났을 때다. 그녀는 사실 아무것도 한 게 없고 그저 주변에서 오해를 한 것뿐이라고 들통났을 때. 만화 엔젤전설의 주인공 '기타노'처럼 주변은 그녀를 용서할까? 필자는 이것이 사뭇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맺으며: 가볍게 읽기엔 뭣보다 좋다. 다만 냉탕과 온탕의 온도차가 너무 커서 적응이 안 될 수 있다. 미아가 단두대행 때 보여줬던 삶과, 미아벨의 쫓기던 상황 등은 처절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교훈도 더러 있고. 근데 그 이외의 장면에서는 너무 가벼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가령 '설렘탱천'같은 요상한 단어를 들먹이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아무튼 작가는 이런 단어가 재미있나 싶을 정도로 조금 뭐랄까 저렴함?을 보여준다. 이게 코믹함을 부각 시키는 효과가 있긴 한데 그렇다면 처절함은 좀 빼던가. 아무튼 여전히 일러스트 하나는 좋다. 필자는 왜 3권을 구입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4권도 발매된 거 같은데 어떡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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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 파밀리아 크로니클 episode 프레이야 -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니리츠 외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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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고결하게 살아가렴. -영웅처럼"



이번 이야기는 '소드 오라토리아', '에피소드 류'에 이어 세 번째 외전 '에피소드 프레이야'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신 '프레이야'에 관련된 이야기로 뜬금없이 도진 반려를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여기서 반려란 종합적이라 하겠다. 결혼을 해서 같이 살아가는 그런 반려에 속하기도 하고, '오탈'처럼 옆에 서서 묵묵히 받쳐주는 그런 사람을 일컫기도 한다. 요컨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사냥하러 나간다는 그런 말이기도 하다. 그동안 본편에서 그녀의 이미지는 마음에 드는 남자를 잡아먹는 그런 역할이었으니까 이번에도 그런 이야기일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반전이 아닐 수 없는 신선함을 보여준다.


그동안 [헤스티아 파밀리아]나 [로키 파밀리아]는 숱하게 다뤄 왔으나 본편에서조차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프레이야'의 진짜 모습과 성격 등이 적나라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그녀가 여행을 하며 보여주는 순수함과 냉혹함 그리고 자상함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선함을 자아낸다. 자신이 선호하는 세상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찾아 밖으로 나온 프레이야는 어떤 노예랑 마주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프레이야의 미모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반면에 그 노예는 어찌 된 일인지 프레이야의 매료에 빠지지 않는다. 그것이 프레이야의 눈길을 잡게 된다. 하지만 그 노예의 영혼 색은...


'너의 이름은?'


'알리'


영웅은 달리 태어나지 않는다. 프레이야는 알리에게서, 알리의 영혼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까마득한 삶을 살아온 프레이야에게 있어서 그녀의 흥미를 끄는 알리의 정체는 무엇이고, 알리의 정체를 간파한 그녀가 알리에게 어떤 길을 제시할 것인가는 이 이야기의 백미가 아닐 수 없다.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라는 작품의 본질은 '영웅'이다. 본편의 벨이 그렇고, 소드 오라토리아의 본질도 영웅과 연결이 되어 있다. 류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알리를 사들인 프레이야는 그녀(알리는 여자다)에게 길을 제시한다. 이대로 나와 같이 오라리오로 갈 것인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영웅의 길을 갈 것인가.


알리는 왕자다. 사막 귀퉁이의 나라에서 왕녀로 태어나 운명을 비틀듯 그녀는 왕자로 키워졌다. 그녀의 나라는 침공을 받는다. 멸망의 기로에서 알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어쩌면 프레이야를 만난 건 운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레이야는 그녀의 영혼이 순수하고 맑게 자라길 바란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프레이야는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다. 오탈을 위시한 파밀리아 간부진이 출전한다면 알리의 나라는 분명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래선 안 된다. 나라에 위기가 닥치고 노예로 전락한 왕녀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고 잡아야만 한다. 나비가 애벌레에서 고치가 되고 고치를 뚫는 아픔을 겪었을 때, 영웅은 달리 태어나지 않는다.



고고하고 색이 넘치는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어던진다. 프레이야의 이면은 이 작품의 또 하나 백미이다. 노예가 보기 싫다고 죄다 사들여서 자기 전리품으로 삼는 장면은 어쩌면 여왕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삶의 의욕을 잃고 눈이 죽고 탁한 영혼은 그녀의 성미에 맞지 않다. 그래서 사들였다. 하지만 노예에서 해방된 사람들은 그녀의 마음이 어찌 되었든 삶의 희망을 준 그녀를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 프레이야의 인맥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그녀는 손을 내밀지 않는다. 하지만 같이 갈래?라는 자기 스스로 걷게 만들어 삶의 의지를 심어준다. 그러나 그것도 부질없을 때가 있다.


전쟁의 업화는 그녀, 프레이야에게 미친다. 진정으로 화가 난 것이 무엇인지, 그녀의 역린을 건드린다는 게 무엇인지 하는 대목은 소름이 다 돋는다. 때론 자신의 했던 일이 부질없을 때가 있다.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자, 사람을 지킨다는 것, 백성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리는 알아간다. 그런 과정에서 알리는 프레이야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뜬금없이 백합이라니 작가가 거침이 없다. 그러나 운명은 서로의 길이 다르다는 걸 일깨워 간다. 프레이야는 손을 내밀지 않는다. 그저 길을 제시할 뿐이다. 어디로 가야 될지 몰라 가만히 서 있는 알리에게 이쪽으로 가면 된다고. 


맺으며: 본편보다도 소드 오라토리아보다도 200%는 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다. 프레이야가 이런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본편과는 180도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실로 여신 다운, 때론 여왕 다운, 때론 인간적으로, 자유분방하게 여행을 하며 소녀처럼 웃고 떠드는 장면 장면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은 에피소드였는데 이렇게 기대하지 않는 작품일수록 당첨이 되는 행운을 얻기도 하는 게 묘미가 아닐까 싶기도 한다. 하지만 솔직히 중반 이후는 좀 질질 끄는 면이 없잖아 있다. 후기에서도 편집부에서는 170페이지로 끝내라고 했는데 작가가 300페이지로 늘렸으니 이야기가 좀 늘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본편보다는 흥미롭다는 게 필자의 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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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녀전기 12 - Alea iacta est, Novel Engine
카를로 젠 지음, 한신남 옮김, 시노츠키 시노부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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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어느 모로 보다 제국은 운명을 다 했다. 남은 건 누구의 손에 점령 당하고 항복할 것인가다. 연료도 없고, 식량도 없다. 그럼에도 전쟁은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동부전선, 연방(소련)과의 전쟁은 질척질척하기만 할 뿐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제국을 움직이는 위정자로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온전히 연방(소련)에 먹힌다면 제국의 미래 따윈 2차대전 때를 보더라도 극명하다. 이젠 퇴색해버렸지만 공산주의의 치하에서 국민들이 어떤 대접을 받을지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타냐의 상관 제투아는 합중국(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선의 패배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민주국가에 점령 당한다면 적어도 국민들의 삶은 보장될 테니까.


이번 이야기는 제국의 운명이 그 끝을 고한다로 정의할 수 있다. 전쟁을 왜 시작했는지 이제 와 필자는 잊어버렸지만 국경선에 걸린 나라란 나라에 죄다 싸움을 걸어서는 끝낼 타이밍도 못 잡고 어거지로 자존심만 내세우다 속된 말로 존망 하는 꼬라지 직전에 처해진 제국의 슬픈 말로를 그리고 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활약이 있었다곤 해도 전황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7년이라는 시간을 전쟁을 치렀듯이, 아무리 백전노장들이 즐비한 203 마도 대대를 가진 제국이라도 구멍 뚫린 제방을 모두 막을 순 없을 것이다. 이젠 203 마도 대대도 그저 그나마 나은 온전히 보존된 부대이기에 혹사만 당할 뿐이다.


타냐는 이직을 바라나 적당한 상대가 없다. 그렇다고 현대의 지식을 가진 그녀가 연방(소련)에 투항할리는 없을 터, 그래서 그녀의 상관 제투아가 합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르도아(이탈리아)를 친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는 않았겠지. 실제로 웹판을 보면 그녀는 합중국으로 넘어가는 거 같으니까. 그보다 만성적인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제국보다 그나마 풍족한 이르도아에서 물자를 보급 받는 게 지금의 타냐로서는 기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몇 년 전인가 북한이 남침을 할 때 물자를 국도변 마트 같은 데서 보충할 거라는 인터넷 우숫게 소리가 떠돌았었는데 지금의 타냐가 딱 그짝이다.


아무튼 간에 침몰하는 조국에 목 매봐야 나만 손해일뿐이다. 하지만 커리어를 중시하는 그녀로써는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아무리 적군이라지만 적어도 유능한 장교라면 대우는 해주겠지. 언제더라 북한에서 귀순한 모 장교는 우리나라 육군인지 공군인지에서 대령까지 하지 않았던가. 타냐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다. 그래서 상관의 그 어떤 명령이라도 들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랄지, 참 사서 고생을 한다. 물자라곤 쥐뿔도 없는 상황에서 적을 두들기라는데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젠 자존심이고 뭐고, 현지 조달만이 살길이다. 생필품은 일찌감치 현지 조달이고 이젠 하다 하다 군수물자까지 현지 조달이다. 궁하면 통한다고, 적진에 뛰어들어 빼앗아서 쓴다 같은 도적 질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미지는? 커리어 쌓는다며? 남의 돈으로 전쟁하는 건 꿀맛이라는 게 타냐의 지론이다. 그녀는 과연 어디까지 타락할 것인가. 그 벌이랄지 이제 좀 후방으로 물로나 휴가를 만끽하나 했더니 성실한 샐러리맨의 최후는 계속된다. 후퇴하는 부대의 최후미에 서서... 뭐 어쩌라고? 타냐의 상관이 그토록 고대하던 합중국이 움직인다. 2차대전사를 아는 사람은 다 알듯이 미국의 물량전은 예나 지금이나 혀를 내두르게 하지. 이제 어떻게 항복할 것인가만 남았다. 인적 자원은 다 갈아 넣었고, 물자는 바닥이다. 그럼에도 제국이 움직일 수 있는 건 타냐같이 살아남은 극소수 엘리트가 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이제 타냐의 운명은...


맺으며: 처음보단(1권) 독해력을 요구하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 이젠 농담이나 개그를 섞어 넣으면서 접근을 쉽게 한 부분이 눈에 띈다. 파워 인플레를 의식한 것인지 타냐가 직접 나서는 전투는 많이 줄었다. 타냐의 대척점에 있는 메어리 수의 활약을 조미료로 조금 가미하면서 지루함이나 식상함을 없앤 부분은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여전히 메어리 수의 미x년 플레이는 뒷목을 잡게 하는 게 관전 포인트랄지. 아무튼 이 작품도 곧 끝을 향해 달려간다고 할까. 합중국이 슬슬 물량으로 참전하면서 제국은 그야말로 바람 앞에 등불, 13~4권이 클라이맥스가 아닐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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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공작으로 전생했으니까, 이번엔 너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 7 - Novel Engine
아이다 리즈무 지음, nauribon 그림, 박경용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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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강한 스포일러 주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마법 학원에 숨어든 수배범을 잡았을 때도, 마물의 침공으로 학생들이 오늘내일 했을때도, 드래곤의 습격으로 마법 학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뻔했을 때도, 북방을 다스리는 제국의 삼총사중 2명이나 격퇴했어도, 그 전적은 잘 알려지지 않는다. 그야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악동이라는 말이 착하게 들릴 정도로 험악하게 학원을 공포로 몰아넣었으니 하루아침에 이미지가 개선될 리가 없다. 그래도 주인공 '데닝'에게 있어서 이런 건 사소할 뿐이다. 왜냐면, 이런 몸부림 전부가 사랑해 마지않는 망국의 공주 '샬롯'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주변의 평판 따위 개의치 않았다. 근데 이게 화근이 되어 첫 번째 생에서는 처절한 실패를 맛보게 된다. 


그래서 이미지 개선에 노력 중인데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더욱 경계를 사기 마련이다. 여전히 친구라곤 말라비틀어진 무말랭이 하나가 다다. 그의 종자 샬롯은 그가 얼마나 노력 중인지 알아주지 않는다. 사실 주인공 데닝이 개망나니 짓을 한 것도 가문의 눈 밖에 나서 샬롯과 야반도주를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가 알아주지 않으니 미치고 졸도할 노릇이다. 이것이 마침내 보답을 받는 게 이번 에피소드다. 조금은 감동적이긴 하다. 샬롯의 정체는 저번에 발각되고 말았다. 그녀가 망국의, 지금은 멸망한 옆 나라 휴잭의 공주님이라는 게 들통이 나버린 지금, 그녀의 위치는 풍전등화나 다름없다. 왜냐면, 그녀를 편으로 끌어들이면 지금은 공터로 남아 있는 그 넓디넓은 옆 나라 땅을 차지할 수 있으니까.


주인공 데닝은 그녀(샬롯)를 지키기 위해 가문조차 버리려고 했다. 그런 자신을 지켜주는 데닝의 마음을 몰라주는 게 샬롯이었고. 지금까지 서로의 마음은 정체되어 있었다. 그러던 게 이번 북방 제국의 삼총사중 '마녀'가 내습해오면서 모든 게 급진전이 된다. 단 한 사람, 마녀에 의해 기사국 '다리스'라는 나라는 풍전등화에 놓인다. 인지를 초월한 힘으로 싸움을 걸어오는 마녀에 대항해 다리스의 여왕은 자신의 딸인 왕녀를 인질로 내놓는, 폐륜을 저지른다. 자, 이번 에피소드는 크게 두 가지로 갈라진다. 하나는 데닝이 샬롯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 하나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딸의 미움을 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엄마의 마음과 그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이해하는 딸의 이야기다.


사실은 무섭고 두렵다. 인질이 되어 마녀를 꾀어 내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그럼에도 왕녀가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실 데닝은 보답받고 있었다. 그동안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활약을 펼쳤던 걸 곁에서 봐라 바 주던 인물이 있었다. 그게 왕녀였고, 사실은 왕녀는 엄마인 여왕과 사이가 좋지 않다. 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엄마의 인정을 어릴 때부터 먹고 자라온 그녀가 엄마를 좋게 보고 있지 않았다. 이번에 인질이라는 역할도 사실은 데닝에게 보답하고자 함이다. 그동안 자신이 해야 될 일인 백성들을 지키는 일을 주인공 데닝이 해주었으니까. 인질이라는 그 이면엔 샬롯의 정체와 관련이 있다. 여왕은 샬롯을 이용할 생각이 가득하다. 이걸 막아준 게 왕녀다. 샬롯은 데닝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니까. 이것으로 빚을 갚는 거라고.


왕녀는 데닝의 이해자라 할 수 있다. 그의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무섭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모든 걸 이 눈으로 지켜봐야만 한다. 마녀와의 싸움을,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를. 그런 반면에 샬롯은 데닝의 노력을 눈곱만큼도 알아주지 않는 통에 그동안 고구마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그녀도 왕녀를 만나 모든 내막을 알게 되면서 조금은 성장하게 된다. 이번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다. 그리고 시작된다. 유례가 없는 실력으로 싸움을 걸어오는 마녀는, 단신으로 기사국이라는 이름을 무색게 할 정도로 다리스의 기사들을 농락한다. 여기서 여왕이 죽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조금식 드러난다. 엄마는 그저 서툴렀을 뿐이라는걸.. 그저 자신의 딸이 나중에 여왕이 되어 나라를 물려받았을 때, 단지 얕잡아 보이지 않길 바랐을 뿐이라는걸. 딸은 엄마의 애정을 바랐고, 엄마는 애정에 서툴렀을 뿐이라는걸.. 


다른 말이지만, 사실 이 작품의 진히로인은 샬롯보다 왕녀가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편협된 교육으로 방구석 폐인이 되어버렸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데닝을 이해하고 있다 할 수 있다. 누구(샬x)처럼 왕녀로써 뽐내기 보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이번처럼 할 때는 하는 면모를 보여주는 게 왕녀다. 왕녀는 마녀와 기사들의 싸움을 지켜본다. 수세에 몰려가는 기사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할까. 기사들이 무너지면 여왕인 엄마의 목숨도 없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데닝은 그런 상황을 가만히 지켜볼 사내가 아니다. 옛날부터 이런 일에 발을 들이미는 게 그였다. 이번에도 사실 왕녀가 도와 달라고 자신에게 신호를 보냈다. 누군가가 도와 달라는데 도와주지 않으면 데닝으로서, 존재가치는 무의미하다. 왕녀는 호소한다. 결국 알고 보면 샬롯을 지키는 일은 왕녀와 여왕을 지킴으로서 성립이 된다.


그러니 힘을 내지 않을 수 없다. 한 번은 패배를 안겨주었던 강적인 마녀를 상대로 데닝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맺으며: 리뷰가 두서가 없는데, 이번 에피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생명을 불태워라'를 들 수가 있다. 열혈물도 아닌데도 그런 열기가 느껴지는 에피소드랄까. 사실 필자는 이 작품을 좋게 보고 있진 않았다. 그런데 이번 7권을 보면서 이 7권을 위해 미움받았던 걸까 싶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필자 주관적이지만. 그만큼 주인공이 싸우는데 있어서 뭉클함이 있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이기지도 못하는 상대와 마주한다는 것이 이렇게 멋있을 수가 있나 싶다. 근데 그렇게 불태웠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같은 게 이런 작품의 모토다 보니 후반부는 힘이 없다. 그래서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7점이다. 이것도 일러스트가 잘 뽑혀서 7점이다. 그나마 기승전결이 깔끔하긴 하다. 뒷맛이 좀 씁쓸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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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 자격을 박탈당한 아저씨지만, 사랑하는 딸이 생겨서 느긋이 인생을 즐긴다 2 - L Books
오노나타 마니마니 지음, 후지 초코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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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줄거리: 모험가 자격을 박탈 당하고 쫓겨나듯 도시를 나왔던 아저씨는 저주에 걸려 늑대로 변해 있던 어떤 소녀를 줍는다. 아저씨 성격에 못 본 채 할 수는 없어 거뒀긴 한데, 육아 경험이라곤 쥐뿔도 없는 아저씨에겐 곤욕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쫓겨나듯 나왔던 도시로 되돌아가 아이를 맡길만한 곳을 찾기로 하는데...


2권 줄거리: 여행을 며칠 하더니 그만 정이 들어버린다. 그래서 아저씨는 아이를 딸로 입양해서 키우기로 한다. 그것뿐이 이야기.


필자 한 줄 평: 육아를 너무 얕본다.



스포일러 주의



대체 어떤 눈칫밥을 먹고 자랐으면 아이는 어른이 되지 않으면 안 되었나 싶은 게 이번 2권의 주된 이야기다. 9~10살이라면 한창 어리광도 부리고 호기심에 말썽도 부릴만하겠건만 '라비'는 일절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여행을 하며 잠자리가 불편해도, 먹을 것이 변변찮아도 불평불만 없이 아저씨를 따라 여행길에 나서는 모습이 여간 대견한 게 아니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문물에 감탄을 하고, 뭔가를 배우면 기뻐하는 모습은 귀엽다기 보다 어딘가 서글픈 감정을 들게 한다. 9~10살이라면 부모가 사물에 대해 인지능력을 길러 주었을 텐데도 모든 게 신기하기만 한 라비를 보고 있으면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않았다는 복선을 느끼게 한다.


라비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미 1권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는 복선이 투하되어 있다. 자신이 저주받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으며, 누군가가 자신을 붙잡으러 온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니까 라비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불행만 기다리는 건 아니다. 한때 능력 상실로 모험가에서 쫓겨났던 아저씨가 힘을 되찾으면서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어 주고 있다. 거기에 백지 같은 자신(라비)에게 세상을 알려주고 사물에 대해 여려가지를 알려주는 덕분에 매일매일이 새롭기만 하다. 하지만 과거를 기억하려고 하면 패닉을 일으킬 정도로 무서워한다는 것에서 아직은 미래가 순탄하지만은 않다.


아저씨는 무서운 것으로부터 지켜주는 울타리다. 그런 아저씨에게서 버림받으면 나는 어쩌면 좋을까. 아저씨는 지인에게 라비를 맡기려 한다. 하지만 라비는 낯가림이 심하다는 표현으로 되어 있지만, 과거를 기억해내는데 괴로워하는 부분에서 사람들로부터 학대를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낳게 한다. 그래서 인간을 두려워하고, 아저씨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게 되면 자신은 모습을 감추려는 생각을 하지고 있다. 아저씨는 그걸 간파해낸다. 라비는 겉으론 명랑한척해도 속으론 아픔과 외로움을 안고 있다. 아저씨는 라비를 정식 딸로 입양하기로 한다. 육아는 분명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 힘든 것보다 몇 배는 보람이 있다. 왜냐면 라비가 웃어 주니까.



그건 그렇고 이렇게 육아로 시작해서 육아로 끝나는 작품은 또 처음이다. 초반에 약간 라비의 과거에 대한 복선을 투하해두곤, 모험가 의뢰를 받아 해결해가면서 주구장창 가족애를 그리고 있다. 의뢰를 받아 가보니 일보단 가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솔직히 행복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빠가 나랑 놀아주지 않는다고 가출하는 자식이 있다. 아빠는 삐져서 가출한 자식을 찾아 달란다. 이런 거 보면 현실의 우리네 이버지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 뭐 빠지게 일하고 들어왔더니 와이프고 애들이고 다 자고 있다. 깰까 봐 조심스레 끼여 자고 아침에 애들 깨기 전에 일 나간다. 그렇게 뭐 빠지게 돈 벌어오니 가족과 소통 부제가 일어난다. 라비를 딸로 입양한 아저씨에게는 반면교사가 따로 없다.


근데 용사 떡밥을 던져놓고 이건 언제 풀려나. 아저씨에게 저주를 걸었던 용사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아무리 막 나가는 판타지라지만 자신의 스승이나 다름없는 아저씨를 추방하고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 거 같았다면 오산이라는 듯 용사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난 듯한데, 뭔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작가도 소통 부제다. 라비에 대해서도, 솔직히 숲에서 아이가 덩그러니 놓여 있으면 부모를 찾아 줘야 되지 않나? 왜 대리고 다니면서 딸로 입양해버리는 건데, 의미를 모르겠다. 


아저씨, 이젠 라비가 이젠 귀여워서 사족을 못 쓴다. 팔불출이 되어가는 꼬라지를 보니 흐뭇함보다 미래에 파국으로 가는 플래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야 라비의 과거가 심상치 않으니까. 하지만 힘을 되찾은 아저씨는 최강이다. 아마 뭔가 위기가 닥쳐도 잘 헤쳐 나가겠지. 근데 아빠도 아빠지만 엄마도 필요하지 않나. 특히 여자애라면 엄마가 가르쳐야 될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작가는 이런 점들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히로인이 빈약하기 그지없는 게 이 작품이다. 히로인으로 먹고사는 라노벨 특성을 이 작품은 깡그리 무시한다고 할까. 


맺으며: 일러스트가 귀엽다. 이건 진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저작권 때문에 이미지를 올리지 못하는데, 라비의 일러스트는 물론이고 쌍둥이 소인(小人) 소녀(라지만 300살)의 일러스트는 진짜 최강이 아닐 수 없다. 작품 내용은 둘째치고 일러스트 하나만 보고 구입해도 손해는 안 본다. 참고로 필자는 그런 쪽을 밝히는 오타쿠가 아니다. 그건 그렇고 내용이 별로 없다. 솔직히 그냥 평범하게 여행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끝이 난다. 그렇다고 '도시로 떠난 S랭크'라는 작품처럼 필력이 좋기나 하나. 솔직히 빈약하기 그지없다. 사물에 대한 표현력이나, 라비의 귀여움을 표현한 것도 그냥 1차선이다. 점수를 주자면, 일러스트는 10점 만점에 9점. 내용은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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