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14.5 - L Novel
와타리 와타루 지음, 퐁칸 ⑧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14.5권은 다른 .5권이 그렇듯 여러 특전 부록을 한 권으로 모아 놓은 것이다. 외전은 본편 이야기와 관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감정등을 알 수 있기도 한 게 특징이다. 그래서 14.5권은 무슨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냐면, 하치만(주인공)의 여동생 '코마치'가 새언니(오빠 와이프)로 누가 되었으면 좋겠는가를 두고 오빠와 열띤 토론을 벌이는 이야기. '잇시키'가 여름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뮤직 페스티벌에 모두 함께 보러 가는 이야기. 그러다 신입들이 학교에 어떻게 적응할까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그러면서 서로 망신 주고받는 살벌한 이야기. 코마치가 봉사부를 이어받아 부장으로 취임해서 봉사부를 이어가는 이야기. 그리고 하치만과 유키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다른 외전은 주로 사이드 스토리를 가미하는 것과 다르게 이번 이야기는 14권 이후를 보여준다. 하치만과 유키노, 유이는 3학년으로 진학한다. 공부는 하는데 입학이 가능할까 늘 관심사였던 코마치도 무난하게 입학에 성공해서 주인공 일행의 후배가 된다. 코마치는 누구와 다르게 워낙 사교성이 좋아 무난하게 적응 중인 거 같고, 이에 오빠는 안심이 된다. 그래서 하치만은 이제 과거와 현재보다 미래를 바라보게 된다. 1년 후면 학교를 떠나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하고, 그러면 뿔뿔이 흩어져야 될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봉사부에서 지냈던 일들을 추억할 수 있을까.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봉사부를 이어받은 코마치는 자신들의 전철을 밟아 상처를 입기도 하고, 실패도 하고, 그러다 봉합도 하는 청춘을 보내게 될까. 뭐 이런 이야기들이다.


그래도 오빠의 걱정과 다르게 코마치는 매우 사교적인 데다 야무진 성격이어서 선배라고 주눅 들지 않고 놀리기도 하는 모습에서 봉사부를 완전히 물려받으면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 나오지 않을까도 싶다.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은 힘들지만 놀러 간 페스티벌에서 그 유키노에게 부끄러운 일을 아무렇지 않게 시키는 인물은 별로 없을 텐데 코마치가 해낸다(쏘아 올린 건 코마치, 받아서 유키노에게 넘긴 건 잇시키). 사람 부리는데 타고난,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미우라와 쌍벽을 이루는 여왕 체질 '잇시키'에게도 뒤지지 않는 말발과 행동을 보여줘서 천하의 잇시키가 질려서 하치만에게 개념 없는 애(코마치)라고 하소연하게 만드는 인물이 코마치다. 이 정도면 오빠들이 졸업해도 봉사부를 잘 알아서 꾸려 가지 않을까 싶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본편이 끝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게 하치만과 유키노의 뒷이야기다. 필자는 사실 완전히 완결되는 이야기로 하치만이 유키노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사축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진 않더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떴다. 만약 작가가 후일담을 또 쓴다면 분명 필자의 기대대로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키노는 14권까지 보여줬던 의존증은 많이 줄었다. 여전히 하치만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는 있지만. 몇 개월 앞으로 다가온 입시를 준비하면서 학원을 알아보러 다니게 되는데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되고(그게 못마땅한 잇시키), 거기서 유키노의 확고한 마음이 드러난다. 그런데 하치만 이 쉐키는 14권에서 유키노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면서도 그새 까먹었는지 어느 작품의 주인공처럼 난닷데?!를 시전한다. 언젠가 유키노 언니에게 칼 맞지 않을까.


맺으며: 사실 이번 14.5권은 잇시키를 기믹으로 해서(분량이 엄청 많다) 코마치의 이야기를 그려간다고 할 수 있다. 하치만과 유키노, 유이가 졸업하게 되면 혼자 남겨지게 될 코마치에게서 유키노를 엿보게 된다. 부원을 받지 않은 채, 홀로 그저 봉사부의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려는 코마치의 마음을 하치만의 시각으로 잔잔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누구도 막을 수 없듯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하치만의 일생에서 과거를 떠올리며 봉사부에 대한 추억을 언제까지고 간직할 수 있을까 하는 철학적인 물음도 있다. 아무튼 코마치가 생각하는 오빠의 평가라든가, 잇시키와 코마치의 입씨름 등 200여 페이지 밖에 되지 않은 짧은 분량에서 많은 볼거리를 보여준다. 그건 그렇고, 잇시키의 분량이 너무 많다. 좀 더 추억을 기리며 잔잔하게 끝낼 수 있었을 텐데, 텐션이 강해서 개밥에 도토리 들어간 기분이랄까. 물론 하치만 일행과 코마치(과거)를 이으는 선 같은 역할이라서 뺄 수 없는 노릇이었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 3 - S Novel
와리나이 타리사 지음, 박용국 옮김, 우카이 사키 그림 / ㈜소미미디어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하렘이라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방구석 폐인들이 현실에서 못다 이룬 꿈, 그들의 뇌내에 자리 잡고 있는, 이세계에 가면 나도 주인공이고 하렘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망상(필자가 한 말이 아님, 다른 사람이 한 말을 따라 하는 것뿐)을 그대로 표현한 게 이세계 하렘의 정석이라면 이 작품은 그 정석을 깨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이 작품도 주인공은 이세계로 전이되었고, 여자들이 무척이나 따라붙는다. 여느 이세계물이라면 이 작품 히로인들 또한 서로 힘을 합쳐 싸워 나가고, 유대를 쌓아 주인공과 러브러브 한 관계가 되는 흐림이 올바른 길이었을 것이다. 서로 알력과 다툼 보다는 적을 맞아 분연히 맞서 싸우고, 이해하며 힘을 실어주고 등을 떠밀어 주며 모두가 사이좋게 주인공과 맺어지는 그런 해피한 엔딩을 맞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이 작품은 고만고만한 작품으로 끝을 맞이하고, 라노벨 특성에 맞게 무난한 엔딩을 보여 주었을 것이다. 즉, 방구석 폐인들의 망상이 현실이 되고 그 망상은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문제를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if)을 가정해보자. 주인공이 이세계 전이되면서 미궁에 떨어지고 여자 모험가에게 연연하지 않았다면 '라스티아라'를 만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술집에서 알바를 하지 않았다면 '디아'를 만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오로지 살아서 미궁을 돌파하고 현실로 돌아가고파 모든 것을 이용하고 싶었던 주인공이 노예 경매에서 '마리아'를 구입하지 않았다면, 미궁 돌파에 목숨을 걸어 무리하게 시도하다가 10층, 20층 미궁 가디언(보스)을 만나지 않았다면?라는 가정을 두고, 그러면 주인공은 분명 적어도 히로인들에게 칼 맞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세상을, 모험을 동경하여 새장을 뛰쳐나온 히로인이 있다. 사랑을 알고 싶어 하는 몬스터(히로인)가 있다. 버림받고, 이용당하는 것에 신물이 나서 도망친 히로인이 있다. 자신을 구해주고 있을 곳을 마련해준 주인이 고마워 연심을 품는 노예 소녀가 있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녀들은 갈 곳 없는 마음을 기댈 곳을 찾았고, 그 마음이 향한 곳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이용 가능한 것은 어떤 것이든 이용하려는 주인공에게 이때의 그녀들은 좋은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옛날, 일도 안 하는 양아치를 먹여 살리느라 부인이 애를 들쳐 업고 노점을 했던 어느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부인이 안쓰러워 양아치를 죽이게 된다. 그러자 부인도 곧 뒤따라 가버린다. 부인이 양아치에게서 해방되어 잘 살줄 알았던 주인공은 부인의 행동을 이해 못하게 된다. 그때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그런다. 기댈 곳을 잃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양아치라도 부인에겐 기댈 곳이었다. 이 작품에서 양아치는 주인공이다. 히로인들은 양아치에게 기대는 부인이다. 이 이야기의 본질은 양아치가 나쁘다, 부인의 행동이 이상하다가 아닌 세상 갈 곳 없는 마음이 모여 기댈 곳을 찾는다에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언젠가 파탄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양아치가 개과천선을 하여 부인과 같이 노점을 하며 살아가는 해피엔딩은 평행 세계엔 분명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속한 이쪽 세계에서는 파탄이 생기는 분기점이 있다. 해피엔딩으로 갈 것이냐, 파탄으로 갈 것이냐는 오롯이 주인공 손에 달렸다. 하지만 작가는 파탄으로 가고 싶어 한다. 작가의 손에서 창조되는 주인공은 작가의 의도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다크 판타지로 희망도 꿈도 뭣도 없다. 작가는 주인공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제 시키려 한다. 주인공은 누군가에 의해 정신을 지배받고 있지 않을까 하는 큰 복선을 투하 중이다. 그래서 '라스티아라'가 옛 시절 성인(위대한)을 재림 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몸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녀가 곧 있을 성탄제에서 '라스티아라'라는 존재는 말소되고 '성인 티아라'가 재림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구하는데 주저하게 된다. 이 주저는 해피엔딩이냐, 파탄이냐의 분기점에서 파탄으로 이어지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그 주저는 노예 소녀 '마리아'에게도 미친다. 자신을 구해주고, 보살펴 주고, 쫓아내지 않고, 겁탈하지 않는 주인공이 무엇보다 고마웠을 것이다. '마리아'의 비극은 타인이 하는 말에서 거짓과 참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연심을 품어가던 주인공이 어느 날부터 자신을 피하고, '라스티아라'에게 신경을 더 쓰고, 곁에 있고 싶은데 미궁엔 데려가지도 않고, 이러다 또 혼자 남겨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마리아의 마음을 갉아먹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마리아에게 있어서 최대의 불행은 10층 가디언(보스) '아르티'를 만났다는 것이다. '아르티'는 사랑을 갈망하고 있다. 1천 년 전 동료에게 연심을 품었다 배신 당한 듯한 그녀는 사랑에 집착한다. 결과 '마리아'가 품고 있는 연심하고 일맥상통(아르티는 마리아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본 듯) 하게 되고, 주인공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며 집착한 끝에 자기와 비슷한 마리아에게 눈독 들이게 된다. 아르티의 만행은 주인공의 주저와 더불어 파탄을 완성해버리고 만다.


'라스티아라'는 '성인 티아라'를 위한 제물이자 그릇이다. '성인 티아라'가 재림하면 '라스티아라'의 본질은 사라진다. 짧은 만남에서 그녀의 순수한 감정을 엿봤던 주인공은 그녀를 구하고자 한다. '마리아'는 자신의 마음에 충실하고 싶어 하고, 마음에 딴 데 가 있는 주인공이 못마땅하다. 이미 노예 시절부터 마음이 파탄이나 있던 마리아에게 있어서 안주할 땅이었던 주인공이 자신을 놔두고 '라스티아라'를 구하러 간다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아르티'는 이제 집착성 사랑을 갈구하기에 이른다. 마리아와 아르티의 본질은 비슷하다. '일그러진 사랑', 그래서 아르티가 마리아를 부추기는 건 당연한 수순이 되고 따라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는 것도 당연하게 된다. 마리아는 자신만을 바라봐 주지 않는 주인공이 원망스럽다. 그래서 둘의 거처였던 저택에 불을 지르는, 이때까지 듣도 보도 못했던 광기에 찬 히로인이 탄생하게 된다. 스쿨데이즈에선 칼 맞고 끝나지만, 이 작품에서의 히로인은 주인공을 미라로 만들어서 보살피기로 한다.


불타는 저택을 배경으로 다시 만난 주인공과 마리아 그리고 아르티의 장면에서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분위기를 보여주게 된다. 마리아는 주인공을 미라로 만들어서라도 그를 곁에 두려 한다. 아르티는 그걸 부추기고 있다. 이것은 주인공의 주저와 우유부단함의 말로다. '마리아'라는 연심을 외면하고 뒤로 미룬 결과가 도래하게 된다. 처음 확고하게 '라스티아라'를 거부했다면? 20층 가디언(보스)를 물리친 주인공이 아르티도 토벌했다면? 마리아를 구입하지 않았다면? 이 모든 건 합리성과 효율만을 따져 그녀들을 이용하려 했던 주인공의 업보다. 이런 부분에서 스쿨데이즈를 연상케 한다. 물론 ???라는 스킬 때문에 감정을 컨트롤 당한 일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면죄부는 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도구로 취급하려 했던 죄는 없어지는 것이 아닌지라 이 업보는 주인공이 고스란히 받아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파탄으로 흘러가고 주인공은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만 한다. 주인공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맺으며: 사실 주인공 일행은 누군가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났다는 결과를 보여주지만 필자는 3권을 끝으로 하차할 예정이고, 그거까지 언급하면 리뷰가 길어지기에 생략했다. 본 리뷰는 보이는 것만 언급한 것이다. 이면을 파고들면 뭐랄까 이야기가 굉장히 탄탄하고 호러스럽다. 


아무튼 히로인 '아르티와 마리아'가 보여주는 광기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하렘이라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예를 이 작품이 여실히 보여준다. 사모하는 주인공을 불로 구워 미라로 만들어서 보살피겠다니 이게 제정신인가 싶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것밖에 모르는 불쌍한 히로인들이다. 할 수 있는 건 없고, 따라가고 싶어도 못할 때의 심정, 그저 옆에 있고 싶은데 바라봐 주지 않는 고통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쁘게만은 평가할 수가 없다. 다만 진행이 너무 빨라서 독자들의 의식이 따라가주지 못한다는 문제점 있다. 3권까지 이어지면 얼추 제법 진도가 나가지 않았을까 싶지만 주인공이 이세계로 전이되고 고작 14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 14일 만에 연심을 키우고 유대를 쌓기엔 좀 부족하지 않을까. 라스티아라는 같이 미궁을 답파하면서 어느 정도 동료로 의식을 했고, 그렇기에 희생되려는 그녀를 주인공이 구하려 한다는 명분은 있었다. 


하지만 마리아의 경우는 2권에서 첫 출연하여 주인공이 별다른 작업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되팔아 버리겠다는 말까지 했다. 미궁에 데려가 총알받이로 쓸려고 했다. 그런데도 알아서 호감도가 상승하고 급기야 광기에 접어들기까지. 고작 14일 만에 이렇게 사람이 변하나? 노예로서의 분간을 망각하고 주인에 대한 연심을 품어가는 행위는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해야겠다. 물론 개연성을 위해 아르티를 붙여주게 되는데, 아르티는 그녀대로 급발진을 해댄다. 2권 초반에서 만나 사랑을 알게 해달라며 의뢰를 해놓고는 이후 이렇다 할 접점을 만들지 않다가 3권에서 느닷없이 모든 흑막을 자처하는 행위는 작가가 이야기 분배에 있어서 실패했다고 봐야 할까. 아무튼 주인공이 보여줬던 주저와 우유부단함의 죗값으로 충만해야 될 하렘은 불살라지고,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어 끝 맛이 안 좋은 술처럼 최악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사실 해피엔딩 보다 이렇게 개고생하게 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 2 - S Novel
와리나이 타리사 지음, 박용국 옮김, 우카이 사키 그림 / ㈜소미미디어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권 리뷰에서 주인공을 소시오패스라 정의했는데 이번 2권에서는 많이 엷어진다. 아마도 작가가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전략을 짠 듯 한데 이번 2권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한번 노선을 정했으면 그대로 밀고 갈 것이지 왜 성격을 바꿔서 불쾌하게 만드는 것인가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이용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이든 이용하려 했던 주인공이 이번 2권에서는 타인을 구하기 위해 근본 없이 무작정 뛰어드는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된다. 이것은 효율과 합리성을 따지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이물질이나 다름없다. 물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는 게 인지상정인 건 맞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고, 구해준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예측을 하지 않아 불필요한 요소들을 양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욱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미궁에서 구해준 인물들이 차후 주인공과 인연을 맺을 거라는 복선을 투하한다는 것이고, 이런 흐름은 사실 주인공의 성격은 매우 이타적입니다. 하는 기믹과도 같아서 도서를 읽는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읽는 내내 이물질이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는 느낌이 장난 아니게 된다.


어쨌거나 주인공의 성격보다도 이 작품에서 매우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맹목적이 되어가는 히로인들을 들 수가 있다. 1권 히로인이었던 '디아'는 어릴 적 신체적 결함 때문에 집에서 버림받고, 교회에서 이용당하다 도망친 끝에 주인공을 만난다. 세상 믿을 놈 하나 없는 상황에서 밥을 주고, 손을 내밀어 주는 주인공이 매우 고마웠을 수는 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은 것과 목숨을 거는 것은 별개다. 미궁에서 몸을 던져가며 주인공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몬스터와 싸워 가는 모습은 광기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주인공이 미궁 클리어를 위해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걸 알아도 그녀는 분명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다. 어릴 적 교회에서 그토록 이용당했으면서, 주인공에게 또다시 이용당하는 모순을 작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서 주인공이 '디아'의 헌신을 고마워하고 평등한 동료로서 대해준다면 문제없을 것이다. 그런데 20층 보스 몬스터와 전투에서 '디아'는 한쪽 팔을 잃고 만다. 이세계는 마법이 있지만 만능은 아니다. 없어진 팔이 뚝딱 생겨나진 않는다. '디아'는 당분간 리타이어 된다. 주인공은 '디아'의 헌신을 그렇게 고마워하지 않고 있다.


그다음 히로인은 '아르티'다. 10층 보스 몬스터로서 인간과 완전히 똑같은 외견과 감정과 언어를 가지고 있다. 간간이 여타 작품에서도 몬스터가 히로인이 되는 일은 많았으니 크게 놀라운 점은 아니다. 주인공이 20층 보스 몬스터와 일전을 벌일 때같이 등장해 방관자 모드였다가 이후 느닷없이 나타나 주인공에게 몬스터 주제에 '사랑'을 알고 싶다며 협조 해달라고 조르게 된다. 주인공으로서는 보스라는 강력한 몬스터의 폭주를 우려해 협조는 하나 경계를 늦추지 않는 점에서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아르티'조차 왜 주인공 앞에 서서 미궁 몬스터를 쓰려 트려 가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을 낳게 한다. 주인공이 그녀의 허점을 노려 일부러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아르티'는 몸을 날려 주인공을 구해준다. 이쯤 오면 주인공의 정체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한다. 전생에 여자를 후리고 다녔던 기둥서방이었거나, 세계를 구한 영웅이었거나, 아주 잘 생긴 미남이었거나, 1천 년이나 살아온 '아르티'는 주인공과 면식이 있다는 복선이 투하되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 이후 아르티는 '사랑'에 집착해 주인공의 주변을 어지럽히면서 골칫덩어리로 다가온다.


'아르티'와 미궁 모험 중에 위기에 빠진 '프랑류르'라는 히로인을 구해주게 된다. 그녀는 4차원적으로 정신 나간 포지션인데 한번 도움받았다고 주인공을 아주 남편으로 대하는 모습에서 작가는 여자에 대해 뭔가 환상을 품고 있나 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아닌 게 아니라 '프랑류르' 포함 그녀의 파티 중 3명이 여성이다. 아주 그냥 주인공 주변에 여자들이 우굴우굴 거린다. 좀 알아보니 1회성 만남도 아닌 듯하다. 그녀의 파티원 여성하고도 미래에 어떤 만남이 있는 듯하고. 예사롭지 않은 등장인물 하며 건성으로 읽으면 자그마한 복선을 놓치기 십상이라서 어떤 면으로 독자들의 정신을 갉아먹는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다음 히로인으로 이세계물에서 빠질 수 없는 노예 소녀다. 이름은 '마리아'인데 주인공이 미궁 협력자를 구하기 위해 노예 경매장에서 구입하게 된다. 이 쉐키 돈으로 사람을 사는 것에 거부감이 전혀 없다. 그래서 그런가 여난(女亂)이 시작된다. 고분고분할 줄 알았던 '마리아'의 거침없는 언변은 주인공 치부를 적나라하게 까발려 버린다. 약자를 도와주는 것으로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는 변태 취급을 당하니 이보다 고소한 경우는 없을 것이다.


이제 문제의 히로인 '라스티아라'다. 1권에서 죽을뻔한 주인공을 구해주게 되면서 안면을 트게 되는데, 그녀는 주인공처럼 타인의 능력(스테이터스)을 알아볼 수가 있다. 그래서 주인공이 이세계 전생자라는걸 간파하게 되고 이후 자신의 인생에 '전환점'을 불어 넣어줄 사람으로 주인공을 택한다. 여기엔 배려와 허락은 필요치 않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주인공을 꽁꽁 묶어 차가운 바닥에 방치해서 만 하루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한 일도 있다. 그러니 거절하는 주인공을 언변으로 찍어 눌러서 찍소리 못하게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기 보다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함으로써 타인이 겪는 불합리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야 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해야 할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그녀의 모습에서 만약 수명이 오늘 하루뿐이라면 그 하루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그녀는 모험가를 동경하여 주인공과 함께 미궁에 들어가 모험을 하고 싶어 한다. 현재 주인공과 접점에 매우 큰 히로인이라 할 수 있으며, 미래 진히로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매우 많이 뿌리고 다니는 중이다. 


이렇게 여러 개성이 매우 강한 여러 히로인들을 만나게 되면서 주인공의 소시오패스적인 성격은 많이 희석되고 약자(여성)는 도와줘야 된다는 이타적인 성격으로 바뀌어 가게 된다. 물론 약점을 잡혀서 히로인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점도 있긴 한데, 라스티아라의 말처럼 이런 건 말주변으로 얼마든지 타파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인공의 이타적인 성격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점들이 상당히 불쾌하다는 것이다요약해서 표현하자면, 주인공은 못된 놈이지만 사실은 매우 착한 놈이에요랑 같은 거니까 독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주인공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캐릭터가 '마리아'다. 주인공의 행동은 약자를 도와주고 안심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주인공의 내면을 정확히 보고 있다. 아무튼 주인공의 주변의 히로인들은 정상인이 하나도 없다. 모두가 주인공을 위해 뭔가를 하려 하고 몸을 던져서 주인공을 지키려 하는 맹목적인 광기를 보여준다. 주인공의 본질을 보고 있는 '마리아'는 한층 더 집착에 가까운 광기를 보여주게 되는데, 등장하는 히로인들마다 왜 이러는지 작가는 시원하게 밝히지를 않아 더욱 불쾌하게 한다.


맺으며: '라스티아라'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분위기가 어째 파국으로 치닫는 느낌을 준다. 이전부터 주인공은 이세계에 여러 번 온 게 아닐까 하는 복선이 투하되고 있고, 일부 히로인에게서 주인공을 이전부터 알고 있는 듯한 복선 또한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설정에서 매우 치밀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매우 언짢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람을 철저히 이용하든지, 용사처럼 약자를 구하고 보호하던지,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감정 기복이 왔다 갔다 하는 주인공도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고, 타인의 감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나대는 몇몇 히로인들도 상당히 불편하다. 뭐 사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다. 조신하고 헌신적인 히로인 보다 자기 할 말 다하고, 인생을 즐기기 위해, 뭔가를 찾기 위해 주인공을 이용하고 그런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돼서 얀데레가 되어가는 히로인들은 여느 작품에서는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문제아 히로인들이 다 모였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에겐 여난이 따로 없고. 아무튼 필자와 맞지 않아 하차하려 했는데 어느새 3권을 구입해둬서 3권을 마저 읽고 하차하든지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흑의 소환사 3 - NT Novel
마요이 도후 지음, 쿠로긴 그림, 유경주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 나이 23세, 전생에서 뭘 하다 이세계로 왔는지는 모른다. S급 스킬을 얻는 댓가로 여신에게 기억을 받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세계 전생 치트물이다. 주인공은 전생하면서 여신으로부터 스킬을 받게 되고 이걸 기반으로 해서 엄청나게 강해진다. 그리고 이런 작품의 전통적인 클리셰로 하프엘프 '노예' 소녀, 사역마로 '슬라임과 늑대', 여타 히로인들이 등장한다. 히로인도 한두 명으로 그치지 않는다. 하프엘프 소녀 '에필'부터 해서 마족 소녀 '세라', 당돌하게도 이세계 소환되면서 여신에게 부하가 될 것을 요구한 주인공이 유쾌하여 그의 본처를 자처하게 되는 여신 '메르'에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병약 미소녀 '리온'이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집안 메이드로 모녀(母女)까지 들어온다. 이 작품은 덕후 세계의 염원과 갈망과 뇌내 희망을 그대로 담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히로인 동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늘어날 거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암흑 기사 할배도 꼽사리 껴준다.


2권 리뷰를 두루뭉술하게 써버려서 3권 리뷰 쓰는데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2권 나오고 3권 발매까지의 텀이 1년 8개월인데 기억력이 붕어 3초 머리인 필자로서는 앞의 내용이 기억이 안 난다. 어떻게 알아낸 바로는, 날 때부터 노예 생활을 해오며 화룡의 저주를 받아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에필'을 주인공이 구입해서 저주를 풀어주고 연인 관계가 되었다는 것. 이후 주인공과 같이 마물을 퇴치하며 얘도 엄청나게 강해진다. 여느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주인공 하고 엮이기만 하면 주변 인물도 능력이 뻥튀기 되는 불가사의가 이 작품에도 있다. 사령화인지 마물화인지 원통함에 성불도 못하고 있던 암흑 기사 '제라르(할배)'를 퇴치하고 계약하여 소환체로 만들어 동료로 영입. 그전에 이 작품에서 귀염의 대명사가 된 슬라임 '클로토'가 있다. 얘도 주인공과 계약하여 소환체가 되면서 마왕급으로 성장한다. 클로토는 옛날 남쪽 나라를 반파 시킨 슬라임과 동급으로 진화, 여기까지 성장하는데 두어 달도 안 걸렸다.


마족 소녀 '세라'는 당대 마왕이 숨겨놓고 키운 딸이다. 용사가 쳐들어 왔을 때 던전에 봉인 시켜 둔 걸 주인공이 해제 시킨다. 마왕이 꼭꼭 숨겨 키운 탓에 세상 물정에 어둡다. 어렸다면 귀염성이라도 있을 텐데 다 큰 처녀에 그냥 술고래일 뿐이다. 여신 '메르'와 맞짱 떠서 무승부 할 정도로 강하다. 근데 얘는 왜 소환체가 된 건지 모르겠다. 슬라임이나 제라르 할배(사령 비슷)는 마물 계통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세라는 인간족처럼 마족이라는 하나의 종족일 텐데 이래도 되나? 아니 악마라고 했으니 마물이라고 해야 하나. 구분이 애매하다. 여신 '메르'는 주인공이 전생 단계에서 부하가 되라는 말에 예스를 날리고 본처를 자청한다. 이 작품에서 제일 영문모를 캐릭터다. '리온'은 주인공이 소환한 지구 소녀다. 병으로 14살 나이에 요절하고 주인공이 불러내 이세계 용사로 키우게 되는데 이쯤 오면 뭐가 뭔지 모르게 된다. 아주 그냥 작가가 브레이크 없이 온갖 설정을 리밋 해제하고 막 갖다 붙인다.


그러고 보니 메이드 모녀도 있었네. 엄마 나이가 주인공 하고 5살 차이 밖에 안 난다. 딸은 어려서 힘들겠고, 엄마는 언젠가 주인공 하렘에 들어가지 않을까도 싶다. 참고로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고자가 아니다. 다만 에필 일편단심이라서 다른 히로인이 끼어들 여지가 있을지 모겠다. 이 작품엔 용사도 등장한다. 얘도 여자 3명을 동료로 두고 있다. 이세계에 가면 누구나 다 이성을 만날 수 있나 보다. 그러니 현실에서 이성 친구 하나 없는 분들은 이세계 전생을 해보길 권해본다. 아무튼 용사는 개뿔도 없으면서 성선설(사람은 본디 착하다)을 기본 장착하여 싸돌아다니다 주인공에게 참교육 당하고 지금은 마왕 찾아 길을 떠났다. 근데 당대 마왕은 다른 용사가 처치했는데? 그냥 무녀가 심심해서 소환한 건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제법 있다. 여신 메르의 말로는 마왕은 누구나 될 수 있다니까 지금쯤이면 새로운 마왕이 탄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주인공이 용사보다 더 강하다.


이번 이야기는 이세계로 온 지 3달 만에 A급 모험가가 된 주인공이 저택을 구입하고 동료들과 수련하는 이야기로 절반을 소비한다. 이건 뭐 크게 건질 이야기는 없으니까 넘어가자. 누군(이세계 사람들) B급이 성장 한계라는데 얘들은 뭘 처먹었기에 이렇게 강한지 모르겠다. 집도 사고, 지하에는 연습장을 만들어 드래곤 볼을 찍는다. 언젠가 우주로 진출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중후반부는 A급에 만족하지 않고 S급 승급 시험을 보는 이야기를 그려간다. 하지만 이런 시시한 이야기로는 작품이 팔리지 않을 거라 여겼는지 작가는 여기에 세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호전적인 녀석들을 끼얹는다. 용사들을 참교육 해주고 쌀밥 먹으러 다른 나라에 가던 주인공 일행이 도적떼를 퇴치한 일이 있다. 근데 도적 두목이 하필이면 군사 강국의 이웃나라 '트라이센'에서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던 놈이다. 영웅이라는 놈이 도적질에 인신매매까지 하고 있다고 주인공에 의해 까발려졌으니 그 나라의 얼굴에 먹칠이 되어 버렸고, 먹칠한 주인공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는 시추에이션이다.


여기서 군사 강국 트라이센 편에 선 환생자가 나오는데, 이 작품은 은근히 전생자와 환생자가 있다고 서술한다. 그래서 이세계 전생 룰(전생하면 강해진다는 것)답게 환생자도 엄청나게 강하다는, 변태 쉐키(환생자)가 등장하여 에필을 매료하려는 되지도 않는 짓거리를 시도하게 되는데... 뭐랄까 어디서 많이 본 장면들이라서 좀 식상하다. 주인공은 당연히 에필을 빼앗기지 않으려 싸운다. 여기서 작가는 혼자 다 해 먹는 주인공에게 드디어 적수가 나타난다는 요소를 집어넣으려고 했나 본데 피어나지도 못하고 침몰하고 만다. 대체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이런 변태 놈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아무튼 주인공을 노리는 패거리가 등장하게 된다는 새로운 분기점이 되겠다. '트라이센(나라國다)'이 도적 영웅 때문에 사면초가에 빠지자 타개책으로 주변 나라에 선전포고를 하면서 주인공이 휘말리게 되는 그런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주인공이 워낙 강해서 적수가 되려나 모르겠다. 이쪽엔 여신(女神)도 있다고.


맺으며: 그냥 그런 이야기들이다. 이런 작품이 다 그렇듯 스킬 이야기로 분량 많이 잡아먹고, 솔직히 이런 정성으로 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는 못 꾸미는 걸까. 히로인들의 근본 없는 호감도 상승과 성(性)적인 이야기들을 가미하여 흥미를 끄는 대목에서는 작가의 한계를 보는 듯하다. 이런 이야기로 15권(완결 아님)까지 용케도 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러스트가 작중 몰입도를 방해한다. 적어도 코미컬라이즈(만화)급으로 일러스트 작화를 끌어올렸다면 반은 먹고 들어갔을 거라 생각한다. 뭐 이런 것들은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들인지라 보는 사람에 따라 관점은 다를 거라 본다. 아닌 게 아니라 뭔가 인기 요소가 있으니까 15권까지 발매되었을 테지. 그건 그렇고, 돈이 안 된다 싶으면 알짤없이 손절하는 NT노벨이 웬일로 후속권을 내주는지 모르겠다. 가끔 보면 이렇게 뜬금없이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 살아 돌아온 느낌으로 발매해주긴 하는데 너무 텀이 길어 어색하다 못해 누구세요?라는 느낌이다. 아이가 아빠를 못 알아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화 전설이 된 영웅의 이세계담 2 - L Novel
타테마츠리 지음, 미유키 루리아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1권 리뷰에서 정정할 것이 있다. 마족 안 나온다고 했는데, 이번에 나온다. 다만 판타지에서 주인공(용사)이 무찔러야 될 마왕을 숭배는 적이 아니라 이 세계에 사는 평범한 종족 중 하나라는 것이다. 종족을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인간, 엘프, 드워프, 마족이 공존하는 세계다. 그 외에도 또 뭐가 있는 거 같은데 딱히 중요치 않다. 정령도 있고, 뭔가 세계관이 좀 복잡하다. 어쨌거나 여러 종족이 부대끼며 살다 보니 당연히 내가 우월하네, 네놈들은 하등하네 어쩌고저쩌고 쌈박질 해대는 세상이다. 주인공은 1천 년 전 전이로 이쪽 세계에 떨어져 인간들 편에 서서 전국시대 같은 세상을 평정한 영웅 뭐시기로 추앙받고 있다. 1권 리뷰에서 다른 나라 침공하고 멸망 시키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놓은 주제에 무슨 영웅이야라고 했는데 이것도 2권을 읽고 나서 정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본적으로 주인공이 속한 그란츠 제국을 우선시하지만, 적국의 백성들을 챙기고 무고한 희생을 막으려는 착한 놈이었다고 말이다.


아무튼 주인공은 변경으로 좌천되어 가는 리즈를 따라 베르크 요새까지 오게 되었으나, 왕위 계승권을 하나라도 줄여야 하는 오빠들이 사주한(사실 명확하지가 않다. 이번 2권에서 황제의 꿍꿍이 에피소드를 보자면 딸을 위해 황제가 꾸민 짓이 아닌가 의심도 든다) 이웃나라 리히타인 공국군의 대규모 침공을 받게 된다. 리즈가 가진 병력은 거의 전무, 마찬가지로 오빠가 동생 죽이라고 보낸 아우라(히로인)가 이끄는 소규모 부대로 맞서나 중과부적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주인공이다. 작가가 주인공을 밀어주는 게 예사롭지가 않다. 1천 년 전의 영웅, 2대 황제를 지냈고, 후대에서 군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주인공이 위기에 빠진 히로인을 구해준다는 약속된 전개가 펼쳐진다. 혼자서 1만이 넘는 적병을 다 때려잡는다. 이렇게 적국의 침략을 물리치게 된 주인공을 당연히 나라에서 가만히 둘리도 없고, 주인공으로서도 이세계에 왔으니 무우라도 썰어야 되지 않겠냐며 왕도로 향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내가 1천 년 전 2대 황제다라고도 할 수 없어서 2대 황제의 후손이라고 밝히게 된다. 그리고 인정받게 되면서 제4황자라는 직함까지 받게 된다. 어쨌거나 지금의 사람들이 보기엔 주인공이 왕족의 피를 이은 건 사실이고(2대 황제 본인이지만), 1대 황제가 2대 황제 후손이 등장하면 대접하라는 유언도 남겼으니 어쩔 수 없다. 뭔가 일사천리고 거져먹는 느낌이 장난 아니다. 근데 주인공에게 있어서 고난은 지금부터다. 이 작품의 배경색은 파스텔톤이 피어나는 무지갯빛 세상이 아니다. 권력욕들이 충만해서 암살이 횡행하고, 대귀족이라고 안심하고 있다간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피 튀기는 세상이다. 히로인 '리즈'도 정령검에 선택받지 못했으면 일찌감치 죽었겠지. 그러니 2대 황제의 후손(2대 황제를 국민들은 추앙하고 있다)인 주인공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잖은가. 사실 주인공이 먼치킨을 찍던 말던 그런 것보다 이런 사람 사는 냄새가 더 흥미진진한 게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이다라고 이번 2권을 읽고 느낀 점이다.


그 절정이 리즈의 언니이자 제3황녀인 '로자'다. 나라의 중추 대귀족 가문에 시집은 왔는데 애를 만들기도 전에 남편이 암살 당하고 만다. 이렇게 황제 직계 황녀의 남편도 하루아침에 암살로 골로 가는 게 이 세상이다. 과부가 된 로자는 주인공에게 눈독을 들인다. 리즈 바로 위 언니니까 나이차는 얼마 안 나겠지만, 그래도 시가에 몸담고 있고 남편이 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주인공에게 눈독을 들이는 정조 관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모르겠다. 아닌 게 아니라 현실 중세 시대에서도 뭐 남편/부인이 살아 있어도 불륜이 판쳤다고 하니 고중에 충실하다고 받아들이면 될 것도 같다. 아무튼 '로자' 나름대로 필사적이라는, 대귀족을 먹고 싶어 하는 어중이떠중이부터 해서 남편을 죽인 경쟁 대귀족까지 로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까 과부에게 새로운 남편 들이라는 거다. 권력의 소용돌이 결정판에 주인공이 껴여서는 결국 로자에게 붙잡힌 주인공에게 19금 동인지 같은 일이 벌어진다.


이번 이야기를 1부와 2부로 나누라면 1부는 주인공이 2대 황제의 후손으로 밝혀지면서 제4황자라는 직함을 손에 넣어 입지를 공고히 하고 로자라는 우군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로자의 철두철미한 성격은 작가가 준비를 많이 했다는 티가 묻어난다. 주인공의 씨를 얻어 2대 황제의 후손을 잇는 집안이라는 간판을 거는 것과 동시에 자신이 낳은 주인공 자식을 시가의 자식과 연결하여 시가의 피도 잇게 한다는 계략으로 적대 세력을 일소해버린다는 보통내기가 아닌 모습을 보인다는 거다. 하지만 한가지 오산은 주인공이 '고자'라는 것이고. 이 쉐키 차려준 밥상을 차버린다. 사실 주인공은 리즈를 무척 신경 쓴다. 1천 년 전 어떤 여성과 인연이 있었던 모양인데 리즈에게서 과거와 뭔가 겹쳐보는 듯 하는 복선이 나온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하나만 하자. 어쨌거나 리즈 오빠이자 제3황자의 사주로 리즈를 죽이러 군대를 이끌고 왔던 아우라도 조만간 주인공 진영에 올 거 같고, 누가 영웅물 아니랄까 봐 히로인이 점점 불어난다.


2부는 이웃나라 리히타인 공국을 혼쭐내러 가는 주인공을 그린다. 황제는 주인공에게 공적을 쌓으란다. 그러면 왕위 계승권을 올려줄게 한다. 1대 황제가 분명 2대 황제 후손에게 대접을 후하게 하지 않으면 저주를 내리겠다는 유언을 해놨는데 지금의 황제는 간이 크다. 이 세계는 정령이 있고 정령에 의해 진짜로 저주를 내릴 수도 있다. 아무튼 선행한 리즈를 도우러 가야 하는데 이미 리즈는 리히타인 공국에 진입해서 싸움 중이다. 문제는 리즈가 사령관이 아니라는 것이고, 혼쭐내러 가는 부대의 사령관은 2차원적인 돌대가리 같은 놈이다. 히로인 리즈의 고생이 눈에 훤하고 실제로 고생 많이 한다. 말빨도 안 돼서 황녀임에도 신하인 사령관에게 비아냥 들어도 반론을 잘 못하는 모습에 조금은 짜증을 불러온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주인공이다. 이성 관계에 있어서 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고, 사령관을 혼쭐 내주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서 아양 떠는 모습은 조금 더 짜증을 불러온다. 


리즈도 싸울 땐 잘 싸우는데 대인관계에서 괴멸적인 모습은 때에 따라 귀엽기도 하지만 한심하게도 보인다. 그럼에도 병사들이나 국민들 지지는 높다는 영문 모를 히로인이 바로 리즈다. 강적을 만나 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은 대견하기도 해서 미워할 수 없는, 싸우는 히로인은 위대하다는 필자의 관념(觀念)에 따라 높은 점수를 줄만한 참으로 알쏭달쏭 한 캐릭터이기도 하다는 것인데. 오빠들이 자신을 죽이려는 걸 알면서도 제대로 된 대응을 준비하지 않거나, 주인공이 전술을 알려줘도 오늘은 카레다 같은 남일 같은 반응하며(비유 적임, 본문에는 카레 언급 없음)몇 개의 인격을 가진 듯한 작가가 참으로 희한한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알몸을 보이는 건 괜찮고, 간접키스에는 얼굴 빨개지고. 말은 또 잘 들어서 저기 가서 저 애 좀 구해와라 하니까 냉큼 달려가서 구해오는, 마치 막데기 주워온 개처럼 주인공과의 케미가 장난 아니다.


어쨌거나 이번 2권에서 주인공의 목적과 그의 성격의 윤곽이 드러난다. 목적은 스포일러니까 언급은 힘들고, 사실 리즈의 언니 로자와의 거래 중 하나가 리즈와 관련이 있다. 도서 제목이기도 한 영웅이라는 정의(定義)는 단순히 나라를 구하는 것이 아닌 백성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거라 할 수 있다. 이번 2권에서 주인공은 적국의 백성들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아울러 상대가 마족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죽이지 않는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사로잡은 적군들도 포로로 대우해주고, 포로를 학대하는 병사를 엄히 다스리는 등 법과 평등에도 솔선수범한다. 이게 영웅으로서 가져야 될 덕목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영웅이 될 수는 없다고 서술하기도 한다. 결단을 내릴 때는 과감히, 이용할 수 있는 건 뭐든지 이용하는 모습에서 조금은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도 보인다. 리히타인 공국과의 전쟁에서 주인공은 온화하면서도 냉철한 두 가지의 성격을 보여준다.


맺으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주인공의 활약보다 권력욕에 찌든 귀족들의 에피소드가 더 재미있는 작품이다. 갑자기 나타난 주인공을 두고 정치권은 격변을 예고하고, 황제는 주인공을 이용해 자신의 아들(제1 황자와 제 3황자)의 추태(리즈를 죽이려 했으니)를 무마하는 동시에 황자들을 비호하는 귀족들의 원성을 잠재우는 실력을 보여줘서 여느 판타지의 무능한 왕과 다른 모습에 몰입도가 제법 장난 아니다. 황제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딸(리즈)도 이용하려는 복선에서 주인공과 대립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도 있고. 특히 로자의 파격적인(몸으로 말해요) 대시에서 싸구려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마치 범과 사자의 싸움처럼 코믹 요소는 쏘옥 뺀 진지함 그 자체다. 하지만 주인공은 고자. 주인공은 1천 년 전에 자신이 입었다는 옷을 꺼내 입었는데 그 모습은 안대까지 어우러져 중2병을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고. 이런 장면 장면 있어서 작가가 거침이 없다. 1권 읽었을 때는 안 좋은 의미로 뭐 이런 게 있나 싶었는데 2권을 읽고 나니 좋은 의미로 이거 물건이네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선입견은 좋지 않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