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4
히무라 키세키 지음, abec 그림, 카와하라 레키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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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선인(仙人)의 도발에 넘어가 원래는 칼잡이로 인생을 달리려 했으나 본의 아니게 채술도 배우기로 한 아스나, 강화 사기에서 뼈아픈 경험을 하고 이제 좀 어른의 계단에 올라가나 했더니 이렇습니다.라는 게 3권에서의 이야기였고요. 키리토는 아스나가 빠진 채로 2층 공략전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는 여전히 비터의 존재에 달가워하지 않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쫄따구나 잡는 포지션에 만족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어느 때고간에 그 사람의 진가라던가 됨됨이를 반드시 알아주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죠. 하필 그게 대머리 에길이라던지... 지금은 안 나오는 머리띠(클라인)라든지...

 

여튼 그렇게 2층 보스 공략에 들어가면서 베타 때는 없었던 새로운 보스의 등장으로 공략반은 위기에 빠져들고 키리토는 사람들의 희생을 두려워하여 쫄따구 처리반에 배정되어 있었음에도 앞으로 나선다는 흐름입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은 없는 아스나를 찾는 그에게서 친구 하나 없는 이 세계에서의 외로움이 조금 전해져 오기도 했군요. 버려진 에길과 머리띠에게 묵념을, 농담은 이 정도로 하고 보스를 공략하면서 네즈하에게 강화 사기를 시켰던 본진을 유추해 가면서도 사람들이 희생되는 걸 막으려 동분서주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군요. 새로운 보스에 의해 본진이 위기에 빠져드는 걸 그저 바라봐야만 하는 그때...

 

아스나의 등장

 

이것이 코믹만의 특전이자 즐거움이라 할 수 있겠죠. 멋지게 등장해서 전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이쪽으로 바꾸는 힘, 그리고 그걸 보는 독자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아아 그런데 드래곤볼의 피콜로처럼 멋지게 등장은 하였지만 어찌할 수 없는 적 앞에서 바로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수련을 쌓으며 2층 공략법을 알아오긴 했지만 역시 힘의 차이를 메꿀 수는 없는 것이죠. 그 와중에 아스나의 등장으로 동요하는 키리토, 이 얼마나 알기 쉬운 감정이란 말인가 싶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그녀의 곁에 서고 싶고 그녀와 호읍을 맞춰 싸우고 싶고 또 그리고... 그는 손이 바들 떨릴 지경입니다.

 

아스나의 위기, 마음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키리토

 

온 거냐고 다그치면서도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에서 사실은 아스나도 키리토의 곁에 있고 싶어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아스하의 난입과 키리토의 도움으로 조금은 호전이 되었지만 보스전은 여전히 긴장감 백배로 흐르고 이대로는 사망자가 나올듯한 그때... 작가가 깜짝 쇼를 좋아하는군요. 네즈하가 난입해옵니다. 아스나랑 같이 변태 선인 밑에서 수련을 쌓았던 네즈하의 난입으로 역전의 기회를 잡은 키리토와 아스나, 또다시 둘만의 1층 보스전과 같은 난타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둘의 호흡은 이전보다 더 좋아 보였습니다. 언젠가 아스나는 혈맹 기사단에 들어가야 할 텐데 이 분위기를 어찌 끊고 갈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요.

 

맺으며, 사실 본편(라노벨 SAO든 프로그레시브든)보다 코믹 쪽이 더 잘 뽑혔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여전히 좋은 움직임과 감정 표현을 보여줍니다. 필자가 이전부터 숱하게 언급하지만 라노벨을 원작으로 한 코믹이 이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작품은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요. 특히 아스나의 기쁠 때와 슬플 때 그리고 쑥스러워할 때의 표정은 가히 압권이라고 할 수 있죠. 이건 원작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기도 합니다.(물론 필자 개인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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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침역 : 클로즈드 에덴 2 - Enemy of Mankind - 하, L Novel
이와이 쿄우헤이 지음, 시라비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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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후 <크리티컬 에어리어>라 명명되는 갑자기 도쿄 중심부에 나타난 타원형 보라색 장벽 속에서 수백만 명이 EOM <하멜른>에 의해 실종되는 전대미문의 사태로부터 2년, 오늘도 주인공 렌지 이웃집 누나 '오사토 유이'를 찾기 위해, 파트너 카나타 동생 소타찾기 위해 <크리티컬 에어리어>에 숨어듭니다. 목표는 오직 하나 원흉 EOM <하멜른>을 쓰러트리고 소중한 사람을 구출하는 것,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며 2년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훈련을 받고 59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겨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60번째로 <크리티컬 에어리어> 침입하여 이번에야말로 <하멜른>을 쓰러트리고 구하고 말 것이라고...

 

모든 것을 거부하고 모든 것에 죽음을 공평하게 내리는 곳 <크리티컬 에어리어>, 그런 곳에 숨어드는 자가 있었으니 그들을 [레이더]라 부릅니다. 실종된 소중한 사람을 찾기 위해 혹은 버려진 도시에 값나가는 물건을 훔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침입하는 자들. 렌지와 카나타도 [레이더]입니다. 세간에서는 실종된 사람들의 물건을 훔친다 하여 악의 축이 되어 있는 그들, 그리고 이들을 단속하는 구무청(국가 기관)이라는 단속반과의 목숨을 거는 전투가 이어지고 이들을 노리는 미확인 생명체 EOM과 크립티드들의 습격, 지옥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이곳에서 렌지와 카나타는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해 몸을 던졌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하멜른>이 머물고 있는 구역까지 알아내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에어리어>에 침입하였지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들을 가로막는 구무청과의 싸움에서 카나타는 빈사상태에 놓이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이전부터 렌지를 노렸던 의문의 [레이더]가 또다시 내습하면서 좀처럼 <하멜른>에게 접근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니편 내 편 없는 의문의 [레이더]로부터의 막강한 광역 공격, 그 과정에서 느닷없이 이전에 렌지가 구해줬던 키무라라는 여고생이 나타나 렌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사태는 왜? 어째서 여기에?라는 의문 부호를 띄우며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뭐랄까 소재는 좋습니다. 인류 멸망 아포칼립스를 잘 표현하고 있죠. 그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렌지와 카나타의 모습은 눈부십니다. 거기에 현실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란다.라는 듯 이들을 가로막는 구무청과 의문의 [레이더]와의 싸움은 처절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온통 적 밖에 없는 곳에서 의지할 거라곤 파트너 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난관을 돌파하여 <하멜른>을 처치하고 실종된 사람들을 되찾으려는 렌지에게 들이밀어지는 가혹한 현실, 인간과 EOM의 대결에서 인간 VS 인간이라는 구도가 되어 가고 감정이라곤 인간을 죽이는 것 밖에 없었던 EOM에게서 새로운 희망이 싹트면서 이야기의 향방은 중구난방이 되어 갑니다.

 

필자는 이 작품의 가치나 재미 부분은 상당히 높게 쳐주고 있지만 진행 방식은 단호하게 0점을 주고 싶습니다. 마치 클라이맥스 때 광고를 트는 예능 프로그램처럼 좀 흥미진진해진다 싶으면 여지없이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로 넘어가서 맥을 끊어놓은 건 예사고 이야기에 필요한 부분이었다곤 해도 양다리를 넘어서 네 다리를 걸치는 주인공 형의 난봉꾼 기질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이거 보고 있자면 여자들은 눈치가 그렇게 없나 하는 선입관을 심어주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요. 더욱이 이야기 진행에 있어서 중요한 나세 마리오라는 구무청 여자 요원도 네 다리의 희생양이 되어 있다는 것이군요.

 

그런데 다 떠나서 이야기 진행이 중반부터 상당히 빨라집니다. 애니메이션 총집편 보는 것처럼 <하멜른>을 넘어서서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버리니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군요. 물론 렌지는 <하멜른>과 싸웁니다. 하지만 목적은 그게 아닌 <하멜른>은 그저 수단에 지나지 않고 진짜는 주인공 렌지의 정체와 이용 가치에 맞춰간다는 것이군요. 갑자기 왜?라는 느낌, 그리고 <하멜른>을 잡고 끝낼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는 작가의 미온적인 대처는 짜증을 불러옵니다. 대체 뭣 때문에 그 애들이 그 고생을 했는데?라는 씁쓸한 입맛만 있었군요.

 

맺으며, 안타까웠던 건 오사토 유이를 쏘옥 빼닮은 '히마와리(표지 모델)'의 존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군요. 1권에서 중요한 포지션일지도 모른다는 복선이 투하되고 2권에서도 중반까진 키포인트로 부각되어 갔는데 후반에 느닷없이 정체가 드러나면서 그동안 쏟아부었던 복선을 말끔하게 말아 드시는 모습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꽤 흥미진진합니다. 마치 잘 여문 배추처럼 속이 알차게 들어가 있다고 할까요. 하지만 중간중간 맥을 끊어버리는 통에 그걸 살리지 못합니다. 특히 후반은 거의 LTE급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따라가질 못하겠더군요. 거기에 추리력을 요구하지만 정작 추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지 않습니다. 이게 가장 짜증 났군요. 물론 뒤에 가서 해답을 내놓긴 하지만 읽는 내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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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3부 2 + 로제마인 공방 실버 참 세트 -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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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지금 마인의 인생이 요동치는 건 다 자기가 저지른 일 때문입니다. 책에 목숨 걸었다가 체력적이나 주변 환경 등에 의해 진짜로 죽을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죠. 거기다 주변에서 필사적으로 그녀에 대한 정보 통제에 나선 걸 비웃듯 싸돌아다니는 바람에 빵빵한 마력과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고 결국 노림을 받게 되어 가족과도 생이별을 해야만 했었죠.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여전히 책 책하며 빨빨빨 거리며 돌아다니는 통에 주변 사람들의 위는 빵꾸가날 지경입니다. 뒤치다꺼리하느라요. 그래도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온다고 우여곡절 끝에 영주의 양녀라는 신데렐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손익 계산에 의해 이뤄진 일인지라 딱히 마인이 구원받았다고 할 수는 없죠.

 

그녀는 지금 신전장의 일, 고아원 원장의 일, 공방의 일, 다가오는 수확제의 대응과 자기중심적 개똥같은 오래비 때문에 마음이 타들어가기만 합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다 자기가 판 무덤이라서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요. 언제나 충동적으로 돌진하는 성격 때문에 정신 차리고 보니 일이 벌어져 있고 주변은 그 대응하느라 솔직히 이용 가치가 있는 그녀의 능력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일나도 일났지 싶군요. 그런 상황에서 또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수확제와 새로운 공방 문제로 들린 근처 핫세라는 마을에서 마인이 충동적으로 고아들을 대려 오면서 또 사태가 커져 갑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이전까지는 가족 간 유대가 테마였다면 지금부터는 이세계에서 사람이 지녀야 할 상식과 지위에 따른 책임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인이 고아들을 데려온 이유는 인간적으로 사람을 사고파는 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인데요. 그런데 문제가 발생 합니다. 핫세에서 마인이 고아들을 대려오는 과정에서 항명과도 같은 촌장의 행동과 마을 사람들에 의한 신전 습격이 벌어집니다. 이것은 곧 영주에 대한 반역이라는 결론으로 넘어가는 건 자명한 일이고요.

 

페르디난드(신관장, 마인의 양아버지와 이복형제)도 같이 있었지만 그는 둘째 치고라도 영주의 명을 받고 온 영주의 양녀(마인)에 대한 불손, 그녀(마인)의 소유인 신전에 대한 습격, 이 정도면 마을은 멸족을 피해 가지 못할 터이지만 이번엔 마인을 귀족으로써의 책임과 상식을 공부를 시킨다는 명목하에 이 사태를 해결하라는 숙제가 페르디난드로부터 내려옵니다. 마을 전체를 멸족 시킬 것인가 원흉만 골라내고 죄 없는 마을 사람들을 살릴 것인가... 이세계 상식 결여인 그녀에겐 내가 이러려고 영주의 양녀가 되었나 싶은 일이죠.

 

그녀는 우라노 시절의 상식과 이세계의 상식이 충돌하면서 괴리감에 빠져들게 됩니다. 사람은 평등하다는 이전 세계와는 다르게 이세계에선 계급에 따라 물건 취급하고 내가 살기 위해 고아들을 팔아서 겨울을 나는 행동이 과연 옳은가 하는 걸로 끙끙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신전의 일과 고아원의 일을 처리하고 양아버지인 영주를 찾아가 이거저거 보고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데요. 그런 그녀의 고생은 생각도 안 하고 자기중심적인 오래비가 자꾸만 시비를 걸어옵니다. 여기서 오래비란 양아버지인 영주의 친자식을 말합니다. 이게 참 사람 사는 맛을 살려준다고 할까요.

 

영주의 아들이 되어 놓으니 다이아 수저도 이런 다이아 수저도 없는 것입니다. 아비인 영주는 물론이고 주변에서 오냐오냐로 키워 놓은 통에 내가 왕이로소이다.랍니다. 공부는 죽어도 싫어하는 데다 내가 하고 싶은 거 다하고 농땡이 필거 다 피다 보니 귀족 아이들은 물론이고 동년배(참고로 오래비는 마인과 동갑)의 고아들도 벌써 글자를 깨우쳤는데 아직도 가나다라도 못하니 마인의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거기다 질투심은 뭐가 그리 큰 지 일 때문인데도 마인만 아빠와 만난다느니 마인이 뭘 좀 하면 심통이 나서 만날 때마다 트집을 잡는 통에 결국 마인은 뚜껑이 열리고 맙니다. 여담으로 이후 일어난 에피소드는 두세 번 읽게 할 정도로 흥미진진했군요. 자세한 건 지면 부족으로 생략...

 

난 도망치지 않아요. 체력이 없어서 조금만 걸어도 정신을 잃고 사경을 헤매는 주제에 일 처리 능력은 정말로 기가 막혀서 어떻게든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원래는 영주는 물론이고 오래비에게 함부로 말하는 건 사형감이지만 애가 겁도 없이 자기주장을 펼치고 아닌 건 아니다라고 직언하고, 사실 겁이 없다기보다 이전 생의 상식 때문에 이러는 거지만요. 더욱이 주위에서 잘못되었다고 지적을 안 하니 문제는 없겠죠. 그것보다 빨빨거리며 싸돌아다니지 말라는데도 하고 있으니 이게 더 큰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눈만 뜨면 일을 저지르는 통에 뒤치다꺼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앙이 따로 없죠. 그 역할은 신관장인 페르디난드로써 그녀의 고삐를 잡느라 죽을 지경입니다.

 

이 정도 써놓으면 마인이 무슨 문제 덩어리 아이인 걸로 비칠 텐데 꼭 그렇지마는 않습니다. 주변 사람에겐 재앙이지만 작가가 이러려고 마인을 7살로 맞춘 거 같은데 행동 하나하나가 상당히 귀엽습니다. 특히 레서 버스 꺼내서 타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표현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합니다. 여튼 그녀가 지금 벌이고 있는 일들은 주변에 나쁘게 피해 가는 게 아닌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잘 살기 위한 몸부림인지라 수긍할 수밖에 없어요. 최종적으로는 자기 취미 때문이긴 하지만 뭐 꿩 먹고 알 먹고라고 하면 되겠죠. 주변은 또 얼마나 살뜰하게 챙기는지 한번 품에 들어온 사람은 기필코 지키려는 그녀의 마음은 빛나기까지 합니다.

 

맺으며, 사실 이 작품의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보면 모두가 손익계산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인은 책을 만들기 위해 주변을 이용하고 주변은 삶의 질을 높이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거나 징세를 위해 마인을 이용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건 현실에서도 응용되고 있는지라 속이 시커먼 내용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 안에서 선한 사람들의 희생이 따르지 않는 이익을 계산 해나가고 악인만 제거되고 있으니 딱히 어둡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인의 귀여움은 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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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티처 6 - S Novel+
네코 코이치 지음, Nardack 그림, 이승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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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엔딩만 놓고 본다면 이보다 좋은 것도 없을 겁니다. 마치 동화의 한 장면처럼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주인공과 맺어지는 히로인이란 누구나 꿈꾸는 이상향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상향은 이상향일 뿐 보통은 히로인 비처녀 논란에 휩싸일 위험 때문에 이런 결말을 잘 내주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는 게 현실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조금 파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리뷰 도입부부터 대뜸 결말을 언급하는 게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포주의(혹은 네타)라고 제목에 써 두었으니 상관은 없겠죠. 여튼 주인공과 맺어지는 히로인, 작가가 큰 결심을 하였습니다.

 

어릴 적 노예상인에게 붙잡혀 4년여 동안 갖은 고생 끝에 주인공 '시리우스'에게 구출되어 오로지 그만을 바라봐온 에밀리아, 지금은 죽고 없는 에리나에게서 시종으로의 몸가짐을 배우고 그를 보필하며 지내오길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무수한 남정네의 가슴을 태우고 대시를 마다하고 그만을 바라보며 일직선을 달려왔던 그녀, 하나 밖에 없는 가족 동생 레우스가 저주받은 아이라고 판명 나 원래라면 일족의 방침에 따라 처분해야 되었지만 규율 따윈 하찮다는 시리우스의 일갈에 더욱 그를 사모하게 되었는데요. 죽을 만큼 힘든 시기에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고 사람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하나 밖에 없는 동생마저 구원해주었으니 호감을 안 가지려야 안 가질 수가 없었겠죠.

 

여튼 이번 에피소드에선 그녀가 안고 있는 트라우마가 밝혀집니다. 어릴 적 마을을 습격한 마물에 의해 부모님은 목숨을 잃어야 했고 그 장면을 목격한 에밀리아는 크나큰 고통과 공포를 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걸 숨겨왔는데요. 그러나 학교 졸업 후 고향을 찾게 되면서 숨겨왔던 트라우마가 수면 위로 올라와 자꾸만 커져만 갑니다. 마물에 의해 멸망해버린 고향, 흔적도 찾을 수 없는 부모님 유해, 엄습해오는 공포가 그녀를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주한 부모님의 원수 특대 마물, 한편 시리우스는 그저 그녀가 이 시련을 넘어 성장하길 바라며 이번엔 손을 내밀어 주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도움이나 구출 없이 성장하는 히로인은 언제 봐도 눈이 부십니다. 이 시련을 뛰어넘어 그에게로, 상냥한 그의 등 뒤에 숨어 그가 지켜주길 바라는 나약한 나날을 보낼 것인가 단단한 껍질을 깨고 화려한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를 것인가, 다시 찾은 고향 마을에서 부모님의 원수 특대 마물을 앞에 두고 에밀리아는 각오를 다집니다. 이 시련을 뛰어넘어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라고 해도 이 작품의 작가는 어딘가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그걸 잘 살리지 못한다고 할까요. 각오는 다지는데 박진감이나 결의가 잘 느껴지지 않아요. 에밀리아가 트라우마에 빠지는 부분도 석연찮고, 싸우는 것도 죄다 먼치킨이고, 조금 더 힘들어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서는 카타르시스라는 게 없어요.

 

피를 토하고 나자빠지더라도 분연히 일어서며 과거를 곱씹으며 지금까지 있어왔던 일들을 읊조리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소망하고 다짐하며 적을 물리치는 것, 이런 건 사실 소년 영웅물에서나 있을 법하고 속된 말로 중 2병 작렬 같은 이야기이긴 한데, 사실 이 작품도 있긴 있어요. 하지만 잘 살리지를 못합니다. 느닷없는 부모님의 원수라느니, 또 느닷없는 자식의 원수라느니라며 뜬금없이 남매(에밀리아&레우스)의 할아비가 나와서 츤데레가 되어 설치기도 하고, 이때까지 주인공 일행에게 대적할 상대가 없게끔 표현되어 왔음에도 고작 마물 따위가 이들의 적이 될 수가 없다는 건 누구보다 작가가 잘 알 텐데도 이런 흐름이라니 좀 많이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건 부차적인 문제고 진짜는 주인공과 히로인의 맺어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여 년간 오직 그만을 바라보고 온 에밀리아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것이겠죠. 에헤헤..v 사실 이 부분도 좀 애타게 하는 게 있었으면 어땠을까 했습니다. 주인공이 워낙 먼치킨이다 보니 연적으로 대적할 조무래기는 눈 씻고 봐도 없고 에밀리아가 일직선으로 그만을 바라보는 통에 옆에 끼어들 여지도 없어서 눈에 빤히 보이는 스토리는 식상하기 그지없죠. 그러나 이 작품 자체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닌 전생의 느낌으로 이세계에서 제자들을 키운다거나 넓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힌다가 주제이다 보니 부차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맺으며, 작중 이야기 템포가 널뛰기해서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다 우울해지는 에밀리아 때문에 작중 분위기가 심각해지나 싶다가 전혀 그렇지 않은 분위기로 가다가 또 분위기가 다운되고, 그럴 때마다 네가 가서 좀 봐줘라며 대놓고 연결하려는 분위기는 딱 라이트 노벨답다 싶기도 했는데요. 거기에 작가가 감정 표현을 훌륭하게 처리는 하고 있는데 잘 살리지 못하는 느낌? 능글맞다? 닭살 돋는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정말 난감하기 그지없습니다. 결국은 이렇게 흘러가서 시리우스와 에밀리아의 기정사실을 만들어버리는 뻔뻔함도 대단하고요.

 

그나저나 이번 문맥 파괴 중 최대 압권은 일처다부제였군요.이야~ 에밀리아에게 숨겨진 남편이 있었다니(물론 이건 비꼬는 것). 작가의 실수인지 번역의 실수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편집부에서 제대로 검수를 안 한 것인지 그동안 숱하게 출판사에 이의를 제기해도 알았다고만 한 게 벌써 6권째인데 아직도 문맥 파괴는 고쳐지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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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판매기로 다시 태어난 나는 미궁을 방랑한다 1 - S Novel+
히루쿠마 지음, 카토 이츠와 그림, 구자용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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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마니아가 넘어지는 자판기에 깔려 죽었다 깨어나 보니 이세계에서 자판기로 환생했더라.입니다. 예전에 이 작품의 정보가 떴을 때 이젠 하다 하다 자판기로 환생하냐?라고 비꼬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우리나라에도 정발이 되었군요. 뜬금없지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렇담 읽은 소감은 어떠한가라면 일단 읽을만했습니다. 사실 이 작품도 양판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개인적인 견해). 인간의 몸에서 자판기로 바뀌었을 뿐 하는 짓은 여느 이세계 전생물이랑 비슷하거든요. 스킬을 얻고 능력을 얻어 가는 모습이라던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나중에 정부인이 될 히로인과의 만남이라던지...

 

사실 필자는 이젠 이세계물이라면 질릴 때도 되지 않았나 싶었지만 그동안 드래곤이든 슬라임이든 거미든 백곰이든 간에 생물로 환생한 건 그나마 행복했을 것이고 무기질로 환생한 건 어떤 기분일까 하는 궁금증이 동해서 이 작품을 구입하였습니다. 그럼 여기서 한번 더 소감을 밝히자면 여타 이세계물보다 조금 더 인간적인 면과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졌다는 것이고, 아직 1권이라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필자가 매우 마음에 들었던 건 하렘이라고는 애매하고 적절한 히로인들의 출연으로 눈꼴 시려운배제했다는 것입니다.

 

후기 보니까 작가가 고심을 많이 한 거 같던데, 먼치키을 배제하는, 가령 누군가가 옮겨주지 않으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다는 설정, 누군가가 물건을 사주지 않으면 포인트가 소실되어 몇 달 뒤 기능 상실에 빠질 수 있다는 설정, 일명 먼치킨이 되기 위해선 엄청난 포인트로를 모아야 된다는 설정, 갖가지 인간 군상들이 늘어놓는 웃고 울고 때론 거무칙칙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주인공을 핫콘이라 이름 지어주고 어딜 가든 짊어진 채 옮겨주는 히로인 랏미스와의 끈끈한 유대는 기존 이세계 전생물과는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돌려 말하면 이제부터 내가 널 보살펴줄게 같은 미저리 느낌이 나기도 했지만 이건 기분 탓이겠죠.

 

눈을 떠보니 어느 호숫가,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려 봤지만 관심을 가져준 건 개구리 몬스터뿐이었고 이제나저제나 기능 상실에 빠질 거 같은 나날을 보내다 히로인 랏미스를 만난 주인공은 그녀에게 기대어 근처 마을로 와서 자신이 전생에서 격어본 각종 제품들을 진열해 팔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포인트를 모아갑니다. 이 부분은 역시 음식으로 이세계를 침공한다의 클리셰를 이어가고 있어서 딱히 신선한 건 없습니다. 그 음식 대상이 자판기용 제품으로 바뀌었을 뿐이거든요. 이걸 먹고 우와 하며 감탄하는 클리셰 역시 여느 음식 라이트 노벨이랑 비슷하고요.

 

다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주인공은 정해진 기계적 음성만 내뱉을 뿐 인간의 말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여타 작품들과 가장 큰 차별을 둔 게 아닐까 하는데요. '어서 오세요'나 '감사합니다' 같은,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이런 암호 같은 말을 이용해 예, 아니오로 구분해서 소통하는 모습이 조금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주인공과 랏미스가 이렇게 소통하며 서로가 조금식 이해해 가고, 마음이 통하면 척하면 착이 된다고 주인공이 뭘 하고 싶은지 랏미스가 감으로 알아맞혀가는 장면들은 훈훈하고 사람 사는 냄새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돈을 꿀꺽 꿀꺽 삼켜대고(자판기에서 제품을 살려면 돈을 넣어야죠), 제품 충전도 안 하는데 계속해서 쏟아지는 자판기를 노리는 무리도 당연히 존재하기 시작합니다. 이게 또 인연으로 이어지 것이어서 강제 이벤트성이 엿보이긴 하지만 랏미스의 친구 휴루미와 이어지면서 또 한 번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는데요. 어느 날 도적들에 납치되어 가보니 같은 소굴에 갇혀 이제나저제나 하는 휴루미(참고로 여자)를 도와주는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역시 사람은 착하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희생 위에 인간관계가 성립되는가 보다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기도 했군요.

 

맺으며, 기존 이세계 전생물의 틀을 이어가고 있지만 작가가 차별을 두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많이 보였습니다. 주인공을 먼치킨이면서도 그렇게 보이지 않게 하는, 예로 자기가 접한 제품은 무엇이든 꺼낼 수 있지만 도움 없인 움직이지 못한다거나 제품을 팔아서 포인트를 벌지 못하면 기능 상실에 빠진다거나 같은 적절한 제어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군요. 다만 이세계로 넘어가면 여지없이 천성이 착해지고 예쁜 히로인을 만난다는 주인공 버프를 이 작품도 도입하고 있어서 이것 때문에 점수를 다 갉아먹고 있기도 합니다.

 

몸 관련 위기 회피 능력이랄지 감이 좋아 관련 위험을 잘 피해 가는 랏미스, 넉살도 좋고 붙임성도 좋은 게 보고 있으면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녀의 능력은 400kg이 넘는 주인공을 둘러매고도 아무렇지 않는 괴력, 이것이 또 매력입니다. 괴력으로 인해 다들 파티를 맺어주지 않아 굶어 죽어가다 주인공이 내준 음식에 기사회생하곤 그 뒤부터 주인공을 챙겨주며 나중엔 아예 인간으로 대하는 모습에선 어쩐지 애처롭기도 하였군요. 여기에 후반에 등장하는 휴루미는 독설가이면서도 착한 주인공에 감화되어 그녀 또한 주인공을 인간으로 대하는 모습은 읏프기까지 합니다.

 

좀 더 사설을 늘어놓자면 여느 라이트 노벨에서 비슷한 성(性)에 관련된 것도 나옵니다. 표현도 꽤 적나라하게 되어 있고요. 하지만 이게 노골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올바른 성교육 같은 것도 있어서 제법 흥미가 돋습니다. 이것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군요. 여담으로 일러스트가 잘 뽑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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