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 용사 성공담 3 - Novel Engine
아네코 유사기 지음, 박용국 옮김, 미나미 세이라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렁이 지렁이 꼬물꼬물 아주 지겨워 죽겠어! 그냥,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거린다는 걸 보여 주지라며 나오후미는 결국 자신을 소환한 왕국과 결별을 선언합니다. 참 길고도 길었습니다.라고 해도 두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요. 라프타리아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가며 얻은 커스 시리즈라는 진화를 개방한 나오후미는 꽤 강해졌습니다. 그동안 방어 일변도였던 것이 드디어 공격 수단까지 손에 넣은 것인데요. 이게 다 쓰레기 왕과 쓰레기 3용사 + 비치 왕녀 덕분이죠. 일시적이긴 하지만 3용사보다 강해진 것에 기고만장해서 왕에게 엿 먹어를 시전하며 '나 간다잉?'를 한건 좋았습니다. 처음으로 카타르시스를 느꼈군요.

 

그런데 안 되는 건 안 됩니다. 마치 드래곤 볼의 방금 강해졌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더 강한 적을 마주한 상황 같은 파워 인플레랄까요. 지금이라면 2단 변신한 프리져를 만난 피콜로의 심정을 알 것도 같다고 할까요. 주인공은 이세계에 소환되지 않았으면 100% 방구석 폐인 코스 밟았을 겁니다. 의욕도 없고 지혜도 없어요. 당하면 대갚음해준다는 마인드 따윈 개나 줘버렸고요. 그러다 보니 강해질 거라는 의미도 퇴색하고 실제로 강해지지도 않습니다. 적어도 이번 에피소드에서는요.

 

데스노트에 한번 잡은 기회를 살려서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면 작가는 죽는다고 끄적이기라도 한 걸까요. 진화하면 뭐 해요. 3용사는 물론이고 이번에 만나는 최강의 적에게 바로 간파 당하고 한 방에 제압 당해버리는걸요. 라프타리아의 헌신적인 노력을 돌려줘!라는 심정이죠(나오후미 폭주 때 몸을 던져 제정신 들게 함). 물론 다른 용사들보다 성장이 느린 건 주변의 견제와 괴롭힘 때문이라고는 하는데 그렇다면 그걸 타파할 노력이라도 보여야 하잖아요. 그게 없어요. 이게 없다는 건 곧 카타르시스도 없다는 것이죠. 이건 작가의 필력 문제?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1~2차에 이어 3차 파도에 맞서는 나오후미와 일행에게 최강의 적 '글래스(표지 빨간 눈)'가 모습을 들어냅니다. 3차 변신한 프리져를 만난 피콜로의 상황이랄까요. 계왕권을 쓰는 손오공 역할을 해야 할 모토야스는 바닥에서 데굴데굴, 그동안 몬스터만 쏟아내던 파도에서 처음으로 나온 지적 생명체 '글래스'의 압도적인 공격으로 3용사는 한방에 나가리 되고요. 나오후미는 나메크 별 촌장에게 가능성을 확장 받은 손오반처럼 개화한 커스 시리즈로 맞서지만 글래스는 단박에 커스 시리즈의 약점을 파악해버립니다.

 

갑자기 찾아온 절체절명이라는 시추에이션, 근데 여기서 글래스는 매우 신사적(?)으로 나오후미와 대결을 펼치면서 처음으로 파도에 대한 의문점이 찾아옵니다. 너무나 큰 힘에 취해 어울리지 않는 배려를 하는 셀처럼 쓰러져 바닥에 뒹굴고 있는 3용사를 신경 쓰는 나오후미를 배려해 장소를 옮기기도 하고 존댓말도 꼬박꼬박 하고 정중하게 물러나는 등 처음으로 이세계에서 만난 개념인 글래스를 보고 있자니 이쪽 세계 따위 버리고 글래스편에 붙는 건 어때? 하는 생각마저 들었군요.

 

아, 의문점이란 그동안 몬스터만 쏟아내던 파도에서 어째서 지적 생명체가 갑자기 찾아온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우리가 이긴다'라는 그녀의 읊조림에서 파도의 진실은 무엇이며 그 너머에 존재하는 건 선악일까 다른 무엇일까 하는 느낌을 들게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지어스(일본명: 우리들의)'를 보는 것 같았군요. 평행 세계(지구)와의 전투의 승패로 삶과 죽음이 직결되는, 여튼 그녀의 등장과 대사 하나하나가 복선이 되어 앞날은 예상되는 가운데 갑자기 세계관이 넓어지고 시리어스 해집니다.

 

어쨌건 '메르(표지 나오후미 뒤)'라는 신규 NPC가 나오후미의 파티에 가입합니다. 필로리알을 너무나 좋아해서 자신의 임무조차 망각하고 필로리알을 쫓아다니다 길을 잃어버리고 나오후미를 만나 필로에게 꽂혀선 헤벌쭉하는 제 2왕녀, 그 비치 왕녀의 여동생이 파티에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배배꼬인 나오후미의 성격을 볼 수 있고 거기에 응하기라도 하듯 아빠(쓰레기 왕)를 두둔하며 화해해!라며 얼토당토않는 말로 나오후미의 멘탈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근데 근본은 언니와 다르게 착하다는 정석적인 설정

 

사실 메르는 적어도 왕국의 본질을 아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방패 용사는 배척받는 용사가 아니라는 것, 아빠가 쓰레기라고 불릴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 언니의 기행은 잘못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왕국 자체가 거대한 복선이라고 그녀의 등장으로 말하고 있기도 하죠. 즉 원래 이런 나라가 아니라는 것, 나오후미에게 아빠와 화해하라는 대사는 그녀가 쓰레기 왕의 딸로서 아빠를 두둔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 아빠의 원래의 모습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겠죠.

 

여튼 이전부터 그래왔지만 나오후미를 궁지로 모는 모든 원흉은 비치 왕녀라는 귀결되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더해 방패 용사를 악으로 규정한 삼용교의 대두, 그것이 메르의 등장으로 가속화하는데요. 언제부턴가 왕의 성격이 변해버린 점, 언니만 바라보는 왕, 나라 전체가 방패 용사를 괄시하는 점, 그것을 이상히 여기는 여동생을 죽이기 위해 비치 왕녀가 움직이고 그것을 막기 위해 나오후미는 몸을 던집니다. 대놓고 여동생을 죽이려는 만행을 말릴 생각도 없는 3용사의 암 걸리는 상황과 더불어 또다시 나오후미의 속으로만 하는 테클은 질리다 못해 학을 떼게 합니다.

 

맺으며, 그동안의 성인(聖人)질로 왕국 내에 인지도가 조금 올라간 나오후미의 가능성을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또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가지만요. 그건 그렇고 이번에 복선이 엄청 나왔군요. 데릴사위는 최종 엔딩에 쓰일 복선인데 여기서 투하하면 어쩌자는 생각이 들었고요. 글래스의 등장은 새로운 세계와의 전쟁이라는 복선을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비치 왕녀의 정체는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그 무엇이 아닐까 하는 복선, 또 뭐가 있었던 거 같은데 너무 많아 생각이 안 나는군요. 어쨌건 남은 복선은 비치 왕녀는 왜 나오후미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인가 하는 것이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4 - S Novel+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신동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드런 왕국의 정변을 해결하고 당초 예정했던 월연제를 구경하기 위해 바르보라 항구도시에 온 프란과 스승(주인공), 처음 보는 요리 길드에 흥미가 동하여 들어갔다가 스승이 만든 카레가 세계 제일이 아니라는 평을 들어버린 프란은 빡침주의보를 발령합니다. 스승이 만든 거라면 무엇이든 잘 먹는 프란은 그중에 카레를 으뜸으로 치고 있었는데요. 지고의 맛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열렬한 카레 신봉자였습니다. 그런 카레를 인정 안 해주니 프란으로써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를 수 밖에요. 기어이 인정받겠다고 며칠 뒤에 열리는 요리 콘테스트에 나가기로 하는데...

 

애가 아주 그냥 나날이 먹는 것에 환장을 합니다. 마치 강아지처럼 밥그릇을 빼앗지 않으면 배가 터져도 먹겠다는 양 눈앞에 음식이 있으면 무엇이든 먹어댑니다. 그런데 그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도 살이 찌지 않는 게 참으로 용하다고 할까요. 보통 엔터테인먼트에서 히로인이라고 하면 12살에게도 쭉쭉 빵빵 거유를 강요하는 이 바닥에서 프란은 참 이질적인 존재죠. 부지깽이 저리 가라 할 정도입니다. 사실 그녀가 음식에 집착하는 건 과거 노예였기 때문이겠죠. 음식이 또 언제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둔다는 습성을 가지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여튼 이번 이야기는 요리 콘테스트를 치르는 프란과 스승이 자기도 모르게 구데타를 해결해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영주의 차남이 주관이 되어 타도 아빠를 외치며 시작한 쿠데타는 악의 연금술사가 끼어들면서 졸지에 세계 멸망급으로 격상하기 시작하는데요. 가만 보면 프란이 가는 길은 명탐정 코난의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건이 생기고 사람이 죽고 범인은 이 안에 있어!!를 외치며 동분 서주 끝에 해결 v^^v 은 개뿔, 이세계 전생물이라고 다 먼치킨이 되지 않는다고 역설하기 시작합니다. 그야 스승과 스킬을 공유할 뿐인 프란이 아무리 강해도 한도가 있는 것입니다.

 

애가 먹보도 먹보지만 호전적인 게 있어서 상대가 마음에 안 들면 칼부터 내지르고 보는데요. 그냥 댕강 잘라버립니다. 그런 프란도 급이 다른 적을 만나면 도망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열혈물에서 흔히 등장하는 근성으로 어떻게 될 수 있어 같은 근성론은 판타지에선 개나 줘버리라지요. 이번 적은 그런 급의 적입니다. 사실 진짜 최강의 적은 2권인가에서 나왔지만 이번 적도 그런 수준이랄까요. 불 마법을 맞아 팔과 다리가 탄화하고 내동댕이 처져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스승은 어떻게든 프란을 살리고자 발버둥을 치지만 그럴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수렁으로 빠져듭니다.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이들을 구해주는 건...

 

뭐랄까... 만남과 인연의 소중함이랄까요. 중반까진 사실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인연을 중시하기 시작합니다. 필자가 이 작품을 접하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읽은 구간이군요. 이곳저곳을 떠돌며 친구다운 친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을 곳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떠돌이 생활을 이어갔던 프란과 스승에게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장면은 참으로 따뜻하게 다가왔군요. 어느새 친구도 만들고 자신을 바라봐 주는 사람도 있다고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이게 얼마나 극적이냐면요. 무표정의 대명사였던 그 프란이 눈물을 다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인연도 스쳐 지나가는 인연일 뿐이라는 것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합니다.

 

맺으며, 강하다고 표현은 하는데 정작 알고 보니 보통 사람보다 약간 더 강할 뿐인 주인공과 히로인이랄까요. 진창이들에겐 강하지만 자신보다 두어 단계 높은 급의 적에겐 맥을 못 추는, 아무리 주인공과 히로인이라지만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거기에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으면 프란과 스승을 멀리하는 게 좋다라고도 하는 거 같았는데요. 이번엔 세계 멸망급입니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어요. 걸어오면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 덕분에 살아나긴 했지만 애가 조금만 더 인간관계에 소극적이었다면 이 작품도 여기서 끝을 맺지 않았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룬 라스트 코드 4 - ~가공의 세계에서 전장으로~, Novel Engine
아즈마 류노스케 지음, 미코토 아케미 외 그림, 이원명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구약성서에 나오는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나츠키는 헥사만의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인간이 인간을 차별함으로써 존속을 보장받은 근미래, 멜리스의 침공은 인간들의 가치관을 바꿔버렸습니다. ​'각인' ​전조도 없이 손등에 나타나는 헥사라는 증거인 각인은 인간의 존엄을 말살해버립니다. 발각 즉시 인권은 지워지고 일명 보관소라는 감옥에 갇혀 평생을 썩어야 되는 운명,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각은 범죄자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핍박받지 않겠노라고, 자시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음에 내몰리지 않겠노라고, 여기 한 남자의 인도로 수십 년간 박해를 받아온 헥사들의 반란이 시작됩니다.

 

멜리스가 최우선적으로 노린다 하여 헥사들을 고기 방패로 내몬 인간들에게 철퇴를,라고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약자는 어디까지나 약자일 뿐입니다. 누군가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사그라질 뿐이죠. 하지만 약하다고 해서 꿈틀거리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노 게임 노 라이프의 리쿠가 그랬던 것처럼 나츠키의 지략과 인도로 헥사들은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서기 위해, 도약하는 개구리가 움츠리는 것처럼 한껏 몸을 낮춘 헥사들은 미래라는 꿀과 젖이 흐르는 가나안을 찾아 도약을 준비합니다. 이번 4권은 그 서막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이나 고기 방패가 되어 덧없이 쓰러져간 동료들의 시체로 만들어진 최전선에서 이들은 성공을 기약합니다.

 

참 이렇게 써놓고 보니 비장하기 그지없군요. 사실 좋게 말하면 우리들은 인간이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목이 생각 안 나는 어떤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저는 인간입니다.' 인간들에게 박해를 받아온 하프의 눈물 어린 호소,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악은 마족, 마물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그 애니메이션과 오버랩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약자는 더 이상 꿈틀대기만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죠. 이들이 아니면 멸족을 피할 길 없는 인간들의 무지를 일깨워주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 맞서기로 한 것입니다. 개혁이자 반란, 혹은 프랑스 혁명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권리와 자유를 찾기 위한...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진지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머리고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이 작품은 수십 년 동안 핍박받으며 살아오면서 한 번쯤은 되받아 쳐주지 그랬냐라는 진행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헥사는 인간보다 우월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나츠키는 이런 이들을 인간의 진화형이라고 떠받들어 주죠. 그러니 인간에게 꿀릴 것도 없고 그들에게 핍박받을 이유도 없다고 선동을 해댑니다. 무지한 헥사들은 덥석 물어서 좋다 하고요. 멍청한 사람들, 그동안 얼마나 무지하게 살아왔는지 대변해주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헥사들이 살고 있는 섬을 경호하는 자위대와 미 7함대는 사실 경호라기보다 이들을 감시하는 목적이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여튼 이들이 왜 멍청하냐고 하면, 이들에겐 텐넘버(10명)라 불리는 최정예 사단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마치 막부 시절 신선조를 모티브로 한 작품에서 나오는 사무라이처럼 매우 강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아닌 게 아니라 이번 에피소드에서 일부 텐넘버들은 굉장한 활약을 보여주죠. 진짜 광녀(狂女)처럼요. 그동안 대인전을 상정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이번에 쳐들어온 육지 인간들을 맞이하여 대승을 거둔 걸 감안하면 의지 문제가 아니었나 합니다. 고작 나츠키라는 남자 하나로 헥사들의 환경은 급변하기 시작하는 것에서 좋게 말하면 모세의 기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우둔한 지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좌우지간 라이트 노벨에서 히로인은 빠질 수 없는 요소라는 건 필자도 인정합니다. 그런데 간혹 보다 보면 내용보다 벗기기로 승부를 띄우는 작가가 더러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일본에서조차 쓴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죠. 이 작품도 그러한 면이 강합니다. 하나같이 거유이고 미녀라 칭합니다. 평범하고 못생긴 사람은 표현조차 되어 있지 않는 전형적인 지상 외모주의를 보는 거 같았군요. 진히로인 셀렌의 경우만 봐도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죠. 물론 이런 점이 흥미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지한 내용을 희석하게 되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하죠. 그래서 본 작품도 내용을 다 갉아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욱 심각한 건 주인공의 근성론과 자기만의 정의를 강요한다는 것

 

​2차 대전 일본군이 병사들에게 자주 했던 것이 근성론인데요. 역설적이게도 근성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걸 2차 대전 일본군이 보여줬죠. 노력하면 할 수 있어, 포기하지 마, 패배를 인정하지 마, 몇 번을 도전하든 이길 때까지 해, 뭐라는겨?라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헥사만의 나라를 만든다는 비전을 제시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너희들의 피로 이룩하는 거야!라는 게 주인공 나츠키의 본심이죠. 결국은 주인공도 헥사들들을 배척한 인간들과 다를 게 없습니다. 타인을 이용해 나를 지키는 것과 타인의 피로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동의어가 아닐까요. 그걸 좋다고 덥석 물어서 나츠키를 연호하는 헥사들의 멍청함은 학을 떼게 합니다.

 

작중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저 女는 속아서 배가 부르게(임신) 될 거라고, 여튼 이것뿐이면 다행이지만 자신만의 정의를 타인에게 강요도 합니다. 늘 영웅물을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힘이 있다고 노블레스가 되어야 할까? 거들어주지 않는다고 배신자라고 낙인이 찍혀야 되는 걸까. 어떤 영웅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영웅도 인간이고 맞으면 아프고 찔리면 죽는다. 공포를 느끼는 건 일반인과 매한가지이고 남들과 다른 건 그저 마음이 조금 강할 뿐, 읽다 보면 자신의 정의로 타인을 판단하지 마라라고 몇 번이나 되뇌게 만듭니다. 2차원식 적 아니면 아군? 그런 주인공을 바라보며 하트가 되는 히로인들 하며 학생들 하며 구x질이 다 치밀어 오릅니다.

 

맺으며, 소재는 좋습니다. 메키닉을 이렇게 사실적으로 풀어 놓는 작품도 드물죠. 인간이 인간을 배척하는 추악함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갉아먹는 요소가 상당히 많습니다. 의미 없는 쭉쭉 빵빵 히로인의 난립과 섹드립, 편협적인 사상에 물들어 있는 주인공, 힘이 있으면서도 자력으로 뚫기 보다 주인공 나츠키에 연연하여 새끼 새가 어미를 바라보듯 매달리는 상황, 그런 주인공이 아니었으면 언제까지고 고기 방패에 피가 쪽쪽 빨렸을 헥사들, 이런 점들은 블랙 불릿에 나오는 이니시에이터처럼 인간들에게 배척이라는 단물을 받아먹으며 자라온 헥사들의 분노를 희석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칸방의 침략자!? 23 - L Novel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절판된 줄 알았습니다. 처음엔 하나둘씩 모여들어 서로가 106호실을 빼앗겠다고 으르렁거리다가 너도 나도 개인 사정이 드러나고 서로가 힘을 보태주면서 정이 들어버렸죠. 여자애들은 악에 맞서 싸우며 굽히지 않는 신념을 보여줬고 그에 응하듯 주인공은 몸을 사리지 않고 적과 맞서 싸웠더랬습니다. 사실 티아의 어머니 엘파리아(표지모델)가 정변을 피해 지구로 오는 에피소드까지가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에피소드도 참 많았죠. 가슴 후련하게 고생한 애들에게 보상을 내려주는 것 같은 상황도 참 많았고요. 기승전결도 좋아 한때 독자들 사이에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기승전결 하면 이 작품이다라고요. 그런데 그때 책이 좀 많이 팔린 것일까요. 엘파리아가 지구로 오고 나서부터는 기승전결은 개나 줘버리고 이야기를 정말로 가느다랗게 질질 끌기 시작합니다. 포르트제편 시작하고 십수 권이 지나 일본에서 28권이 나온 현시점에서도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어요.

 

솔직한 심정으로 드럽다.라는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뭘 이렇게 질질 끄냐, 그 클라이맥스로 이번 23권은 정점을 찍어줍니다. 포르트제로 쳐들어 가면서 슬슬 완결을 짓나 했더니 느닷없이 외전을 터억 내놓는군요. 송강호의 배신이야 배신이라는 대사를 이럴 때 써먹어 주면 참 좋습니다. 식상한 말을 더 붙이자면 맥을 끊어도 유분수지라고도 하죠. 그렇담 23권의 내용이 뭐냐면 아홉 명의 여자애들과 유부녀 한 명이 주인공을 바라보는 감정을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담 본편에서 필요한 이야기인가? 그렇다고 하면 필자가 이렇게 흥분하지도 않죠. 작가가 쓴 후기를 요약하자면 WEB판 외전 몇 편 써 둔 걸 버리긴 아깝고 본편에 끼워 넣자니 시기적으로 맞지 않고 그래서 중편 한 개 더 써서 한 권 따로 냈다.고 합니다. 앙? 이래서 L노벨을 찬양하자고 부제목으로 썼습니다. 지금 본편 갈 길도 구만 리인데 뭐 어쩌고 저째? 솔직히 다른 출판사였으면 절판 각이 아닐까요. 다른 출판사들 사정이야 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건 내용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는데요. 그동안 SF였다면 이걸 뺀 순수한 순정물로써 이 분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달달함을 넘어서서 아주 녹여줄 겁니다. 그동안 주인공 코타로를 바라보는 9명의 여자애와 한 명의 유부녀의 호감도는 일찌감치 MAX를 찍어둔 상태라서 솔직히 'ZUKI樹(1)'가 그렸다면 매 에피소드마다 성인물 찍어 댔을 정도고 상태에 빠져있었죠. 그걸 다시 확인하고 새로운 연적이 등장하면서 이대론 안 되겠다는 위기감을 품은 아홉의 여자애와 한 명의 유부녀가 현재에 머물지 말고 한발 더 내디뎌 보자는 의미가 강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9명+1명 다 선택하지 못할 텐데?라는 복선도 깔려 있는데 이건 결국 지구에선 맺어지지 못하고(1부 1처제) 포르트제에서 맺어질 수밖에 없는 떡밥 투하도 겸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사실 이전부터 착실하게 떡밥을 깔아 오면서 모습은 같아도 살아온 생태계가 틀려 아이를 갖지 못한다고 못을 박아 놓고선 선대 족보를 파보니 우리 모두 뿌리가 같네?라며 은근슬쩍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해결해버리는 등 그렇다면 결국 이중 하나와 맺어지고 나머진 첩으로 들이면 되겠네 같은 발상도 하게 만듭니다. 미친 거 같아...

 

맺으며, 좋고 나쁘고 솔직히 ZUKI樹 작가의 작품에서 베드신만 뺀 작품이 이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나 ZUKI樹 작가의 작품이 동인지나 싸구려 상업지라고 하는 건 아니니 오해는 마시고요. 여튼 엘파리아가 지구로 오는 에피소드까지는 그래도 이런 감정은 적었는데 이후부터는 딱 그렇게 흘러가더군요. 사실 9명의 여자애와 한 명의 유부녀는 주인공이 누굴 선택하든 시기나 질투하지 않고 존중하겠다는 게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로 발전은 했는데 이게 너무 농익어 버렸습니다. 수박을 잘랐는데 흐물하게 변한 내용물이 흘러나오는 그런 기분... 죽창 부대는 접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리뷰용 이외엔 다른 용도로 사용 하지 않습니다. 삭제 권고가 들어오면 삭제하겠습니다.)

 

자, 인물도입니다. 제일 왼쪽부터 마키, 클란, 루스, 티아, 유리카, 주인공 코타로, 사나에, 하루미, 시즈카, 키리하, 엘파리아(티아 어머니) 사실 처음엔 이렇게 하렘을 형성해도 여타 라이트 노벨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뭐랄까 이성의 관계라기보다 전쟁터의 동료나 전우의 느낌이 강했죠. 그렇게 서로가 도와가며 적과 맞서 싸우기도 했고, 그런데 어디서 클레임이 들어왔는지 어느 시점부턴 전형적인 하렘 라이트 노벨로 변질되어버립니다. 시대의 흐름은 어쩔 수 없나 싶은 게요. 2천 년대 초중반까지 엔터테인먼트계를 이끌었던 사실적인 SF 성향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서 좋았는데 지금은...


 

  1. 1, 상업지 작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벌레의 하극상 제3부 영주의 양녀 3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주의 양녀, 귀족이 되었다고 고분고분 해질 리가 없습니다. 바탕이 바탕이다 보니 이건 범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죠. 그렇지 않아도 한눈만 팔면 어른조차 감당이 되지 않는 일들을 저질러 버리는데 영주의 양녀라는 거대한 권력을 손에 쥐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애가 현대적 상식과 지식, 개념을 탑재하고 있다 보니 이세계 보통 사람(평민) 같았으면 모가지가 댕강 잘려 나갔을 일을 해버리는 통에 주변 어른들은 늘 골치를 안고 살아가죠. 결국 이런 일들이 합쳐져서 영주의 양녀가 될 수밖에 없었느니 이것도 능력일까요.

 

그래서 핫세 마을에서 일으킨 고아들 빼돌리기는 이세계와 귀족 개념에 대한 무지와 민폐의 극에 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아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이세계의 상식을 뒤엎고 그들을 구해 내려다 충돌이 일어나 마을 통째로 멸족 당하는 위기에 빠지게 만들어 버리죠. 영주가 만들고 양녀가 주관한 신전에 빼돌렸던 고아들을 되찾겠다고 마을 사람들이 공격해버린 것인데요. 당연히 반란으로 치부되고 토벌령이 내려지게 되면서 마인은 자신이 얼마나 부주의했는지 통감하게 되고 이전 세계의 자신과 결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됩니다.

 

어쨌건 겨울이라서 인쇄와 종이 제작을 중단한 마인은 여러 귀족들을 만나 영주의 양녀로써 기반을 다지고 사교계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책벌레에서 돈벌레가 되어 귀족들 상대로 돈을 악착같이 벌기도 하고, 말빨도 많이 늘어나서 뺀질이 오빠 빌프리트와 초등학생 양아버지를 구슬려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는 등 사람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는 일상을 이어가는데요. 여담으로 드디어 페르디난드에게도 먹히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여튼 사교계에 데뷔한다는 명목으로 만난 귀족과 자재들에게 사기(?)를 치고 페르디난드의 꿍꿍이로 시작된 마인의 성녀 만들기는 발전을 거듭해 어느덧 여신급이 되어 버렸습니다.

 

귀족원에 들어가는 10살이 되기 전 신식을 다스릴(1) 약을 만들려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며 재료를 모으고, 고아원을 돌보고, 세례식을 주관하고, 마력을 그릇에 담는 봉납식 등 신정장으로써의 일도 척척해나가며 참으로 억척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이게 다 자기가 판 무덤이니 어쩔 수 없죠. 그래서 그런지 작중 분위기는 매우 밝은 편이군요. 그러다 이젠 가족이라 부르지 못하는 엄마와 아빠와 언니를 만나 문득 그리움에 복받치기도 하고 우라노의 기억이 없었다면 진작에 망가져도 이상하지 않을 나날도 지속됩니다.

 

팥 없는 찐빵이라니, 귀족으로써 됨됨이를 배우라는 페르디난드(신관장)의 성화에 못 이겨 지금까지 평민 입장에서 보여 주었던 아장아장, 깨작깨작 햄스터 같은 행동이 많이 줄어 버렸습니다. 정말 통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사실 이 작품에서 마인의 귀여움은 아이덴티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특히 페르디난드와 죽이 척척 맞아 음흉하고 음습한 검은 속내를 서로 숨기며 후후후 하하하며 투닥투닥 거리는 건 몇 번을 다시 읽게 할 정도로 흐뭇했는데 많이 줄어 버려 뭣보다 아쉬웠는데요.

 

그래서 그럴까요. 마인과 페르디난드의 관계를 더욱 구체적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페르디난드는 마인을 보살피며 여러 가지를 가르치고 도움을 주면서 관계를 이끌어 왔죠. 그 이유로 그녀를 곁에 두면 일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돈이 되고 마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는데요. 하지만 그녀(마인)의 전생의 기억을 보게 된 이후부터 아닐까 싶군요. 그동안 어딘가 가까이 오길 거부하는 듯했지만 이 날을 경계로 지켜줘야 될 존재로 격상하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기억을 더듬은 후 심지가 굵고 멈춰 있기보다 늘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그녀의 강함 이면에 외로움과 그리움이 존재 한다는걸 깨달아 버립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 이면에 숨겨진 감정을 바탕으로 그녀(마인)가 한번 품에 들어온 존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려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인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마치 거기에 끌리듯 그리움에 복받쳐 펑펑 우는 마인을 귀찮아하면서도 다독여 주기도 하고, 어느덧 구시렁거리면서도 손이 많이 가는 딸처럼 대하다 보니 남들은 다 피하는 그의 뒤에서 아장아장 쫓아 다는 게 이상하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녀의 허약체질을 걱정하여 비싼 약을 항상 휴대하고 다니기도 하고, 이번에 마인의 약이 되는 재료를 구할 때 결계에 막혀 위기에 빠진 그녀를 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필사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전에는 따로 행동했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늘 그녀 곁을 지키고 있게 되었군요. 그렇다면 둘의 관계는 러브러브 하겠네? 해도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이게 또 쪼는 맛이 있달까요. 주변은 일찌감치 저렇게 될줄 알았다는 뉘앙스지만 정작 본인들은 둔감계인지 아직 둘 다 명확한 속내를 내비치지 않고 있습니다. 비밀의 방에서는 둘 다 허물없이 대화하곤 하지만요. 보다 보면 마인 쪽 보다 페르디난드가 더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츤데레라서 그런 거 모른다고 일관 중이지만요.

 

마인이 영주의 양녀가 되면서 친엄마를 잘못 설정하는 바람에 다음부터는 피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군요. 벌써부터 차기 영주 자리를 놓고 마인 쪽과 빌프리트(영주 친아들)간 파벌이 형성되어 버립니다. 복선에 몇 개나 투하된 지 모를 정도인데요. 마인은 그러거나 말거나 온통 종이 만들기에 빠져 지내고요. 10살 때 들어가는 귀족원 복선도 엄청 투하되어서 아마 4부부터는 다른 영지 아이들과도 피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뭐, 마인은 마력 하나는 세계 제일이라서 위압만 가하면 다들 꼬리 내리겠지만요.

 

맺으며, 초중반은 조금 지루한데요. 귀족들을 만나 관련된 이야기나 장사 이야기 등으로 빼곡해서 사실 좀 무미건조합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이번 에피소드는 앞으로 이야기를 계속 이어 가려면 어쩔 수 없었지 않나 합니다. 가령 마인의 친엄마로 설정된 귀족가(家)의 등살(벌써 시작됨)과 차기 영주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암투의 서막 편이랄까요. 어쨌건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마인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 되었던 페르디난드가 아닐까 하는데요. 너 구하려고 했던 게 아니거든?라고 하면서도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가는 모습은 장렬하다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1. 1, 라기보다 신식 때문에 뭉쳐진 마력을 풀기 위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