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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자, 후에… 2 - S Novel+
나하토 지음, 미야 카즈토모 그림, 박춘상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필자가 이런 말을 할 때가 올 거라곤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무리 미흡한 설정이라도 웬만하면 다 보고,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자각은 있어서 남들이 재미없다 망작이다라고해도 재미있게 보곤 하였는데 이건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 사실 필자는 '나무야 미안해'라는 말은 몰랐어요. 이게 책으로 내기 아까운 망작을 내었을 때 조롱하는 단어라는 것도요. 미리 말하지만 지금부터 쓰는 건 필자 주관적임을 밝혀둡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를 수 있어서 부제목부터 신경 거스르게 할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고로 기분 나빠질 수 있으니 거슬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뒤로 하기나 페이지를 닫아 주세요.
사실 NTR 당한 주인공이 빡처서 하렘을 목표로 매진해 나간다는 설정은 잘 없는 소재이죠.(물론 동인 계열 빼고요.) 실연의 상처로 말미암아 착하게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순수하게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아 하렘을 구축한다는 건 꽤 기특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뭐 죽창 부대에게 있어선 기특하진 않겠지만 말입니다. 하여튼 죽기 위해 들어갔던 마경에서 세계 제일 내가 잘 났어를 외치며 속세로 나온 건 좋은데 목표로 했던 하렘은 고사하고 이성과의 접점을 만들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찌 된 일인지 여신들이 길드 카드에 깃들기 시작하고 용왕(드래곤 킹)의 딸이 따라붙는 등, 인 외의 존재에게 사랑받고 있었는데요.
어쨌건 이번엔 사로나와 타타에 이어 왕녀 둘과 호위 기사입니다. 사로나는 주인공이 고백했을 때 부족을 우선시하며 그를 차버렸고, 타타는 고백에 대한 답을 해주기 전에 야반도주를 하여만 했죠. 그런데 사실 사로나나 타타에겐 피치 못할 사연이 있어서 주인공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감이 있으면서도요. 뒤늦게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기로 하고 주인공 뒤를 쫓고 있긴 한데 애초에 주인공이 조금 더 몰아붙였더라면 일이 쉽게 풀릴 수 있었지 않나 싶은 게요. 근데 이놈(주인공)이 여자 면역이라곤 아리아(진히로인) 밖에 없다 보니 뭘 알아야 말이죠. 요컨대 주인공은 하렘을 주창하며 뛰쳐나와놓곤 여자 마음은 하나도 모르는 백지상태라는 것입니다.
그게 이번 2권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나타나요. 모 작품의 난닷데?라며 난청을 겪고 있는 난봉꾼처럼 위기에서 그의 도움을 받은 왕녀가 보수로 자기를 준다고 했음에도 어디서 모기가 짖나 하고 있고요(사양이나 거부 같은게 아님). 왕성에서 문관이 왕녀에게 해코지할 일이 없는데도 마치 불한당에게 지켜준답시고 끌어앉아 보호해주는 장면에서는 얘(왕녀) 얼굴이 빨개진 이유를 몰라 고개를 가로 젖혀댑니다. 왕녀가 약혼자는 있지만 약혼자가 아니며 너 님만을 바라보고 있다라는 뉘앙스를 어필하지만 또 어디가 모기가 짖나 하고 있고요. 물론 왕족과 평민이라는 계급에서 오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고 서술은 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요점은 그게 아니라, 현실도피가 아닌 직시를 하고 있다면 맺어질 수 없다고 해줘야 되잖아요. 그게 아니에요. 뭐랄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보다 상식에 얽매여 아예 마음을 차단을 해버린다는 거죠. 얘가 왜 이래?라며 인정을 안 하는 뭐 그런, 그렇기에 사로나에게 고백을 해놓고 밀어붙이지도 못하고 타타의 마음을 듣기 전에 포기해버립니다. 이래놓고 무슨 놈의 하렘을 만든다고 하는 걸까요. 사실 사람은 배우지 못하면 알지 못한다고는 합니다만. 13살 한창 사춘기를 겪던 나이에 여친 앞에서 죽도록 망신 당하고, 오매불망 2년을 기껏 기다렸던 여친은 남의 여자가 되어 버렸고(이건 복선), 산속에서 2년을 살며 누가 연애를 가르쳐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여자의 심리에 대해 알리가 없겠죠. 오히려 여친을 빼앗겨서 트라우마를 짊어지지 않은 것만 해도 용하다 할 수 있지만 어쩌면 지금 주인공이 앓고 있는 난닷데(난청)는 아마 그 여파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르면 배우면 됩니다. 그런데 주변 사람은 쳐 웃기만 하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요. 물론 주인공이 난청을 앓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몰라서 그러는 거겠지만요.
하아... 어쨌건 조금 심각한 문제점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여자들이 너무 헤픕니다. 이거 여성분들에게 공격받지 않을까 싶지만 꼭 말해야겠는데요. 밀당이 없습니다. 왕녀(그것도 둘이나)가 주인공에게 대시하는 일방적인 것만 주구장창 나와요. 연애에 있어서 사랑이란 양방향이고 마주 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보는 거라 하잖아요. 작가는 사랑을 해보지 못한 걸까요? 여기서 한술 더 떠 주인공은 그런 왕녀들의 대시를 자각하지 못하고 얘들 왜 이래? 만 씨불이고 있어요. 보다가 열불 나 죽을뻔했던 방패 용사 나오후미도 이렇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야구 동영상을 찍으라는 말은 아니지만 하렘이라는 주제를 만들었으면 그에 맞게 진행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건 일방적으로만 흐르고 있어요.
두 번째 문제점, 우연이 너무 많아요. 사로나를 만났을 때도 타타도 이번 왕녀들과 만났을 때도 뭔 놈의 악인들은 왜 주인공이 가는 길마다 나타나는 거냐고요. 좀 더 무난하게 만날 수는 없었나요. 도적에게 인질로 잡히고 질 나쁜 영주에게 쫓기고 이번엔 왕좌를 노린 쿠데타에 휘말리고 주인공은 걸어다는 저급 영화인가요? 그래요 저급 영화이든 뭐든 스토리만 탄탄하다면 필자는 장르를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긴장감이라던지 반전은 고사하고 어디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뚝딱 다 해치워 버리면 그걸 보는 독자는 뭐 어쩌라고요. 열에 아홉은 말한다는 나무야 미안해로 잘 알려진 즉사치트()가 오히려 양호하다면 이 작품이 얼마나 심각한지 전해지려나요?
세 번째 문제점, 두 번째하고 겹쳐지는데 이야기에 두서가 없어요. 아니 두서는 있는데 적이 나타났으니 때려잡고, 여자들이 있으니 고백을 해보지만 지레짐작으로 저 여자는 날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며 의기소침해서 삐치고, 계급사회임에도 왕(폐하)이 친구 먹자고 한다고 냉큼 친구 먹질 않나... 하렘을 만들려 내려왔으면 거기에 매진을 하던지, 13살 때 트라우마를 안겨준 용사를 찾아가 때려눕힌다던지(이건 나중에 그러는 거 같긴 합니다만.), 애가 워낙 강해서 적이 될만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하렘에 진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뭐 어쩌라고 싶군요. 아무리 라노벨의 정의가 가벼운 소설이라지만 너무 가볍습니다.
맺으며, 1권을 읽고 NTR 당한 주인공이 강해져서 하렘을 구축한다는 설정은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었습니다. 작가 필력은 출중하지는 않지만 말하는 요소요소에 개그 일색으로 채워져 있어서 단숨에 읽을 정도로 몰입도가 좋았어요. 그런데 이건 뭐죠. 정보를 모으면서 주인공이 난닷데 난청을 앓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건 심해도 정도가 너무 심하잖아요. 그리고 히로인들이 첫눈에 반했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너무 노골적으로 들이미는 건 개연성이 너무 없지 않나요. 아무리 주인공이 착하다지만 뭘 믿고? 저주받은 자신을 구해주는 장면에서 처음으로 안긴 남자의 품이 뭐 어쩌고 저째요. 조상에 서큐버스라도 있는 겁니까. 아니 야구 동영상에서도 이렇진 않아요.
그리고 제일 문제점이 뭐냐면 주인공을 신격화하는 것입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본 작가들 중에 주인공을 신격화하지 못해 안달이 난 작가가 더러 있더라고요. 이미 여신들이 길드 카드에 깃들며 그렇지 않을까 하는 복선이 투하되었고 힘을 얻어 가면서 인간을 벗어나는 것에서도 그랬고 이번엔 아주 노골적으로 신격화하는 스킬까지, 에라이... 요즘 일본이 어려우니 아마테라스가 강림하길 바라는 건가? 근데 읽다 보면 이건 두 번째 문제점과 연결이 되는 부분이라는 걸 알 수 있기도 해요. 왜 주인공 가는 길마다 악당이 나타나고 주인공을 신격화하려는지 길드 카드에 깃든 여신들이 복선을 투하해주긴 했지만 뭐 어쩌라고 싶네요.
- 1, 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