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방패 용사 성공담 16 방패 용사 성공담 16
아네코 유사기 저/박용국 역 / 노블엔진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노예로 전전하다 흘러든 슬럼가에서 오늘내일하던 호랑이 남매를 구해주었던 주인공. 그 은혜를 갚으려는지 주인공의 방패가 되고자 했던 남매 중 여동생 '아트라'. 너무 올곧아서 주인공을 신봉하다 못해 신(神)으로 떠받드는 등 좀 고지식한 면도 있었죠. 그렇게 줄곧 사망 플래그를 뿌려 대더니 결국 15권에서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수호수 봉황전에서 간신히 합을 맞춰 처치하나 했더니 방해가 들어왔고, 봉황은 자폭기를 시전하였죠. 전멸의 위기. 아트라는 몸을 불살라 모두를 지켰습니다. 재로 변해가면서 아트라는 주인공에게 유언을 남겼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라고. 곁에 있는 히로인을 소중히 하라고. 작가는 이렇게 메인 히로인 급을 과감히 탈락 시키며 주인공에게 마음의 성장을 가속 시킵니다. 그동안 빗치(제1 왕녀)에게 속아 인간 불신(특히 여성에 대한 불신)에 빠져 오는 호의를 메시가 감탄할 정도로 쳐내버렸죠. 이제 마음을 정할 때가 왔습니다. 하지만 여느 작품의 주인공이 다 그렇듯, 본 작품 주인공도 동정(추정)이다 보니 여자의 마음을 너무 모른다는 것, 여기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지만 지면상 생략하고요. 아무튼 정신을 차리고 봉황전에 개입해 자폭기를 시전하게 했던 범인을 찾아야 합니다. 찾아서 육형에 처해야만 하죠.



이번 16권은 범인 찾기입니다. 그러나 그 범인이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 일행이 고생고생해서 구석으로 몰았던 봉황을 단 일격에 꿰뚫었을 정도니까요. 자, 여기서 한 가지 설정 구멍이 발생합니다. 주인공은 본인들이 고생한 봉황을 범인은 단 일격에 꿰뚫었다는 사실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머리에 피가 쏠려 시야가 좁아졌는지, 작가가 미처 그거까지 생각을 못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범인은 쉽게 특정이 되었고 있는 곳으로 쳐들어 가죠.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주인공 일행은 썰려 나갑니다. 범인을 잡아서 육형에 처하겠다고 벼뤘는데 오히려 주인공 본인들이 육형에 처해질 판이죠. 범인은 너무나 강했습니다. 주인공은 방패 능력까지 빼앗겨 버립니다.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주인공에게 벌이 내려지죠. 잃은 슬픔을 겪었으면 신중해야 하건만, 주인공 일행 모두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어떻게든 도망치는 와중에 누군가가 또 희생해야만 이 사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을 들게 합니다. 그 역할로 누굴 선택해야 할까. 많은 인물이 있지만, 임팩트가 있는 인물이 해야 주인공으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독자들에겐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바로 옆에 있잖아요. 아트라만큼이나 마음을 부딪히지만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인물.



맺으며: 주인공은 호되게 당하고 나서야 깨닫는 타입이기도 하고, 배우는 게 늦군요. 그래서 늘 주변 인물들이 고생을 합니다. 문제는 고생으로 끝나면 다행인데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군요. 사실 이전까진 지분이 높은 인물 중에 목숨을 잃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작가가 작정을 했는지 지분이 높은 인물들을 희생 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트라를 보내고, 이번에도 지분이 높은 인물이 별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고 나서 주인공으로 하여금 각성하게 하고. 뭔가 좀 옛날 복수극 영화를 보는 듯했군요. 아무튼 이번 16권에서 최대의 변화라면 주인공의 마음의 변화가 아닐까 하는군요. 그동안 여성 불신에 빠져 '라프'라는 식신(메인 히로인 라프타리아 머리카락으로 만듦)만 죽어라 예뻐하고 히로인들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었죠. 머리카락을 제공했던 라프타리아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었고. 그러던 게 이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거까진 좋은데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동정(추정)은 뭘 해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이게 좀 웃기면서 안타까웠죠. 하지만 각성하고 나서 제정신으로 돌아오더니 이제야 남녀가 어떻게 사귀는지 깨닫는 게 인상적이었군요. 지금은 범인도 없애야 하고, 파도도 막아야 하고 해서 경황이 없지만, 일단 한숨 돌리게 되면 주인공과 히로인들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숲 변두리의 꼬마 마녀 03 - S Novel+ 숲 변두리의 꼬마 마녀 3
야나기 지음, 히하라 요우 그림, 현노을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엄마를 황망하게 잃고 묘를 쓰기도 전에 이웃 나라에 팔려가버린 비운의 히로인 미샤. 어른들의 사정으로 팔려오긴 했지만, 그래도 나쁜 대접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정들면 고향이라고 그녀 나름대로 정을 붙이며 살려고 노력 중이죠. 다행히도 국왕 등 왕족과 그 측근들은 여주에게 호의적입니다. 뭐 약사로 유명한 숲의 민족이어서 그런 것도 있고, 숲의 민족이라는 일족의 심기를 건드려 봐야 저주받아 나라가 멸망할 뿐이니까 잘 대해준다는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정작 여주는 일족의 보호를 못 받고 있는데? 아무튼 동네 아이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약초밭을 만들고(하지만 메인은 아님), 축제에도 참가하는 등 바쁜 일상을 보내죠. 엄마를 잃고, 아버지와는 제대로 이야기도 못했고, 그러다 이웃 나라와 팔려와 기가 죽어 침울해질 만도 한데 풀 죽어 있는다고 일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잃은 것이 돌아오는 것도 아닙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만 하죠. 이번 3권에서는 홍안병이라는 역병이 창궐하자 그 대응에 쫓기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엄마에게서 여러 지식을 전수받고 나름대로 조사도 많이 했지만 여주에겐 생소한 질병입니다. 병의 치료에 대한 단서는 찾을 길 없고, 환자는 늘어만 가죠.



그럴 때 찾아온 외삼촌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습니다. 게다가 이국 만 리에서 가족을 만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겠죠. 근데 이 외삼촌 놈은 사이코 패스입니다. 물론 진짜로 그런 성향인 건 아니고 성격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어린 조카가 엄마를 잃고 이국 만 리에 팔려 왔으면 구해줄 생각부터 하고, 얼마나 힘들었을지 헤아려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게 가족의 정이자 의리 아니겠습니까? 근데 이 외삼촌이라는 놈은 대뜸 나이 어린 여주에게 최선을 다한 게 맞아? 이럽니다. 냉정하게, 죽은 환자 해부는 해봤어? 니가 열정이 없으니까 치료를 못하는 거잖아(느낌상) 이럽니다. 그러곤 가스라이팅 하듯이 약간의 다정한 말을 건네고, 정이 그리웠던 여주는 냉큼 달려들고. 사실 작품 전체에 이런 느낌이 상당합니다. 자기 딸 보내는 건 싫으니 대신 여주를 이웃나라에 팔아버린 어른들, 여주를 잘 보살펴주는 걸 떠나, 그녀를 좋다고 받아들인 이웃 나라 왕족들, 이번엔 역병이 퍼지자 여주 탓으로 돌리는 어른들, 마을 규칙이라며 험한 길을 살아가는 여주를 도와주지 않는 일족(숲의 민족)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 차 있고, 황망하게 떠나보낸 서글픔을 안고 있는 여주를 헤아려 주는 어른은 별로 없습니다.



맺으며: 뭐랄까 장르가 상당히 애매한 작품입니다. 약사가 메인이면서 메인으로 다루지 않아 당화스럽게 하죠. 약사 하면 약초가 생명인데 지금까지 약초에 대한 지식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얼렁뚱땅 약을 만들어 가져올 뿐이죠. 메인으로 기대하고 봤다간 실망하는 부분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리고 설정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본처(아빠의)와 그 딸에 대한 처우 문제입니다. 별다른 처벌도 내려지지 않았으며, 수도원인가 어디인가 유배 보냈다며 오히려 그들도 피해자라는 듯한 서술은 기가 막혔군요. 권선징악이 매우 약하죠. 그나마 권선징악이라며 본처를 유배지에 보내놓고 얼마 뒤 탈출이라는 어이없는 상황을 만들어 나중에 여주 앞에 나타나 또 어떤 위협을 가할지 같은 복선을 만들어 버리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이복 언니(여주 엄마를 죽인)는 참회하는 거 같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고. 청소년물에서 이런 부분은 상당한 독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본 작품을 읽고 있다 보면 짜증이 좀 치밀어 오릅니다. 권선징악도 없고, 다는 아니지만 나이 어린 여주를 험하게 다루는 주변 어른들, 여주가 안고 있는 아픔을 이해해 주는 어른은 거의 없고(딱 한 명 봄), 약사에 대한 거면 약사에 대한 것을, 상처받은 아이가 치유되어 가는 힐링물을 다루고 싶었으면 그런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을 만들어 가죠. 그러다 보니 마녀라는 아이덴티티는 아예 없어져 버렸습니다. 나이 어린 여주 주변에 성인 남자들을 대거 포진 시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여성향을 지향하려 했으면 임팩트라도 키우던가. 작가는 대체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정령환상기 06 정령환상기 6
키타야마 유리 지음, Riv 그림 / S노벨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강제 결혼 당할 뻔한 선생님을 구출하였습니다. 주인공이 아직 7살 때던가 슬럼가에서 고생고생하다 누명을 쓰고 왕궁에 잡혀 왔을 때 유일한 아군이었죠. 이후 주인공이 학교에 적응하도록 많은 도움을 줬었습니다만. 정작 주인공은 학교를 다 마치지도 못하고 도망쳐야만 했죠. 그야 귀족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슬럼가 출신 불가촉천민인 주인공의 자리가 있을 리 없으니까요.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야반도주했던 주인공은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었고, 범죄자(누명) 신세여서 만나러 가지도 못하다 선생님의 위기를 전해 듣자마자 달려왔습니다. 백마 탄 왕자님이 따로 없어요. 모든 여성들의 이상향이 아닐까요. 문제는 그 백마 탄 왕자님이 여자에겐 흥미가 없다는 것이지만요. 물론 주인공이 BL이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매너도 충만하고, 여성이 바라는 대사를 참 찰지게 잘 합니다. 등이 가려운데 손이 안 닿을 때 긁어주는 시원함? 그래서 다들 뿅 가죠. 문제는 그렇게 호감도 올려놓고 정작 주인공은 자각이 없죠. 전생과 현생 합쳐 40살이나 되었는데도 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전생(지구 일본)에서 그토록 찾아 헤맸던 미하루(소꿉친구)를 이세계에서 재회했는데도 감동의 도가니는 갔다 버렸죠. 여담이지만, 미하루도 전생하기 전의 주인공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인데, 이세계에 와서 전생 후의 주인공을 만나(이때 외모가 달라 못 알아 봄, 아직도 모름)서 호감을 쌓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



아무튼 선생님을 구출하고,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뭐 일단 오라는 곳은 몇 곳이 있으니까 그리 가면 되긴 합니다만. 우선은 첫날밤부터. 아이시아(주인공과 계약한 정령)의 주선(?)으로 셋이서 같이 자자고 하는데, 참고로 아이시아는 인간 여성형이랍니다. 선생님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견제할 정도로 미모가 아주 뛰어나죠. 선생님은 이제 주인공 없이 못 사는 몸이 되어 버려서 주인공 일직선이 됩니다. 그렇다고 헤픈 느낌은 아니니 어해 없길 바랍니다. 그런데 무골충이 주인공은 분위기를 읽지 않습니다. 여자 둘이랑 한 방에 있어요. 한창때죠. 여기서 참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됩니다. 진짜로 손만 잡고 자는 무골충이 주인공과 진짜로 손만 잡고 자는 거야?라며 뭔가를 기대했던 선생님. 어쨌거나 선생님의 에피소드는 일단락되고, 다음 히로인을 구하러 가야 합니다. 리젤롯테라고, 주인공이 학교에서 야반도주 후 만났던 대상인이죠. 본 히로인도 전생자입니다. 주인공에겐 비밀인 듯하지만요. 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신문물을 만들어 떼돈을 벌고 있으며, 집안이 공작가로서 권력도 가진 엄친아입니다. 주인공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만, 마음은 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지금, 흑막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오늘내일하게 되었습니다. 가련한 히로인 포지션은 아닌데, 운이 좀 없는 편이랄까요. 여기에 찌질이 용사까지 엮이면서 최악의 하루가 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또다시 시작되는 주인공의 히로인 구하기.



맺으며: 이세계에는 용사를 소환할 수 있나 봅니다. 여러 용사가 소환되었고, 이번 6권에서의 용사는 진짜 대박이군요. 남의 말은 뒤지게 안 듣고, 너무 끈적거려서 너 싫으니까 꺼져라고 돌려 말하는데도 못 알아듣는 게 희극이고, 귀족에게 이용당한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우둔함. 그럼에도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도는 게 당연하고, 겸손한 척하지만 자기 자랑에 진심이고, 너희들(여성진)은 내가 지켜 줄게 온갖 폼 다 잡으며 몬스터가 나오면 내 비장의 무기로 너희를 지켜 준다 해놓고 진짜로 몬스터가 습격 해오니 여자들 뒤에 숨어 오들오들. 자신의 치부를 타인에게 전가 시키기 위해 남 탓 시전은 덤. 본 작품의 이명이 발암 환상기라는 오명을 쓰게 한 원인이 여기에 있었군요. 이야~ 진짜 주인공의 활약보다 이게 100배는 더 흥미진진했군요. 주인공과 만났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무튼 흑막의 활약도 눈부신 6권이었습니다. 뭣 때문에 히로인들을 노리는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가는 곳마다 나타나서 히로인들을 못살게 구는군요. 덕분에 주인공의 진가는 더 올라가죠. 백마 탄 왕자님입니다. 흑막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로 인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구해지고 구원받은 히로인만으로도 축구단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약간 각색). 나이대도 다양하죠. 5살 연상의 선생님부터 7~8살 어린 히로인까지. 이런 히로인들이 모여 알력 다툼이라도 일어날법한데 그렇지 않다는 게 좀 흥미롭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카르네아데스 02 - S Novel+ 카르네아데스 2
아야사토 케이시 지음, rurudo 그림, 정백송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일찍이 상자 정원이라는 세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천사를 정점으로 해서 흡혈귀, 악마, 수인, 인간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우러져 살아간다 하여 모두 사이가 좋은 건 아닙니다. 오만한 귀족 같은 천사, 고고한 흡혈귀, 간사한 악마, 눈치 보는 수인, 불가촉천민 인간, 그리고 이 세계를 만든 여왕과 그 일족. 이 세계에는 전승이 하나 전해져 내려져 옵니다. 다섯 종족은 1천 년에 한 번 세상을 만든 여왕에게 공물을 바칠 것, 그리고 선택될 것. 그러면 그 종족은 살아 남고, 다른 네 종족은 멸망하리라. 본 작품의 여주 '엘'은 여왕의 발자취를 쫓습니다. 상자 정원이라는 이 세상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요. 전승이 진짜인지도 알아봐야 하고. 하지만 가는 길은 만만찮습니다. 일단 여왕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고,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조차. 게다가 지금은 질서를 지키고 있지만 다섯 종족이 어우러 가는 세상이 잘 돌아갈 리도 없습니다. 여러 사건이 터지고, 사람들이 죽어 나가죠. 이번 5권에서는 흡혈귀 사냥꾼에 의해 흡혈귀들이 사냥 당하고 급기야 '엘'의 지인인 흡혈귀 '노아'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번 2권은 흡혈귀 공주 '노아'의 이야기입니다. 흡혈귀의 정점에 서 있죠. 언제부터 살아왔는지 모를 나이지만 외모는 어린 소녀입니다. 엘과는 지인 관계지만 친구는 아닙니다. 1권에서 어떤 사건을 해결할 때 노아의 힘을 빌린 엘은 큰 빚을 지고 말았죠, 그래서 이번 2권에서는 빚을 갚기 위해 사냥꾼에 의한 흡혈귀 사냥이라는 사건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안 하면 죽어요. 그런 계약을 맺었죠. 다시금 버디를 맺은 이브와 사건을 쫓습니다. 쫓습니다만, 사냥꾼이 너무나 강합니다. 알고 봤더니 암흑시대 때 흡혈귀 사냥에 최전선에 섰었고, 흡혈귀의 정점 '노아'와 1:1 대결에서 발라버린 역사를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이거 완전 장난 아닙니다. 어중이떠중이 흡혈귀는 상대도 안 되고, 노아마저 위기에 빠져 버리죠. 당연히 엘과 이브도 뼈와 살이 분리됩니다. 참고로 흡혈귀는 죽어도 되살아 날 수 있습니다. 물론 무조건은 아니고요. 노아도 되살아 났지만 전성기 때의 힘을 쓰지 못하게 되었죠. 그래서 도망 다녀야 합니다. 시종일관 도망 다닙니다. 어떻게 어떻게 사냥꾼을 궁지에 몰아넣어도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그는 죽지 않습니다.



그런데 암흑시대가 언제 적 이야기인데 이제 와 부활해서 흡혈귀 사냥을 해대는 걸까. 그때 흡혈귀의 정점 노아를 없애면서 흡혈귀 사냥이라는 사냥꾼의 일은 끝이 났건만. 그래서 뒤를 캡니다. 사냥꾼은 좋아서 부활한 게 아니었습니다. 흑막이 있었죠. 이 흑막의 목적이 본 작품의 굵은 핵심이 될 듯하더군요. 일단은 이 세계를 만든 여왕과 연관이 되어 있고, 그 첫 단서로 노아가 선택되었습니다. 근데 노아가 왜? 그래서 더 파봤습니다. 파보니 노아가 기르던 애완동물이 나왔습니다. 정서 불안을 안 고 사는 가련한 히로인이었죠. 이 애완동물은 노아에게 구해지기 전까지 기구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애완동물은 노아에게 없어선 안 될 인물이 되었죠. 애완동물도 노아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번 2권은 그런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둘은 서로 결사적으로 서로를 지키려 하죠. 하지만 중과부적. 엘과 이브가 합세해도, 모든 흡혈귀가 모여도 사냥꾼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수세에 몰리면서 노아는 과거를 회상합니다. 모든 힘을 발산하여 처절하게 싸웠던 일. 사냥꾼은 그걸 잊어버린 걸까. 서로 긍지를 걸고 싸웠던 일. 이게 키포인트가 됩니다.



맺으며: 1권은 인간관계에서 풋풋함이 익어가는 시간이었다면, 2권은 완성된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같은 이불에서 자고, 같이 일어나고, 같이 밥을 먹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작은 것에 기뻐하고, 웃고, 상대가 아프면 걱정하고, 사건을 해결하며 서로의 등을 맡기는 이야기. 어느덧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이 되어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마다하지 않게 된 이야기. 청춘 러브 코미디는 절대 아니며, 백합 또한 아니면서 여자들끼리 꽁냥꽁냥 하는 보고 있으면 가슴 따뜻한, 한편으론 그런 행복한 모습들이 어딘가 처절함이 묻어나는 이야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종족 간 다툼과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이야기여서 그런가, 이들의 따뜻한 이야기 이면에서 위태위태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엘과 이브의 이야기. 노아와 애완동물의 이야기. 사람을 애완동물로 표현해서 눈살이 찌푸려질 수 있겠으나 그것이 본질이기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애완동물의 진짜 정체는... 이번 2권에서는 사냥꾼이라는 강적을 만나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도 서로를 챙기고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들은 가슴 아프게도 하였군요. 평소 나사 빠진 듯한 이브가 엘에게서 받은 월급 반을 슬럼가 집 짓는데 다 써버리고 우리 아지트입니다 하는 장면은 웃기면서 짠하게 하였습니다. 이브의 얼굴에 묻은 이물질을 벅벅 닦아주는 엘과 그걸 가만히 받아들이는 이브. 이 작품에는 그런 가슴 짠하게 하면서 웃음을 선사하는 특징을 보여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흑연의 성자 04 흑연의 성자 4
마사미티 지음, 이코모치 그림, 이경인 옮김 / L노벨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자넷이 찾아왔습니다. 이전 용사 파티에서 주인공이 쫓겨날 때 반대하지 않은 히로인이죠. 주인공은 파티에서 쫓겨나고 길거리에 나앉을뻔했으나 어스름의 여신 시빌라를 만나 그녀로부터 신도가 되는 대신 공격 마법을 전수받아 입에 풀칠은 하게 되었습니다. 성자(주인공 직업)는 순수 힐러로서 공격 마법이 없었거든요. 이 세계에 힐러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공격 마법이 주 특기인 현자도, 개나 소나 다 배우는 게 힐러직이다 보니 주인공은 쓸모가 없었어요. 현자(자넷)도, 성기사(에미)도, 용사(빈스)도 힐을 다 배웠습니다. 물론 힐량은 주인공이 월등히 높으나 원래 아니꼬워 하는 놈들에겐 그런 건 신경 안 쓰죠. 파티 리더이자 용사인 빈스가 딱 그런 놈이었습니다. 사실 표면상 그렇다는 거고 속마음은 파티원인 에미와 자넷(둘 다 히로인)을 어떻게 해보려고 누명을 씌워 쫓아낸 것이었죠. 그래서 그 둘은 어떻게 되었나? 필자는 그런 흐름도 괜찮지 않을까 했습니다만, 그렇게 될 리가 있나요. 에미가 먼저 도망쳐 나와 주인공과 합류했었습니다. 그리고 자넷이 찾아왔죠. 그런데 그녀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정신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필자는 꼴좋다는 평가를 해주었습니다.



이번 4권에서는 자넷이 용사 파티에서 도망쳐 나온 계기와 그 용사 파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주인공을 쫓아내고 에미가 도망친 이후 용사 빈스는 새로운 파티원을 구했죠. 절세 미녀로요. 그녀의 정체가 이번 4권 핵심이라서 이름과 직업은 밝힐 순 없으니 그냥 A라고 해두겠습니다. 아무튼 아름다운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던가요. A는 아주 그냥 빈스의 정기를 쪽쪽 빨아먹습니다. 서큐버스 그런 건 아니고요. 정신 조작이 주 특기 같습니다. 용사 파티에 찾아온 건 어떤 목적이 있기 때문인데요. A는 주인공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지금 주인공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 연이 있는 용사 파티에 가입해 뭔가 수작질 중인데 자넷이 거기에 걸려 정신이 망가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자넷은 주인공을 찾아와 자초지종을 늘어놓는데 사실 이 年(자넷)은 좀 천벌을 받아야 됩니다. 주인공이 파티에서 쫓겨난 원인은 자신이라고 이실직고하죠. 이거 스포일러 아니냐고요? 맞긴 한데, 딱히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주인공이 그녀(자넷)를 어떻게 대하느냐고, A가 왜 주인공을 찾고 있는지가 핵심이니까요. 그리고 A와 주인공은 만납니다. 뭔가 이산가족이라고 되나? 했는데 그것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맺으며: 본 작품은 필자의 NO 추천 작입니다. 분명 3권에서 하차했는데 왜 구매가 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4권은 더 그랬습니다. 자넷을 용서하는 주인공의 자애 깊은 성녀의 마음은, 왜 남자에게 그런 표현을 맡겼느냐 하는 의문점 한가득이었습니다. 남자가 성녀의 마음으로 타인(대표적으로 자넷)을 용서하는 게 이렇게도 닭살이 돋고 위선으로 비친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여러 엔터테인먼트에서 고해성사를 받는 신부가 용서하는 장면을 많이 봐왔었고 별다른 감정은 들지 않았는데, 본 작품은 왜 그런 느낌이 들까. 너무 착해 빠진 것도 비호감이라서 그러나? 자, 그럼 용서받은 쪽은 미안해하고 사과를 해야 하는데, 자넷은 끝까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습니다. 이게 제일 어이없었죠. 그런 그녀를 주인공은 오히려 떠받기까지 합니다. 정신 공격은 자넷이 아니라 주인공이 받은 거 같은데? 그런 느낌? 중반을 넘어서면 자넷을 미화하기까지 해서 읽는데 거부감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왜 이렇게 그녀(자넷)를 찬양하지? 정신이 오염되었나? 시빌라를 만나 어둠의 길을 가더니 얘(주인공)도 정신이 망가졌나 싶은 게요. 겨우 파티에서 쫓아낸 걸로 너무 힐난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문제는 그게 아니라 주인공이 쫓겨난 원인이죠. 이것도 스포일러라 언급은 힘듭니다만. 아무튼 A가 왜 주인공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밝혀지는 대목은 뭐랄까.... 꼭 이래야만 했냐? 오태식에 빙의할 뻔하였군요. 이번엔 진짜 하차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